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스트리트카, 전용 차로 부족과 잦은 신호 대기로 '걷는 것보다 느린' 속도 악명
저상 차량 도입에도 불구하고 낮은 승강장 높이로 휠체어 접근성 등 교통 약자 배려 부족
100년 전 구식 스위치 및 트롤리 폴 등 낙후된 기술 고수... 운영 효율성 저하의 핵심 원인
토론토의 상징 중 하나인 스트리트카(Streetcar)가 정작 이용객들에게는 '가장 비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도시 계획 전문가인 'Not Just Bikes'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등 유럽 도시의 효율적인 트램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토론토 스트리트카는 운영 방식부터 기술적 기반까지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우선주의" 정책이 대중교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자동차에 밀리고 신호에 걸리고 "전용 차로 무색한 운영"
가장 큰 문제는 스트리트카가 일반 차량과 같은 차선에서 섞여 운행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앞차의 좌회전 대기나 불법 주정차 차량에 막혀 수십 명을 태운 스트리트카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게 된다. 심지어 스파다이나(Spadina)처럼 전용 차로가 있는 곳에서도 전용 신호 체계가 미비해, 좌회전 차량을 먼저 보내느라 정작 수백 명의 승객이 탄 스트리트카는 적신호에 멈춰 서 있는 실정이다. 정류장 간격 또한 200~300m로 너무 짧아 속도를 내기 힘든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낙후된 인프라와 기술 "21세기에 19세기 방식 고수"
기술적 측면에서의 후진성도 심각하다.
토론토는 여전히 탈선 위험이 높은 '단일 포인트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어, 교차로를 지날 때마다 기어가는 속도로 운행해야 한다. 또한, 전 세계 대부분의 트램이 팬터그래프(Pantograph)를 사용해 전력을 공급받는 것과 달리, 토론토는 최근까지도 구식 '트롤리 폴(Trolley pole)' 방식을 고집해 왔다.
이로 인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여름철 에어컨 가동이 제한되거나 겨울철 얼어붙은 전선 때문에 운행이 중단되는 등 승객 편의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낮은 승강장과 휠체어 램프 "진정한 무장애 환경인가?"
최신 저상 차량인 '플렉시티(Flexity)'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류장 승강장의 높이가 차량 바닥과 맞지 않아 '레벨 보딩(Level boarding)'이 불가능하다.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하려면 운전사가 직접 내려 램프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체는 전체 운행 지연으로 이어진다. 암스테르담처럼 보도 높이를 조절하거나 차로를 줄여 승강장을 넓히는 대신, 토론토는 "자동차 주행 공간 확보"를 위해 승강장을 없애고 도로 바닥에서 승객을 태우는 퇴보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보존과 혁신 사이에서 길을 잃은 토론토 대중교통
토론토가 북미에서 가장 큰 스트리트카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현재의 운영 방식은 '대중교통'이라기보다 '역사적 유물 보존'에 가깝다.
킹 스트리트 시범 사업을 통해 차량 통행을 제한했을 때 이용객 만족도와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시 당국은 정치적 논리나 자동차 운전자들의 반발에 밀려 이를 다른 노선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자동차보다 빨라야 사람들이 차를 두고 나온다는 기본 원칙이 무시된 채, 수조 원을 들여 지하철을 짓는 데만 몰두하는 것은 비효율의 극치다. 스트리트카를 진정한 도시의 동맥으로 만들려면, 이제는 자동차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대중교통에 절대적인 우선권을 부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