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시장이 급격히 냉각된 가운데, 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이 빚을 늘리면서 미국 가계부채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사람이 많아진 탓에 가계대출 연체율도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가계부채 및 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가계부채 총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8조8000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910억 달러(1%) 늘었다.
가계부채 연체율은 작년 4분기 4.8%로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7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크레딧카드 대출 잔액도 지난해 4분기 1조2800억 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다. 카드 연체율은 12.7%로 상승해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높다. 학자금 대출 연체율 역시 16.3%로 치솟아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빚을 90일 이상 연체한 경우를 집계한 ‘심각한 연체’ 비율은 작년 말 기준 3.26%를 기록해 전년동기(1.70%) 대비 크게 올랐다. 특히 학자금 대출(16.19%)과 크레딧카드 연체율(7.13%)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수치가 경제 양극화, 이른바 ‘K자형 경제’ 구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젊은 저소득층의 빚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이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고소득층 소비자들은 강력한 구매력으로 경제에 기여하는 행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고용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것이 취약계층 연체율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16~25세 실업률은 작년 4분기 10.4%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연은 연구진은 “노동시장이 약화할수록 지역 가계가 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 지역에서 모기지 연체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젊은 저소득층의 빚 연체가 경기 회복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향후 신용시장과 금융 안정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