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한인 언론계와 예술계에 족적을 남긴 황택구 전 밴쿠버 한국일보 주필이 지난 22일 새벽 3시 11분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밴쿠버 이민 초창기부터 화가와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한인 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일군 원로다.
1937년생인 황택구 전 주필은 1964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1968년 캐나다로 이주했다. 이민 초기부터 전업 화가로 활동한 고인은 주변의 자연 풍경과 사람들을 소재로 평화와 순수함을 표현하는 독특한 화풍을 선보였다. 혼합 매체를 활용한 그의 작품들은 2008년 무(無)를 주제로 한 10번째 개인전 등 캐나다와 한국에서 총 11회의 개인전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밴쿠버를 비롯해 토론토, 서울, 뉴욕, 도쿄 등지에서 열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캐나다 한인 미술의 위상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고인의 필력은 언론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1990년대 밴쿠버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지내며 한인 사회의 대소사를 기록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주필 역임 이후에도 자유기고가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에세이와 단편 소설을 꾸준히 발표했다. 고인의 글은 이민자들의 삶을 대변하고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헌신적이었다. BC주 한인미술협회 회장, 서울대 동창회장, 극단 하누리 단장,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예술가들의 권익 보호와 한인 문화 발전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