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이 지난 2026년 5월 2일 영업을 완전히 중단했다. 망한 것이다. 비행기에 온통 노란색을 칠해서 ‘날으는 택시’처럼 항공의 대중화에 크게 공헌했고, 저가로 유명했던 이 항공사는 한때 “미국에서 가장 싼 항공사”의 상징이었다. 가격이 싼 대신에 가방도 추가 비용, 물도 추가 비용, 좌석 지정도 추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이 비행기를 탔다.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 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4년 동안 하늘을 날던 스피릿은 결국 연료비 상승과 부채, 항공사 간의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약 1만7천 명의 직원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공항에서는 비행기가 끊긴 전광판 앞에서 망연자실한 승객들의 사진이 뉴스에 등장했다.
스피릿 항공은 원래 대단히 혁신적인 회사였다. 스피릿은 “필요 없는 것은 다 빼버리자”는 철학으로 성장했다. 기내식도 없애고, 좌석 간격도 줄이고, 서비스도 최소화했다. 승객들의 불만은 많았지만, 불만을 받아줄 직원조차 눈에 보이지 않았다. 코비드 시기에 다른 항공사들은 조종사들을 해고하고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모든 항공사들에게 코로나 시기는 위기였다.
하지만 스피릿은 당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조종사들과 직원들을 최대한 유지하고 오히려 비행기를 추가로 구입했다. 코비드 사태가 끝나면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스피릿의 예상은 적중했다. 하지만, 스피릿이 예상 못한 것이 있었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고 여행 수요가 급증하자 다른 항공사들이 조종사들을 앞다투어 뽑았던 것이다. 더 좋은 조건을 따라 조종사들은 스피릿을 떠났고, 스피릿의 결항은 더 잦아졌다.
세탁소를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유지하던 고객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내가 세탁소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하는 동안, 근처에 정말 여러 개의 세탁소들이 생겼다가 망했어요. 내가 셔츠 하나에 2불 50센트를 받을 때, 새로 생긴 세탁소들은 셔츠 한 개에 1불이라고 크게 광고를 해요. 그러다 보면 우리 가게 손님들 중에 그쪽으로 옮기는 분들이 생깁니다. 나는 가격을 내리는 대신에 일거리가 줄었으니 아직도 우리 세탁소에 찾아오시는 손님들의 세탁물을 더 정성을 들여서 세탁을 해드립니다. 새로 생긴 세탁소는 싼 가격 때문에 밀려드는 고객들로 서비스나 세탁의 질이 형편없어져요. 그러다 보면 약속도 못 지키고 직원들도 힘들어서 그만두고, 결국은 가만히 두어도 망해서 다 나가요. 그럼 그 세탁소 손님들까지 우리 가게로 또 다시 돌아온답니다.”
유명한 맛집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가끔 그 맛집 사장님에게 사업 감각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수요가 넘쳐나면 가격을 어느 정도 올려야 한다. 그래야 그 돈을 내고라도 반드시 그 식당에서 먹고 싶은 사람들만 기다리게 된다. 사람들을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해놓고, 배고픔에 지친 고객들에게 억지로 “맛있다”는 평가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내고라도 자신의 음식을 맛보겠다는 고객들을 위해 더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항공 사업의 본질은 승객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목적지까지 수송하는 서비스다. 아무리 값이 싸도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서비스가 형편없다면, 사람들은 결국 다시 찾지 않는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기 사업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서비스업의 본질은 누가 뭐래도 신속, 정확, 그리고 친절이다. 신속하고 정확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가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좋은 고객들은 반드시 돌아온다. (변호사,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