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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 지으면 더 비싸" 6억 달러 빚잔치 벌이는 랭리 타운십

Vancouver

2026.04.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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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5천만 달러 부채 한도 육박, 재정 유연성 실종 시 비상대응 불능
개발 분담금으로 빚 갚겠다는 낙관론에 전문가들 "수익 감소 시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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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C주 랭리 타운십이 도시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해 6억 달러 규모의 채무를 조달하면서 지자체 재정 운영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에릭 우드워드 시장은 인구 증가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1인당 부채가 주 내 최고 수준에 도달하며 향후 주민 세금 부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와 역대급 부채 규모
 
밴쿠버에서 동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랭리 타운십은 최근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 중인 지역이다. 현재 약 13만2,0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지역은 최근 소방서 건설, 축구장 및 놀이터 조성, 지자체 운영 주택 건설 등 각종 공공 프로젝트를 위해 총 6억200만 달러의 부채 조달을 승인했다. 우드워드 시장은 임기 내에 4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빌려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편의 시설을 조기에 완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기존의 점진적인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비용을 분산시키면서 인프라 격차를 빠르게 해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드워드 시장은 지금 공사비를 확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자체들도 주민을 위한 투자 방식으로 이 모델을 참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 건전성 논란과 행정 유연성 제약
 
하지만 랭리 타운십의 부채 규모가 BC주 내 주요 도시 중 인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SFU 공공정책대학원의 더글러스 맥아더 교수는 부채를 통한 자본 인프라 확충이 가능할지라도 향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C주 지자체는 일반적으로 연간 수입의 최대 25%까지만 부채 상환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받는다. 만약 이 한도에 도달하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져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재정적 유연성이 사라지게 된다. 랭리 타운십 당국은 현재 약 9억5,000만 달러의 부채 한도 중 아직 3억5,000만 달러의 여유가 있다고 설명하며 재정적 위험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발 수익 중심 상환 계획의 불확실성
 
랭리 타운십은 부채 상환의 핵심 재원으로 개발 분담금을 꼽았다. 2024년 9,500만 달러, 2025년 1억100만 달러의 개발 수익을 올린 데 이어, 도시 경계 내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1,011헥타르(약 306만 평) 규모의 토지가 남아 있어 향후 수익 전망이 밝다는 계산이다. 시장실은 메트로 밴쿠버의 예측대로 개발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이러한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지역 주민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어 개발 분담금 수익이 줄어들 경우 결국 그 빚은 주민들의 재산세 인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기후 변화 대응 등 다른 시급한 사안에 투입할 예산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측이 내세우는 주요 논리다. 정치권과 시민 사회 사이의 이러한 시각 차이는 당분간 랭리 타운십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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