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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회·향우회, 젊은 후배 모시기 안간힘

Los Angeles

2025.12.29 19:42 2025.12.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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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세대교체 불가피
젊은층 관심 이벤트 개최
장학금·소모임 활성화도
고령화와 세대교체 문제에 직면한 동문회·향우회가 색다른 접근법으로 차세대 참여를 이끌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단체는 “차세대를 영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명맥이 끊길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 지역 한인사회에서는 각종 동문회·향우회 송년 모임이 한창이다. 조국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이민 생활 속에서 ‘정체성’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중·고등학교 동창회나 대학 동문회는 이민 1세대인 60~80대만 참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문회의 고령화는 심화하고 있지만 차세대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고려대 남가주 교우회도 동문 고령화 현상에 위기감을 느꼈다. 차세대 동문 참여를 고민하던 교우회는 동문 취업 설명회와 자기계발 세미나, 동문 자녀 입시설명회, 멘토십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용 회장은 “동문회가 변하지 않으면 고학번만 남고 차세대 동문은 오지 않는다”며 “동문에게 꼭 필요한 정보 공유와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행사를 열면 젊은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새 프로그램 도입 이후 1990~2010년대 학번 동문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의 동문회 장학재단 설립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민 1세대 선배 동문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차세대 동문 자녀들의 학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 7일 송년모임에 120명 이상이 참석한 이화여대 남가주 동창회(회장 조혜진)는 매년 동문 자녀 5명 이상을 선발해 1인당 1000달러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태경 총무는 “젊은 동문들은 아직 자녀가 어려 모임에 나오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동문들이 앞장서 차세대 동문 가정을 지원하면 애교심도 커지고 참여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고 전했다.
 
중앙대 남가주 동문회의 경우는 장학위원회 운영과 연령대별 소모임, 단체 대화방 개설 등을 통해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대 남가주 동문회 1990~2010년대 학번 소모임 ‘CAU9000’을 이끄는 서정우 회장은 “젊은 동문들끼리 평소에 도움을 주고받다가 동문회 전체 모임에 합류하니 부담도 적고 좋다”고 말했다.
 
동문회나 향우회 운영 과정에서 차세대 동문에게 임원진 역할을 맡기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남가주 충청향우회 곽윤영 사무총장은 “임원진에 젊은 층을 영입해 그들이 주도적으로 각종 행사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겉돌던 회원들이 한 명, 두 명씩 다른 회원을 데려오면서 조직에 활력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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