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자녀 성인 되자마자 이혼 통보…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됐다 [ASK미국 가정법/이혼법-리아 최 변호사]

Los Angeles

2026.04.29 15:4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자녀가 성인이 되자마자 남편이 이혼을 통보했다면, 그날 갑자기 마음이 바뀐 것이 아니다.
 
이혼 사건을 다루다 보면 반복해서 보이는 익숙한 패턴이 있다.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남편이 집을 나가는 경우다. 겉으로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년, 길게는 십수 년 전부터 준비된 경우가 많다. 이혼 통보를 받은 아내는 “갑자기 왜 이러느냐”고 묻지만, 남편에게는 결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경우 남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비슷하다. “아이 때문에 참았다”는 것이다. 자녀가 어릴 때는 가정을 깨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으며, 최소한 자녀가 성장할 때까지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싶었다는 이유다. 그래서 관계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참고 버텨온다. 그러나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그 마지막 명분이 사라진다. 그동안 마음속에 눌러 두었던 결론이 비로소 드러난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가정일수록 내부의 긴장은 더 깊은 경우가 많다. 사소한 대화도 쉽게 갈등으로 번지고, 감정이 상하면 오래 지속된다. 남편에게 집은 더 이상 휴식의 공간이 아니라 긴장과 조심이 필요한 공간이 된다. 이런 상황이 수년간 이어지면 심리적 소진은 불가피하다. 물론 모든 책임을 한쪽에만 돌릴 수는 없다. 결혼은 어느 한 사람만의 문제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상담 현장에서는 오랜 기간 감정 소통이 어긋나고, 한쪽이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구조가 반복된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런 남편들은 조용한 성향인 경우가 많다. 크게 다투기보다는 참고 넘기다가 결국 마음을 닫는 유형이다. 그래서 아내는 더 당황한다. “아무 말도 없더니 왜 이제 와서 떠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말이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미 관계를 회복할 의지가 사라지고, 더 이상 대화할 힘조차 남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다.
 
자녀가 성인이 되는 시점이 이혼의 분기점이 되는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캘리포니아는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 no-fault 이혼 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며, 자녀 양육비 역시 일정 시점 이후 종료된다. 따라서 심리적 부담과 법적 책임이 동시에 줄어드는 시점이 바로 자녀의 성년 도달 시기다. 오랜 시간 결정을 미뤄온 배우자에게는 이 시점이 행동으로 옮기기 가장 쉬운 순간이 된다.
 
문제는 그 이전에 이미 준비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다.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부터 이혼을 염두에 두었다면, 재산 구조를 정리해 두는 경우도 있다. 사업 수익을 낮게 신고하거나 자산을 제3자 명의로 이전하거나, 계좌 잔액을 서서히 줄여두는 방식이다. 특히 조용하고 계획적인 성향일수록 이러한 준비가 더 치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았다면, 최소 최근 2~3년간의 재정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부부가 “아이가 크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갈등은 시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덮어둔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진다. 자녀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동안에는 관계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부부 관계 자체가 이미 무너져 있다면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그 결혼은 빠르게 해체된다.
 
결국 자녀가 성인이 되는 날은 어떤 가정에는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되지만, 또 다른 가정에는 오래 버텨온 결혼의 끝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결혼은 버틴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해결되지 않은 갈등을 자녀라는 이유로 미뤄두면, 그 부담은 결국 더 큰 형태로 돌아온다.
 
현재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상대방의 변화만을 바라보기보다, 자신의 법적 권리와 재산 구조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감정보다 준비가 먼저다.
 
▶문의: (213) 377-6364 (전화) / (213) 433-6987 (문자) / [email protected]/ LeahChoiLaw.com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