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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20% 싸게 '통매각', 밴쿠버 콘도 개발사들 헐값 처분

Vancouver

2026.04.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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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못 버티고 신축 주택 일괄 매각, 시장 지각변동 예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물량 쏟아지며 기존 수분양자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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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 밴쿠버 주택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개발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한꺼번에 처분하는 통매각에 나서고 있다. 고금리와 관리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시세보다 최대 20% 낮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고정비 압박에 헐값 처분 선택하는 개발사들
 
부동산 전문 기업 굿맨 커머셜(Goodman Commercial)의 마크 굿맨 대표에 따르면 최근 메트로 밴쿠버의 주택 매매가 둔화되면서 많은 개발사가 개인 구매자 대신 투자자 한 명에게 여러 가구를 한꺼번에 파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써리 시티 센터의 신축 6층 목조 건물 내 30세대가 통매각 매물로 나왔으며 이스트 밴쿠버에서도 18세대를 일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빅토리아의 타운하우스 프로젝트 역시 8채를 한꺼번에 처분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상태다.
 
개발사들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주된 이유는 막대한 재고 유지 비용 때문이다. 매달 발생하는 세금, 보험료, 금융 이자 등 고정 비용을 감당하는 것보다 시세 대비 15%에서 20%가량 낮은 가격에라도 한꺼번에 파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굿맨 대표는 매달 한두 채씩 팔리는 속도로는 전체 물량을 소화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이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는 것과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이비 정부 정책 비판과 시장 회복 지연 우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침체가 과거보다 더 길고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의 원인으로 주정부 정책을 지목하며, 현재 시장 어려움이 정책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메트로 밴쿠버 부동산 시장이 2028년이나 2029년쯤에야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건설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미래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도 고개를 들고 있다. 수년 전 시작된 프로젝트들이 완공된 이후에는 새로운 공급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향후 수요가 회복될 때 다시 가격이 치솟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다.
 
기존 분양자 대출 막힐까 전전긍긍
 
이러한 통매각 추세는 이미 높은 가격에 집을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대규모 할인 매각 사례가 시장에 알려질 경우 은행 등 금융기관이 주택 가치를 다시 평가하면서 기존 수분양자들의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굿맨 대표는 은행이 분양가보다 ft²당 200달러 이상 낮은 가격에 물량이 풀린다는 사실을 인지할 경우 대출 실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지불한 계약금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과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에 따른 임대료 하락 압력이 맞물리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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