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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에 총알 세례… 100만 달러 요구 신종 갈취 수법

Vancouver

2025.11.19 15:55 2025.11.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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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겠다 캐나다 떠날 판… 총알 날아든 가게 주인의 절규
비명 지르는 애보츠포드 자영업자들 안전 대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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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보츠포드에서 한 사업장 정문이 총격을 받아 파손된 뒤, 범인이 거액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예고 없이 폭력을 먼저 가한 뒤 금품을 갈취하려는 신종 수법으로 보여 지역 사회에 큰 불안이 번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지역 내에서만 최소 50건의 갈취 사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11건은 실제 총격이나 방화로 이어졌다.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이 기존 범죄 양상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협박 편지나 전화로 먼저 공포심을 조장한 뒤 폭력을 행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경고 없는 기습 공격으로 전술을 바꿨기 때문이다.
 
프레이저 밸리 대학교 범죄학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선제공격은 범인 입장에서 검거 위험을 낮추는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할 틈을 주지 않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요구 금액인 100만 달러가 현실적으로 당장 마련하기 힘든 액수라는 점을 들어 현금 확보보다는 지역 사회에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해 통제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짙다고 보고 있다. 최근 캐나다와 인도 간의 갈등 상황과 맞물려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 범죄와의 연관성도 제기된다.
 
사고를 당한 사업주는 사건 당일까지 어떤 위협 징후도 없었다고 밝혔다. 총격이 발생한 직후 범인들은 현장 영상과 함께 100만 달러를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걸어왔다. 하루 18시간씩 일하며 일궈온 터전이 범죄의 표적이 되자 피해자는 가족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사업체를 매각하고 캐나다를 떠나 해외 이주까지 고려하는 등 벼랑 끝에 내몰린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범죄 조직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캐나다 국경 서비스국은 BC주 갈취 전담팀에 합류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국경 서비스국은 현재까지 범죄 연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 3명을 추방 조치했으며 78명에 대해 입국 부적격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애보츠포드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를 아직 특정하지 못했으며 광역 밴쿠버 내 다른 유사 사건들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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