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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계, 휴머노이드 로봇에 첫 수계식

Los Angeles

2026.05.11 18:10 2026.05.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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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명 가비, 명예 스님 활동
'로봇 오계'도 내려 눈길
한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계를 받았다.
 
지난 6일 대한불교조계종은 서울 조계사에서 키 130㎝의 로봇 행자 'GI'에게 법명 '가비'를 내렸다. 가비는 일반 불자로 계를 받았지만 부처님오신날 전후에는 '명예 스님' 자격으로 활동했다.
 
수계에 앞서 진행되는 참회 의식과 연비도 로봇 방식으로 재해석됐다. 일반적으로 인간 승려는 팔에 향불을 대어 수행 의지를 다지지만, 이날은 로봇 팔에 불을 대신하는 연등회 스티커를 붙이고 108 염주 목걸이를 걸어주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이어 스님이 "부처님과 가르침, 스님께 귀의하겠느냐"고 묻자 가비는 또렷한 음성으로 "예, 귀의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눈길을 끈 것은 로봇에 맞춰 새롭게 구성된 '로봇 오계'였다.  
 
불교의 기본 계율인 오계는 원래 ▶살생하지 말 것 ▶도둑질하지 말 것 ▶삿된 음행을 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을 멀리할 것 등이다.
 
그러나 이날 의식에서는 오계를 로봇에 맞게 재해석해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을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을 것 ▶사람을 잘 따르고 대들지 않을 것 ▶기만적인 행동과 표현을 하지 않을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을 것 등을 계율로 삼았다.
 
가비는 스님들의 질문에 "예, 않겠습니다"라고 답하며 계율을 받아들였다. 다소 어색한 표현과 기계적인 말투에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승복 차림의 로봇이 서툰 합장을 하는 모습에 관람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식을 마친 뒤 가비는 수계첩을 전달받고 손으로 인사를 건넸다. 이후 탑돌이 행사까지 마친 뒤 퇴장했다.
 
가비는 앞으로 다른 로봇 도반인 '석자', '모회', '니사'와 함께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기술 또한 자비와 지혜, 책임의 가치 위에 사용돼야 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전통과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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