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연안 태평양 해수 온도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해양 폭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수온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며 남가주 날씨와 해양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해양 폭염은 지난해 말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최근 몇 주 사이 급격히 악화됐다. 라호야 스크립스 연구소 관측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25일 이상 일일 수온 기록이 깨졌으며, 최근 표층 수온은 68.5도(화씨)로 평년보다 7.7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저 수온 역시 약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고수온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 국경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남가주 상공의 고기압 정체와 약화된 해안 바람으로 인해 차가운 심해수가 올라오는 ‘용승 현상’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 변화가 수온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상 당국은 엘니뇨 발생 가능성도 변수로 꼽았다. 연방 전망에 따르면 5~6월 사이 엘니뇨가 형성될 확률은 61%에 달하며,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해양 폭염은 2014~2016년 서부 해안을 강타했던 ‘더 블롭(The Blob)’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시에는 해조류 감소, 어업 붕괴, 해양 생물 떼죽음 등 심각한 생태계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고수온은 육상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해안 안개층이 줄어들어 ‘메이 그레이’와 ‘준 글룸’ 현상이 약화되고, 대신 더 덥고 습한 날씨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특히 높은 습도를 동반한 폭염이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멕시코 연안에서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캘리포니아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산불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강수 증가가 산불을 억제할 수 있지만, 건조한 번개가 발생할 경우 오히려 산불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는 한 해양 폭염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며 “이번 현상은 향후 기후 변화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