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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도 생존전략 마련 고심…취업시장 요구 맞춰 교과 개편

Los Angeles

2025.12.28 17:00 2025.12.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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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들여다보기]
고등교육이 근본적인 재편기를 맞고 있다. 기술 혁신, 인구구조 변화, 정치적 압력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며 고교 졸업 후 진로 설계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이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정책 입안자와 교육기관 모두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명문 공립인 버지니아대는 대부분의 신입생에게 요구하던 추가 에세이를 폐지했다. 복잡한 에세이 제출 절차가 저소득층과 퍼스트 제네레이션(FG) 대학생에게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AI 도구 활용이 확대되며 에세이의 실효성이 낮아진 점도 한몫했다. 상위권 대학들마저 ‘간소화’에 나서는 것은 더는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학생을 선택받아야 하는 시대가 왔음을 방증한다.
 
대학 내부에서도 변화는 가속화하고 있다. 뉴저지의 몽클레어 주립대, 네브래스카대 등 공립대학들은 재정 압박과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단과대 통합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수요가 낮은 전공을 과감히 정리하고, 취업 시장에서 인기 있는 실용 전공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편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 됐다.
 
‘무한 확장’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전략적이고 슬림한 대학’으로 변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대학들은 더는 학문의 상아탑을 지키기보다는, 실질적인 취업 경쟁력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한편 일부 주에서는 정치적 개입이 대학의 자율성을 위협하고 있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과 같은 용어를 교과에서 삭제하라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학의 교육 문화에 깊은 균열을 만들고, 학생과 교수들의 진학 및 근무지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이 정치적 전쟁터가 되면서 교육의 본질보다 이념적 논쟁이 우선시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고등교육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학생들이 대학 진학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AI는 이미 대학 입학 사정 전 과정에 깊숙이 침투했다. 대학들은 에세이 평가 보조, 등록률 예측, 24시간 운영되는 챗봇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에세이 초안 작성부터 지원 전략 수립까지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칸 아카데미 설립자 살 칸은 AI가 창의성이나 회복력처럼 기존 방식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웠던 능력까지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기존 데이터의 편향 문제,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의존 심화 등의 위험도 만만치 않다. 효율성과 인간적 평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향후 핵심 과제다.
 
가장 파괴적인 변화는 대학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 홈디포의 ‘패트투프로(Path to Pro)’로 대표되는 무료·단기 커리어 프로그램이 빠르게 확산하며, 4년제 학위 없이도 괜찮은 일자리로 가는 길이 열리고 있다. 뉴저지의 ‘스킬업(SkillUp) NJ’는 무료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고, 뉴욕주는 코스이러(Coursera)와 연계한 견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군인을 대상으로 한 ‘헬메츠투하드헤츠(Helmets to Hardhats), 청년 대상의 잡코프(Job Corps) 같은 전통적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여전히 활발하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빠르고, 저렴하며, 실질적인 직업 진입 경로를 제공한다.
 
흥미롭게도 엘리트 대학들은 여전히 초고난도 학생 선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명문대 입학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들 학교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건재하다. 반면 다수의 대학은 직접 입학, 간소화된 원서 등으로 문턱을 낮추며 학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결국 고등교육은 두 갈래 길을 걷고 있다. 소수를 위한 명성의 길과 다수를 위한 접근성의 길.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무료 기술훈련 프로그램들이 ’대학 없는 성공‘이라는 제3의 길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위기로 볼 것인가, 기회로 볼 것인가.  
 
학생과 학부모는 더는 대학 진학을 당연시할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목표와 상황에 맞는 최적의 경로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대학들은 존재 이유를 다시 증명해야 하고, 정책 입안자들은 다원화된 교육 생태계를 지원할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
 
고등교육은 지금 큰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는 기관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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