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팁 문화에 대한 반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응답자 10명 중 7명 가까이가 팁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답했다.
세무 서비스 기업 'H&R 블록 캐나다'가 실시한 2026년 전국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팁 문화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결제 과정에서 반복되는 팁 요구와 높아진 권장 비율, 불명확한 세금 처리 방식이 불만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93%는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 셀프 계산대처럼 원래 팁을 주지 않던 곳에서 결제 단말기가 팁을 요구할 때 불쾌하다고 답했다. 팁 문화가 지나치게 확대됐다고 보는 비율도 89%에 달했다. 이런 인식은 소비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응답자의 89%가 과도한 팁 요구에 거부감을 느꼈고 41%는 이런 업체 이용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제시된 팁 비율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스스로 금액을 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응답자의 79%는 단말기가 제안한 비율 대신 직접 금액을 입력했고, 89%는 현재 권장되는 팁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팁을 거절할 때 느끼던 부담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절반 이상이 팁을 거절하기 어렵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65%가 부담 없이 '팁 없음'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67%는 이전보다 팁을 거부하는 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디지털 결제가 늘어나면서 세금 처리 문제도 복잡해지고 있다. 카드나 모바일로 받은 팁이 상황에 따라 고용주 수입으로 잡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 연말 정산 때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무 전문가들은 전자 결제로 처리된 팁이 명확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캐나다인들은 팁이 직원 임금을 보충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응답자의 91%는 고용주가 팁에 의존하지 말고 직원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팁 문화가 결국 고용주의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앵거스 리드 포럼이 2026년 2월 19일부터 23일까지 캐나다 성인 1,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디지털 결제기가 제시하는 팁 비율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소비자 스스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최근 식당이나 카페에서 흔히 보이는 18% 이상의 기본 설정은 추가 지출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팁은 서비스에 대한 자발적인 보상일 뿐 의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서비스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패스트푸드처럼 제공 범위가 제한된 곳에서는 '금액 직접 입력'이나 '팁 없음'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 현금 팁은 직원에게 바로 전달되지만, 카드 결제에 포함된 팁은 업소마다 분배 방식과 세금 처리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