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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정치화가 이민 문제 해결 가로막아”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인터뷰

Atlanta

2025.12.12 14:45 2025.12.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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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가 모든투자 이민절차 마련해야
하지만 정치 대립으로 불가능 가까워”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스스로를 ‘이민자의 나라’로 자부하던 미국이 이민을 정치적 문제로 만들어 버렸다. 이민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이해관계자들마저 이민을 반대한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한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토마스 번 회장을 11일 열린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SEUSKCC) 연례 만찬장에서 만났다. 상의는 올해 행사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에서 열었다. 지난 9월 한국인 구금사태가 발생했던 이곳에서 기업인과 정치인을 한 데 모아 한미간 신뢰 구축과 교류 협력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자는 의미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2023년 조지아 주정부를 대표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에게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며 ‘밴 플리트상’을 수여한 바 있다. 당시 SK, 현대차, 한화, LG그룹 등과 협력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점을 높이 샀다. 번 회장은 “그후 조지아는 한국 기업의 막대한 투자 물결 속에서 번영의 혜택을 누리는 지역이 됐다”며 “그런 곳에서 한국인 구금사태가 발생한 점이 매우 당혹스럽다.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 정책을 펴온 행정부가 이민 단속에 대해선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번 회장은 “장기적인 해결책은 연방의회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투자에 대한 이민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도 투자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규정을 손보고 있지만, 행정부의 지침은 쉽게 만들어지는 만큼 쉽게 뒤집힌다”며 “궁극적 해결책은 의회가 나서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연방 정부 셧다운 사태가 보여주듯 현재 의회 대립은 심각하다. 번 회장은 “이론적으로는 국익을 위해 의회가 이민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하지만,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짚었다. 이민 문제가 실리를 떠나 정치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헌법 제1조 8항은 의회의 권환으로 관세를 결정하도록 명시했지만, 고관세로 저소득층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에서도 양당은 관세 결정권을 되찾아올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민과 관련해서도 한국 노동자들이 미국인 일자리를 뺏는다는 식의 비이성적인 일부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희망은 있다. 한미동맹은 초당파 의제다. 번 회장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업 등 새로운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국은 한국의 전문 기술자를 필요로 한다. 기술 이전 등 한국이 미국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데는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이날 함께 연사로 나선 바바라 와이젤 전 미국무역대표(USTR) 차관보는 “한국은 무역, 국방, 경제안보 모든 영역의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업이 로비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 애로사항 및 피해에 대한 구제 조치를 요구하면 워싱턴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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