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공청회서 학부모들 “유해 전자파 우려” 통신사 설득 불구, 한인들 반대 운동 나설 듯
26일 열린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기지국 설치에 관한 교육 당국의 설명을 듣고 있다. 장채원 기자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 한인 밀집 거주 지역의 학교 부지에 교육청이 기지국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전자파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만에 200여명이 반대 청원에 서명하는 등 학부모들이 통신사와 교육 당국에 거세게 맞서는 양상이다.
지난 26일 스와니 피치트리 릿지 고등학교 학부모회가 주최한 휴대전화 기지국 설치 관련 주민 공청회에 참석한 통신 인프라 개발사 ‘무니시팔 커뮤니케이션즈’의 피터 코리 대표는 “작년 12월 교육청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재 최종 계약 서명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귀넷 교육청(GCPS) 대변인은 “2022년 로렌스빌 아처고등학교 부지에 처음 기지국을 설치한 뒤 주민 수천명이 통신망 혜택을 누렸고, 또 통신 기업에 학교 부지를 임대함으로써 얻는 재정적 이점도 컸다”며 “성공적인 첫 사례를 근거로 추진된 사업”이라고 했다. 기지국 잠정 위치가 파슨스 초등학교와도 인접해 있어 두 학교 학부모 50여명이 공청회에 참석했다.
피터 코리 대표가 기지국 설치시 개선될 통신 환경을 설명하고 있다. 초록색(통신 미흡) 지역 일부가 노란색(통신 양호)으로 바뀔 예정이다.
교육청은 주민 편의와 학생 안전을 주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코리 대표는 “수십 년 전 세워진 기존 기지국은 음성통화용으로 개발된 것”이라며 “현재 통신망 트래픽의 90% 이상이 인터넷 데이터 접속으로 발생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지국 수요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새 기지국은 버라이즌, T모바일, AT&T 등 주요 이동통신사 3곳이 모두 사용한다. 현재 이 지역은 기지국 2대가 들어서 있는데 이들 사이 2마일 면적 서비스 공백을 채우는 용도다. 또 피치트리 릿지 고등학교 실내 일부 시설과 운동장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약해 긴급 전화가 필요한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져 이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다.
그럼에도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학부모 동의 없이 교육청과 통신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점이다. 당국은 이사회 표결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앞서 아처고등학교에서도 학부모 의견 수렴 과정은 없었다. 파슨스 초등학교에 1·4·6학년 세 자녀를 보내는 강병구 씨는 “이사회 회의에 우연히 참석한 한 학부모가 소식을 전해줘 그제서야 모두가 알게 된 것”이라며 “전자파가 성장기 아동 건강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파슨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한별 씨 역시 “인근 공원 등 사용 가능한 공공부지가 많은데 굳이 초등학교에 기지국을 세워야 하느냐”며 “아이들이 하루 8시간 일주일 5일씩 생활하는 공간에 위험 설비를 건설하자고 하면 선뜻 동의하는 부모가 어디 있겠나. 일방적 행정 절차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이같은 우려에 초고압 송전탑과 달리 일반 가정용 전기를 사용하는 시설이라고 해명했다. 또 소통 부족 지적에 대해 “학부모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점은 명백한 실수로 사과드린다”며 “공청회를 통해 수집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피치트리 릿지 고등학교 재학생은 40%가 한인이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통해 반대 청원에 참여한 인원을 모아 저지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