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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시아, '당연한 불편'은 없다

Los Angeles

2026.03.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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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도전이
글로벌 펨테크 기업으로 도약
이너시아 김효이 대표.

이너시아 김효이 대표.

수십 년간 큰 변화 없이 반복되어 온 여성 위생용품 시장에 공학적 혁신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생리대는 여성의 일상에서 가장 밀접하게 사용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구조와 소재는 오랜 시간 거의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되어 왔다. 매달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필수품임에도 기술 발전의 속도는 다른 산업에 비해 현저히 더뎠고, 이는 단순한 시장의 정체를 넘어 '왜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낳았다.
 

 

여성 위생용품의 미세플라스틱 논란 이후에도 시장이 내놓은 변화가 겉면 소재 개선에 그쳤다는 점은 공학적 관점에서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됐다. 사용자의 몸과 직접 맞닿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구조에 대한 혁신은 사실상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당연함'에 의문을 던진 여성 공학자들이 있었다. 기존의 익숙한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구조와 소재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보겠다는 시도에서 출발한 브랜드 '이너시아(Inertia)'는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성 위생용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 해결'로 시작, 이너시아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생활 필수품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위생용품 시장은 오랫동안 기술 혁신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생리대는 여성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구조와 소재는 수십 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정체는 단순한 산업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이 충분히 기술적으로 분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너시아의 출발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카이스트에서 의료 인공지능을 전공하던 김효이 대표는 연구 성과가 실제 삶에 적용되기까지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 문제를 느꼈다. 기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는 직접 기술을 현실에 적용하는 길을 선택했다.
 
김 대표는 학부 시절부터 함께해온 여성 과학자 3명과 팀을 꾸려 수십 개 이상의 아이템을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생리대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발견했다. 2017년 미세플라스틱 논란 이후에도 시장은 '유기농', '순면'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을 뿐, 핵심 흡수체 구조는 여전히 석유 기반 소재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표면적인 변화에 가까웠다.
 
브랜드명 '이너시아(Inertia)'는 물리학 용어인 '관성'에서 따왔다. 여성들이 오랜 시간 불편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흐름을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네이밍을 넘어, 기존 시장에 대한 문제 제기이자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구조부터 다시 설계, 라보셀
 
이너시아는 기존 생리대의 한계를 '소재'가 아닌 '구조'에서 찾았다. 친환경과 유기농을 강조하는 제품이 늘었지만, 핵심 흡수체인 SAP는 여전히 석유 기반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이너시아는 생리대 내부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공학적 접근을 선택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독자 개발 흡수체 '라보셀(LABOCELL)'이다. 자연 유래 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한 이 소재는 수술용 반창고의 흡수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됐다. 특히 일반적인 물이 아닌 '혈액'의 특성을 반영해 설계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기존 생리대가 흡수량 중심으로 설계됐다면, 라보셀은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체감 성능을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다.
 
수차례 실험과 개선을 통해 라보셀은 혈액을 빠르게 흡수하고 응고시키며, 역류를 방지하는 성능에서 기존 소재 대비 우수한 결과를 입증했다. 이는 단순한 기능 개선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혁신이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쾌적함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너시아의 제품 철학 역시 명확하다. '타협 없는 안전성', '과학적 설명 가능성', '사용자의 실제 체감'이라는 세 가지 원칙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기준이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와 신뢰를 형성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감성적 메시지보다 기술적 근거를 앞세우는 전략은 펨테크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접근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펨테크로 도약
 
이너시아는 현재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성분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미국 소비자층은 이너시아의 기술 중심 접근과 높은 접점을 가진다. 다만 기술 중심 제품일수록 이를 소비자에게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과정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이너시아는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 기반 프리미엄 전략을 선택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브랜드 신뢰와 팬덤을 형성한 뒤, 점진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단기적인 매출 확대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포브스 '30 Under 30'에 선정된 김효이 대표는 향후 5년 내 이너시아를 글로벌 펨테크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브랜드를 넘어,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여성의 건강과 웰니스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강조한다.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작은 문제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끝까지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결국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너시아의 도전은 단순히 하나의 제품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오랜 시간 고착된 시장의 '관성'을 깨는 과정이다. 기술이 일상의 기준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그 행보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너시아의 주요 상품은 아마존 및 틱톡샵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너시아 더 프리즘 생리대: 반창고 지혈 소재에서 착안한 혈액 최적화 특허 흡수제를 사용했으며, 겉·속 날개까지 100% 유기농 순면으로 제작
 
이너시아 더 퍼펙션 생리대: 셀룰로오스 미세섬유 기반의 천연 흡수체로 빠른 흡수력을 제공하며, 텍사스산 최고급 100% 유기농 순면 탑시트를 사용
 
이너시아 입는 오버나이트: 360˚ 흡수 구조로 샘 걱정을 줄였으며, 마이크로핏 허리 밴딩으로 압박감을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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