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배우가 웨스트젯(WestJet) 항공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주목된다. 원고인 샬럿 정(42.사진)씨는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의 활성 이용자를 기록한 게임 ‘오버워치’ 속 캐릭터 ‘송하나’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연방 법원 가주 중부지법에 따르면 정씨는 웨스트젯 측이 기내 분쟁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괴롭힘·차별 등을 당했다며 제소 이유를 밝혔다. 기내에서 다른 승객과 언쟁이 벌어졌고 승무원은 가해자 대신 본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편파적으로 대응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28일 LA국제공항(LAX)에서 캐나다 위니펙국제공항(YWG)으로 향하던 웨스트젯 1314편에서 발생했다.
소장에 따르면 정씨의 뒷좌석 승객이 계속 정씨의 좌석을 발로 차고 욕설을 했으며, 정씨가 이에 항의하자 가해자는 “꺼져” 등의 모욕적 발언과 조롱을 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승무원의 조치였다. 정씨는 “(승무원은) 상황 파악보다 나를 소란의 원인으로 지목했고, 비행기에서 내리게 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촬영을 시도하자 승무원이 이를 제지하기 시작했고, 제지가 어렵고 녹화 중임을 인지한 뒤에야 태도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소장에는 당시 웨스트젯 승무원들도 정씨에 대해 조롱하는 발언을 했으며, 화장실 이용을 제지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씨는 소장에서 “4시간 반 동안이나 모욕이 반복된 악몽 같은 비행이었다”고 표현했다.
정씨는 일주일 뒤인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개인 소셜미디어에 당시 영상을 공개했고, 조회수가 1400만 회 이상일 만큼 파장이 컸다.
이에 대해 웨스트젯 측은 “조사 결과 (정씨가 주장하는) 괴롭힘·차별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씨는 “사건 발생 후 1년 동안 웨스트젯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항공사가 끝내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소송을 결심하게 됐다”며 “항공사 측 성명은 내 명예를 훼손했고 (배우로서의) 경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씨는 욕설을 한 승객으로부터는 사과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남가주 롱비치 출신인 샬럿 정 씨는 CBS 대표 드라마였던 ‘콜드 케이스’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ABC, 디즈니채널, NBC, FOX 등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게임 및 애니메이션 성우 분야로 영역을 넓혀왔다. 그의 대표 게임 작품으로는 ‘오버워치’를 비롯해 ‘콜 오브 듀티’, ‘배틀필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