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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래 최고 대입변화는 팬데믹과 AI때문

Los Angeles

2025.11.30 16:27 2025.11.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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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시 트렌드 분석]
'선택제'로 저소득층 오히려 줄어
AP는 갯수보다 전공 연관성 초점
형제 자매 '동시 재학 혜택' 없어져
AI를 통해서 에세이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면서 사정 과정에 혼란이 왔다. 올해는 그래서 입학 사정관들이 진정성 있는 에세이에 초점을 두고 심사하고 있다. [Copilot생성]

AI를 통해서 에세이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면서 사정 과정에 혼란이 왔다. 올해는 그래서 입학 사정관들이 진정성 있는 에세이에 초점을 두고 심사하고 있다. [Copilot생성]

2025학년도 미국 대학 입시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구조적 변화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입시 지각 변동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데믹 이후 잠시 주춤했던 SAT 등 표준 시험의 인기는 다시 상승하고 있고, AI 시대에 맞춘 에세이 평가 방식의 개편, STEM 전공의 폭발적 지원 증가, FAFSA 개편에 따른 재정 부담 구조의 변화, UC·CSU 등 공립대학의 전공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2025년은 여러 변화가 서로 얽히며 단순한 경쟁 심화가 아니라 '입시 시스템 자체가 재정의되는 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몇 가지 트렌드를 살펴 다음 입시를 준비해본다.  
 
첫번째 트렌드: SAT/ACT의 복귀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임시'가 아니라 '새 기준'이면서 '입시 핵심 자료'가 됐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미국 대학들은 경쟁적으로 표준시험 선택제(Test-Optional)을 도입했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SAT는 사라지는 방향'"이라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2025년 입시 사이클에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MIT가 2022년 시험을 공식 부활시킨 이후, 2024~2025년에는 아이비 리그.주립 명문·최상위 공대들이 줄줄이 표준 시험을 다시 요구했다.
 
이들 대학들은 학업 난이도가 높은 대학, STEM 비중이 큰 대학, 입시자료의 '객관성' 확보가 어려운 대학, 고교별 GPA 편차가 큰 주의 대표적인 대학들이었다. 예일, 다트머스, 브랑운, 조지아텍, 퍼듀, 플로리다주립, 조지아주립들이다.  
 
GPA.고교 사이의 격차를 보정하는 지표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미국에는 2만6000개 이상의 고교가 있는데 각 고교의 수업 수준.평가 방식.성취도 기준이 천차만별이어서 대학들은 SAT·ACT 점수를 고교별 편차를 보정하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인식한다.
 
선택제로 유리할 줄 알았던 저소득층·이민 가정 학생의 비율이 줄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부유층은 GPA 관리·AP 다수 수강·고급 사교육·비싼 과외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운 반면, 저소득층은 SAT 한 번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잃은 것이다.
 
디지털 SAT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새로운 SAT는 2시간 초반의 짧은 컴퓨터 기반 적응형 시험이며 난이도 관리가 잘 돼 있다. 대학은 이를 수용하며 시험의 유효성을 높게 평가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2025년 시험 복귀는 단기 유행이 아니라 입시 평가의 중요한 원점 출발이다.
 
두번째 트렌드: AP 과목 구조 변화다. AP는 미국 고교에서 가장 중요한 학업 성취 지표다. 2025년부터는 AP에 대한 대학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AP 개수보다 '전공 적합성'을 중시한다. 이전에는 AP과목을 10개·12개·15개 등 숫자 경쟁이 심했다. 하지만 대입 사정관들은 과목수보다 전공에 필요한 AP를 얼마나 충실히 들었는가를 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컴공을 지원하려면 AP CS A, AP Calculus BC, AP Physics를 주목한다. 경영학을 지원한다면 AP Micro/Macro, AP Statistics를 듣는 것이 좋다. 또 바이오 지원한다면, AP Biology, AP Chemistry를 기본으로 본다. 하지만 공대를 희망하면서 AP Art History.AP US Government 등 문과 위주라면 전공 준비 부족으로 본다. 물론 고교가 제공하는 과목 범위 내에서 평가한다. 그래서 AP개설 숫자가 적은 학교라도 불리하지 않다. 대학들은 학교가 5개를 제공하는데 4개나 들었다면 매우 도전적이라고 본다.
 
최근에는 AP과목 개편이 있었다. 칼리지보드는 STEM 기반 학생의 실험.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AP African American Studies 등 사회 분야 개편도 확대 중이다.
 
한편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AP 3점을 폐지하고 4.5점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즉 AP는 더 어렵고, 더 깊이 있고, 더 전략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세번째 트렌드: STEM 전공 폭증이다. 2025년 입시에서 가장 결정적 변화는 STEM 지원자의 폭발적 증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컴퓨터공학.데이터사이언스.AI.바이오.신경과학 등 분야는 입학 정원의 여러 배수를 넘는 지원을 받으며 경쟁이 극단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STEM이 과열되는 이유로, 하나, 기술혁신 속도의 가속화를 들었다. 챗GPT 이후 AI.데이터 기반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대학들은 전공 신설로 대처하지만 범위와 속도가 산업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둘, 취업시장 환경 덕분이다. STEM 졸업생의 평균 초봉 증가, 취업률 증가, 장기 고용 안정성 확보 등이 이런 전공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 셋. Pre-med.바이오의 급상승이다. 의료.바이오산업은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으로 인력 부족을 겪고 있고, 일자리 전망도 좋다. 몰릴 수 밖에 없다.
 
주요대학의 STEM 전공 합격률을 살펴보면, UC 버클리 CS는 5%, UCLA Data Theory는 한자리수, UCSD CS도 한자리수다. 또 조지아텍 Engineering은 10% 내외, 미시간 Engineering도 10% 초중반이다. 아울러 UC.CSU 전체 전공 중 최저 합격률을 기록하는 수준이다.
 
네번째 트렌드: FAFSA 의 개편이다. FAFSA는 특히 중산층 가정에 '판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2025 FAFSA는 지난 40년 동안 유지되던 연방 재정 지원 시스템의 대규모 개편이다. 핵심적인 변화를 몇가지만 짚으면, 하나, EFC(분담금)이 SAI 체제로 전환됐다. 단순하지만, 부모 수입이 중상위층일수록 부담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둘, 형제.자매가 재학하면 받던 학비 할인이 없어졌다. 가장 논란이 컸던 변화로 기존에는 "자녀 둘이 대학 재학하면 학비 절반" 구조였지만 폐지되면서 재정 부담이 급증했다. 셋, Pell 그랜트가 확장되면서 저소득층 지원은 증가했다. 넷, 변화가 큰 탓에 2024~2025년 FAFSA 대혼란이 일어났고 그 영향으로 2025년에는 대학들이 장학금 발표 일정을 조정했다. 얼리 디시전 패키지가 변화됐고 유학생 보조가 축소되면서 확대되는 등 변화가 컸다. FAFSA 개편은 입시 전략과 지원 시기, 대학 선택까지 바꾸는 구조적 변화를 몰고 왔다.
 
다섯번째 트렌드: UC·CSU 전공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전공 선택이 곧 합격률이라는 얘기가 있다. 중요한 변화로는 우선, Direct-to-Major 제도다. 이전과 달리 UC 어바인, UCLA, UCSD, UC 데이비스 등은 전공 기입이 합격률을 주도하며, 입학 후 전공 변경은 사실상 매우 어렵게 됐다. UC의 경우 전공별 합격률이 컸다. 너싱Nursing(2~3%), CS(4~7%), Data Science(한자리수), Business Economics(5~8%) 등은 극심한 반면, Psychology(중간), Humanities(30% 이상) 등이다. 전공 선택이 합격 가능성을 사실상 결정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CSU도 마찬가지여서 임팩트전공(Impacted Major) 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샌디에이고 스테이트, 캘스테이트 롱비치, 캘폴리SLO 등은 CS, Nursing, Psychology, Business 등 인기 전공은 GPA 4.0에 가까워도 불합격할 가능성이 있다.
 
여섯째 트렌드: '뜨거운 감자'인 AI 시대의 에세이 평가다. 이제 '진짜 경험'이 아니면 통과할 수 없다. AI가 에세이 작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대학들은 평가 시스템을 바꿨다.
 
핵심적인 변화로는 하나, '학생 고유의 목소리' 비중을 대폭 높였다. 입학사정관들은 몇 가지 기준으로 AI 사용 여부를 판단한다. 가)지나치게 매끄러운 문장 나) 분석.추론 없는 일반적 문장 다)개인 경험이 부족한 글 라) 학생 활동 기록과 연결되지 않는 글 등이다. 둘, 단답형 답변을 강화했다. UC를 포함한 많은 대학은 짧은 문항을 늘려 AI 사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셋, Writing Sample 비교한다. 일부 대학은 고교 과제나 교사의 샘플 글을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넷, 추천서·활동기록의 비중을 높였다. 에세이 신뢰도가 떨어질수록 다른 정성 자료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평가 방식의 변화를 정리하면, 과거에는 에세이를 통한 감동·스토리텔링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학생의 실제 경험이 드러나는 톤·문체·구체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 AI로 만든 문장은 어떤 대학도 원하지 않는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를 진정성의 시대(Authenticity Era)라고 부른다.
 
일곱번째 트렌드는 유학생 전공의 변화 양상이다. 한국·중국·인도 학생들은 오랫동안 CS·경영학에 극도로 몰려 있었지만, 2025년에는 전공 선택이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유학생이 늘고 있는 전공으로는 하나, 데이터 기반 융합 전공이다. Business Analytics, Computational Finance,  
 
Information Systems + AI, Digital Media Analytics 등이다. 둘, 공중보건·역학·바이오 계열이다. 팬데믹 이후 공중보건의 위상이 급상승한 덕분으로 유학생도 과거보다 훨씬 많이 지원하고 있다. 셋, 환경·지속가능성 전공이다. 전 세계 ESG 트렌드 확산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넷, 인문·심리·인지 과학의 재부상이다. AI 시대에 인간 이해.심리.언어.인지과학이 중요해지며 해당 전공이 다시 인기를 끄는 중이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 대학들도 융합 전공을 대거 신설하며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예를 들어, Cognitive Science, Digital Biology, AI + Education 전공 등이다. 

장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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