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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의미 축소? 귀넷 전쟁 기념비에 ‘분쟁’〈Conflict〉으로 표기

Atlanta

2026.01.26 13:59 2026.01.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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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아닌 '전쟁'으로 명칭 통일해야"
'한국 분쟁'으로 표기된 귀넷 카운티 전쟁기념비. 장채원 기자

'한국 분쟁'으로 표기된 귀넷 카운티 전쟁기념비. 장채원 기자

조지아주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귀넷 카운티 청사에 조성된 야외 전쟁 기념비에 6·25전쟁이 전쟁(War)이 아닌 분쟁(Conflict)으로 잘못 표기돼 있어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03년 5월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에 맞춰 조성된 이 전쟁 기념 공간은 총 13개 기념비로 이뤄져 있다. 1776년 식민지 미국이 모국 영국을 상대로 벌인 독립전쟁부터 1936년 크릭 부족 강제이주에 따른 갈등, 양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까지 18~20세기 귀넷 카운티 주민이 참전한 모든 전쟁이 망라돼 있다. 총 700여명의 전몰장병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6·25전쟁은 헨리 패트, 존 존스 등 4명의 주민이 참전해 희생된 전쟁으로 표기돼 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부르는 공식 용어가 아닌 한국 분쟁(Korean Conflict)이라는 생소한 표현이 쓰인 점이다. 국방부는 한국어로는 6·25전쟁이란 표기를 공식 사용하고 영어로는 외국인 시각에서 전쟁 발생 지역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Korean War'(한국 전쟁)를 사용한다. 장경섭 재향군인회 미남부지회장은 “분쟁이라는 표현은 역사적 의미를 축소 내지 왜곡할 소지가 있다”며 “조지아주 역시 공식 문서에서 한국전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만큼 기념비 표기를 통일해야 한다”고 했다. 귀넷카운티는 2003년 완공 이후 기념비 앞에 참전유공자 이름을 새긴 벽돌을 하나씩 추가하고 있는데 최근 만들어진 벽돌에는 한국전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한국 분쟁이라는 명칭은 참전 당시의 미국 국내 정치적 상황과 연관돼 있다. 이남희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한국학 연구소장은 “2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긴 해외 파병을 마치고 돌아온 젊은 미국인들을 다시 대규모 전쟁에 투입한다고 공식 선전포고하는 것은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었다”며 “미국 정부는 대중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의회 의결 과정을 피하기 위해 한국전쟁을 멀리 떨어진 낯선 지역에서 벌어진, 사소한 분쟁 중 하나로 격하시켰다”고 설명했다.
 
재향군인회 미남부지회는 지난 22일 패트리샤 로스 보훈처장과 만나 명칭 수정을 논의한 데 이어 귀넷카운티 의회에도 지속적인 변경 건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사라 둘루스 시의원은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하고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올바른 방식으로 존중하는 게 기념비의 역할”이라며 “기념비 건립 당시 결정권자들과 협의를 통해 책임 있는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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