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LA흥사단 옛 본부 건물(단소) 리모델링 공사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김상진 기자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를 상징하는 장소인 LA 흥사단 옛 본부 건물(단소) 리모델링 공사가 드디어 첫 삽을 떴다.
본지가 지난 2021년 단소가 부동산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고 보도한 지 약 4년 만이다. 공사는 기공식을 기점으로 약 1년간 진행된다.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개관은 2027년 3월 이전이 목표다.
11일 한국 국가보훈부 주최로 단소 건물(3421 S Catalina St.) 앞에서 리모델링 기공식이 열렸다. 정계·학계 인사와 주요 한인단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신지영 보훈부 현충시설관리과장을 비롯한 부처 관계자들이 기공식을 위해 한국에서 LA를 찾았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서면 기념사를 통해 “단소를 미주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연구와 관리의 거점 기관으로 육성하겠다”며 “전시 공간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리모델링을 실질적으로 담당할 설계·건설관리·시공업체 관계자들과, 보훈부를 대신해 미국에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헤리티지스마트컨설팅그룹의 임종현 박사도 참석했다.
임 박사는 “내년 연말까지 공사를 마친 뒤 한국에서 전시팀이 와 약 2개월간 전시 설계를 진행할 것”이라며 “2027년 3·1절 기념식을 새로운 단소에서 치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설계를 맡은 페이지앤턴불(Page & Turnbull)의 존 리삭은 “현재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 중이며, 전시·연구·커뮤니티 공간과 사무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행사에서는 한인 청소년 안젤라 이(화랑청소년재단) 양과 존 최(보이스카우트 777대대) 군이 자신들이 바라는 새로운 단소의 모습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독립운동 정신과 공동체 가치가 살아 있는 배움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단소를 통해 책에서 보던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싶다”고 말했다.
보훈부 신지영 과장은 기공식 후 “공사 기간 한인사회 각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단소를 미주 독립운동사 교육 공간이자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한인사회와 LA총영사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설계·시공업체가 한국 역사와 문화를 충분히 반영할 전문성을 갖추었는가”라는 우려에 대해 “공개 입찰을 거쳐 한국 대학교수와 역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심사해 선정한 업체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