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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아래서] 죽는 준비가 아니라, 살 준비를 하라

Los Angeles

2026.03.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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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는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다. 아름다운 밤하늘은 유독 생명에게는 혹독하다. 그 압도적인 광대함과 놀랄 수밖에 없는 정밀한 운행은 우리를 한없이 겸손하게 만든다. 그러나 동시에 ‘생명’이라는 놀라운 사실 앞에서, 우주 역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주가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별들을 낳고, 키우고, 소멸시킨다. 우주에는 창조자의 영광이 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 19:1).
 
이 말씀은 사람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하나님은 인간을 청지기요, 다스리는 자로 부르셨다. 창조자의 영광을 기뻐하고 누리며, 하나님의 선을 더욱 빛나게 하는 존재로 세우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되고, 주인이 되기를 원했다. 나 자신의 생명에 대한 감사는 사라졌고, 오직 소유만이 남았다. 생명이 허무한 데 굴복한 것이다(롬 8:20). 감사와 영광, 즐거움과 사랑은 사라지고, 나 자신 외에는 의미가 없는 ‘나’만 남았다. 귀중한 나대신 이기적인 내가 남았다. 그렇다. 우리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간다.
 
이 죽음 앞에서 우리는 소망해야 하고, 기뻐해야 하며, 의미를 찾아야 하기에 고통은 더욱 깊어진다. 어떤 이는 오직 오늘만 생각하자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죽음 이후를 준비하자고 한다. 그러나 죽음은 여전히 고통이고 두려움이다.
 
이 땅에 살았던 모든 사람 가운데 죽음을 가장 두려워한 이는 예수였다. 그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가장 깊이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한 소멸도, 극한의 고통도 아니었다.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께 버림받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일이었다. 그는 괴로움과 두려움에 떨며 호소했다.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의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우리의 자리에 오신 예수는 주인 된 자리를 버리셨다. 자기를 낮추어 죽음에까지 이르셨다. 자신을 삼키는 혹독한 압박 속에서도 우리를 기억하시고, 우리를 대신하셨다.
 
생명의 문은 이렇게 열렸다. 예수 안에서 죽음의 지배는 끝났다. 우리는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영원한 영광의 삶이 열렸는데, 더 이상 죽음에 매일 수 없다.
 
우주 또한 우리가 살 준비를 하기를 기다린다. 허무 속에서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과 우주는 의미 없는 소멸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한다. 진리가 춤추고, 정의가 숨 쉬며, 땅이 회복되고, 화평이 노래하는 날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그날을 오늘부터 살아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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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윤 목사.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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