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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수감자 급증에 남성 교도소 여성 전용으로 개조

Vancouver

2026.03.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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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화장실과 샤워실 등 시설 개보수 비용 눈덩이
114년 역사 에드먼턴 그리어슨 수용소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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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교정당국이 여성 수감자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드먼턴 도심의 역사적 건물을 여성 전용 교도소로 전환한다. 캐나다 교정국은 지난 20년 사이 여성 수감자 수가 전국적으로 두 배가량 늘어남에 따라 도심에 위치한 그리어슨 교도소를 여성 전용 최저 보안 시설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현재 서부 에드먼턴에 있는 에드먼턴 여성 교도소가 이미 가득 찬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환 계획을 두고 교정 요원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추진하고 있지만, 오래된 건물을 여성 수감 시설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이 절감 효과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리어슨 교도소는 남성 수감자를 기준으로 지어진 소규모 시설로 정원은 30명이다. 샤워실도 4개뿐이고 세면대와 화장실 수도 많지 않다. 여성 시설 기준에 맞추려면 화장실과 주방, 세탁 시설 등 건물 전반에 걸친 큰 공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인력 문제도 제기된다. 이번 전환으로 기존에 근무하던 남성 교정 요원 15명은 다른 기관으로 옮기거나 은퇴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 배치될 직원의 약 70~80%는 여성 요원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그리어슨 교도소는 업무 강도가 비교적 낮아 정년을 앞둔 베테랑 요원들이 선호하던 곳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인력 이동 결정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설 운영 방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교도소 안의 눈 치우기나 잔디 관리 같은 작업은 남성 수감자들이 맡아 왔다. 여성 수감자가 들어오면 이런 일을 맡기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업체를 따로 불러야 할 수 있고, 그만큼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교정국은 수감자 구성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현재 에드먼턴 여성 교도소의 167개 수용 공간은 모두 찬 상태다. 최저 보안 등급 여성 수감자를 그리어슨 교도소로 옮기면 기존 시설에서 중간 보안 수감자를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성 수감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사회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수감된 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빈곤이나 약물 사용, 노숙, 강압적인 관계 등과 연결된 비폭력 범죄로 사법 절차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에서 약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면서 취약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이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일정한 거주지가 없어 가석방 조건을 지키지 못해 다시 수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앨버타 지역에서는 여성 조직원이 포함된 거리 갱단 활동이 늘어난 점도 수용 공간 부족의 원인으로 언급된다.
 
그리어슨 교도소는 1912년 RCMP(연방경찰)의 전신인 북서기마경찰(NWMP) 본부로 지어진 붉은 벽돌 건물이다. 튜더 고딕 양식으로 설계된 이 시설은 캐나다 경찰 역사 변화를 보여주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1975년부터 교도소로 사용됐으며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사회 위험도가 낮은 수감자만 수용해 왔다.
 
교정 당국은 이번 봄부터 시설 전환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예산 규모와 인력 운영 계획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심에 위치한 시설이라는 점과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야 하는 문제 속에서 앞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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