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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용접 직전…안에 있던 노숙인 발견 ‘아찔’

Los Angeles

2026.03.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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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 배수관 거주 노숙인 단속 나서
“10년 노숙, 그곳이 더 안전했다”
LA시가 노숙인들이 거주하던 배수관 맨홀을 폐쇄하려다 내부에 사람이 있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0번 프리웨이 인근 맨홀 아래 거주하는 한 여성 노숙인이 맨홀을 열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110번 프리웨이 인근 맨홀 아래 거주하는 한 여성 노숙인이 맨홀을 열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LA시 위생국 직원들은 26일 오전 사우스 LA 웨스트 88가와 사우스 그랜드 애비뉴 인근 배수관 맨홀을 용접으로 폐쇄하려던 중 내부에서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작업자 중 한 명이 “안에 누군가 있다”고 외치자 잠시 뒤 20대 후반 남성이 분홍색 여행용 가방을 들고 맨홀 밖으로 나왔다. 이후 작업자들은 곧바로 맨홀을 용접해 폐쇄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배수관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영상이 확산되면서 시 당국이 대응에 나서면서 이뤄졌다. 현장에는 경찰과 소방대원, 시 위생국 직원들이 오전 9시쯤 모여 작업을 진행했다.
 
인근 주민 데니스 에반스는 수년간 배수관 주변 노숙 문제를 신고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화재, 쓰레기 문제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배수관 내부에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도 신고했다”며 “왜 1년이나 걸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110번 프리웨이 인근에 거주하고 있으며, 노숙인들이 모이자 시가 펜스와 바위를 설치했지만 노숙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지하 배수관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실은 “그랜드 애비뉴 일대 두 곳에 대응팀을 투입했고 현장을 정리했으며 노숙인들에게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시장실은 “수십 년간 방치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루이스 히메네스는 LA타임스에 “약 10년간 노숙 생활을 했고, 배수관에서 1~2일 머물렀다”며 “그곳이 더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맨홀을 폐쇄하기 전 다른 사람이 없는지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여전히 우려를 나타냈다.
 
환경 정화 비영리단체 ‘클린 LA’의 후안 나울라는 “왜 사람들이 이런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슬프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최근 몇 년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에반스는 “손주들이 밖에서 놀기 위험해 집 안에만 있어야 한다”며 “한 번은 노숙인이 집에 들어와 물건을 훔쳐 몸싸움까지 벌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셰릴 콜먼도 “경찰과 시 당국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조치가 늦었다”며 “이제라도 대응이 이뤄져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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