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005년 유튜브(YouTube)가 대중에게 공개된 지 20년 되는 해다. 그해 유튜브를 필두로 2007년 아이폰의 등장, 2009년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의 활성화, 2010년 인스타그램 및 2011년 스냅챗의 등장에 청소년들은 열광했다. 동시에 학계에서는 이러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등장과 맞물려 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주목하며, 아이들의 정서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많은 연구가 수행됐다.
최근에는 미국 의학 저널 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소셜 미디어가 아이들의 학습·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미국 전역을 대표하는 표본집단에서 무작위로 선별된 6500명이 넘는 9세부터 11세의 아이들을 2년간 추적·관찰하며 진행됐다.
아이들은 세 개의 그룹으로 구분됐다. 첫째 그룹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로 전체의 58%의 아이들, 둘째 그룹은 연구 초기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나 13세가 될 때까지 하루 1시간 정도 사용한 전체의 37%의 아이들, 마지막 그룹은 13세가 될 때까지 하루에 3시간 이상 꾸준히 사용했던 전체의 6%의 아이들로 구성됐다. 인지 능력 검사는 읽기, 어휘력 및 기억력 검사로 2년의 간격을 두고 2회에 걸쳐 시행됐다.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13세가 되었을 때, 소셜미디어를 1시간 이내로 사용한 아이들은 읽기 및 기억력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1~2점의 낮은 점수를, 하루에 3시간 이상 사용한 아이들은 4~5점의 낮은 점수를 보였다. 즉, 소셜 미디어는 중독적인 사용뿐 아니라 꾸준히 적은 시간을 사용해도 인지 능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점수 차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 된다. 단기간에 발생한 작은 변화지만 이 아이들의 두뇌 발달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에 비해 이미 다른 궤적을 보이기 때문이며, 이는 몇 년 후에는 인지 능력에 중대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을 시사한다.
10세 이후 시작되는 청소년기는 두뇌 및 인지 능력 발달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결정적인 시기(Critical Period)다. 특히 상위 인지 능력을 담당하는 두뇌의 전두엽이 새로운 학습 경험의 자극을 통해 정교하게 발달한다. 또한, 아이들의 두뇌 발달의 특성상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자기 통제 능력이 부족하여 이성적 판단이 아닌 충동에 기반을 둔 결정을 내리기 쉽다.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여서, 소셜 미디어에 빠지기는 더욱 쉽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에 최적화된 두뇌가 다른 인지 능력을 요구하는 학습 활동에는 반응하지 않는 결과를 낳는다는 데 있다.
이러한 우려들에 기반을 두어 전 세계적으로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기준 31개의 주 및 워싱턴DC에서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법안이 통과됐다. 2023년 플로리다 주에서 시작된 이후 일어난 급격한 변화다. 하지만, 이 방법이 과연 충분히 효과적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플로리다주에서 학생들의 학교 출석 및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의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이 지적됐고, 아이들의 정서 발달뿐 아니라 학습 및 인지 능력 저하까지 보고되는 현시점에서 요구되는 것은 명확하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관심과 보살핌을 줄 수 있는 부모와 교사 및 교육 단체들의 의식 변화 및 책임 있는 역할의 수행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