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자녀가 성인이 되자마자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면, 이는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봐야 하나?
▶답= 이런 경우 남편의 마음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는 수년 전부터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자녀가 성인이 되는 시점을 기다려온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 "아이 때문에 참았다"는 것이다. 부부 관계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자녀를 이유로 결정을 미뤄왔다는 의미다. 그러나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그 명분은 사라지고, 그동안 미뤄온 결정이 현실로 드러난다. 특히 조용한 성향의 배우자는 갈등을 드러내기보다 참고 넘기다가 어느 순간 마음을 완전히 닫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은 "그동안 아무 말도 없었는데 왜 이제 와서 떠나느냐"고 당황하지만, 말이 없었다고 해서 문제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더 이상 대화할 힘조차 남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는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 '무과실 이혼(no-fault divorce)'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자녀 양육비는 일반적으로 자녀가 18세가 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종료된다. 따라서 자녀가 성인이 되는 시점은 심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이혼을 실행에 옮기기 쉬운 시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전부터 재정적 준비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다. 이혼을 미리 염두에 두었다면 사업체 수익을 낮게 신고하거나, 자산을 제3자 명의로 이전하거나, 계좌 잔액을 서서히 줄여두었을 수 있다. 갑작스럽게 이혼 통보를 받았다면 최소 최근 2~3년간의 재정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견이 늦어질수록 되찾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부부가 "아이가 크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감정과 갈등은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자녀가 관계를 이어주는 동안에는 결혼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관계도 함께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상대방의 변화에만 주목하기보다 자신의 법적 권리와 재산 상황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감정보다 준비가 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