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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풋살과 블루박스

유럽축구가 ‘힘’이라면, 남미축구는 ‘개인기’다. 브라질은 남미축구를 대표하는 나라다. 좁은 공간에서 눈부신 개인기를 펼치는 브라질 선수들을 보면 마술을 보는 듯하다. 축구의 황제로 불리는 펠레를 비롯해 호나우지뉴, 네이마르까지—이들이 모두 풋살(Futsal) 선수 출신이라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들이 훌륭한 축구선수가 된 배경에는 이들이 어릴 적부터 익혀온 ‘풋살’이라는 훈련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축구가 넓은 운동장에서 11명이 펼치는 경기라면, 풋살은 그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서 5명이 뛰는 경기다. 보통 축구보다 6배나 빠르다고 알려진 풋살에서, 선수들은 공을 가진 시간이 짧고, 결정은 훨씬 빨라야 한다. 그만큼 선수 한 명 한 명이 공을 접할 기회도 많고, 좁은 공간에서 정밀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인기와 판단력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풋살이라는 ‘작은 공간의 집중 훈련장’이 브라질 축구의 창의성과 기술을 낳은 셈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항공 산업에도 흥미로운 사례가 있다. 1929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에드윈 링크가 개발한 ‘링크 트레이너(Link Trainer)’, 일명 블루박스는 외부가 파란색으로 칠해져 그렇게 불렸다. 블루박스는 실제 비행기 없이도 조종사를 훈련시킬 수 있는 최초의 비행 시뮬레이터였다. 특히 이륙과 착륙처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을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루박스’는 혁신적이었다. 실전 훈련이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가정하고, 그 안에서 조종사는 수십 번, 수백 번의 위기 대응을 익혔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 장치는, 미군이 300여 대를 도입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미공군 전력의 핵심 기반이 되었다. 실제로 50만 명 이상의 조종사가 블루박스를 통해 실전 대응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종종 위대한 실력은 실전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실력은 오히려 제한된 공간에서, 반복된 훈련과 실패를 통해 탄생한다. 브라질 축구의 ‘풋살(Futsal)’과 항공 산업의 ‘블루박스’는 작고 안전한 환경에서 몰입도 높은 훈련이 어떻게 실전에서의 창의성과 침착함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들은 신입 직원들을 고용하면서 이런 질문을 가진다. "신입 직원에게 전 분야를 넓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게 하는 것이 좋을까?" 많은 조직이 전인적 교육, 즉 모든 것을 균형 있게 가르치려 한다. 실제 직원들도 모든 부분을 두루두루 알고 싶어한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언제나 ‘특정한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시된다. 그리고 그것은 깊이 있는 반복 훈련에서 길러진다.     최근의 유능한 기업들은 이 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그들은 신입 직원을 처음부터 여러 부서로 돌리는 대신, 하나의 실무 영역에 집중 배치하고, 실전과 유사한 업무 시뮬레이션을 반복하게 한다. 풋살처럼 좁은 공간 안에서 반복된 터치와 판단을 익히게 하고, 블루박스처럼 실전에서 맞닥뜨릴 위기를 미리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전인적인 교육은 결국, 어느 하나에 깊게 빠져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분야가 달라도 한 분야에서 도가 통한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 도가 통한 사람과 서로 대화가 통한다고 하지 않던가?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블루박스 손헌수 일명 블루박스 모두 풋살 실전 훈련

2025.07.3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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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2025년부터 바뀌는 개인소득세법

2025년 7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ne Big Beautiful Bill Act, 줄여서 OBBBA라는 세법에 서명을 한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었던 많은 세법들이 영구화 되었다. 이 법에는 한시적이지만, 팁 받고 일하는 분들, 야근 많은 직장인들, 은퇴한 분들, 세금이 부담되었던 중산층들에게는 추가로 반가운 소식들이 있다.     지금까지는 손님에게 받은 팁도 모두 소득으로 신고해야 했고, 거기에 세금도 붙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연소득이 $150,000 이하(부부는 $300,000 이하)인 사람은 1년에 팁 $25,000까지는 세금을 안내도 된다. 식당 서버, 네일샵 직원, 미용사, 배달기사나 택시운전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팁을 많이 받으면 오히려 걱정됐던 시절은 가고, 이제는 웃으며 팁을 받아도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하지만, 이건 2025년부터 2028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초과근무 수당도 마찬가지다. 금년부터, 개인은 최대 $12,500, 부부는 $25,000까지 초과근무수당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앞으로 4년 동안만 한정적이다.     65세 이상인 시니어납세자들에게도 반가운 조항이 있다. 나이가 들면 의료비, 생활비가 모두 부담인데, OBBBA는 시니어에게 개인 $6,000, 부부 $12,000 공제를 추가로 해준다. 이러한 추가 공제로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Benefit)을 받는 시니어 열명중에 아홉명은 사회보장연금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은퇴한 분들 열명중에 한명꼴인, 은퇴 후에도 여전히 고소득자인 분들은 사회보장연금에 대해서도 여전히 추가로 세금을 내야만 한다. 이 조항 역시 2028년까지 한시적이다.     그리고 시카고와 같이 주소득세와 재산세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번에 법제화 된 SALT(State And Local Tax) 공제 상향이 큰 의미가 있다. 2024년까지 $10,000으로 묶였던 공제 한도가 $40,000으로 올라간 것이다. 당장 부동산세가 많이 나오는 집을 가진 분들에게는 개인소득세가 조금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2029년까지만이다. 대부분의 한시적인 조항이 2028년에 만료되지만, SALT 공제 상향은 2029년까지 1년 더 유예를 준다.   세법이라는 것이 늘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워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늘 스트레스다. 하지만 이번 OBBBA는 이름처럼 뭔가 “한 방에 크게 예쁘게 정리해보자”는 느낌이 있다. OBBBA의 모든 혜택은 영원하진 않고, 대부분 2028년 말이면 사라진다. 그래서 지금이 더욱 중요하다. 팁 받는 분들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최대한 누려야 하고, 초과근무가 많은 사람들도 공제 한도를 확인하면서 초과근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은퇴를 앞둔 분들이나, 이미 연금을 받는 은퇴자들도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절세 전략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하며,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재산세나 주소득세 공제를 못받았던 SALT 공제 대상자들도 자신의 세금 신고 방식을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 세금은 ‘나중’보다 ‘지금’이다. 모르고 그냥 흘려보내면 지나가고 나서 후회가 남는다. 이번 OBBBA, 이름은 우스꽝스러워도 잘 이용하면 꽤 실속이 있을 수 있다. 이 법이 진짜 ‘Beautiful’할 지는 납세자 각자의 준비에 달려 있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개인소득세법 손헌수 초과근무수당 공제 추가 공제로 주소득세 공제

2025.07.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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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한국에 돈 보내려면 세금을 내라고?

트럼프 2기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주장했던 세금 관련 공약들을 본격적으로 법제화하고 있다. 7월 1일에 상원을 통과한 법안의 이름은 ‘One Big Beautiful Bill Act’다. 이름처럼 내용이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커다란’ 법안임에 분명하다. 법안은 세금, 국방, 복지, 국경, 교육, 환경, 인공지능까지 포함된 초대형 포괄법안으로, 미국 사회를 전방위적으로 ‘다시 미국(트럼프)답게’ 재편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 법안은 5월, 하원에서 단 한 표 차이로 통과된 데 이어, 7월 1일 상원에서도 51대 50, 부통령 J.D. 밴스의 캐스팅 보트로 한표 차이로 통과됐다. 다만 하원과 상원 법안 사이 내용 차이가 커서 다시 하원으로 넘어가 조율 절차를 밟게 된다.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상원에서 통과된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먼저 2017년 도입돼 2025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던 감세 조치가 영구화된다. 개인과 기업의 세율이 계속 낮게 유지되며, 표준 공제 금액도 확대된다. 연소득 16만 달러 이하인 납세자의 경우, 팁이나 초과 근무수당에는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자녀가 있는 가정은 더 큰 세금 혜택을 받게 된다. 17세 미만 자녀 한 명당 받을 수 있는 Child Tax Credit이 2,500달러까지 올라가며, 이 혜택은 2029년까지 유지된다. 주정부 세금이나 재산세에 대한 공제 한도도 기존 1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확대되는데, 연소득 50만 달러 이하 납세자만 해당된다. 2024년부터 2028년 사이에 태어나는 아동을 위한 ‘트럼프 계좌’도 신설된다. 정부가 처음에 1,000달러를 넣어주는 이 계좌는 교육비나 건강관리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기본 공제 외에 4천~6천 달러의 추가 공제도 허용된다.   하지만, 정작 논란이 되었던 조항은 따로 있다. 해외 송금에 대한 세금이다. 하원에서 통과된 원안에는 외국으로 송금하는 모든 금액에 대해 3.5%의 송금세(excise tax)를 부과하겠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 예컨대 영주권자나 취업•학생비자 소지자 등 미국 세법상 ‘거주자(Tax Resident)’로 분류되지만 시민권이 없는 경우,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낼 때 3.5%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몇십 년간 미국에서 성실히 세금을 내며 살아온 영주권자들 입장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조항이다.     하지만 아직 분노하기에는 이르다.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에는 커다란 예외조항이 포함돼 있다. 사회보장번호(SSN)를 가진 납세자가 미국 내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송금하는 경우에는 이 송금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일반적인 은행 송금 방식이라면 세금이 부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은행을 통하지 않은 송금의 경우에도 3.5%가 아닌 1%로 낮춰졌다. 하지만 이 조항 역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고, 하원에서 다시 논의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주정부 세금 세금 혜택 세금 국방

2025.07.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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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알기 쉬운 회계(10) - 현금흐름표

규모가 상당한 기업을 수십 년간 성공적으로 이끌어오신 CEO가 한분 계신다. 이 분은 재무제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손익계산서나 대차대조표뿐만 아니라 세금보고 서류도 늘 꼼꼼히 직접 들여다 본다. 이 분이 자기회사 직원들을 시켜,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꼼꼼하게 챙겨보시는 보고서가 따로 있다. 바로 ‘현금흐름표’다.   회계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현금주의 회계는 현금이 입금되면 이익으로, 현금이 지출되면 비용으로 기록한다. 반면에, 발생주의 회계는 받을 돈이 생기면 수익으로, 지출할 의무가 생기면 비용으로 처리한다. 발생주의 회계에서는 장부상 이익이 나도 실제로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기업이 현금 부족에 빠질 위험이 있다. 외상판매가 많은 기업이 외상값을 제 때 회수하지 못하면 장부에는 이익이 나지만 실제로 회사에 현금은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잘 팔리던 상품을 현금을 주고 대량 구매했지만, 갑자기 판매가 줄어 재고로 쌓여도 마찬가지다. 사업이 계속 잘 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건물이나 고가 장비에 과도한 투자를 하다가도, 현금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경기 침체기다. 이럴 땐 은행도 대출을 꺼리게 되므로, 한 기업의 자금난이 거래처 기업들까지 영향을 미쳐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다 보니 기업주나 경영자들은 장부상의 이익뿐 아니라, 회사가 지금 당장 또는 일주일 내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의 잔고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내일 지급해야 할 급여나 임차료가 있는데 오늘 통장에 돈이 없다면, 이것이야말로 경영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업은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금의 지출과 조달 계획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런 필요성에 의해 등장한 장부가 바로 현금흐름표다.   현금흐름표는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현금이 들어오고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보고서이며, 크게 세 가지 활동으로 나뉜다.     첫째, 영업활동에 따른 입출금이다. 제품 판매나 서비스 제공 등 기업의 본업과 관련된 활동으로 인한 현금의 입금과 출금이다. 판매를 늘리거나 외상값을 회수하면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이 늘어나고, 영업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면 현금이 줄어든다.     둘째,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증감이다. 건물이나 장비와 같은 자산에 현금을 사용하거나, 갖고 있던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활동을 말한다.     셋째, 재무활동이다. 대출을 받거나 빚을 상환하는 등 영업 활동이외에 현금을 조달하거나 사용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영업활동을 해서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대부분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한마디로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투자활동이나 재무활동에서는 오히려 현금이 나가는 것이 기업에 유리할 수도 있다. 투자로 인해 현금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미래 수익을 위한 준비일 수 있으며, 재무활동에따른 현금 유출은 부채 상환을 의미하므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은 장부상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자금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생존과 성장의 핵심이다. 현금흐름표는 바로 그 흐름을 보여주는 기업의 혈관 지도라고 할 수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현금흐름표 손헌수 현금주의 회계 변호사 공인회계사 발생주의 회계

2025.06.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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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Key West와 회복탄력성

직원분들과 함께 플로리다 Key West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아름다운 바다, 야자수, 노을, 신선한 해산물, 단합 파티까지… 모든 일정이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일정표 한 켠엔, 나같은 '맥주병'에겐 존재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스노클링. 사실 나에게 스노클링은 한 번의 뼈아픈 흑역사가 있다. 몇 년 전, COVID 시국 한복판에 가족들과 코스타리카 여행을 갔을 때였다. 수영을 못하는 아내와 딸은 바다 한가운데 들어가 잘만 놀고 있는데, 나는 잠깐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를 싣고 온 보트 옆 밧줄에 오른쪽 다리를 걸친 채로, 매달려 꼼짝도 못하고 얼어붙어 있었다.   이번 워크샵 계획을 듣고는 몇 달 전부터 수영 연습을 시작했다. 수영을 잘하시는 고객분께 부탁해서 개인 교습도 받고, 유튜브로 숨쉬는 법까지 혼자 공부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몇 달을 꾸준히 연습해서 나름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Key West. 모두가 들뜬 분위기에서 스노클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속으로 들어가는데, 가슴 높이의 실내 수영장 물밖에 몰랐던 나는, 깊고 투명한 바다 밑바닥이 내 눈 아래 펼쳐지는 걸 보는 순간 몸이 돌처럼 딱 굳어버렸다. 그래도 한참 동안 배 근처 물속에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어 물속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그 직후였다. 딸아이가 내 쪽으로 헤엄쳐 오자, 부딪힐 것 같은 공포감에 내 몸이 뒤집혔고, 그 순간 다섯 번쯤 짜디짠 바닷물을 연거푸 들이켰다. 파도는 세고, 시야는 흐리고, 호흡은 꼬이고, 지금까지 연습했던 모든 수영 기술은 뇌에서 싹 지워졌다. 팔은 허우적, 다리는 마비, 매일 ‘죽고 싶다.’고 버릇처럼 혼잣 말을 하던 나는, 그 순간, 죽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허우적거리다가 여직원 한분이 스노클 마스크를 벗겨줘서 간신히 배로 돌아왔다.   물에 젖은 수영복과, 바닷물을 잔뜩 먹어 튀어나온 배보다 더 무겁게 나를 짓누른 건… 자괴감이었다. '내가 그동안 뭘 연습한 거지? 왜 아무런 쓸모가 없지?'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창피했다. 젊은 직원들 앞에서 쩔쩔맨 것도 그렇고,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나 자신도 우스워졌다. 그러다보니 집으로 돌아와서도 수영장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회복탄력성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힘이다. 심리학에서 스트레스나 실패, 트라우마 같은 걸 겪은 후에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거나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능력을 말한다. 이 말은 원래 물리학에서 ‘외부 힘에 눌렸던 고무공이 다시 원형으로 돌아오는 성질’을 뜻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요즘 이 단어는 인간의 내면을 설명하는데 더 자주 쓰인다. 미국 심리학자들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연구하면서 처음 썼고, 최근에 교육•심리•조직문화 같은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바다에서의 굴욕을 기억하며 다시 깨달았다. 성공의 정의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중요한 건 '수영을 잘 했느냐'가 아니라, 바닷물을 그렇게 먹고도 다시 수영장으로 돌아갈 수있는 용기가 내게 남아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다시 바다에 들어가보자.’ 아침에 다시 수영장에 다녀왔다. 누굴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나 자신을 위해서다. 두 번 실패했다고 물러서지 말자. 무엇인가 때문에 괴롭거나 힘들다고 해서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말자. 누구는 물을 먹을 수도 있고, 누구는 비둘기에도 겁을 먹을 수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그런 자신를 끌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는 힘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회복탄력성 손헌수 key west 실내 수영장 수영 연습

2025.06.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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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메디케이드, 나도 받을 수있을까?

미국에서 병원비는 개인의 재정 상태에 큰 부담을 주는 요소다. 특히 저소득층에게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메디케이드(Medicaid) 프로그램이 중요한 의료 안전망 역할을 한다. 하지만 메디케이드는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각 주마다, 각 대상자 그룹마다 세부적인 소득 및 자산 기준이 정해져 있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받을 수있는 메디캐어(Medicare) 프로그램은 연방정부가 그 주체다. 하지만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은 주정부가 주체가 된다. 따라서 본인이 거주하는 주마다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리노이주의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은 여러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먼저 19세에서 64세 사이의 부양자녀가 없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ACA 성인 메디케이드가 있다. 이 프로그램의 소득 기준은 연방 빈곤선(FPL) 138% 이하로, 1인 가구 기준 월 $1,799 이하일 때 신청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별도의 자산 기준이 없으며, 일리노이 주 거주자이면서 시민권자나 합법적 이민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65세 이상이거나 장애인,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AABD 메디케이드는 기준이 좀 더 까다롭다. 소득 기준은 FPL 100% 이하, 즉 1인 가구 기준 월 $1,304 이하이고, 자산 기준은 $17,500 이하로 제한된다. 다만, 비신청 배우자는 최대 $135,648까지 별도로 자산을 보유할 수 있으며, 주거용 주택(최대 $730,000 상당), 1대의 차량, 기본 생활용품, $7,981 이하의 장례보험 계약 등은 자산을 계산할 때 포함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은 신청 시 장기 요양 서비스 필요성에 대한 평가도 거쳐야 한다.   18세 이하 아동을 위한 All Kids 프로그램도 메디케이드의 한종류다. 소득 기준은 FPL 318% 이하로, 1인 가구 기준 월 $3,990 이하, 4인 가구 기준 월 $8,268 이하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All Kids프로그램은 시민권 여부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임산부 및 출산 후 12개월까지 지원하는 Moms & Babies 프로그램은 FPL 213% 이하가 소득 기준이다. 1인 가구 기준 월 $2,673 이하, 4인 가구 기준 월 $5,538 이하라면 신청 가능하며, 마찬가지로 자산 기준은 없다. 부양자녀가 있는 부모나 보호자를 위한 Family Care 프로그램은 ACA 성인 메디케이드와 동일하게 FPL 138% 이하, 1인 가구 기준 월 $1,799 이하, 4인 가구 기준 월 $3,697 이하가 소득 기준이다.   메디케이드 심사에서는 모든 자산을 포함하여 계산하지는 않는다. 주거용 주택, 차량 한대, 기본 생활용품, 일정 금액 이하의 장례비용 계약 등은 자산에서 제외되며, 저소득자가 정부에서 지원받는 Supplemental Security Income(SSI)나 특정 비과세 소득도 소득을 계산할 때 빠질 수 있다.     일리노이 메디케이드 신청은 온라인(https://abe.illinois.gov/abe/access/), 전화(1-800-843-6154), 혹은 방문 접수를 통해 진행할 수 있으며, 사회보장번호, 소득 증빙 자료, 거주 증명서류, 시민권 또는 이민 신분 증명서류 등을 준비해야 한다. 메디케이드는 단순히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나 경제적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본인이나 가족이 해당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자격 요건을 따져보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메디케이드 손헌수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성인 메디케이드 메디케이드 심사

2025.05.2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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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알기 쉬운 회계(9)- 재고(Inventory)

회사가 판매하려고 창고나 매장에 쌓아둔 물건을 재고라고 부른다. 물건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회사는 재료를 사서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필요하다. 이런 공장에 가보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사다 놓은 원재료부터, 만들다가 만 중간 제품, 그리고 완성이 된 완제품이 모두 함께 있다. 이 세가지를 모두 재고라고 부른다. 백화점이나 월마트 같은 곳에 가면 매장에 상품을 진열해 놓고 파는데 이렇게 진열되어 있는 상품도 모두 재고다.   재고는 얼마나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까?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물건을 자주 사오는데 드는 거래 비용을 줄이고 싶으면 재고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재고가 너무 많으면 보관하는데 드는 공간이 필요하고 관리비가 많이 들 수도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고의 상품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회사는 어떤 시기에 얼마나 많은 제품이 필요할 것인가를 잘 예상하고 보관비용이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부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과 종류의 재고를 보유해야만 하는데, 이것과 관련된 기술을 “재고관리”라고 부른다.   재고는 회사의 자산이다. 그런데 물건을 생산하는데 들어간 비용과 재고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한가지 제품만을 사다가 파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똑같은 물건 한개를 한번은 5불에 사왔고 다음번에는 10불에 사왔다. 관세가 100%로 올라서 가격이 두배가 된 것이다. 이 경우에 이 회사는 처음에 5불에 한개 그 다음에는 10불에 한개, 해서 모두 15불을 주고 두개의 물건을 재고로 가지고 있게 된다. 이 회사의 총재고자산은 15불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 재고 중에 한개를 20불에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이 회사는 처음에 5불에 구입해 온 물건을 팔았을까, 아니면 나중에 10불을 주고 사온 물건을 팔았을까?   두가지 경우가 모두 가능한 방법인데 먼저 산 물건을 먼저 판다고 가정하는 것을 우리는 ‘선입 선출법’이라고 부른다. 선입선출법에 따르면 먼저 5불을 주고 산 물건을 20불에 판 것이므로, 회사의 이익은 20불에서 물건값 5불을 뺀 15불이 된다. 물건 한개를 팔고 난 후에 재고자산은 나중에 산 물건 가격인 10불이 된다. 반대로 나중에 산 물건을 먼저 팔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를 ‘후입 선출법’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에는 10불짜리 물건을 내다 판 것이니까, 회사의 이익은 20불에서 10불을 뺀 10불이 된다. 대신에 회사에 남은 재고자산은 처음에 산 제품 가격인 5불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5불짜리와 10불짜리 물건의 평균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물건값 7불50전, 재고도 7불50전이 남아있는 것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을 ‘평균 원가법’이라고 부른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현재의 이익이 늘기도 하고 재고가 늘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어떤 회사의 장부에서 재고자산 금액을 보면 많은 사실들을 짐작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는 최근 몇년 사이에 재고 자산은 크게 증가하는데 이익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면, 이 회사는 물건만 미리 사놓고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재고 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동시에 이익도 같은 폭으로 상승하는 회사가 있다면 이 회사는 지금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에 재고가 갑자기 크게 증가했다가 최근에 재고가 다시 빠르게 감소하는 회사가 있다면 이 회사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회사이거나, 최근에 자금이 제 때에 회수가 되지 않아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회사라고 볼 수도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inventory 손헌수 재고자산 금액 물건값 5불 물건 한개

2025.05.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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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경제학에서 저축은 ‘미래소비’로 정의된다. 현재의 소비를 줄여 미래의 소비 여력을 확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소비와 미래소비는 서로 보완적인 개념이며, 소득은 이 둘의 합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월소득이 100인 사람이 80을 소비하고 20을 저축한다면, 그의 현재소비는 80, 미래소비는 20이 되고, 저축률은 20%가 된다.   2025년 1분기 기준, 미국의 평균 가계 저축률은 약 4.6%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시 말해 100을 벌면 95.4를 소비하고, 4.6만 저축한다는 뜻이다. 최근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축 여력이 부족한 가계는 소비를 줄이게 된다. 그러나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생산도 위축되며, 결국 경기 하강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축과 절약은 바람직한 경제 습관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재 2만 달러인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 5년 후를 기약하며 저축한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해당 차량의 가격은 4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 경우, 5년 후의 2만 달러는 물가 상승률을 이기지 못하고 구매력을 절반으로 하락시킨다. 은행 이자가 일부 손실을 보전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저축 수단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초과하는 수익을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반면, 지금 2만 달러로 자동차를 구매한 사람은 상황이 다르다. 중고차 가격 역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아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5년 뒤 해당 차량을 다시 2만 달러에 팔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대가 확산되면, 사람들은 저축보다 소비를 선택하게 되고, 저축 기피 현상이 나타난다. 결국 물가 상승과 저축은 상반된 경향을 가지게 된다.   물가 상승이 없는 상황에서도 저축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개인이 소비를 줄이면, 기업의 판매량은 감소하고, 생산은 축소되며, 고용도 줄어든다. 실직은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한다. 이처럼 개인에게 미덕인 절약이 전체 경제에는 해악이 되는 경우를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라 부른다.   착한 선택’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저축은 개인 재정에 있어 중요한 덕목이지만, 그것이 항상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처럼 경제 구조와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전통적인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상황에 맞는 경제 감각이다. 미국처럼 현재소비 성향이 강한 나라는 절약의 역설로 인한 소비 위축에 대한 걱정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반대로 저축이 부족해 경기 침체 시 회복력과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경기는 언제나 호황일 수 없으며, 결국 중요한 것은 불황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이다. 경제적 체력은 단순한 저축뿐 아니라, 혁신, 자기계발, 생산성 향상 같은 능동적 전략에서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세계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으며,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더욱 민첩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현재소비 성향 소비 위축 저축 수단

2025.05.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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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행동주의

어떤 과정을 거쳐서 동기가 생겨나고, 그 동기가 사람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까지 인류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사람들이 비록 행동은 매번 똑같이 해도 그 행동의 동기나 원인은 그 때마다 다를 수 있다. 아이들이 우는 건 똑같지만 어떤 때는 배가 고파서 울고, **어떤 때는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울고,** 또 어떤 때는 몸이 아파서 울 수도 있다. 갓난아이들은 말을 못하지만 행동에 대한 원인 파악이 차라리 더 쉬울 수도 있다. 어른들은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하면서 그 행동의 이유나 동기가 아주 복잡하고 한 두가지가 아닌 경우가 많이 있으며, 어떤 때는 자기 행동의 이유나 동기를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심리학과 같이 인간의 정신을 연구하는 학문에서는 이렇게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원인이나 동기에 대한 연구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 이런 동기는 인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부분이어서 학문적인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을 ‘행동주의자’라고 부른다.     행동주의자들은 그래서 원인보다는 외부의 조건이나 상황을 변화시켰을 때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가 하는데 주로 관심을 가진다. 대표적인 실험이 파블로프가 개를 실험대상으로 조건반사 실험을 한 것이다. 파블로프의 실험은 개한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울렸더니 나중에는 먹이를 주지 않아도 종만 울리면 그 개가 군침을 흘렸다는 실험이다. 그런데 파블로프 이후에 하버드 대학 교수를 지냈던 스키너를 중심으로한 행동주의자들은 쥐를 가지고 훨씬 더 다양한 여러가지 많은 실험들을 했다.     그 결과 쥐나 사람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하는데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는데, 그 대표적인 방법이 ‘상과 벌’이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는 상을 주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는 상을 뺐는다든지 벌을 준다. 상과 벌을 반복함으로써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해야 상을 받고, 벌은 받지 않게 되는지를 알게 만들어서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할 수가 있다는 걸 실험으로 입증을 한 것이다.   행동주의자들이 내린 결론중에는 재미있는 것들 몇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벌보다는 상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벌은 바람직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만드는 효과보다는 단지 그 순간에 벌만 피하게끔 행동하게 만든다. 게다가 자기가 벌 받은 이유를 반성하기 보다는 벌을 내린 사람을 미워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보다는 벌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그리고 상은 불규칙적으로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가 있다고 주장을 한다. **도박을 하는 사람들도 가끔씩 돈을 따고 언제 돈을 딸지 모르니까 더 도박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남녀간에 연애를 할 때도 규칙적으로 이틀에 한번씩 전화연락을 하는 사람보다는 가끔 한번씩 상대방이 전화를 기다릴 때는 연락하지 않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을 때는 연락을 하는 사람이 웬지 더 끌리는 것처럼 회사에서 주는 보너스도 불규칙적으로 예상을 못하게끔 한번씩 주는 것이 원하는 행동을 유발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행동주의는 인간을 동물과 같은 급으로 놓고 본다는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한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원하는 행동을 유발하게끔하는데 협조하는 이론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벌뿐만 아니라 상을 주는 행위도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비록 이런 여러가지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행동주의는 상과 벌이 구체적인 행동을 변동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행동주의 손헌수 한번씩 전화연락 자기 행동 한번씩 상대방

2025.05.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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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 세개의 주머니

살아가면서 꼭 챙겨야 하는 주머니가 있다. 무조건 돈을 열심히 많이만 벌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어디에 담고 어떻게 나눠둘 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나는 이걸 ‘세 개의 주머니’라고 부른다. 생활비 주머니, 은퇴 주머니, 그리고 꿈의 주머니다.   첫번째 주머니인 생활비 주머니는 가장 기본이 되는 주머니다. 매달 벌고 매달 써야 하는 돈을 담는 곳이다. 사업하는 사람은 매출이, 직장인들은 급여가 보관되는 주머니다. 이 주머니에는 돈이 들어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월세, 공과금, 식비, 교통비 같은 생활에 필수적인 지출이 빠져나간다. 은퇴할 때까지 이 주머니는 계속해서 채우고 비워야 한다. 이 주머니에 들어 오는 돈보다 빠져나가는 돈이 더 많으면 남에게 손을 벌리든지 빚을 져야만 한다. 그래서 이 주머니는 언제나 일정하게 관리되어야 하고, 소비에 대한 자제력도 함께 따라줘야 한다.   두번째 주머니는 은퇴 주머니다. 생활비 주머니에서 여유가 생기면, 그 다음엔 은퇴 주머니를 채워야 한다. 아니 생활비 주머니에 여유가 없더라도 일정 부분을 떼어서 은퇴 주머니에 보관해야만 한다. 젊은이들의 경우에 지금은 크게 와닿지 않더라도, 언젠가 일하지 못하게 되는 날이 오면 이 주머니가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된다.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시간이 쌓여야 복리의 힘도 붙고, 작은 돈이 큰 돈으로 자랄 수 있다. 은퇴 주머니는 단순한 저축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이제는 꿈을 위한 주머니도 만들어야 한다. 이 주머니에는 투자금, 창업 준비 자금, 혹은 자녀 유학이나 내 인생의 다음 챕터를 위한 계획 같은 것들이 담긴다. 이 주머니에 있는 돈의 일부는 조금 위험이 따를 수도 있는 투자를 해도 된다. 전부 잃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인생을 확장시켜주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단지 돈을 불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가능성을 키우는 주머니다. 복권 하나를 사고 일주일동안 행복한 꿈을 꾸듯이 이 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즐거운 상상을 할 수있다. 그래서 부모님께 물려 받은 돈이나 상으로 받은 돈과 같이 행운처럼 찾아 온 돈을 넣어두기에 딱 좋은 주머니다.   세 개의 주머니를 뚜렷하게 구분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우리의 현실은 주머니 하나로 버티는 삶일 수도 있다. 하루 벌어 하루 쓰는 구조에서, 따로 떼어놓을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마음속에서 만큼은 주머니를 셋으로 나눠둘 필요가 있다. 실천이 어려워도, 방향을 아는 것만으로 삶은 달라진다.   지금 나는 어떤 주머니를 얼마나 채우고 있는가. 나는 세 개의 주머니가 있는가? 나는 어떤 주머니로 나의 오늘과 내일을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를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무엇을 준비해주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에서 재정이라는 삶의 설계도를 그려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주머니 생활비 주머니 은퇴 주머니 주머니 하나

2025.04.2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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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국세청과 이민국의 정보공유협정

2025년 4월, 미국 국세청(IRS)과 이민세관단속국(ICE) 사이에 납세자 정보 공유 협정을 맺었다는 사실이 공개되었다. 이번 협정은 오직 ‘추방 명령을 받은 이민자의 이름, 주소, 그리고 세금 정보 일부를 ICE가 요청하면, IRS가 해당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IRS는 미국 연방법 안에 ‘범죄 수사를 목적으로 납세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이 협정의 근거로 삼고 있다. 또한 연방 법무부는 “세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정보공유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를 보장하기 위한 명확한 제약규정이 협정에 포함되어 있다”라고 주장한다.     겉으로 보기엔 정부 부처간 단순한 업무협조와 정보공유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협정은 그동안 미국이라는 나라를 지탱해 온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국세청(IRS)은 납세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어 왔다. 자발적인 세금 신고는 미국납세 제도의 근간이고, 그 신뢰의 핵심은 정보의 기밀 보장이라는 원칙이었다. 지난 수십 년간 IRS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도 "세금 신고는 당신의 권리이며, 신고한 세금관련 정보는 이민 신분과 무관하게 보호된다"고 안내해왔다. 하지만 이번 협정은 IRS 스스로 그 약속을 뒤집은 것이다.   협정이 발표되자마자 IRS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었다. 멜라니 크라우제 IRS 청장 대행은 협정 체결 과정에서 배제되었다는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전임 청장 대행과 법무 고문도 이미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협정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에 대한 침해 가능성이다. 미국 헌법 제4수정안은 시민을 무분별한 수색과 압수로부터 보호하며, 연방법은 납세 정보의 엄격한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국가 안보’라는 명분으로 이러한 보호장치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또한 이번 조치는 이민자 사회 전반에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을 낳을 수 있다. 수백만 명의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ITIN(개인 납세자 번호)을 통해 성실히 세금을 신고해왔고, 그것이 미국 사회의 숨은 노동력을 제도권으로 끌고나온 중요한 통로였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성실히 신고한 납세정보가 본인의 체포나 추방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세금 신고조차 기피하게 될 수 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미국정부의 세수 감소와 세금 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이번 정책은 불가피하게 이민법은 어겼어도 성실히 세법을 따랐던 정직한 사람들이, 오히려 이민법과 세법을 모두 어겨왔던 사람들에 비해 더 큰 불안과 불이익을 받을 수도있는 불공정한 조치다.     정책은 아무리 그 목적이 타당하더라도,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면 제도 전체의 정당성을 해칠 수 있다. 국세청은 이민 단속의 도구부서가 아니다. IRS는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관으로 남아야한다.     이번 협정은 행정부가 세금 제도와 국세청을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이며, 이민자뿐만 아니라 모든 납세자에게 심각한 도전을 한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법과 질서를 말하고자 한다면, 먼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납세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물론 정부는 아직까지 이 협정에 따라 정보공유가 이루어진 실제 사례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정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하며, 의회와 사법부는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정보공유협정 손헌수 납세자 정보 세금관련 정보 납세정보가 본인

2025.04.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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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 폭싹 속았수다

초등학교 1, 2학년은 같은 담임이었다. 1학년을 잘 가르쳐 주셨던 중년의 여자 선생님은 2학년이 되자, 나를 불렀다. 1학년 때는 없던 반장이라는 제도가 2학년부터 생겼단다. “선생님이 너를 반장으로 임명할테니 어머니께 꼭 그렇게 말씀을 드려라.” 세번정도 나를 불러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실제로 반장을 임명하는 날, 선생님은 다른 아이를 반장으로 임명했다. 나는 반장도 부반장도 아니었다.   집에 가서 어머니께 이 이야기를 하자, 남편없이 혼자 호텔에서 매일 청소를 하셨던 어머니께서는 동네 아주머니들과 상담을 하시더니 다음날 학교로 찾아가셨다. 선생님은 촌지를 기대했던 것인데, 어머니가 알아듣지 못하셨던 것이다. 어머니께서 봉투를 들고 학교에 다녀가신 후에, 선생님은 ‘회장’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나를 임명하셨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반장보다 회장이 더 높은 자리란다.’ 그리고 나서 어머니는 정기적으로 선생님을 찾아 가셨고 2학기때 나는 회장보다 낮은 ‘반장’이 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반장투표를 했다. 학생들이 모두 청소를 하는 동안 선생님은 혼자서 개표를 마친다. 그리고 결과를 칠판에 적으셨다. 박미애 24표, 손헌수 12표, 이승진 10표, 기타등등…  박미애라는 여자아이가 반장이 된다. 미애는 부모님이 두분 모두 선생님들이었다. 특히 미애의 어머니는 담임선생님을 가르쳤던 선생님의 선생님이었다고 했다.     여학생에게 투표에서 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친구들은 모두 투표용지에 내 이름을 적었단다. 나도 내 이름을 적어냈으니 어림잡아 계산해도 내 표가 20표는 넘을 것같았다. 그날 선생님이 자기의 책상 아래서랍에 투표용지를 넣으신 것을 보았다. 친구들에게 다음날 아침 일찍 학교에 나오라고 했다. 투표용지를 함께 열어 보자고 말이다.   다음날 선생님이 오기 전에 친구들과 투표용지를 꺼내서 세어 보았다. 내 표가 제일 많았다. 사실을 알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모두 함께 2교시 국어시간에 개표를 다시 하자고 하셨다. 결과는 역시 내표가 가장 많았다. 하루만에 반장이 바뀌었다. 다음날 어머니는 다시 봉투를 들고 학교에 오셨다.   중학교 1학년 담임은 영어선생님이셨다. 그 분에게 배운 영어문장 하나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What is the matter with you?” 누군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물어보는 문장이라고 가르쳐 주셨다. “너 무슨 문제 있니?, 어떻게 도와줄까?” 이런 뜻이란다.     얼마 후 백인남자 한명이 지하철역에서 승차권을 구매하는데 애를 먹고있었다. 배운 걸 써먹고 싶어서 달려갔다. “What is the matter with you?”라고 물었다. 백인은 나에게 한동안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신촌’을 외치는 것으로 보아 신촌역으로 가는 표를 사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표를 사도록 도와줬지만 그에게 고맙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는 계속해서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 말이 “너 도대체 왜 그래? 정신이 있는거야?” 정도로 상대방을 질책할때 쓰이는 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몇년 후에 일이다.     이 분은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 입학성적 순으로 반장 부반장을 임명했다고 하셨다. 부반장이 된 나는 몇일 후에 입학성적이 8등인 학생이 반장이 된 사실을 알고 선생님에게 따졌다. 선생님은 임명장이 이미 인쇄된 후이기 때문에 변경은 불가하니, 나더러 반장으로 임명된 친구와 1주일씩 번갈아서 차렷경례를 하라고 하셨다. 가난과 촌지 때문에 ‘폭싹’ 속았던 어린 시절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반장 부반장 여자 선생님 동안 선생님

2025.03.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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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나쁜 사마리아인

수영장에는 두 사람만 있었다. 한 사람은 물에 빠져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 물 밖에서 지켜 보고 있던 또 다른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고 도망친 사람은 형사 처벌을 받을까?   1964년 뉴욕의 퀸즈에서 20대 중반이었던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밤늦게 귀가하다 괴한에게 살해당했다. 사건 발생 초기에 이 사건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못하다가, 사건 발생 1주일 후에 큰 사건으로 다뤄진다. 뉴욕타임즈 편집국장이 뉴욕 경찰서장과 점심식사 중 우연히 이 사건을 듣고 기사화 한 것이다.     제노비스는 38명의 목격자들이 각자 자신의 집 창문을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오랜 시간 고통을 당하면서 서서히 죽어갔다. 살인자는 30분 동안이나 그녀를 쫓아다니며 그녀를 여러 차례 칼로 찔렀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면서, 필사적인 저항을 했지만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주변의 창문을 통해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목격자 38명 중 그녀를 도운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전화로 경찰에 신고한 사람조차 단 한 사람도 없었다.     38명의 목격자들은 모두 선량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 나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 경찰은 목격자들을 조사했다. 목격자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왜 그랬는지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38명의 목격자들은 아무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현재 미국의 대부분의 주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그냥 지났쳤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어떤 선지자가 예수에게 물었다. “이웃을 사랑하라 하시는데 제 이웃은 누구입니까?” 이 질문에 예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했단다. 한 유대인이 강도를 만나 길에 쓰러져있었다. 그런데 유대인 제사장과 유대인과 한핏줄인 레위인도 쓰러진 이웃을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유대인과 적대적인 민족이던 한 사마리아인이 쓰러진 유대인을 치료하고 돌봤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이웃이고 이것이 이웃사랑이란 이야기에서 ‘착한 사마리아인’ 또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 이란 말이 유래되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법은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은 사람을 벌하는 법’이 아니다. 대신에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 사람이 법적인 책임을 면제받도록 보호하는” 법이다. 길에 쓰러진 사람을 돕기 위해서 착한 사마리아인이 나타나, 인공호흡을 시도하다가, 쓰러진 사람의 갈비뼈를 부러뜨렸다고 가정해보자. 나중에 깨어난 사람이 갈비뼈를 부러뜨렸다는 이유로 자신을 구해주려던 사마리아인을 고소할 수 없도록 보호하는 법이 바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다. 이런 법은 현재 대부분의 주에 존재한다.   수영장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일반적으로 물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지나쳤다고 벌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벌을 받는 경우도 있다. 만일 물에 빠진 사람을 버리고 도망친 사람이 수영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었다거나, 물에 빠진 사람의 보호자나 배우자였다면, 이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이 될 수 있다. 또한, 도망간 사람이, 물에 빠진 사람을 물에 밀어넣은 당사자라면, 이 사람 역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심각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사마리아 손헌수 수영장 이야기 유대인 제사장 형사 처벌

2025.03.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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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닻내림 효과(Anchoring Effect)

불안하거나 확신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 결정하고 선택할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엉뚱한 정보에라도 의지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을 닻내림 효과(Anchoring Effect)라고 부른다. 신앙에 의지하고 점을 보는 것도 이런 현상과 관계가 있다.   이런 효과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카네만(Daniel Kahneman)이라는 학자와 트버스키(Amos Tversky)라고 하는 학자가 실험으로 확인을 했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이자 인지심리학자인 카네만 교수는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2002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심리학자가 경제학분야에서 노벨상을 받게 되었으니 경제학자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하지만 최근 심리학은 기존 경제학의 중요한 가정들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카네만과 트버스키가 닻내림 효과와 관련되어 증명한 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들 중에 유엔에 가입되어 있는 나라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카네만과 트버스키는 이 질문을 무작위로 뽑은 많은 피실험자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을 하기 전에 엉뚱한 실험을 먼저 진행한다. 실험실에 모인 사람들에게 1부터 100까지 숫자가 쓰여 있는 100장의 카드 중에서 아무 카드나 하나를 뽑으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낮은 숫자를 뽑고 어떤 사람은 높은 숫자를 뽑았다.     그들은 자신의 숫자를 확인한 후에, 본격적인 질문을 받는다. ‘아프리카 나라들 중에 유엔에 가입되어 있는 나라의 숫자는 얼마인가’를 추측해보라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앞서서 자신들이 카드에서 뽑은 숫자가 이 질문에 대한 그들의 대답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 가운데 카드로 평균 10 근처의 숫자들을 뽑은 사람들은 아프리카 대륙에 유엔 가입국이 25개국 정도 될 것이라는 대답을 했다. 하지만, 카드에서 뽑은 숫자가 평균 65 근처였던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유엔 회원국이 45개국 정도일 것이라고 대답을 한 것이다. 서로가 전혀 상관이 없는 숫자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잘 모르는 선택을 할 때,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의지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이 실험은 알려주고 있다.       극심하게 혼란스럽고 변화가 빠른 시대에 사는 요즘 사람들은 하루하루 결정해야 하는 많은 일들에 직면한다. 정보를 전부 접할 시간은 없고 선택할 것들은 많기 때문에 그저 어떤 곳에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으면 그 근처에 덩달아 닻을 내릴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진로나 학업이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큰 의심없이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위험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단 한번뿐이다. 가끔은 배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 근처에 무작정 닻을 내릴 것이 아니라, 인적이 드문 곳에 자기만의 보금자리를 골라 닻을 내리고 정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현재 아프리카 국가 중에 유엔 회원국의 숫자는 54개국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닻내림 아프리카 나라들 닻내림 효과 유엔 가입국

2025.03.1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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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알기 쉬운 회계 (7) - 대차 대조표

개인이나 회사의 재정상태를 알아보기 가장 손쉬운 방법이 두 가지 장부를 살펴 보는 것이다. 하나가 “손익계산서”고 다른 하나가 “대차대조표”다. 손익계산서는 일정한 기간 동안에 번 돈과 쓴 돈이 얼마인지를 나타낸다. 반면에 대차대조표는 어떤 한 시점의 재정상태를 보여준다. 2024년말 대차대조표란 2024년 12월 31일이라는 순간을 얼음처럼 얼려서 모든 행동을 잠시 멈추게 한 뒤에 사진을 찍은 것처럼 그 순간의 자산, 부채, 그리고 자본 상태를 보여준다.   회계는 한가지 사건이 발생하면 장부에 두번을 기록한다. 한번은 장부의 왼쪽에, 한번은 오른쪽에 기록을 하는 것이다. 이때, 왼쪽과 오른쪽에는 항상 같은 금액을 기록하기 때문에 왼쪽의 합계와 오른쪽의 합계가 항상 같다. 이렇게 오른쪽인 (대)변과 왼쪽인 (차)변을 (대조)해 보는 (표)라는 뜻에서 한글자씩 따 온 장부가 바로 대차대조표다.   대차대조표는 먼저 회사가 어떤 재산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먼저 기록한다. 대차대조표에서는 재산을 자산이라고 부른다. 자산은 현금부터 시작해서 현금화를 가장 빨리할 수있는 자산을 순서대로 기록한다. 비교적 빨리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자산과 현금화 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기계장비, 그리고 부동산과 같은 장기자산이 순서대로 위치한다.   자산을 가지려면 돈이 필요하다. 개인이나 회사나 돈을 조달하는 방법은 딱 세가지뿐이다. 주인이 원래 갖고 있던 자기 돈을 내든지, 남에게 빌려오든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주인이 자기 돈을 내거나 회사가 이익을 낸 돈을 “자본”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남에게 빌려 온 돈을 “부채”라고 부른다. 대차대조표는 자산 다음으로 부채와 자본을 기록한다. 여기서 회계의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자산=부채+자본”이라는 것이다.   자산은 왼쪽에 그리고 부채와 자본은 오른쪽에 표시가 된다. 그런데 자산은 부채와 자본을 더한 값과 같으니 자연스럽게 장부 왼쪽의 합과 오른쪽의 합을 대조해 보면 같은 것이다.   손익계산서에서 이익이 생기면 대차대조표의 자본이 늘어난다. 반면에 손익계산서에서 손해가 생기면 대차 대조표의 자본이 줄어든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문서는 서로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손익계산서에 이자 비용이 나타나면 대차대조표를 보지 않고도 이 회사는 누군가에게 빌린 부채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익이 많이 나는 손익계산서를 가진 회사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대차대조표를 보고도 어떤 회사가 좋은지를 대충 구분 할 수 있다. 자산이 클수록, 그리고 부채보다는 자본이 더 클수록 그 회사나 개인은 좀 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것이다. 또한 자산 중에서도 현금이 많은 회사가 현금화하기 힘든 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회사 보다 자금 동원능력면에서 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대조표 대차 대조표 자산 부채 변호사 공인회계사

2025.03.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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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일류의 조건

대기업에 다닐 때다. 회사 전체의 다음연도 손실과 이익 계획을 경영계획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회사 전체의 경영계획을 관리팀의 직원 한사람이 관리했다. Excel 프로그램 하나로 직원 한사람이 4천명이 넘는 회사 전체의 연간 수입과 지출 계획을 관리했던 것이다. 그 직원은 혹시나 다른 직원이 자신이 관리하는 엑셀 프로그램을 알거나 건드릴까 봐 늘 노심초사했다.   자신이 아는 기술이나 지식을 꼭 부여잡고 평생을 사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아는 걸 남에게 알려주면 자기 밥그릇이 날아간다고 여기는 것 같다. 어쩌다 얻게 된 노하우나 지식 하나를 부여잡고 평생을 사는 것이다. 요즘에는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기가 쉬워졌다. 하지만 예전에는 ‘도제 교육’이라고 해서, 숙련된 전문가 아래서 초보인 제자가 가르침을 전수 받았다. 영화를 보면 제자는 일평생 스승 아래서 마당만 쓸다가 스승이 눈을 감기 직전에 지식을 전수받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교육학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일류의 조건’이란 책에서 ‘훔치는 기술’을 말한다.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잘 훔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훔치는 기술은 남에게 ‘지식을 훔치는’ 기술이다. 그가 말하는 ‘일류’는 꾸준한 자기 성장을 하며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일생을 성장하는 사람이다. 항상 성장하는 사람은 자기 밥그릇을 쉽게 남에게 내어 줄 수 있다. 자기는 이미 다른 밥그릇을 쳐다보기 때문이다. 남에게 가르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은 자기 밥그릇만 본다. 남이 금방 자기 밥그릇을 차지 할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남에게 쉽게 가르쳐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자기는 두개 세개를 새로 깨우쳐야만 한다. 그것이 일류가 되는 첫번째 조건이라는 것이다.   동경대 법대를 나와서 일본에서 대학교수를 하는 저자는 ‘일류’가 되기 위한 또 다른 조건으로 ‘요약하는 힘’을 꼽는다. 업무에 대한 지시를 하다보면 5분만 지나도 졸고 있는 직원을 본다. 그는 졸면서 나에게 외치는 것 같다. ‘제발 요약해서 본론만 말하라’고 말이다. 요즘은 영화도 짧게 요약한 것들이 유투브에 많이 나와있다. 책의 내용도 요약되어 있다. 업무지시를 하든 강의를 하든, 고객에게 설명을 하든 ‘요약’해야 한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받은 교육 중에 내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하나만 꼽으라면 ‘짧은 글 짓기’다. 글을 짧게 짓기 위해서는 내용을 여러번 곱씹어 보고 완전히 내것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남의 입장이 되어 내 글을 읽어보아야 한다. 과연 이 말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있을까?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마지막 일류가 되기 위한 조건은 ‘추진하는 힘’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추진력은 매일 샘솟지 않는다. 그래서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몸은 처음에는 생각하는 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계속해서 습관으로 만들면 몸이 알아서 혼자 움직인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은 늘 이런 말씀을 하셨다. ‘습관은 성격을 만들고 성격은 운명이 된다.” 작지만 계속할 수있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마지막 일류 사이토 다카시 자기 밥그릇

2025.02.2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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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알기 쉬운 회계(6)- 손익계산서

회사나 개인의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양식을 재무제표라고한다. 재무제표를 영어로는 Financial Statement라고 부른다. 재무제표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손익계산서이고 다른 하나는 대차대조표다.   손익 계산서는 일정한 기간동안 회사나 개인이 손해가 생겼는 지 아니면 이익이 발생했는 지를 보여준다. ‘손해’의 앞글자와 ‘이익’의 뒷글자를 따서 ‘손익’계산서가 된 것이다. 손익계산서는 일정한 기간에 발생한 이익이나 손해를 나타낸다. 그래서 기간이 중요하다.     두개의 회사가 있다. 첫번째 회사나 두번째 회사나 둘 다 만불을 벌었다. 이중에서 5천불을 쓰고 나머지 5천불이 남았다. 그런데 첫번째 회사는 이런 사건이 발생한 기간이 한달이고 두번째 회사는 1년이다. 첫번째 회사가 훨씬 이익이 많이나는 좋은 회사일 가능성이 크다. 첫번째 회사가 만불을 벌어들이는데는 한달이 걸렸지만 두번째 회사는 똑같은 만불을 버는데 1년이 걸렸으니, 첫번째 회사가 나머지 열한달 동안에 손익계산서에 나타난 달과 비슷하게만 영업을 해 주었다면 1년동안 벌어들인 수입, 12만불에 지출, 6만불을 빼고 순이익이 6만불 정도가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두번째 회사는 일년내내 벌어들인 수익이 만불이고 지출이 5천불에 순이익이 5천불이니, 규모에 있어서 첫번째 회사보다 작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손익계산서는 수입과 지출을 보여주고 순이익 또는 순손실이 얼마인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가장 윗줄에는 수입항목을 적는다. 그 아래에는 지출 항목이 자리하고, 맨 아랫줄에 순이익 또는 순손실이 나타난다. 수입이 사용한 지출보다 많으면 순이익이 생기고,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으면 손실이 생기는 것이다.   손익계산서는 그 사용 목적에 따라서 내용도 달라진다. 회사의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동안에 회사의 수입과 지출을 전부 기록한다. 개인적인 목적으로 개인이 작성하는 손익계산서는 월급이 수입일 것이고 각종 개인적인 생활비나 아파트 렌트비와 같은 지출이 비용이 된다. 수입이 지출보다 많으면 저축을 할 수있지만 그 반대라면 빚을 져야만 생활할 수있다.   실생활에서 접하는 가장 대표적인 손익계산서는 개인들이 1년에 한번씩 IRS에  보고하는 소득세 보고서다. 개인납세자들이 1년에 한번씩 보고하는 Income Tax보고서를 1040양식이라고 부른다. 전년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년동안 벌어들인 수입과 지출에 대해서 정부에 신고를 한다. 1년 동안 벌어들인 수입에서  정부가 공제해 주는 지출을 빼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 세금을 내게되니 이것이 바로 손익계산서인 것이다.     그런데 소득세를 보고할 때 포함시켜야 하는 수입과, 소득세 보고상 지출로 간주해 주는 비용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수입/지출과는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부모님에게 받는 생활비나 친구에게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은 돈은 소득세 보고서에서 말하는 수입이 아니다. 지출도 마찬가지다. 렌트비 지출이나 개인적으로 옷을 사입거나 음식을 사먹는 등과 같은 지출은 소득세의 공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소득세 보고서에서 말하는 지출이 아닌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익계산서 손헌수 개인소득세 보고서 회사일 가능성 기간동안 회사

2025.02.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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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건달과 양아치의 나라

‘건달’은 산스크리트어로 간다르바(Gandharva)를 소리나는대로 한자로 표기한 `건달바(乾達婆)`에서 유래한 말이다. 불교에서 간다르바는 ‘음악의 신’이다. 상상의 장소인 수미산의 금강굴에 살면서 천상의 음악을 책임진 신이 ‘건달바’다. 그는 술과 고기를 입에 대지 않고 향내만 맡고 사는 신이었단다. 그러다 보니 ‘수행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으르고 무책임한 승려’ 또는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 이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고국에서 말 한마디로 검찰총장이 된 사람이 있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을 하면 깡패지 검사입니까?’ 그는 이 말 한마디로 검찰총장에 이어 대통령까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권력의 충실한 칼잡이 노릇을 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는 자신과 경쟁했던 상대를 무차별 기소하는 후배 검사들을 지켜본다. 급기야 지난 연말 ‘계엄령’이라는 잊혀진 지 오래된 제도를 전국민에게 몸소 알려주고, 솔선수범 재판을 받고 계신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감옥에 앉아있어야만 지지율이 두배로 뛰는 그야말로 ‘하는 일 없이 어슬렁거리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간다르바가 아닌가? 금강굴의 간다르바와 다른 점은 술을 즐긴다는 점뿐이다.     건달의 시대가 끝난다고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양아치’다. 양아치는 일본어 ‘양키’에서 온 표현이란다. 일본에서 양키는 ‘불량배, 깡패’를 뜻하는 말인데, 우리말에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치’가 뒤에 붙고 중간 말이 순화되어 양아치가 되었다. 조폭도 아니고 동네깡패 정도의 수준 낮은 불량배를 ‘양아치’라고 부른다. 여배우와의 스캔들 때문에 병원에 가서 ‘소중이’ 검사를 받고, 형수에게 일찌기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는 창조적인 쌍욕을 하고, 자신이 한 말을 다음 날 곧바로 부정해 버리는 그는 건달축에도 못끼는 ‘양아치’나 잡범으로 보인다. 이 양아치는 건달이 떠나면 가장 유력한 고국의 다음번 대통령후보다. 그 역시 부정부패와 거짓말 때문에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둘은 재판을 받고 있는다는 사실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두사람 모두 고국에서 제일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통과했다. 사법고시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완전히 폐지되었다. 북한의 김정일이 한때 남한의 ‘사법고시’ 제도를 가장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가 부러워할만큼 사법고시는 오랫동안 훌륭한 인재와 지도자를 배출한 관문이었다. 하지만 합격만 하면 인생을 단번에 역전하는 ‘한탕주의’의 수단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고국의 전임대통령 한분도 정규교육은 고등학교로 마쳤으나, 자신이 지은 토담집과 절에서 혼자 사법고시 준비에 성공해서 청와대까지 가지 않았던가?     한국 정치에서 저들은 단순한 얼굴마담일 수 있다. 진짜 권력자들은 오랜 세월 고국의 정치•경제적 구조를 장악해 온 재벌, 거대언론, 그리고 지방의 토호 세력과 같은 기득권층이다. 이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자신들의 부와 권력만 유지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과격한 얼굴마담들이 가끔 등장해 주인행세를 하며 돌발행동을 하는 일이 벌어지다보니, 단순히 얼굴마담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아예 대통령제 자체를 바꾸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건달과 양아치’의 시대에 신물이 난 사람들에게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일본처럼 아예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세습하고 영구화하려는 ‘내각제’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 요즘 고국 정치판의 현실로 보인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건달과 건달과 양아치 대통령제 자체 사법고시 준비

2025.02.1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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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 알기 쉬운 회계(5) - 차변과 대변

한가지 사건을 장부 왼쪽에 한번, 오른쪽에 한번, 두번을 기록하는 것을 ‘복식부기’라고 말한다. 같은 금액을 두번 기록하는 것이다. 장부의 왼쪽을 차변(Debit), 오른쪽을 대변(Credit)이라고 부른다. 왼쪽과 오른쪽에는 항상 같은 금액을 다른 이름으로 한번씩 기록을 한다. 그래서 왼쪽에 있는 금액들을 전부 더한 합계와 오른쪽 금액들을 전부 더한 합계는 항상 같다. 이것을 “대차가 맞는다”고 말한다.   장부를 기록할 때, 알아야 할 것은 딱 다섯개 항목이다. 자산, 자본, 부채, 수익, 비용이 그 것이다. 다섯개 항목 중에서 왼쪽에 표시하는 항목이 두개, 오른쪽에 기록하는 항목이 세개다. 자산과, 비용은 왼쪽이 자기 자리다. 그리고 자본, 부채, 수입, 세가지는 오른쪽이 자기 자리다.     왼쪽에 기록하는 두개 항목들은 공통점이 있다. 회사가 돈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 또는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나타낸다. 회사는 돈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던지, 현금으로 다른 자산을 구입하던지 아니면 비용으로 사용한다. 현금 이외의 자산은 건물이나 기계와 같이 오랫동안 사용되는 것들이다.     반면에 비용은 인건비나 우편료와 같이 단기간에 써버리는 지출이다. 자산과 비용은 원래 있어야 할 자리가 왼쪽이다. 이렇게 원래 자리가 왼쪽인 항목이 가끔 오른쪽에 기록되기도 한다. 원래 자기 자리의 반대쪽에 기록될 때는, 그 항목의 금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른편이 자기 자리인 항목들은 부채와 자본, 수익이다. 이 세가지는 모두 회사에 돈이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자본은 주주가 ‘자기 돈’을 넣은 것이고, 부채는 빌려 온 ‘남의 돈’이다. 수익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서 번 돈이다. 세가지 모두 회사가 돈을 어디서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장부의 오른쪽은 자산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장부의 왼쪽은 그 자산을 어떻게 ‘운용’했는 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보자.   1. 어떤 회사가 만불을 빌려서 사업을 시작했다. 2. 그리고 이 빌린 돈 만불을 모두 인건비로 사용했다. 3. 회사는 직원에게 인건비를 사용한 대신, 고객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2만불을 벌었다.   이 세가지 사건을 장부에 표시해 보자. 처음에 빌린 돈 만불은 왼쪽에 현금자산 만불이라고 적는다. 동시에 오른쪽에 부채, 만불로 표시한다. 현금은 자산이니까 왼쪽이 자기 자리다. 부채는 오른쪽이 자기자리다. 이 돈 만불로 인건비를 지급했다면, 비용은 왼쪽이니, 왼쪽에 인건비(용) 만불이라고 기록한다. 그런데 비용을 현금으로 지급했으니, 현금이 줄어들었다. 현금의 자리는 원래 왼쪽인데, 현금이 감소했으니 오른쪽에 표시한다. 비용의 사용이 늘어난 만큼 오른쪽에 현금 만불을 기록해서 줄어든 것을 표시해야 '대차가 맞는다.' 처음에 빌려온 현금 만불이 인건비로 쓰여서 이제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2만불을 수수료로 받았다면, 왼쪽에 현금의 증가 2만불, 오른쪽에는 그 원인이 되는 ‘수익’의 증가로 2만불을 기록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자산 자본 수익 비용 한번씩 기록

2025.02.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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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알기 쉬운 회계(4) - 두가지 식만 알면 회계는 끝

회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두가지 등식이 있다. 이 두가지 등식만 완전히 이해하면 회계는 끝이다. 등식은 등호(=)의 양쪽에 있는 값이 서로 같다는 말이다.    첫번째 등식이다. ▶자산=자본+부채   자산은 재산이다. 자본은 회사의 주인이 회사에 넣은 ‘자기 돈’이다. 부채는 회사가 빌려 온 ‘남의 돈’이다. 이 식을 말로 풀면 이렇다. “회사의 재산은 주주가 투자한 자기 돈과 회사가 빌려온 남의 돈을 더한 값이다.” 이 식은 기업의 재무상태표(Balance Sheet)를 기반으로 한 등식이다.     재무상태란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떤가를 말해준다. 예를 들어 회사의 주주가 자기 돈 6,000불을 투자하고, 은행에서 4,000불을 빌려서 모두 10,000불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이 등식은 성립한다. 왼쪽에 현금자산 10,000불과 오른쪽에 자본과 부채를 더한 값 10,000불이 같기 때문이다. 보통 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큰 회사가 된다. 하지만 자산이 아무리 커도 전부 부채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재정상태가 건전하지 않은 회사다. 자산 중에는 부채보다 자기자본의 비중이 클수록 건강한 회사가 되는 것이다.     두번째 등식이다. ▶수입–비용=순이익(자본)   두번째 등식은 손익계산서(Profit/Loss Statement)를 설명하는 식이다. 기업이 1,000불의 매출(수입)을 올렸다. 그런데 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만일 600불의 비용을 사용했다면, 순이익은 400불이 된다. 하지만 수입 1,000불을 만들기 위해서 비용을 만일 1,400불을 사용했다면, 순손실이 400불 발생한다는 것이다. 수입에서 비용을 뺀 금액이 플러스가 되면 순이익이 되고, 반대로 마이너스가 되면 순손실이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순이익이 자본금에 더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래식에서 순이익은 윗식의 자본과 같은 말이다. 반면에 순손실은 자본금을 줄여준다. 손실이 계속되어 자본이 계속 줄어드는 현상을 ‘자본잠식’이라고 부른다.   순이익이 자본과 같은 말이기 때문에, 위의 두개의 등식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 만일 이 회사가 400불의 순이익이 발생했다면, 아래 식에서 늘어난 400불의 순이익은 윗식에서 자본을 늘리고, 그만큼 자산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반대로 순손실이 생기면 자본이 그만큼 줄어들고 자산도 그만큼 같이 줄어 든다.     순이익이나 순손실이 자본과 같은 말이므로 위의 두가지 등식에서 언급된 항목은 딱 다섯가지다. 이 다섯가지 항목이 회계장부에 기록이 되는 것이다. 복식부기는 같은 금액을 왼쪽에 한번, 오른쪽에 한번, 두번을 기록한다. 다섯가지 항목 중에 자산과, 비용이라는 두가지 항목은 왼쪽(차변)에 기록을 하고, 자본, 부채, 수익의 세가지 항목은 오른쪽에(대변)에 기록을 해서 대차를 맞춘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회계 손헌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자본 부채 부채 자산

2025.01.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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