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시티은행 기자 간담회] 합병으로 한인은행 규모 3위 LA·풀러턴 등 지점 수 31개로 통합 지점 직원들 모두 승계 한인 커뮤니티 기여 힘쓸 것
지난 3일 열린 메트로시티은행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백낙영(오른쪽) 회장과 김화생 행장. 윤지아 기자
동부 최대 한인은행 메트로시티은행이 퍼스트IC은행 인수를 지난 1일 마무리했다. 올해 3월 약 2억600만 달러에 은행을 인수하기로 발표한 지 9개월 만이다. 이에 서부 지역 본격 확장에 대한 기대가 모인 가운데, 은행 측은 당분간 LA지역 2개 지점 집중 전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합병(M&A)으로 메트로시티은행이 전국 한인은행 규모 3위로 올라서면서 남가주 영업에 가세해 치열한 서부 경쟁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었다. 남가주에 본점을 둔 6개 한인은행에 더해, 우리아메리카·신한아메리카, 최근 LA에 진출한 하나은행, 여기에 메트로시티까지 더해지면 남가주에서만 10개 한인은행 간 경쟁 구도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단기간에 공격적인 지점 확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트로시티은행 백낙영 회장은 지난 3일 애틀랜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주는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니다”라며“이번 퍼스트IC은행 인수로 가주에 두 지점을 운영하게 됐지만, 본격적인 서부 지역 확장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퍼스트IC은행의 LA 윌셔 지점은 아직 큰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새로 여는 메트로시티 풀러턴점도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두 지점의 운영에만 집중할 생각입니다.”
이어 백 회장은 “시애틀 등 다른 서부 도시 진출도 현재로썬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남가주 기반 한인은행들이 조지아 등 동부에 몰려들고 있는 최근 추세에 대해서 그는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동종 업계 간 선의의 경쟁이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LA 은행들이 애틀랜타에 많이 진출했습니다. 동업자들끼리 경쟁하는 것이지요. LA한인은행들이 조지아에 상당히 공격적인 전략을 갖고 왔고, 노하우도 많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입니다. 그래도 경쟁은 좋은 겁니다. 서로 효율적인 경영을 하게 만들고, 결국 한인 고객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최종 인수 대금은 현금과 주식으로 나뉘어 지급됐다. 퍼스트IC 주주들은 주당 12.19달러의 현금(총 1억1063만 달러)과 메트로시티 지주사(MCBS) 주식 338만4588주를 퍼스트IC 1주당 0.37주 비율로 받게 된다.
이번 M&A로 메트로시티은행의 외형도 한층 커진다. 두 은행이 합쳐지면 지난 3분기 기준 자산 48억6920만 달러, 총예금 약 36억4723만 달러, 대출 42억5068만 달러 규모의 은행으로 재편된다.
새 은행의 지점망도 촘촘해진다. 메트로시티은행은 그동안 7개 주에서 20개 지점을 운영해 왔다. 여기에 5개 주에 10개 지점을 둔 퍼스트IC은행이 더해지면서 통합 후 지점 수는 30개가 된다. 오는 8일 문을 여는 오렌지카운티 풀러턴 지점까지 더하면 총 31개 지점을 운영하게 된다.
다만 두 은행의 지점 위치가 상당히 겹친다는 점은 효율 면에서 우려로 제기된다. 은행 측은 지점 통폐합은 일단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애틀랜타 노크로스 지점과 뉴욕 지점은 내년 3~4월 각각 한 곳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직원들도 전원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이후 직원 수는 약 350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전산 시스템 통합은 내년 2월 6일 자로 예정됐다.
백 회장은 두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주 한인은행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를 넘는 은행이 두 곳뿐인데, 그게 메트로시티와 퍼스트IC입니다. 잘 되는 은행끼리 합친 것이기 때문에 더 힘이 붙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잘 나가는 은행이 부실한 은행을 인수하면 고생을 많이 하지만, 이번에는 구조가 다릅니다.”
“퍼스트IC은행은 조지아 한인사회에 뿌리가 깊은 은행이었고, 메트로시티도 동포들과 함께 성장해온 은행입니다. 이제 두 은행이 한 가족이 된 만큼, 한인사회에도 더 많은 지원과 커뮤니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