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캘(Medi-Cal·가주의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심사가 강화되면서 자격 박탈, 혜택 축소, 신청 지연 사례 등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 신규 가입자와 갱신 신청자 대상 자산 확인 절차가 확대된 가운데, 내년부터는 자격 재심사까지 연 2회로 늘어날 예정이어서 취약계층의 건강보험 상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주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메디캘 신규 가입자와 갱신 신청자들은 은행 계좌, 차량, 현금, 저축, 생명보험, 퇴직연금 계좌 등 각종 자산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대상은 65세 이상 시니어, 장애인, 요양시설 거주자 등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격이 박탈되거나 혜택이 축소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웃케어클리닉에 따르면 최근 메디캘 신규 가입 및 갱신 과정에서 자격 판정 오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클리닉 측 관계자는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전체 보장 혜택이 거절되거나 응급 제한 보장으로 변경되는 사례가 올해 들어 약 100건가량 접수됐다”고 밝혔다.
박은영(61)씨는 “최근 승인 편지를 받았는데 한 달 뒤 연소득 계산이 잘못됐다며 자격이 취소됐다”며 “이후 이의신청을 통해 자격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 1회 방식으로 진행되는 메디캘 갱신이 2027년부터 ‘6개월 단위 재심사’로 바뀌면서 또 다른 혼선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국(CMS)은 최근 각 주에 2027년 1월 1일부터 6개월 단위 자격 재심사를 의무화한다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19~64세 성인 가입자는 연 2회 소득, 가구 구성, 근로 여부 등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
또한 내년부터는 일부 메디캘 가입자들이 월 80시간 근로·봉사·학업 활동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월 근로소득 580달러 이상 기준도 적용될 예정이다. 일정 가입자에게는 월 30달러의 보험료도 부과된다. 의료비 지원 유지 기간도 기존보다 짧아지면서 서류 제출 지연이나 신고 오류만으로도 자격이 중단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제도 변화 자체보다 ‘행정 절차상 탈락(administrative disenrollment)’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최근 수년간 메디캘 갱신 과정에서는 서류 미제출, 연락 두절, 시스템 처리 지연 등으로 자격을 잃는 사례가 증가했다. 재심사 주기가 짧아질 경우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인 시니어 등은 우편 통지서 확인이나 온라인 갱신 절차 대응이 어려워 피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보험 관계자는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 연락처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우편 갱신 통지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소득이나 가구 구성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신고해야 불이익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변화는 연방정부의 메디케이드 예산 축소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감세법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연방 메디케이드 예산 약 1조 달러가 삭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