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권고에도 공공 지원 없어…"형평성 어긋나" 온타리오 퀘벡 등은 무료인데 BC주만 보편 지원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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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주 고령층이 대상포진 백신 비용을 전액 자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고령자 옹호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이 극심한 통증 예방은 물론 치매 위험까지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지만, BC주 정부는 보편적 무상 접종 지원을 거부하고 있어 타 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캐나다 국가면역자문위원회는 50세가 넘은 성인이나 면역력이 약해진 18세 이상 성인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몸 안에 숨어 있다가 다시 깨어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자 5명 중 1명은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씩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신경통에 시달린다. 캐나다에서는 매년 13만 명이 이 병에 걸리며, 이 중 1만7,000명은 심각한 통증 후유증을 겪고 2,000명은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증세가 깊어진다.
현재 사용되는 백신인 '싱그릭스'는 50세에서 69세 사이에서 97%, 70세 이상에서도 91%의 높은 예방 효과를 나타내며 약 12년간 면역력이 유지된다. 하지만 BC주 정부는 원주민 고령층이나 일부 기업 보험 가입자를 제외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백신 비용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백신은 2개월에서 6개월 간격으로 두 번 접종해야 하며, 1회당 비용은 약 160달러에서 206달러 선이다.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노인 부부가 함께 접종하려면 약 800달러라는 거액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고령자 옹호 단체들은 BC주의 이러한 방침이 불공평한 처사라고 지적한다. 이미 온타리오, 퀘벡, 유콘을 비롯해 대서양 연안 대부분의 주가 대상포진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4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백신이 치매 진단율을 약 20%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공공 보건 차원에서의 지원이 더욱 절실해진 상태다.
현장에서는 높은 주거비와 치솟는 식료품비로 고통받는 로워메인랜드 고령층에게 800달러의 백신비는 감당하기 힘든 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백신 접종을 통해 실명이나 신경통,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 정부의 의료 예산을 절감하는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높은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BC주 보건부는 현재로서 공공 자금을 투입한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부 관계자는 면역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있으며, 개인 건강보험이 있는 경우 보험사에 보상 여부를 확인하라고 답했다. 주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지속되면서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부터 고령층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