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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엔 조슈아트리 못 본다…살릴 방법은

Los Angeles

2026.05.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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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산불에 생존 위태
서식 토양 80% 사라질 수도
복원 묘목 생존율 14% 불과
토양 곰팡이 네트워크 주목
조슈아트리 보존에 나선 연구진이 조슈아트리국립공원에 있는 나무의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조슈아트리 보존에 나선 연구진이 조슈아트리국립공원에 있는 나무의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사막의 상징인 조슈아트리(Joshua tree)가 기후변화와 인간 개발, 대형 산불이라는 삼중 위협 속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최근 진행된 복원 사업에서는 심은 묘목 대부분이 살아남지 못하면서 과학자들은 이제 조슈아트리 생존의 비밀을 ‘땅속 세계’에서 찾고 있다.
 
연구진이 주목하는 것은 토양 속 미생물인 ‘균근균(mycorrhizal fungi)’이다. 식물 뿌리와 공생 관계를 이루는 이 곰팡이 네트워크가 조슈아트리의 생존과 복원 성공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연구팀은 모하비 국립 보호구역에서 어린 조슈아트리 묘목들을 조사했다. 이 묘목들은 남가주 전력회사 작업 과정에서 제거된 조슈아트리를 대체하기 위해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심은 것들이다. 하지만 약 5년이 지난 현재 전체 193그루 가운데 살아남은 것은 27그루뿐이었다. 생존율은 겨우 14% 수준이었다.
 
연구를 이끄는 과학자들은 조슈아트리가 수백만 년 동안 혹독한 사막 환경을 견뎌온 식물이지만 최근에는 너무 많은 스트레스가 동시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 인간 개발, 송전선 공사, 그리고 대형 산불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슈아트리가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캘리포니아 야생동물국 연구진은 세기 말까지 현재 조슈아트리 서식지의 최대 80%가 지나치게 덥고 건조해져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조슈아트리가 매우 느리게 성장하는 식물이라는 점이다. 씨앗을 생산하기까지 50~70년이 걸리며 씨앗 이동 역시 다람쥐와 설치류 등에 의존한다. 결국 기후가 변하는 속도를 식물 스스로 따라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대형 산불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모하비 국립보호구역에서는 지난 6년 동안 최대 230만 그루의 조슈아트리가 불에 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20년 발생한 ‘돔 파이어(Dome Fire)’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졌던 조슈아트리 숲을 초토화했고, 2023년 ‘요크 파이어(York Fire)’ 역시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 속에서 광범위한 피해를 남겼다.
 
연구진 한 명이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서 뿌리를 드러낸채 쓰러진 조슈아트리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연구진 한 명이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서 뿌리를 드러낸채 쓰러진 조슈아트리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연구진은 조슈아트리 복원 실패의 원인이 단순히 강수량 부족이나 폭염만은 아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복원 지역에서는 기온과 강수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대규모 고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이 토양 속 균류 생태계에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균근균은 식물 뿌리에 붙어 실처럼 뻗어나가며 물과 영양분을 찾아 공급한다. 대신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만든 탄소를 균류에 제공한다. 사막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는 이런 공생 관계가 생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살아남은 조슈아트리와 죽은 묘목 주변 토양을 채취해 DNA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어떤 균류가 생존에 도움을 주는지 비교하기 위해서다. 연구 결과에 따라 향후 복원 사업에서는 현지 토양을 일부 섞어 묘목을 키우거나 특정 균류를 활용한 토양 처리 기법이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국립공원관리청도 균근균 활용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조슈아트리를 더 높은 고도 지역으로 옮기거나 특정 토양 미생물을 활용해 기후 적응력을 높이는 방식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과학자들은 조슈아트리 보호가 단순히 한 종의 식물을 지키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조슈아트리가 사라질 경우 모하비 사막 생태계 전체가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자는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진화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조슈아트리가 살아남을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슈아트리는 왜 필요한가
 
쉽게 볼 수 있어서 흔하다고 생각하지만, 조슈아트리는 단순한 사막 식물이 아니다. 모하비 사막 생태계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종으로 평가된다. 조슈아트리는 사막 지형에서 가장 큰 구조물 가운데 하나이며 다양한 새와 포유류, 곤충들에게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한다. 일부 동물들은 조슈아트리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
 
문화적 상징성도 크다. 조슈아트리는 원주민과 개척 시대 이주민들부터 현대 음악가와 예술가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 밴드 U2의 대표 앨범 제목으로도 사용됐고 캘리포니아 사막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원문은 5월 19일자 ‘Humans are killing California Joshua trees. Can fungi save them?’ 기사입니다. 

글 =알렉스 위글스워스·사진= 개리 코로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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