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대비 42점 하락, 상위권 줄고 하위권 두 배 늘어 수학 시간에도 스마트폰 만지작, 디지털 기기가 학력 저하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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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주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지난 20년 동안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학업 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학생들의 수학 수준은 과거보다 약 2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싱크탱크 C.D. 하우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BC주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2003년 이후 42점 하락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안나 스토케 교수는 이 점수 차이가 약 2년 정도의 학업 격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학업 성취도의 불균형도 심각하다. 수학 성적이 낮은 학생 비율은 과거보다 두 배로 늘어난 반면 상위권 학생 비율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학생들이 수학적 기초와 문제 해결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상급 학교로 진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탄탄한 기초 학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 계산 능력과 수학적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BC주 수학 교육 과정은 학습 목표가 모호하게 설정되어 있어 학생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이나 6학년 단계에서 분수와 사칙연산 같은 기본 계산을 확실히 익혀야 나중에 대수학을 공부할 수 있지만 현재 교실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일부 교육 과정이 학생들에게 수학 원리를 암기시키는 대신 탐구 중심의 학습만을 강조하는 경향도 실력 하락을 부채질했다. 탐구 중심 수업이 개념 이해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반복적인 연습이 부족하면 실제 문제를 풀 때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기초 연산을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으면 복잡한 문제를 만났을 때 해결 속도가 늦어지고 사고 과정이 꼬이기 마련이다.
수업 중에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도 학습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수학은 고도의 집중력과 반복 연습이 필요한 과목인데 전자기기 사용이 늘면서 학생들이 집중할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기술 활용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연습 부족과 기기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교실 안에서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학생들이 수학 개념을 직접 손으로 익히며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BC주 교육부는 현재 교육 과정이 충분한 유연성을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리사 비어 BC주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이 학생 수준에 맞춰 수업을 설계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수학 학습 경로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 현장과 보고서의 온도 차는 여전하다. 학생들이 기초 개념을 확실히 다지고 반복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수학 성적 하락은 단순히 점수가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에서 탐구 중심 수업을 강조하는 사이 기본 계산 연습이 부족해졌고,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 학습 격차도 커지고 있다. 가정에서도 구구단이나 분수 같은 기초 계산은 반복 연습을 통해 몸에 익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학생들은 조금만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계산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종이와 연필로 끝까지 문제를 풀어보는 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학력 회복의 출발점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