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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욕 유대인 노인 주거지서 메주자 훼손

Toronto

2025.12.08 05:12 2025.12.0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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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정체성 겨냥한 증오범죄” 수사 착수
Youtube @@moderntribe8209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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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노스욕에서 고령 유대인들이 거주하는 공공 임대주택 복도에서 다수의 메주자가 강제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증오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신앙과 일상 공간이 직접 공격받았다는 공포 속에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다.
 
주거 공간 깊숙이 침투한 혐오… “우리 집마저 안전하지 않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배더스트-스틸스 인근의 토론토 시니어 공공주택으로, 러시아계 유대인 노년층이 주로 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5~20개의 메주자(Mezuzah)가 밤 사이 사라지거나 부서진 채 발견됐다. 메주자는 유대인이 집 문설주에 부착하는 기도문 스크롤로, 가정의 보호를 상징하는 성물이다.
입주 노인들은 평생 의지해온 종교적 상징물이 사라진 문틀을 바라보며 큰 충격에 빠졌다. 한 주민은 “이곳은 우리 마지막 삶의 터전이자 안식처다. 그런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우리를 두려움에 몰아넣고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토론토경찰청 Hate Crime Unit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CCTV 분석 및 용의자 탐문을 진행 중이다.
 
정치권·지역사회 일제히 규탄… “반유대주의에 단호히 대응해야”
 
해당 지역구 제임스 패스터넥 시의원은 현장을 방문해 “이것은 단순한 절도나 장난이 아닌 유대인 표적 범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취약한 노인들이 공포 속에서 살아가도록 방치할 수 없다”며 시와 TCHC(토론토 커뮤니티 주택공사)와 함께 상시 보안 강화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올리비아 차우 토론토 시장도 성명을 통해 “공공주거지에 사는 고령 주민들이 신앙 때문에 공격받는 현실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대사회 대표단체 CIJA는 이번 사건을 최근 급증한 반유대주의 흐름의 심화로 진단하며, “말뿐인 비난을 넘어 실제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중대 범죄로 발전하는 ‘주거 침투형 혐오’… 안전 회복까지 장기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공공시위에서 시작된 혐오정서가 사적 공간 침투로 확대되는 위험 징후라고 보고 있다. 토론토 내 안티세미티즘 신고 건수 증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주민 커뮤니티는 CCTV 확대, 층별 보안순찰, 심리 상담 지원 등을 시급히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제보를 요청하며, 누구든 의심되는 정황이 있으면 416-808-2222 또는 Crime Stoppers를 통해 익명 신고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노스욕 유대인 노년층은 지금, 메주자가 떼어진 그 문설주에서 단순한 기도문 이상의 상처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위로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다. 이 사건은 토론토가 어떤 도시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지고 있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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