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태국 파타야에서 대표적인 명소인 진리의 성전을 방문하게 되었다. 파타야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진리의 성전을 처음 마주하면 그 압도적인 규모에 숨이 멎는다. 높이 105미터, 넓이 100미터.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거대한 건축물에 단 하나의 쇠못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과, 지금 이 순간에도 망치와 정 소리가 끊이지 않는 ‘미완의 성지’라는 점이다.
휴양과 환락의 도시에서 발견한 진주 같은 곳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 개인의 철학과 신념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이다. 이 성전은 태국의 사업가이자 문화 후원가인 렉 비리야판(Lek Viriyaphant)에 의해 1981년에 시작되었다. 그는 자동차 산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기업가였지만, 동시에 전통 문화와 철학에 깊은 관심을 가진 인물이었다.
렉 비리야판이 이 성전을 만든 이유는 현대 문명이 물질 중심으로 흐르면서 인간의 본질적 가치인 정신, 도덕, 진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 성전은 우리에게 “당신은 왜 사는가”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가 전하려 한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인간은 기술보다 정신이 중요하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삶이 반드시 더 의미 있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의식이다.
둘째는 동서양 철학의 통합이다. 성전 내부 조각들을 보면 불교, 힌두교, 기독교, 유교 등 다양한 사상이 함께 표현되어 있다. 특정 종교를 강조하기보다 진리라는 보편적 개념을 탐구하려는 의도이다. 셋째는 ‘미완성’ 자체가 메시지이다. 이 건물은 지금도 계속 건설 중이다. 이는 인간의 삶과 진리가 완성될 수 없는 과정이라는 철학을 상징한다.
인간은 누구나 인생의 완성을 꿈꾼다. 좋은 직장, 안정된 가정, 높은 명예라는 마침표를 찍기 위해 달린다. 그러나 진리의 성전은 말한다. 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그 자체라고 말한다. 바닷바람과 염분에 끊임없이 부식되는 목재를 교체하고 새로운 조각을 덧붙이는 과정은,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는 수행자의 삶과 닮아 있다.
성전이 영원히 미완성인 이유는, 인간의 정신적 성장에 끝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성전 내부를 가득 채운 수만 개의 조각상은 힌두교와 불교의 철학을 담고 있다. 하늘, 땅, 아버지, 어머니, 태양, 달, 그리고 별을 상징하는 조각들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계단 장식에 물살을 거스르는 물고기를 표현한 것이다. 이는 시대를 거스르며 나의 정체성을 묻고 세상의 풍조를 따르지 않는 메시지다.
오늘날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를 잊고 산다. 우리는 종종 인생의 목적을 하나의 명확한 답으로 찾으려 한다. 성공, 부, 명예, 혹은 사랑.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완벽한 해답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살아가면서 점점 더 깨닫는다. 목표를 이루는 순간에도 공허함이 남고, 다음 질문이 다시 고개를 든다. 진리의 성전이 매일 조금씩 변해가듯, 우리의 삶도 매일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 끊임없는 변화와 탐색 자체가, 이미 충분한 목적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