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을 절실하게 기다리던 여성이 남편의 전처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아 새로운 삶의 희망을 이어가게 된 사연이 5일 CBS 뉴스에 소개됐다.
1년전부터 새 신장이 절실히 필요했던 앤젤라 메이플스(Angela Maples)는 마침내 10월 13일 그토록 기다리던 신장을 이식받았다. 그런데, 그 신장은 남편의 전처루부터 받은 것이었다.
메이플스는 “정말 포기하고 싶은 날들이 많았다. 통증이 너무 심했고 신장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친구도 몇 명 있었다”면서 “내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44살인 그는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뒤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인 전화로 돌아왔다. 신부전(콩팥 기능 상실/renal failure)이었다. 의사는 즉시 투석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메이플스는 그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고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이었다”고 전했다.
살아 있는 장기 기증자를 찾는 일은 난관이었다. 가장 가능성이 높던 두 후보는 결국 맞지 않았다. 그때 아만다 맥코웬(Amanda McCowen)은 말했다. “의사가 완벽한 일치라고 하더군요. 보통 부모가 자녀에게, 혹은 형제가 형제에게 기증할 때나 나오는 수준이에요.”
맥코웬은 메이플스의 남편 조슈아와 5년간 결혼생활을 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자녀 2명이 있다. 메이플스는 조슈아와 함께한 지 10년, 그중 8년을 결혼생활로 보냈다.
“처음에는 서로 감정의 골이 있었죠.” 맥코웬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한 남자의 전처와 현재 부인이라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관계였던 두 여성은 서로 예의를 갖추긴 했지만, 친구라 부를 정도는 아니었다. 메이플스는 “내 자신을 다시 신뢰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약 7년이 지나면서 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메이플스에 따르면, 공동 양육이 큰 역할을 했다. 그녀에게는 친자식이 없었기에 맥코웬의 아이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벽이 허물어졌고 곧 공감과 우정으로 이어졌다.
메이플스는 “그녀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했다. 내 마음이 바뀌었다. 더 많은 연민, 더 많은 관용, 더 많은 이해가 생겼다. ‘이 상황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맥코웬은 두 번째 이혼을 겪고 있었는데, 메이플스는 그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한편, 남편 조슈아는 모든 것을 버티고 있었다. 전기설비 기사로 일하는 그는 아내가 살아남을지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집안이 병원처럼 변해버렸다. 침실에는 기계가 있고, 아내는 매일 밤 14시간 동안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10피트 정도만 움직일 수 있었다.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10월, 두 여성과 그 가족들은 텍사스 헬스 해리스 메소디스트 병원에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회복 중이며 당연히 기증자인 맥코웬이 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맥코웬은 “사람들이 내게 ‘영웅’이라고 해요. 하지만 진짜 영웅은 메이플스다. 그녀는 2년 반 동안 매일 14시간씩 투석을 했다. 그 와중에도 우리 둘이 공유하는 두 아이의 엄마 역할을 했고 조슈아의 아내로서 끝까지 버텼다”고 전했다.
메이플스는 호전되고 있지만, 치료비·고가의 약값·남편의 휴업 등이 겹치며 부부는 ‘헬프 호프 라이브(Help Hope Live)’를 통해 온라인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남편인 조슈아 메이플스는 “모두 사랑과 용서의 결과다. 이젠 예전처럼 어색한 분위기도 사라지고 있다. 서로 친구로 묶이는 관계에 적응해가는 중이다. 이는 모두를 위한 변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정말 최고의 한 해였다. 내 생일이 10월인데, 평생 가장 좋은 생일 선물을 받았고, 최고의 추수감사절을 보냈으며, 멋진 크리스마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