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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타운 맛따라기] 데킬라

Los Angeles

2026.02.08 18:45 2026.02.0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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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오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

라이언 오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

한인타운에서 햄버거보다 접근성이 좋은 음식이 멕시칸 음식인 타코와 부리토다. 같은 맥락에서 위스키, 보드카보다 우리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술이 멕시코의 전통주인 데킬라다. 빨리 취하고, 빨리 깨고…. 숙취가 심하지 않은 술로 나는 단연 데킬라를 꼽는다.  
 
수많은 칵테일이 있지만 가장 잘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마가리타다. 마가리타는 화려한 색과 달달함으로 미국에서는 주로 여성을 위한 칵테일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마가리타는 사실 남녀 모두에게서 사랑받는 멕시칸 고유의 칵테일이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되는 술이 바로 데킬라다.  
 
데킬라는 소주보다 알코올 성분이 높은 위스키나 보드카와 같은 과로 멕시코를 대표하는 독주다. 멕시칸들은 순한 듯해 보이지만 과거 서부시대에는 황야를 주름잡고 다녔던 사람들의 후손이다. 그들의 선조는 미국 서부 목장에서 출발해 거칠고 드넓은 황야를 거쳐 동부로 소 떼를 몰고 다녔던 사람들이다. 당시 소몰이꾼들은 멕시칸 특유의 남자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술을 마실 때면 끝없이 원샷을 외쳤다. 데킬라를 마신 후에는 손등에 묻힌 곱게 간 다크 로스트 커피 가루와 바닷소금을 먹고, 라임을 입에 물었다.  
 
커피와 소금은 데킬라의 향을 더해주고 라임은 다음 샷을 위해 혀를 리셋해 주는 효과가 있다. 여기서 커피 맛은 특히 엑스트라 아네호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하는데 엑스트라 아네호에 대해서는 다시 설명하기로 한다.
 
데킬라는 멕시코 할리스코주와 그 주변 지역 등 지정된 곳에서, 특산물인 블루 아가베종 선인장으로 주조되어야만 데킬라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지정된 곳 이외의 지역에서는 아무리 블루 아가베로 술을 만들더라도 데킬라라는 이름을 붙이지 못한다. 그래서 나머지는 그냥 아가베 스피릿이라고 불린다. 샴페인이나 보르도 와인과 같은 이유다. 데킬라는 특정 지역에서 제조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명칭인 것이다.  
 
 그런데 데킬라에도 등급이 있다. 데킬라에 대해 좀 아는 척을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키워드가 ‘엑스트라 아네호’다. 데킬라도 프리미엄 위스키처럼 오크통에서 1~3년간 숙성하면 아네호, 3년 이상 숙성이 된 것은 엑스트라 아네호라고 부른다. 이것은 데킬라계의 꼬냑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데킬라다.  
 
요즘 한창 인기 높은 데킬라 브랜드인 ‘돈 홀리오 1942’가 엑스트라 아네호급에 속한다. 물론 다소 대중적인 데킬라인 호세 쿠에보나 빠뜨론의 경우에도 엑스트라 아네호급 브랜드가 있다.    
 
멕시코에 가면 미국의 와인 샵 처럼 다양한 종류의 데킬라를 구비하고 있는 대형 데킬라 샵들이 많다. 이들 업소에는 마치 와인 테이스팅처럼 데킬라 테이스팅 세션이 있기도 하다. 작은 플라스틱 샷 잔에 술이 제공되지만 전부 마시다 보면 어느새 취기가 확 오름을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엑스트라 아네호 데킬라의 테이스팅 방법은 와인 테이스팅과 비슷하다. 데킬라를 한참 동안 입에 머금고 혀로 돌리며 코로 올라오는 향을 느낀 후, 위스키처럼 복합적인 맛의 레이어를 혀로 즐기다가 목으로 넘기고 부드러운 여운을 즐기면 된다.  
 
꿀팁으로 엑스트라 아네호는 블랜딩이니 칵테일을 피하고 스트레이트로 즐길 것을 권한다. 라임이나 탄산수 등을 섞지 말고 본연의 맛과 향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 좋다.  

라이언 오 /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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