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의 색이 희귀할 수록 차량의 잔존가치는 더 오래 지속된다는 통계가 발표돼 주목을 끈다. 남가주 한 중고차 매장에 다양한 색의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자동차 색상 선택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서 중고차 가치와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정보 업체 ‘아이씨카’가 지난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00만 대 이상 중고차의 색상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3년 감가율 기준 노란색 차량의 평균 감가율은 24%로 가치가 가장 잘 유지되는 색으로 꼽혔다.
노란색에 이어 주황색(24.4%), 초록색(26.3%) 등 흔하지 않은 색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베이지(29.5%), 빨간색(29.8%), 은색(29.8%)은 평균 수준이었다.
반대로 금색 차량은 34.4%로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그 뒤로 가장 인기 있는 무채색 계열 색상들인 흰색(32.1%)과 검은색(31.9%)이 감가 폭이 큰 색상으로 집계됐다. 회색(30.5%)과 파랑(30.9%) 또한 다소 높은 감가율을 기록했다.
실제로 중고차 가치가 잘 보존되는 색상과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리는 색상은 달랐다. 2023년 기준 도로 위 자동차 색상 점유율은 흰색, 검정, 회색, 은색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따르면, 흰색·검은색·회색·은색 등 무채색계 색상이 전체 차량 시장의 약 80%를 차지했다. 이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흰색이 27.6%, 검은색 22.0%, 회색 21.3%, 은색 9.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색깔의 다양성은 지난 20년간 크게 줄었다. 점유율 변화를 보면, 지난 2023년 회색 차량의 시장 점유율은 2004년 대비 81.9% 증가했고, 흰색도 77.4% 증가했다. 반면 은색은 52.2% 감소했다. 그러나 모든 비무채색 색상은 점유율이 절반 넘게 떨어졌으며, 그중에서도 금색, 보라색, 갈색, 베이지 등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무채색 계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었지만 실제로 이들의 감가율은 더 컸다는 의미로 정리된다.
아이씨카의 칼 브라우어 수석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람이 무채색을 고르는 이유는 다른 사람도 그 색을 원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실제로는 희귀 색상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무채색을 많이 선택하다 보니 공급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감가 압력이 커지는 것이다. 그 반대로 노란색처럼 생산량이 적은 색상은 중고차 시장에서 희소성이 더해져 감가율이 낮아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새 차를 살 때 남들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색상을 주문하라고 조언했다.
브라우어 애널리스트는 “노랑, 주황, 초록색 같은 차를 원하는 사람은 적지만, 동시에 생산량도 적다. 그래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