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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자토펙의 호르몬이 내게 콧물이 된 사연

허리에 타이어를 매달고, 군화를 신고, 이를 악물고 달리던 사내. 어렸을 때 나는 에밀 자토펙(Emil Zátopek)을 그렇게 기억한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5,000미터와 10,000미터, 그리고 마라톤까지 동시에 세 개의 금메달을 땄다. 그래서 ‘인간 기관차’라고 불린다. 자토펙은 연습을 할 때, 일부러 몸을 무겁게 하고, 극도의 인터벌 트레이닝을 했다고 한다. 실제 경기에서는 얼굴을 찡그리고, 마치 “나는 지금 죽을 만큼 힘들다”고 몸으로 말하며 달렸다. 그는 정말로 힘들어했고, 그걸 숨기지 않았다.   자기계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몸을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으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몸이 젊어지고 인생의 활력이 살아난다는 주장이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세가지 극단은 찬물 샤워, 인터벌 트레이닝, 그리고 18시간 이상의 장시간 단식, 이 세가지다. 이렇게 하라며 열변을 토하던 백인 여성 교수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성장호르몬이 넘쳐 흐르는 사람처럼 전혀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마르고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 보여서, 강의 도중 그대로 쓰러져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그녀의 말을 믿어도 될까?   예전부터 의식적으로 세 가지 ‘극단’으로 내 몸을 시험해 보고 있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려고 애를 쓴다. 주말엔 점심을 먹고 저녁을 거른다. 생각보다 어렵다. 배고픔은 인간을 철학적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신경질적으로 만든다. 그래서 평소보다 내가 더 예민해지는 날이면, 직원분들 중 누군가는 말없이 내게 단 것을 가져다준다. 달리기를 할 때도 조금만 힘이 남아도는 날이면 인터벌을 한다. 숨이 가빠질 때까지 달리고, 다리가 풀릴 때까지 속도를 올린다. 그리고나서 찬물 샤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감기를 달고 산다. 감기인지 알러지인지 모르겠지만 콧물은 하염없이 흐르고 하루 종일 코를 푼다. 코를 세게 풀다 보면 머리는 멍하고, 몸에서 기가 빠지는 느낌이다. “활력은 커녕, 이러다가 감기와 비염 때문에 남들보다 먼저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장호르몬이 나오기도 전에 면역세포들이 모두 집단으로 내 몸을 떠나 갈 것만 같다.   자토펙은 평소에 극한의 인터벌 트레이닝 훈련이나, 헬싱키 올림픽에서 그가 5천미터에서 금메달을 딴 날, 여자 창던지기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자신의 아내를 업고 달리는 등, 극한의 훈련을 하다보니 실제 경기에서는 날아 다녔다. 살면서 힘들고 잘 모르는 도전적인 일을 끝내고 실력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을 느낄 때마다, 극한으로 자신을 내모는 법을 내게 알려준 자토펙에게 나는 감사했다. 그런데 요즘 내가 따라 하는 것은 자토펙의 잘 계획된 훈련이 아니라, 그의 고통스러운 얼굴 표정뿐인 것 같다. 목적 없는 고통, 맥락 없는 자기학대다.     몸을 극한으로 내모는 행위는 우리 몸이 생존을 위해 잠깐 성장호르몬과 같은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게 만들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변화된 상황에 또 금방 적응하지 않는가? 무엇인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온다면 반대로 다른 곳에 문제가 생기든지, 웬만한 자극에는 몸이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활력은 고통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다.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 그리고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여유와 몸의 신호를 꾸준히 듣는 감각에서 나온다. 극단을 견디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극단을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아는 조절능력이 중요하다. 오늘의 극단이 내일의 짜증과 콧물 그리고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제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야겠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호르몬 인터벌 트레이닝 짜증과 콧물 헬싱키 올림픽

2026.02.1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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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2025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에게 천불씩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아이들은 때려잡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천불씩 계좌에 넣어준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말이다. 미 국세청(IRS)이 이번에 발표한 이 제도는 소위 ‘트럼프 계정(Trump Account)’이다. 법률 용어로는 530A 계좌다.   이 계좌는 단순한 저축 통장이 아니다. 부모의 관심과 정성에 정부가 ‘종잣돈’을 더해 키워가는 ‘복 주머니’다. 국가가 갓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아이에게 천불이라는 종잣돈을 보태주고, 아이가 18세가 되는 날까지 늘어난 돈에 대해서는 중간에 세금도 받지 않는다.     오늘은 2026년 세금 보고 시즌을 맞아 반드시 챙겨야 할 양식 4547과 트럼프 계정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보자.   트럼프 계정의 가장 큰 매력은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다.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아이들에게는 정부가 $1,000를 초기 자본으로 넣어준다. 이 돈은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미국 기업이 주가 되는 지수를 추종하는 특정 뮤추얼펀드/ETF에 투자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2025년 이전에 태어난 18세 미만 아이들도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천불이라는 정부 지원금은 없다. 그러나 2025년 이전에 태어난 자녀들도 이 계좌를 만들면 18세까지 늘어난 돈에 대해서 과세가 미뤄지는 혜택 아래서 자산을 불릴 수 있다.   이 통장은 지금 은행에 간다고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첫번째 단추는 지금 진행하는 2025년도 개인 소득세 보고를 하면서 양식 4547을 첨부하는 것이다. 이 양식은 네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Part I에는 보호자인 아이의 부모 정보를 적는다. 그리고 Part II에는 자녀의 정보를 적는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자녀의 사회보장번호(SSN)다. 이 번호가 없으면 돈을 안주겠다는 것이다. Part III가 가장 중요한데, 2025년생 자녀를 둔 부모님은 7번 항목의 체크박스에 반드시 표시를 해야만 2026년 7월 4일경에 정부 지원금 $1,000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Part IV에 자녀 이름으로 된 계좌 개설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하면 끝난다.   만약 이번 세금 보고 때를 놓치고 이 양식을 보고하지 않았다면, 2026년 여름경에 개설될 전용 포털(trumpaccounts.gov) 사이트의 완성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러니 2025년에 신생아를 가진 부모는 가급적 이번 세금보고 때 반드시 이 양식을 첨부하여 개인 소득세 보고를 하기 바란다.     이번에 이 양식으로 신생아 보고를 마치면 2026년 5월에서 6월경에 메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서 독립기념일인 7월 4일부터 계좌로 천불씩 지급하겠단다. 하지만, 이 계좌에 들어간 돈은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는 함부로 꺼내 쓸 수가 없다. 정부에서 주는 천불 외에 부모가 자식의 계좌에 추가 입급도 가능하다. 부모의 고용주나 회사도 직원 자녀를 위해 연간 2,500불까지 입급이 가능하다. 이 모든 금액을 더해 자녀당 연간 최대 $5,000까지 입금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18세가 된 이후부터 이 돈을 찾는다면 전액 과세된다. 전통적인 Traditional IRA 같이 취급되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트럼프 행정부 계좌 개설 정부 지원금

2026.02.0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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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2025년부터 4년간만 적용되는 공제들

앞으로 4년 동안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개인소득세 공제들이 있다. 2026년에 보고하는 2025년 세금보고부터 2028년 세금보고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공제들인데, 정확히 네 가지다. 이 공제들은 모두 한시적이기 때문에, 해당되는 납세자라면 놓치지 말고 챙겨야한다.   #. 먼저 팁(Tip) 소득공제다.    팁 소득은 연간 2만 5천달러까지 공제가 가능한데, 독신으로 보고하든, 부부가 함께 보고하든 관계없이 세금보고 한 건당 최대 2만5천 달러까지 소득에서 공제된다. 모든 사람이 팁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행적으로 팁을 받아오던 직업에만 한정되며, 이러한 직업들은 IRS가 이미 지정해 두었다. 바텐더나 웨이터 같은 식당 종업원, 택시 기사, 골프 캐디 등 전통적인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팁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유효한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있어야 하며, 기혼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부부가 함께 세금보고를 해야만 이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소득 요건도 있는데, 독신자는 연소득 15만 달러, 기혼자는 부부합산 30만 달러를 초과하면 공제가 단계적으로 줄어들고, 일정 소득 이상에서는 공제를 받을 수 없다.   #. 다음은 초과근무(Overtime) 수당 공제다.    초과근무란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경우를 말한다. 앞으로 4년 동안은 초과근무 수당 중에서 1인당 연간 최대 1만2천5백 달러까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팁 공제와 다른 점은, 부부가 모두 초과근무 수당을 받았다면 각자 1만2천5백 달러씩, 즉 부부합산 최대 2만5천 달러까지 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공제 역시 일정 소득 수준을 넘으면 점차 줄어든다. 주의할 점은 초과근무 수당 전체가 공제 대상이 아니라 1.5배 초과수당 중에 0.5에 해당하는 금액만 공제가 된다는 점이다.   #. 세 번째는 개인용 새 자동차 구입과 관련된 Loan 이자 공제다.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새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자동차 Loan을 받아 이자를 지급했다면, 그 이자 지급액에 대해 연간 최대 1만 달러까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조건은, 반드시 미국에서 조립된 새 자동차여야 하고, 해당 기간 동안 구입한 차량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제 대상은 원금이 아니라 이자 납부액에 한정되며, 기존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차량이나 중고차는 이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살펴볼 공제는 65세 이상 연장자를 위한 추가 소득공제다.    기존에도 65세 이상 연장자들은 표준공제에 더해 1인당 약 2천 달러의 추가 공제를 받아 왔으며, 이 기존 공제는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적용되었다. 그런데 2025년부터 앞으로 4년 동안은 여기에 더해 1인당 6천 달러의 추가 공제가 새로 생겼다. 다만 이 추가 6천 달러 공제에는 소득 제한이 있다. 독신자의 경우 연소득이 7만5천 달러를 넘기면 공제가 줄어들기 시작해 17만5천 달러를 초과하면 혜택을 받을 수 없고, 기혼자의 경우에는 부부합산 소득 15만 달러부터 공제가 줄어들어 25만 달러를 넘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네 가지 공제들은 모두 2025년부터 새로 생긴 ‘Schedule 1-A’라는 양식에 정리되어 반영된다. 납세자는 먼저 소득을 신고한 뒤, Schedule 1-A라는 양식에 팁, 초과근무 수당, 자동차 이자, 연장자 추가 공제금액을 각각 계산해 합산하고, 그 금액이 다시 개인소득세 양식으로 옮겨져 과세소득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공제들은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본인이 해당되는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고, 세금보고 시 정확하게 계산해 입력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세금보고부터 이 네 가지 공제에 본인이 해당되는 지,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개인소득세 공제들 소득 공제 추가 공제

2026.01.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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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천불을 버는 천가지 방법

이 책의 영문 제목은 ‘One Thousand Ways to Make $1,000’이다. 1930년에 태어난 워렌 버핏이 열한 살 때 읽었던 책이다. 1910년부터 1920년대 초반에 수많은 실제 사례와 아이디어를 모은 카탈로그형 책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F. C. Minaker 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는 당시에 돈을 번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구체적으로 찾아 이 책에 담았다.     당시에 천 불은 중산층 가정의 1년에서 2년치 소득이라고 하니, 당시의 천 불은 지금으로 치면 십만 불 정도에 해당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다룬 구체적인 사업들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신문이나 잡지를 배달하는 사업이 언급된다. 요즘에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신문이나 잡지 배달이 예전처럼 고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개념만 받아들이자면, 일정 구역을 맡아서 반복적으로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고정 고객이 중요하고, 반복적으로 수익이 꾸준히 나는 구조다.   워렌 버핏 스스로도 이 책에 영감을 받아 어린 나이에 신문 배달을 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고인이 된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도 어렸을 때 신문 배달을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당시 아침 일찍 신문 보급소에서 신문을 받아다가 파는 아이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했다. 많은 배달 소년들은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신문을 팔고 돈을 받고, 또 다른 고객에게 신문을 팔고 돈을 받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거스름돈을 거슬러 주는 일에 시간이 많이 들었다. 이때 김우중 회장이 사용한 방식은, 먼저 자신에게 신문을 사겠다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신문을 쭉 나누어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신문을 가져간 고객들에게 나중에 돈을 받았다. 이러다 보니 돈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이 몇 명 생기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다른 경쟁 소년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신문을 팔았다고 알려진다.   책에 소개된 또 다른 사업은 핀볼 머신이나 자판기와 같이 자동화된 소형 기계를 이용하는 사업이었다. 노동은 많이 하지 않고, 초기에 장소만 잘 확보해 기계만 설치하면 수익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구조다. 워렌 버핏도 어린 나이에 실제로 핀볼 사업을 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자신을 위해 돈을 벌어준다는 사실에 매료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사업들도 살펴보면, 중고 물건을 싸게 사서 고쳐 파는 일, 창문 닦기, 잔디 깎기, 눈 치우기 같은 단순한 서비스업들이다. 여기 언급된 사업들의 중요한 공통점들은 대부분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정기적으로 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매주 같은 집의 창문을 닦고, 매달 같은 마당의 잔디를 깎는다. 일은 반복되고 수입은 안정된다. 이 책이 강조하는 내용은 “한 번 돈을 버는 사람보다, 계속 돈이 들어오게 만드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는 것이다.   이 책이 워렌 버핏에게 깊은 인상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버핏이 훗날 주식을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사업의 일부’라고 말하게 된 출발점도 바로 이 책이다. 자신이 주주인 회사가 돈을 벌어주고, 이자와 배당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시간이 내 편이 되는 구조, 그는 열한 살에 이미 이 원리를 몸으로 이해해서 95세가 된 지금까지도 매년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천가지 신문 배달 신문 보급소 천가지 방법

2026.01.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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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죽어야만 하는 이유

알렉산더 대왕과 예수는 모두 서른 세 살에 죽었다고 전해진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바꾸었지만, 둘 다 참 일찍 사라졌다. 어릴 때는 죽음을 먼 이야기로 느꼈다. 내가 죽기 전에 영원히 사는 약이 발명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모든 인간이 왜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2025년 말부터 시작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현재 전국적으로 격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란은 1979년 ‘호메이니’ 이후 줄곧 ‘신정’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와 종교가 일치된 국가를 유지해 왔다. 1989년 호메이니 사망 후 권력을 승계 받아 37년 넘도록 이란을 지배해 온 ‘하메네이’는 그동안 이란을 사실상 거지 국가로 만들었다. 시민봉기가 커지자, 정부는 국민 일인당 한달에 7달러씩 넉달동안 샐활비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에 더 크게 분노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 중 2만 명 이상이 진압군에 의해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87세가 된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공산 3국은 어떤가. 푸틴은 25년째 러시아를 통치하며 독재를 일삼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 황제 역시 13년 이상 독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얼마 전 헌법을 개정해 이제 죽을 때까지 집권이 가능해졌다. 세 마리의 돼지가 3대째 권력을 세습하고 있는 북한은, 이제 42세밖에 안 된 세 번째 돼지가 아직 열두세 살밖에 안 된 자신의 딸 돼지에게 또 한 번의 정권 상속을 하려는 듯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미네소타에서는 얼마 전 권총을 든 이민국 단속원들이 자국민을 쏘아 죽였다. 그 총은 나라를 지키라고 국민들이 쥐어 준 총이었다. 아무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미국에 분명히 존재하는 인종 피라미드의 최상위 언저리에 있는 백인 여성 시민권자를 백주대낮에 총으로 쏘는 장면을 온세상이 지켜보았어도, 그것이 법집행 중 일어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불법 이민을 단속하겠답시고 다른 인종이나 서류 미비자들을 그들이 어떻게 대했을 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지금 벌어지는 세태에 역사는 진보한다고 믿었던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여지없이 종말론자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인간이 영원히 산다면 돈이나 권력은 결국 한 사람에게 집중될 것이다. 권력은 지속될수록 권력 스스로 자신을 지속할 힘을 더 강화한다. 독재는 계속되고, 세상은 죽지 않은 알렉산더나 시저, 혹은 징기스칸에 의해 아직도 지배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영생의 알약이 발명된다면, 트럼프나 푸틴, 시진핑 같은 사람이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다. 돈은 또 어떤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은 더 큰 자본을 만든다. 결국 세상의 모든 돈은 죽지 않은 록펠러나 카네기가 다 갖고 있거나, 죽지 않을 일론 머스크나 워런 버핏의 독차지가 될 것이다.   그나마 이런 불평등과 독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연의 힘이 바로 ‘죽음’이다. 돈과 힘이 단 한사람에게 집중된 세상에서 영원히 노예로 살아가는 것이나, 그런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봉기를 일으키다가 학살을 당하는 것보다, 나이가 들면 누구도 예외없이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은 가장 공평하고 자연스러운 해결책인지도 모른다. 그 힘에 순응하기 위해 나도 기꺼이 죽어야한다. 87세가 되어서도 자기 자리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국가의 인터넷망을 차단하고, 물러나라는 시민들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는 지도자는 세상을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자연의 위대한 힘을 만나야만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반정부 시위 이민국 단속원들 호메이니 사망

2026.01.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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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저속(한) 노화

최근 고국에서 ‘저속 노화’라는 말이 큰 화제가 되었다. 노화를 피할 수는 없지만,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는 메시지는 많은 중장년층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이 개념을 대중화한 인물은 노인학 전문의 정희원 박사다. 그는 여러 강연과 유튜브, 저서를 통해 노화를 늦추는 핵심 원칙을 비교적 단순명료하게 제시했다.   그가 강조한 저속 노화의 요지는 세 가지였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노화의 속도는 근육 감소와 비례하므로, 나이가 들수록 유산소 운동보다 근력운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둘째, 하루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이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신체 회복과 호르몬 균형, 인지 기능 유지의 핵심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셋째, 스트레스를 관리하라는 것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염증과 노화를 가속화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그의 사생활 논란은 그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자신을 도왔던 여자 연구원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의혹과, 그녀와의 불륜 가능성까지, 그는 상대방과 맞고소 뿐만 아니라 경찰 조사까지 받는 상태에 놓였다. 드러난 모습과 공개된 그의 녹취나 메세지를 보면, 그는 늘 잠이 부족했고 운동할 시간도 없었으며, 늘 죽고 싶다고 할만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자신이 주장한 ‘저속 노화를 위한 삶의 태도’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최근에 어떤 분야의 ‘전문가’를 만난 적이 있다.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그의 자랑으로 흘러갔다. 자신이 얼마나 바쁘고, 얼마나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출장을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 나는 말을 할 틈이 없었다. 한 시간 남짓한 만남이 끝났을 때,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들었지만, 그 사람의 자기 자랑 외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외모와 건강에는 집착하면서, 말은 많아지고, 잔소리는 늘어난다. 체력을 유지하려 애쓰면서도, 관계에서는 경계를 잃고, 젊은 이성에게 추근덕거린다. 몸은 ‘저속’으로 관리하면서, 정신과 태도는 ‘저속’해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나이 드는 모든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할 노화의 모습이다.   저속 노화는 몸은 천천히 늙도록 유지하면서, 정신과 행동은 품위를 갖추며 깊고 무겁게 천천히 해야 한다. 근육을 키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내면을 단련하는 일이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인간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는 것이다. 자신이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남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절제가 필요하다. 판단도 천천히 해야 하며, 무엇보다 자기확신과 자기자랑을 내려놓아야 한다. 근육은 키우면서, 자기 과시는 줄이고, 듣는 시간은 늘리면서, 말하는 시간은 줄여야 한다. 육체는 열심히 꾸미고 관리하면서, 정신은 추하게 나이가 든다면 저속 노화가 아니라 ‘저속한 노화’로 가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저속 노화 만성 스트레스 정신과 태도

2026.01.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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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평균의 함정과 투자손실

수학에 이런 농담이 있다. "키 1미터 80센티인 사람이 평균 수심 1미터인 강을 건너다가 빠져 죽었다". 평균이 1미터인 것이지, 이 강의 어떤 곳은 30센티 정도로 얕았지만, 강 중간의 어떤 곳은 수심이 3미터가 넘었기 때문이다. '평균'이 얼마나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지, 평균을 맹신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평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시험 점수 평균은 과목별 점수들을 전부 다 더해서 과목수로 나누는 산술평균이다. 하지만 주식의 수익률과 손실율은 냉정한 '기하평균'이다. 기하평균은 산술평균 금액보다 작거나 같다. 다시 말해서 기하평균은 절대로 산술평균보다 클 수는 없다. 이 차이를 모르는 순간, 아무리 열심히 투자해도 우리의 계좌는 조용히 줄어든다.   예를 들어보자. 1만 불을 가지고 투자를 시작했다. 첫날은 운이 좋게 10%를 벌었고, 다음 날은 안타깝게 10%를 잃었다. 산술평균으로 계산하면 수익률은 0%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본전은 했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손해다. 1만 불이 10% 올라 1만 1천 불이 되었다가, 거기서 10%인 1천 1백 불이 빠지면 최종 금액은 9,900불이 된다. 순서를 바꿔서 만불에서 먼저 10%를 잃어서, 9,000불이 된 후에 10%인 900불을 벌어도 결과는 똑같이 처음보다는 100불이 손해다. 이것이 기하평균의 무서움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하루는 40%만큼 수익이 났다. 하지만 다음 날은 -30%로 손실이 발생했다. 산술적으로는 10% 이익 같지만 사실은 손해다. 만불의 40%를 벌면 14,000불이 된다. 하지만 14,000불에서 30%를 잃으면 9천 8백불이 된다. 처음 만불보다 200불이 손해다. 이렇게 큰 변동성을 반복하면 가진 돈은 계속해서 줄어든다. 변동성이 클수록 리스크는 커지고 기하평균은 더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분산투자를 추천하는 것이다. 가진 돈을 한 곳에 집중투자 하면 수익률이 손실율보다 크다고 해도 결국은 변동성 때문에 큰 돈을 한꺼번에 모두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어떤 연구에 따르면 40%의 투자자는 오로지 한 종목에 투자하고 있고, 70%의 투자자는 세 종목 이하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분산투자는 단순히 종목을 분산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산을 현금이나 부동산등 다양하게 보유해서 변동성과 위험을 줄이라는 이야기다.     위의 예에서 가진 돈의 절반만 투자해보자. 처음 1만 불 중, 5천 불만 투자해 40% 이익을 보면 7천 불이 된다. 여기에 투자하지 않은 5천 불을 더하면 총자산은 1만 2천 불이 된다. 이제 다시 총자산의 절반인 6천 불을 투자해 30% 손실을 보면 6천 불은 4,200불이 된다. 여기에 투자하지 않았던 6천 불을 더하면 최종 자산은 10,200불이 된다. 원금이 200불 늘었다.    분산투자는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아니다. 전재산을 잃을 위험을 줄이고 시장에서 물이 전부 빠졌을 때를 대비해 속옷을 미리 입는 전략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투자손실 손헌수 산술평균 금액 변동성 때문 과목별 점수들

2025.12.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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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실제 사건으로 본 범죄 예방법

연말연시라 다들 들뜬 분위기다. 이럴 때일수록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많은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범죄는 대부분 예상하지 못한 순간보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순간에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리가 아무리 조심을 해도 범죄로부터 우리 자신을 완전하게 지킬 수는 없다. 하지만 일상 속 작은 습관 하나가 대부분의 범죄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게 한다. 오늘은 실제 사건들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패턴을 기반으로,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범죄예방 원칙을 소개해 본다.    1.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미국이건 한국이건 가장 많은 살인 사건은 배우자 살인이다.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범인이고, 아내가 죽으면 남편이 범인일 확률이 가장 높다. 배우자 살인의 이유는 대부분 불륜이나 돈문제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큰 보험금이 나오는 경우, 소득에 비해 보험료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는 보험금 때문에 배우자를 죽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불륜이 발각되었거나, 불륜 상대와 자연스럽게 재결합 하기 위해서, 자신의 배우자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식까지 살해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자를 죽이는 사람들은 배우자를 죽일 때까지 속인다. 재산을 나누기 싫어서든, 보험금을 받아 일확천금을 하고 싶어서든 이런 생각을 가진 배우자를 처음부터 만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잘 모르고 만났다면, 훗날 배우자가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신속하게 헤어져야 한다. 붙잡고 살아봐야 상대가 미워서 죽이고 싶어지거나 자신이 죽임을 당할 수도 있게 된다.    2.잠궈라    강도•절도•성범죄 사건의 상당수는 잠기지 않은 문을 통해서 시작된다. 특히 1인가구가 늘어난 요즘 오피스텔•원룸 등에서는 잠깐 환기하려고 열어두었다가 피해를 입는 일이 빈번하다. 자녀들을 등교시키기 위해서 잠시 문을 잠그지 않고 외출한 후에 집에 돌아왔다가 열린 문으로 집안에 들어 온 살인자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죽임까지 당한 주부가 있다. 잠시라도 문을 잠그고 나갔더라면 당하지 않았을 일이다. 미국의 절도범이나 살인범 중에는 주택의 뒷문이 열린 경우 그리로 침입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처럼 차가 출발하면 자동으로 자동차 문이 잠기는 기능이 없을 때는, 서행을 하거나 잠시 정차한 자동차 문을 열고 범죄자들이 들어와 범행을 저지르는 일이 많았다. 문을 잠그기만 해도 상당히 많은 범죄로부터 예방이 가능하다.    3.음식 함부로 먹지 않기    고국에서 한때 100명정도 되는 부녀자들을 강간하거나 강간후 살인했던 택시 운전사가 있었다. 그는 교회 장로로서 평소에 모든 교인에게 존경을 받던 사람이었다. 그의 범죄 수법은 간단했다. 자신의 택시에 탄 여자승객이 마음에 들면 건강음료를 자신이 뚜껑을 열어서 건네준다. 음료에는 수면제가 들어있어서 마시는 사람들은 정신을 잃는다. 그는 한적한 곳으로 가서 몹쓸짓을 하고 사진을 찍어서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집앞에 누가 가져다 놓은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를 모르고 마셨다가 두 사람이 죽고 두 사람이 중태에 빠진 사건도 있었다. 요즘은 술이나 음료수에 소위 ‘물뽕’이라는 약을 몰래 타서 먹이고 정신을 잃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낯선 사람 또는 아는 사람이라도 위험한 사람과는 식사 자리 자체를 피해야 한다.    4.정신을 챙기자    한 때 고국에서 취객을 대상으로 ‘퍽치기’와 ‘아리랑 치기’가 기승을 부린 적이 있다. 새벽에 다니는 사람 머리를 가격해서 정신을 잃게 하고 금품을 탈취하던 퍽치기범 중에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개조해서 휴대가 간편하게 들고다니며 수십건의 범죄를 저지른 자가 있었다. 나도 고국에서 술에 취해 지갑을 잃어버린 경우가 열번은 되는 것 같다. 정신을 잃는 순간은 범죄에 가장 취약한 순간이다. 취해서 밤늦게 돌아 다니는 사람은 범죄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예방법 범죄 예방법 범죄예방 원칙 수십건의 범죄

2025.12.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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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부자로 살까, 부자로 죽을까

미시간에 살던 로널드 리드(Ronald Read)는 늘 낡은 차를 타고 다니며 점심은 2달러짜리 샌드위치로 해결하던 소박한 사람이었다. 그는 주유소와 자동차 정비소에서 평생을 일한 성실한 노동자였고, 시간이 나면 동네 도서관을 찾던 평범한 미국인이었다. 그의 모습에서 ‘부자’라는 이미지를 떠올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공개된 그의 주식 계좌 잔액은 무려 8백만 달러가 넘었다. 그는 번 만큼 쓰지 않았고, 평생 미국의 우량주에 조용히 장기 투자를 했다. 아무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부를 키운 것이다. 생전에는 검소했지만, 2014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 그는 부자로 죽었다. 그의 죽음 이후, 그는 브래틀버러 병원에 약 480만 달러, 자신이 늘 다니던 공공도서관에 120만 달러를 기부했다. 병원은 역사상 가장 큰 개인 기부를 받았고, 도서관은 그의 이름을 새긴 공간을 마련했다.   반면 리처드 퓨즈콘(Richard Fuscone)은 겉으로는 전형적인 ‘부자’였다. 노틀댐 대학을 졸업하고 하바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은 그는 대형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부회장까지 지냈다. 침실 12개에 욕실 12개, 실내 수영장에 극장까지 갖춘 호화 맨션에서 살았고, 이동할 때는 헬리콥터를 이용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그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과소비와 빚, 무리한 투자 탓에 그의 맨션은 압류되었고, 세금 문제와 법적 분쟁이 이어지면서 파산을 거쳐 감옥까지 다녀왔다. 엄청난 부자로 살았지만, 그의 가난한 죽음에 대해서는 세상에 알려진 바가 없다.   모건 하우절(Morgan Housel)은 자신의 베스트셀러 ‘돈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Money)에서 두사람의 사례를 소개한다. 하우절은 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부자는 ‘얼마나 많이 버는가’라는 ‘소득’이 아니라 ‘얼마나 절제하고, 꾸준히 오래 기다릴 수 있는가’라는 ‘습관’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죽은 로널드 리드의 검소함과 그가 남긴 재산, 그리고 그가 유언으로 행한 기부를 커다란 미덕으로 본다. 많은 사람이 로널드 리드의 검소함과 절약, 그리고 꾸준한 투자를 칭찬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절약이 항상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돈을 모으고 현명하게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을 누리고, 사는 동안 기쁨을 경험하는 것 역시 재산의 중요한 쓰임이기 때문이다. 저축을 아무리 잘해도, 정작 본인은 그 돈을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면 그것은 비록 ‘부자로는 죽겠지만, 가난한 삶을 산’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생전에 내게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생일날 잘 먹으려고 이레를 굶는다더니 나중에 잘 살려고 아끼다가 굶어 죽는다더라.” 절약도 좋지만, 너무 아껴서 삶 자체를 즐기지도 못하고 놓치지 말라는 의미로 하신 말씀이었다.     퓨즈콘처럼 빚으로 만든 성 위에서 허황된 삶을 사는 것도 피할 일이겠지만, 리드와 같이 재산을 늘리기만 하고, 자신은 즐겨보지도 못하는 삶 또한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늘 그렇지만, 지혜는 중용에 있다. 미래를 위해 늘 조용히 준비하면서도, 행복을 위해 오늘을 누려야, ‘부자로 살고, 부자로 죽을 수 있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부자 손헌수 로널드 리드 대형 투자은행 하바드 경영대학원

2025.12.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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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결핍의 터널

인도 남부 도시 첸나이의 분주한 채소 시장은 새벽부터 사람들로 가득 찬다. 이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들은 아침에 장사를 시작하려면 그날 필요한 채소를 도매시장에서 사와야 한다. 문제는 이들에게 채소를 사 올 목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매일 아침 평균 1,000루피를 사채업자에게 빌린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1,050루피를 갚는다. 하루 이자만 50루피다. 엄청난 고이자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하루 장사를 마치고 손에 쥐는 순이익이 대략 200루피 정도 된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 50루피를 이자로 지불하고, 남은 150루피로 식비•집세•병원비 같이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충당하며 빠듯하게 살아간다.   이렇게 팍팍한 일상 속에서, 만일 이들이 하루 10루피씩이라도 저축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열흘만 모아도 100루피가 된다. 그러면 이제 사채업자에게 900루피만 빌리면 되고, 이자 또한 매일 5루피씩 아낄 수 있다. 하루 10루피씩 100일을 모으면 1,000루피가 되어 사채업자의 도움 없이 자기 자본으로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매일 내던 50루피의 이자를 고스란히 절약해 하루 생활비를 200루피로 늘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사채업자에게 1,000루피를 다시 빌린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이들이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터널링(tunneling) 효과’라고 부른다. 터널링은 결핍을 느끼는 사람이 눈앞의 급한 문제만을 보고, 당장 해결해야 할 일만 처리하게 되는 현상이다. 자신이 처한 전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대충 버티며 살아왔던 방식으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한국의 한 유명 여성 코미디언이 유방암에 걸려 항암 치료 중이라고 한다. 그녀는 늘 바쁘게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 잠깐 시간이 나면 여행 가방을 싸서 곧장 여행을 떠났단다.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고, 또 다른 바쁜 여행 일정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으며 더 큰 스트레스를 쌓아왔던 삶을 뒤늦게 후회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를 픽업해 올 때가 있다. 운동을 조금이라도 더 하겠다며 늦게 끝내고 늘 서둘러 커피를 픽업하곤 했는데, 어느 날은 운동을 일찍 마치고 조금 여유 있게 나왔다. 그날따라 길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먼저 양보하고, 천천히 여유있게 운전을 하는 나 자신을 보며 깨달았다. 천성이 못된 탓도 있지만, 늘 돈과 시간이 모자라다는 ‘결핍’의 마음가짐이  그동안 나를 조급하고 예민하게 만들고 있었구나 하고 말이다.   결핍은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판단을 흐리며, 내일을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하게 하는 심리적 터널을 만든다. 결핍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단한 의지가 아니다.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여유다. 약속시간에 조금 일찍 출발하고, 잠시라도 여유가 생기면 게임을 하거나 유트브를 보는 대신 자신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기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 있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넓게 보고,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 아무리 돈과 시간이 많아도 누구나 결핍의 터널에 갇힐 수 있다. ‘Stay Hungry’라고 평생 외치다 간 스티브 잡스는 살아 있는 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일상에서 작은 여유를 만들고, 그 여유를 지키려는 노력이 우리를 터널 밖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심리적 터널 채소 시장 여행 일정

2025.11.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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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죽창을 든 명품 좌파

미국 하원의 첫 여성 의장이자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인 낸시 펠로시(Nancy Pelosi)가 40년 정치인생을 마치고 2027년 1월, 현 임기 종료와 함께 은퇴를 선언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진보적 가치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외쳐왔지만, 동시에 막대한 부와 특권층의 삶을 누려왔다는 이유로 “리무진 좌파(Limousine Liberal)”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리무진 좌파는 비싼 리무진을 타고 다니면서 대중들에게는 “환경을 위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외치는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을 가리킨다. 미국에서는 ‘라떼 좌파(Latte Liberal)’라고도 부르고, 한국에서는 ‘강남좌파’라 부른다. 낸시 펠로시는 2024년 기준으로 2억 3천만 달러 가량의 재산을 가지고 있고, NVIDIA와 Apple 주 등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리무진 좌파와 같은 표현을 Oxymoron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모순어법이다. 앞뒤가 서로 안 맞는 표현이라는 뜻이다. Oxy는 '똑똑한' 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다. Moron은 '바보'라는 말이다. '똑똑한 바보'다. 이렇게 반대되는 표현이 함께 붙어 있는 단어를 Oxymoron이라고 한다. '점보 새우'나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표현이다.   ‘강남 좌파'는 20년쯤 전에 고국의 강준만 교수가 처음 사용한 단어로 알려져 있다. 강남 좌파는 잘 산다. 자식들은 미국 유학중이거나, 성적표를 위조해 의대에 진학시킨다. 하지만 자신들은 약자의 편이고 의식은 깨어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고급식당에서 1인분에 10만원에 육박하는 고기를 먹지만, 소셜미디어에는 후식으로 나오는 된장찌개 사진만 올린다.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다.     강남 좌파는 학생시절에 운동권이었다. 정반합의 변증법도 배우고, 마르크스를 학습했다. 그래서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외치지만, 재산은 몇백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죽창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고 외친다. 권력자든 민중이든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똑같다는 극단적인 평등을 주장한다. 하지만 저 깊은 곳에 자신은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이 깔려 있다.       강준만 교수는 강남 좌파를 비판한다. 이유는 첫째, 권력에 재력까지 누리면 됐지, 거기에다가 좋은 양심을 가지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도덕적인 우월감까지 갖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진보’라는 가치를 자신들이 더 많은 권력이나 재물, 인기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진보’는 실천 없는 주장으로 진정한 진보의 실천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강남좌파에게도 긍정적인 면은 있다고 말한다. 엘리트가 진보적인 가치를 역설하면 하층민에게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가진 힘과 영향력 때문이다. 또한 갈등의 양극화를 막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상류층이면서도 하위층을 생각하는 ‘강남좌파’들의 천성은 그래도 착하긴하다는 것이다.   보수는 자유를 외친다. 자본주의를 믿으니 개인이 잘사는 것을 죄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에 억지로 착한 척하는 것 같지도 않다. 반면에 진보는 평등을 외친다. 평등의 실현을 위해 때로는 혁명도 옹호한다. 이 틈에 끼어있는 리무진 좌파는 정의와 평등을 외치면서도 자신의 주식계좌를 들여다 본다. 주택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개인들은 주택을 소유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은 강남에 똘똘한 아파트를 몇 채씩 가지고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리무진 좌파 명품 좌파 강남 좌파

2025.11.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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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나는 너의 ‘지옥’

한 대학 교수가 제자와 수영시합을 했다. 교수는 원래 대학교 체육관에 있는 수영장에서 꾸준히 혼자 수영 연습을 하던 사람이었다. 제자와의 경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평소에 혼자 수영 연습을 했을 때보다 기록이 안좋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옆에서 물도 튀기고, 제자의 숨소리도 들리고 여러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게다. 그런데 이 교수는 수영 경주가 끝나고 제자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교수님께서 제 옆에서 수영을 하셔서 제가 긴장도 많이 되고, 교수님 신경을 쓰느라 평소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교수는 느꼈다. ‘아, 내가 상대방을 부담스러워하고 어렵게 느끼는 것만큼, 아니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상대방은 나를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   나는 가끔 체육관 벽면을 차지하는 커다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다른 회원인 줄 착각하면서 움찔할 때가 있다. ‘저런 돼지 같은 녀석이 내 옆에 있으니까 저 녀석이 내 옆을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조금 피해 주자.’ 그런데 자세히 보면 거울에 비친 ‘돼지 같은 녀석’은 사실 나 자신이다. 나의 몸뚱아리는 내가 봐도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개체인데, 남이 보면 오죽하랴. 평생을 비염 때문에 하루에도 백번씩 ‘힘차게’ 코를 푸는 소리에 우리 사무실 직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 서울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 코를 세차게 풀 때, 옆자리 고객은 ‘한숨’이라도 쉬면서, 나에게 불만을 간접적으로나마 표시하지만, 우리 사무실 직원분들은 Boss라는 이유로 한숨마저도 참고 있지 않던가?   프랑스의 철학자 샤르트르는 ‘타인은 나의 지옥’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여러가지로 해석이 되어왔다. 타인의 시선이 나를 어떤 특정한 ‘대상’으로 고정시켜버리는 순간, 나는 고정된 틀 안에 갇혀버린다. 누군가가 ‘너는 이기적이야’라고 규정해버리는 순간 나는 더 이상 그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남에 대한 규정은 조심해야 하고 웬만해서는 하면 안되는 일이다. 이 말은 동시에 내가 타인을 의식하는 순간 나의 자유는 없어지고 나 자신은 지옥에 빠진다는 말로도 해석되어왔다.   인간은 서로 ‘상대방의 지옥’이다. 하지만 인간은 동시에 ‘서로의 거울’이다. 타인의 시선이 나를 규정하는 순간, 나는 불편하고 위축된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타인의 거울을 통해 내 자신을 다시 볼 수 있다. ‘지옥’은 ‘나를 비추는 시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 그것들이 합쳐져서 온전한 사회적인 ‘나’를 만드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은 내 자유를 뺏는 ‘지옥’인 동시에 ‘나’라는 존재를 완성하는 ‘거울’인 것이다.   슬프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내가 타인의 ‘지옥’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눈까지 흐려져 사회적인 ‘거울’ 속에 비친 나 자신마저 볼 수 없게 된다. 남이 내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아도 계속 내 이야기만 하고, 상대방은 이미 내 상황을 이해했는데도, 더 명확하게 내 상황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젊은 사람에게 열번, 스무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몇가지 있다. 먼저 내가 타인의 지옥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 그리고 이미 지옥에 갇힌 타인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옥에 갇힌 분들이 내는 소리를 인내심을 갖고 경청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옥’이 뭔지 ‘거울’이 뭔지 아직 생각도 못해본 사람들에게 내가 속한 지옥의 맛을 보지 않도록 그들을 나의 지옥으로 끌고 들어오지 않아야 한다. 매일 거울을 보고 성찰할 일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교수님 신경 대학 교수 수영 연습

2025.11.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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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대부의 그림자, 아버지와 아들

세살 때, 돈을 많이 벌어오시겠다고 떠난 아버지를 17년동안이나 다시 만나지 못한 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애틋한 사연만 들으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영화 대부(The Godfather)를 볼 때도 그랬다. 이 영화는 갱단의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가족’의 이야기다. 아버지 비토 콜레오네와 아들 마이클 콜레오네의 뜨겁고 슬픈 부자의 사랑과 우정이 이 영화의 중심이다.   마이클은 원래 가업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명문대학을 나와 전쟁 영웅으로 귀환한 그는, 범죄의 세계보다는 합법적인 삶을 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아버지 비토가 암살자들의 총에 쓰러졌을 때, 마이클은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어둠의 세계로 발을 들인다. 그는 냉정하고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하고, 아버지를 해치려 했던 경찰서장과 상대 마피아를 제거한다.     아버지는 이런 마이클의 목숨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경쟁자들에게 거의 항복과도 같은 선언을 한다. 그리고는 마이클을 자신의 후계자로 세우고 가르침을 주며 조용히 뒤로 물러서서 아들과 피의 복수를 준비한다. “마이클, 가족은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1편에서 아버지 역할을 연기한 배우는 ‘말론 브란도’다. 젊은 시절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비비안 리와 함께한 흑백 화면 속의 브란도는 그야말로 미남의 상징이었다. 세월이 흘러 영화 ‘대부’에서 그는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권력의 무게와 가족의 비극을 짊어진 아버지의 얼굴로 말이다.     영화 속 대부에게는 불같은 성격의 장남이 있었다. 이 장남은 여동생을 때린 여동생의 남편을 길거리에서 무참히 두들겨 팬다. 그 장면은 결국 비극의 시작이었다. 모멸감을 느낀 여동생의 남편은 장남을 당시 전쟁 중이던 상대방 마피아 패거리에게 넘겨 죽음을 맞이하게 한 것이다.   놀랍게도, 이 영화 속의 비극이 현실에서도 똑같이 일어났다. 1990년, 말론 브란도의 장남 크리스천 브란도는 실제로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 로스앤젤레스의 브란도 저택에, 배다른 여동생 체옌 브란도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찾아왔다. 그녀는 임신 중이었고, 남자친구에게 맞고 산다고 오빠에게 하소연했다. 술에 취한 오빠는 분노했다. “다시는 그녀를 때리지 마라.” 그의 경고는 다툼으로 번졌고, 총성이 울렸다. 여동생의 남자친구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재판에서 크리스천은 우발적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훗날 O.J. 심슨 사건으로 유명해진 로버트 사피로 변호사였다. 말론 브란도는 법정에 출석해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했지만, 어떻게든 아들을 지켜내려던 브란도의 모습을 지켜 본 사람들은 “그의 사과마저 연기일 뿐”이라며 냉소했다. 결국 법원은 계획적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를 인정했다. 말론 브란도의 아들은 10년형을 선고 받고 5년간 복역했다.    진짜 비극은 그 뒤에 찾아왔다. 여동생 체옌은 정신적 충격으로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하다 1995년 스물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브란도는 상처를 품은 채 2004년에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살인을 저지른 장남 크리스천도 2008년에 사망했다. 이제 그의 가족 중 누구도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한 편의 영화보다 더 깊은 비극으로 남아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그림자 그림자 아버지 아버지 비토 아들 마이클

2025.10.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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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2025년부터 기부금은 무조건 공제

2025년, 금년부터는 누구나 기부금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에서 기부금 공제를 훨씬 많이 인정해준 것이다. 지금까지는 항목공제를 받는 사람들만 기부금 공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2025년부터 새로 발효된 세법은 표준공제를 하더라도 일정 금액의 현금 기부를 공제받을 수 있게 했다. 이 공제는 ‘above the line’, 즉 조정총소득(AGI)을 계산하기 전에 차감된다. 이 말은 연방소득세뿐 아니라 주(州)세 계산에도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금년부터 기부를 하면 연방정부 소득세뿐만 아니라 주정부 소득세까지 줄이는 효과를 낸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소득이 5만 달러인 근로자가 1,000달러를 현금으로 기부했다면, 그 금액은 ‘above the line’ 공제로 먼저 빠진다. 따라서 과세소득은 49,000달러로 줄어든다. 현재 이 사람의 연방소득 세율(약 12%)을 적용하면 연방세가 약 120달러 절감된다. 일리노이 주의 소득세율은 4.95%이므로 추가로 약 50달러 더 절감된다. 결국 1,000달러 기부로 약 170달러의 세금 절약 효과가 생긴다. 이 말은 1,000불을 기부하면 그중에 170불은 정부가 내는 것이고 본인은 나머지 830불만 부담을 한다는 말이다.   2026년, 내년부터는 기부금과 관련해서 새로운 기준이 하나 더 생긴다. 기부금이 조정총소득의 0.5%를 넘지 않으면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즉, 연소득이 5만 달러라면 250달러까지는 공제 대상이 안되는 것이다. 기본공제를 받는 사람들에게까지 기부금 공제 혜택을 늘려주는 대신에 어느 정도까지는 공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법인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법인은 순이익의 1%를 넘는 기부금부터만 공제가 가능하다. 그 아래 금액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사회적 약속이자, 기본적인 의무사항으로 남는 것이다. 기업이 세금혜택 때문이 아니라 기본적인 철학으로 기부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기부금 영수증 한 장은 더 이상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그 안에는 세금의 논리를 뛰어 넘는 따뜻한 인간의 온기가 함께 담겨 있다.   세법은 여전히 복잡하지만, 그 속에서 세금은 사람을 향해 조금씩 따뜻해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기부를 하는 사람을 '존경'만 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 기부를 할 일이다.     기부는 마음의 일인 동시에, 세금이 인정하는 ‘지혜로운 선택’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기부금 기부금 공제 기부금 영수증 공제 대상

2025.10.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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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죽어야 한다

한때 여학생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던 유명 남자가수가 있었다. 그가 중년을 지나 이제 노년의 문턱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이는 참 공평한 것 같아요. 아무리 예쁘고, 힘이 세고, 돈과 능력이 많은 사람도 시간 앞에선 모두 똑같이 한 살씩 먹잖아요.”   어느 순간부터 나 또한 나이 드는 일이 끔찍하게 싫어졌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생일이 반갑지 않다. 금년 생일에도 사무실 벽에 젊은 직원들이 내 나이를 알리는 커다란 숫자를 붙여 놓았다. 내가 앞자리 숫자 ‘5’를 몹시 싫어한다는 걸 아는 그 친구들은,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숫자를 뒤집어 ‘2’로 만들어 걸어둔다. 덕분에 잠깐 웃는다.     나는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몇가지가 겹치면 “죽고 싶다”는 말을 습관처럼 중얼거린다. 어느 날 한 직원이 말했다. “오늘 쓸 수 있는 ‘죽고 싶다’는 다 쓰셨어요. 오늘은 그 말 금지니까 그만 쓰세요.” 그렇게 자주 말한다고 해서 정말로 죽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나이를 먹고 언젠가 병이 들고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살아 온 날보다 살아있을 날이 확실히 더 적게 남았다. 등산보다 하산이 중요하고 비행보다 착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언제쯤 넉넉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만일 사람이 죽지 않는 세상이었다면 어땠을까.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말한 ‘빅 브라더’가 이미 현실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트럼프나 푸틴, 시진핑 같은 권력자가 영원히 늙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라. 혹은 시저나 알렉산더 대왕이 아직도 건재하다면? 아마 힘 있는 몇 사람이 세상을 끝없이 지배했을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그래서일까. “죽음이 있기에 삶이 행복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하나가 있다. 산중에서 한 수도승이 호랑이를 만나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간신히 절벽 중턱의 나무뿌리를 붙잡고 매달렸는데, 위에는 자신을 쫓아온 호랑이가 으르렁거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더 큰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올라가도 죽고, 내려가도 죽는 그때, 수도승은 옆을 바라 보았다. 절벽 틈 사이로 피어난 꽃 한 송이. 그는 그 꽃을 한참 바라보며 그 순간을 온전히 맛보았다고 한다.     불교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 같은데 어떤 버전은 수도승이 절벽에 난 산딸기를 따서 맛있게 먹었다고도 한다.   길어야 80~90년을 사는 우리 인생은, 어쩌면 그 수도승이 절벽에 매달려 꽃을 바라보던지 산딸기를 먹는 바로 그 순간과 같다. 위에도 아래에도 호랑이는 여전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피어난 하나의 꽃, 오늘의 공기, 한 사람의 미소, 오늘 나와 한잔하기 위해 나를 기다리는 친구의 모습을 알아보고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것이면 족하지 않을까.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는다. 그렇기에 지금 살아 있음이, 더 또렷하고 더 귀하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절벽 중턱 앞자리 숫자 그때 수도승

2025.10.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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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게으름 권하는 사회

“실업급여 받으니까 출근 안 해요.” 한 취업 포털에 올라온 댓글이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진심이 섞여 있다. 실업급여는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사람에게 잠시 숨을 돌릴 틈을 주기 위한 제도다. 그런데 제도가 너무 ‘따뜻하면’, 사람들이 이불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얼마 전 고국에서는 같은 직장에서 21회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면서 실업급여를 1억 원씩이나 타낸 사례를 적발했다고 한다. 회사와 짜고 ‘퇴사한 척’ 하며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챙긴 것이다. 그가 받은 실업급여는 누군가의 ‘세금’이다.   미국에서도 COVID 팬데믹 시기에 정부는 실업수당을 마구 퍼 주었다.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들뿐 아니라, 실업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자영업자들이나 독립사업자들에게도 실업수당을 두둑이 주고, 심지어 평상시에는 6개월동안 지급하던 실업수당을, 1년 반 동안이나 지급하다 보니 일하러 가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도 생겼다. 미국 언론에서는 그때를 “공짜 돈이 만든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라고 불렀다. 정부는 국민을 지켜주려 했지만, 그 돈이 ‘일할 이유’를 앗아간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이제 65세 이상 일하지 않는 은퇴자의 평균 소득이 일하는 젊은 근로자의 평균소득보다 높다고 한다. 은퇴자들은 꼬박꼬박 나오는 연금소득에, 가지고 있는 집값은 오르고, 대출은 다 갚았다. 반면 젊은 세대는 노인들이 가진 집에 세를 얻어 비싼 월세를 낸다. 어디 월세뿐이랴. 학자금 대출금과, 노인들 은퇴연금 지급을 위해 높아진 세금을 내느라 허덕인다. 일해도 남는 게 없고, “일을 안 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자조적인 생각이 사회 전체에 퍼진다. 복지의 선의가 게으름의 합리화로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복지의 역설’이다.   복지의 역설은 선진국의 경고를 넘어, 실패한 나라들의 비극으로 이미 증명되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판 돈으로 모든 국민에게 무상 복지를 약속했지만, 재정이 고갈되자 물가가 폭등하고 국가는 무너졌다. 국민을 돕겠다는 ‘선의’가 결국 국민을 굶주리게 만든 것이다. 스리랑카는 감세와 무리한 보조금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포퓰리즘을 택했다가 2022년 국가부도와 식량난을 맞았다. 아르헨티나는 오랫동안 공공요금과 생활비를 억누르며 복지를 유지했지만, 통화가치는 폭락하고 물가는 폭등했다. 그리스 역시 연금과 공공임금을 무리하게 확대한 끝에 재정위기를 맞고, 실업의 수렁에 빠졌다.   이들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복지의 목적이 보호가 아닌 유혹으로 바뀌는 순간, 제도는 실패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국민을 지키려는 제도가 국민의 근로의지를 갉아먹고, 결국 세금을 낼 사람도, 복지를 유지할 돈도 사라졌다. 복지는 산소다. 공기가 부족해서 헐떡거리는 사람이 계속해서 생존할 수있도록 임시로 산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실업급여는 ‘쉬게 하는 돈’이 아니라 ‘다시 일하게 하는 돈’이어야 한다. 연금은 ‘나이 들어 편하게 받는 보상’이 아니라, ‘평생동안 성실하게 일하며 납부한 은퇴자금을 돌려받는 결실’이어야 한다. 교활한 정치 지도자들이 대중적인 인기만을 노리고 만든 그릇된 복지정책이 젊은이들에게 ‘게으름을 합리화’하거나, 일하고 싶어지지 않게 만드는 순간, 그 사회는 무너지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게으름 무상 복지 사회 전체 학자금 대출금

2025.10.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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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장부 속 ‘A’, 그리고 오헤어 공항

영화 언터처블(Untouchable)에는 알카포네가 배신한 부하의 머리를 야구 방망이로 때려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고 한다. 하루는 알카포네가 자신을 암살하려고 계획하고 있던 부하 세 사람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부하들은 두목이 아직도 자신들을 신임하고 있다고 믿고, 배부르게 먹고 술도 거나하게 취했다. 하지만 술에서 깨어보니, 그들은 모두 의자에 꽁꽁 묶여있었다. 그리고 주위에는 온통 알카포네의 부하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나중에 발견된 세 사람의 시체는 모든 뼈가 마디마디 전부 부서져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잔인했던 알카포네는 이탈리아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의 뒷골목 건달로 출발했다. 스물한 살 무렵 시카고로 건너와 존 토리오가 이끄는 갱단에 들어간 그는, 토리오의 신임을 얻으며 세력을 넓혔다. 토리오가 습격을 받아 불구가 되면서 은퇴하자, 카포네는 자연스럽게 조직의 두목이 되었다. 때마침 미국 사회에는 금주령이 시행 중이었고, 그는 밀주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겉으로는 “중고 가구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술•도박•매춘을 아우르는 거대한 범죄 제국의 지배자였다.   당시 시카고 경찰의 절반은 카포네에게 매수되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그의 보복이 두려워 그를 손대지 못했다. 살인과 폭력으로는 그를 법정에 세우기 어려웠다. 결국 연방정부가 찾은 돌파구는 소득세였다. 카포네는 엄청난 돈을 벌었음에도 세금을 내기는커녕 세금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은 그의 수입만 입증하면 됐고, 이를 위해서는 내부자의 도움과 장부 기록이 필요했다.   바로 이때 카포네 곁에 있던 에디 오헤어(Edward Joseph O’Hare)가 비밀리에 연방수사국에 협력하기 시작했다. 그는 조직의 장부와 내부 정보를 FBI에 제공했다. 특히 장부에는 ‘A’ 또는 ‘AL’로 표시된 항목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는데, 오헤어의 증언과 내부 자료 덕분에 이 기호가 곧 알카포네 본인을 지칭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결정적 단서는 카포네가 실제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가 되었다.   더 나아가, 카포네가 배심원들을 돈과 협박으로 매수했다는 사실도 오헤어를 통해 알려졌다. 이를 알게 된 제임스 윌커슨 판사는 재판 당일 배심원단 전체를 다른 법정의 배심원들과 전격 교체하는 묘수를 부렸다. 결국 카포네는 1931년 유죄 판결을 받고 11년형에 처해졌다. 카포네는 처음에는 감옥에서도 편의를 누렸지만, 알카트래즈로 이감되면서 모든 특권을 잃었다. 매독이 뇌까지 침범해 치매 증세를 보였고, 결국 48세의 나이로 병마 속에 생을 마쳤다.   한편, 카포네 몰락의 숨은 주역이었던 에디 오헤어는 1939년 시카고 거리에서 암살당했다. 사람들은 모두 배신의 대가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곧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 이름도 같은 그의 아들, 에드워드 H. 오헤어(Edward Henry O’Hare)가 그 명성을 이어간다. 아들 오헤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활약해 수많은 동료의 목숨을 구하고, 해군 항공대 최초로 명예훈장을 수여받은 전쟁 영웅이 되었다. 오늘날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공항은 바로 이, 아들 오헤어의 희생과 용맹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오헤어 에디 오헤어 알카포네 본인 카포네 몰락

2025.10.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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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참새와 관세, 보이지 않는 대가

1958년, 중국의 지도자 모택동은 ‘대약진 운동’이라는 거대한 실험을 밀어붙였다. 당시 그는 참새가 곡식을 쪼아먹어 농업 생산량을 줄인다고 판단하고, “참새는 인민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전국에 동원령이 내려지고, 수억 명의 중국인들이 나무를 두드리고 냄비와 꽹과리를 쳐대며 참새를 쉬지 못하게 했다. 몇일 동안 쉴 곳을 찾지 못해 공중에서 계속 날기만 하던 참새들이 지쳐 땅에 떨어졌고, 불과 몇 달 만에 수억 마리의 참새가 사라졌다.   초기에는 성과처럼 보였지만 참새는 해충의 천적이기도 했다. 참새가 사라지자 메뚜기와 해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중국 전역의 벼농사가 초토화됐다. 1959년부터 1961년까지, 3년동안 이어진 대기근으로 중국에서는 최소 2,000만 명, 많게는 4,500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우둔한 지도자의 단 한 번의 잘못된 정책이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 유럽, 한국 등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겉으로는 미국 정부의 관세 수입이 수백억 달러 늘어나고, 철강•자동차 공장의 고용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마치 참새를 없앴을 때 처음 나타난 ‘곡식의 증가’와 같다. 관세증가는 곧장 수입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피터슨 국제 경제연구소(PIIE)는 이번 조치만으로도 미국의 ‘중위 가구’ 연간 부담이 1,200달러를 웃돌 것이라 추정했다.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해외 기업들은 미국을 우회해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참새가 사라지자 해충이 창궐했던 것처럼, 눈앞의 관세 수입은 결국 미국 경제에 거대한 부담으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조지아 주 사바나 인근 현대차 배터리 공장부지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단속과 한국인 노동자 체포사건은 경제적 문제를 넘어 인권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관광비자나 무비자로 들어와 건설 현장과 항만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 수백 명이 쇠사슬에 묶여 체포되었고, 더럽고 열악한 수용시설에 격리되었다. 단속의 명분은 불법 노동자 정리라지만, 국제 언론은 이를 “21세기 미국에서 일어난 인권의 참사”라고 비판했다.     이런 일들이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국토안보부가 실적을 위해서 무리한 체포를 감행한 것이든, 한국과의 관세와 투자협정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해 계산된 고도의 전략이든, 이번 사태로 미국의 인권 이미지는 크게 추락했고, 교역 파트너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반감은 커졌고, 특히 미국을 그동안 영원한 우방이라고 여겨왔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정책 결정자는 언제나 ‘보이는 것’에 유혹된다. 관세수입은 즉시 집계되고, 미국노동자들의 고용증가는 즉각 표로 나타난다. 지지자들은 환호하고, 사람들은 당장 경제가 좋아지는 것같은 착각을 한다. 하지만 전세계 국가들의 미국을 제외한 ‘우회교역증가’, 전세계 공급망의 탈 미국화, 세계적인 인재들의 미국시장 회피로 인한 미국 시장의 감소와 미국의 국제적인 영향력 축소는 우리 눈에 숫자로 보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진정한 지도자는 당장의 환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균형과 신뢰 위에 정책을 세워야 한다. 지지자들의 환호속에 어리석은 지도자가 벌이는 무리한 정책의 부작용은 그가 사라진 후 우리 모두가 운명처럼 짊어져야할 짐이 되어 찾아 올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관세 수입 한국인 노동자 지도자 모택동

2025.09.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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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불완전한 사장의 비서 채용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인간은 합리적인 인간이다. 어떠한 순간에도 가장 옳은 결정을 하는 인간이다. 가격이 올라가면 물건을 적게 사고, 가격이 떨어지면 많이 사는 인간이다. 또한 같은 물건이 조금이라도 싼 곳이 있으면 그곳에 가서 물건을 사고, 그곳의 물건이 다 떨어져야만 그 다음으로 싼 곳에 가서 물건을 산다.     이렇게 경제학적으로 완벽하게 합리적인 인간을 호모 이코노믹스(Homo-economics)라고 부른다. 어떤 학자들은 이것을 줄여서 이콘(Econ)이라고도 부른다. 이콘은 계산하는 인간이며 완벽한 인간이다.       그러나 현실의 인간은 다르다. 정보는 불완전하고, 소비 결정에는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감정 같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이렇게 기존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인간의 행동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행태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다. 행태경제학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휴리스틱(Heuristic), 즉 경험을 통해 얻은 단순한 규칙과 직관에 따라 판단한다고 본다. 얼핏 보면 주먹구구식 같지만, 수많은 실험은 인간이 이런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은 전통 경제학이 주장하는 완벽한 합리적 인간상에 의문을 던졌다. 그는 인간이 무한한 정보를 계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제한된 정보와 시간 속에서 만족스러운 선택(Satisficing)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완벽한 이콘(Econ)’이 아닌, 현실의 인간을 설명하는 첫걸음이었다. 이후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가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휴리스틱의 구체적 유형을 밝혀냈다. 그들의 연구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합리적 계산보다는 직관적인 규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카너먼의 유명한 실험은 ‘자동차 보험 가입 실험’이다. 한 그룹에는 “보험료는 연간 200달러”라고 제시했고, 다른 그룹에는 “보험료는 하루 0.55달러”라고 제시했다. 두 금액은 동일하지만, 사람들은 하루 단위로 제시된 조건을 훨씬 저렴하게 인식해 그 쪽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인간의 선택이 숫자와 확률보다 직관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수학자들이 오랫동안 탐구해온 재미있는 문제 하나가 있다. 바로 ‘비서 문제(Secretary Problem)’다.     사장은 100명의 지원자를 순차적으로 면접하고, 그 자리에서 채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 번 거절한 지원자는 다시 부를 수 없으며, 마지막 100번째 지원자까지 모두 거절한다면 결국 아무도 뽑지 못한다. 만약 인간이 완벽히 합리적이라면, 사장은 수학자들이 계산한 최적의 전략을 택할 것이다. 즉, 처음 37명은 무조건 거절하고 관찰만 한 후, 그때까지 만난 지원자 중 가장 뛰어난 사람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후 등장하는 63명 가운데 처음 37명 중 가장 뛰어났던 사람보다 우수한 지원자가 나오면 즉시 채용하는 것이다. 이 전략을 따르면 가장 우수한 지원자를 뽑을 확률은 37%로 최대가 된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어떤 사장은 초반 10명쯤 보고 금방 결정을 내리고, 어떤 사장은 끝까지 기다리다 허둥지둥 채용을 하기도 한다. 사장만의 성격, 경험, 감정 같은 수많은 요인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코 완벽한 이콘(Econ)이 아니다. 휴리스틱을 통해 내리는 ‘충분히 괜찮은 결정’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불완전 비서 채용 비서 문제 합리적 계산

2025.09.0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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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위로 장사’와 ‘세이노의 가르침’

몇 해 전,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다가 중간쯤에 책을 덮었다. 일등석을 타고 다니는 저자의 ‘일류 호텔에서 속옷을 직접 빨아 호텔 냉장고 뒤 열선에 널어 말린다’는 대목이 내 심기를 건드렸다. 부자들의 검소한 일화쯤으로 흘려들을 수도 있었지만, 호텔 냉장고 뒷편의 먼지들이 생각나서 그가 아무리 잘 닦는다고 해도, 그 곳에 속옷을 빨아 말리는 장면을 상상한 순간, 더 읽고 싶지 않아졌다.   한때 청춘 담론의 한복판에 선 인물들이 있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대신 교수직을 택한 김난도 교수, 그리고 예능인에서 ‘청춘 멘토’로 변신한 방송인 김제동이다.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청년 세대에게 “너희 잘못이 아니다, 너희가 힘든 건 사회와 어른들의 탓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김제동 역시 방송과 강연에서 비슷한 언어를 사용했다. 기성세대를 비난하고,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지목하며, 청춘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했다. 이들의 메시지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달콤했지만, 공허했다.   위로는 잠깐의 마취제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라는 엘리트가 안정된 경력 위에서 “아픈 건 너희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불안정한 일자리와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청춘들에게, 그 말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현실 도피의 빌미가 되었다. 김제동은 어떤가? 기성세대의 잘못을 지적하며 약자의 편에 서는 듯했지만, 정작 본인은 강연 한 번에 1,500만 원을 챙겼다. ‘청춘은 힘들다’는 말을 전하며 정작 본인은 그 ‘힘든 청춘’이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을 강연료로 받으면서, 자신이 던진 말의 진정성을 갉아먹는다.   ‘세이노(Say No)’는 필명이다. ‘기존 사회의 틀이나 잘못된 관행에 No라고 말하라’는 의미라고 알려져 있다. 필명이 마치 일본 이름같지만, 그는 한국 사람이다. 자산이 천억원이 넘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그와 가까운 사람들은 그가 누군지 알겠지만 그는 자신의 실명을 끝내 밝히지 않는다. 그가 틈만 나면 적었던 많은 글들을 묶어 책으로 나온 것이 『세이노의  가르침』이다. 이 책은 차갑고 불친절하다. 때로는 꼰대 같다. 그러나 최소한 솔직하다. 인생은 네 몫이고, 네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는다. 노력과 자기계발, 자산 축적, 태도의 변화만이 네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듣기 거북할지라도, 메시지는 현실을 도려내는 듯한 힘을 가진다.   “네 인생의 주인은 너 자신이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 없이는 자유도 없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 “작은 습관이 쌓여 인생을 바꾼다.” “공짜 점심은 없다.” “세상이 네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진 않는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가난은 불행이 아니라, 가난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가 불행이다.” “젊을 때는 배움에 투자하라, 배움은 배신하지 않는다.” “불평은 네 인생을 바꿔주지 않는다. 행동만이 바꾼다.” “네가 지금 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네가 그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달콤한 위로의 언어들이 순간의 진통제였다면, 세이노의 차가운 말들은 수술용 칼에 가깝다. 진통제는 잠시 통증을 잊게 하지만 병을 고치지는 못한다. 인생을 바꾸는 힘은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변화하며 삶을 주도하려는 용기와 작은 실천에서 나온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세이노 위로 장사 청춘 멘토 호텔 냉장고

2025.08.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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