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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노란 비행기의 추락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이 지난 2026년 5월 2일 영업을 완전히 중단했다. 망한 것이다. 비행기에 온통 노란색을 칠해서 ‘날으는 택시’처럼 항공의 대중화에 크게 공헌했고, 저가로 유명했던 이 항공사는 한때 “미국에서 가장 싼 항공사”의 상징이었다. 가격이 싼 대신에 가방도 추가 비용, 물도 추가 비용, 좌석 지정도 추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이 비행기를 탔다.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 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4년 동안 하늘을 날던 스피릿은 결국 연료비 상승과 부채, 항공사 간의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약 1만7천 명의 직원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공항에서는 비행기가 끊긴 전광판 앞에서 망연자실한 승객들의 사진이 뉴스에 등장했다.   스피릿 항공은 원래 대단히 혁신적인 회사였다. 스피릿은 “필요 없는 것은 다 빼버리자”는 철학으로 성장했다. 기내식도 없애고, 좌석 간격도 줄이고, 서비스도 최소화했다. 승객들의 불만은 많았지만, 불만을 받아줄 직원조차 눈에 보이지 않았다. 코비드 시기에 다른 항공사들은 조종사들을 해고하고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모든 항공사들에게 코로나 시기는 위기였다.     하지만 스피릿은 당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조종사들과 직원들을 최대한 유지하고 오히려 비행기를 추가로 구입했다. 코비드 사태가 끝나면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스피릿의 예상은 적중했다. 하지만, 스피릿이 예상 못한 것이 있었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고 여행 수요가 급증하자 다른 항공사들이 조종사들을 앞다투어 뽑았던 것이다. 더 좋은 조건을 따라 조종사들은 스피릿을 떠났고, 스피릿의 결항은 더 잦아졌다.         세탁소를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유지하던 고객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내가 세탁소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하는 동안, 근처에 정말 여러 개의 세탁소들이 생겼다가 망했어요. 내가 셔츠 하나에 2불 50센트를 받을 때, 새로 생긴 세탁소들은 셔츠 한 개에 1불이라고 크게 광고를 해요. 그러다 보면 우리 가게 손님들 중에 그쪽으로 옮기는 분들이 생깁니다. 나는 가격을 내리는 대신에 일거리가 줄었으니 아직도 우리 세탁소에 찾아오시는 손님들의 세탁물을 더 정성을 들여서 세탁을 해드립니다. 새로 생긴 세탁소는 싼 가격 때문에 밀려드는 고객들로 서비스나 세탁의 질이 형편없어져요. 그러다 보면 약속도 못 지키고 직원들도 힘들어서 그만두고, 결국은 가만히 두어도 망해서 다 나가요. 그럼 그 세탁소 손님들까지 우리 가게로 또 다시 돌아온답니다.”   유명한 맛집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가끔 그 맛집 사장님에게 사업 감각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수요가 넘쳐나면 가격을 어느 정도 올려야 한다. 그래야 그 돈을 내고라도 반드시 그 식당에서 먹고 싶은 사람들만 기다리게 된다. 사람들을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해놓고, 배고픔에 지친 고객들에게 억지로 “맛있다”는 평가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내고라도 자신의 음식을 맛보겠다는 고객들을 위해 더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항공 사업의 본질은 승객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목적지까지 수송하는 서비스다. 아무리 값이 싸도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서비스가 형편없다면, 사람들은 결국 다시 찾지 않는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기 사업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서비스업의 본질은 누가 뭐래도 신속, 정확, 그리고 친절이다. 신속하고 정확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가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좋은 고객들은 반드시 돌아온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비행기 저가 항공사 부채 항공사 스피릿 항공

2026.05.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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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Punished by reward

“Punished by reward.” 직역하면 “상으로 벌한다”는 뜻이다. 잘못한 사람에게 벌 대신 상을 주게 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일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일을 시켜 보면 엉뚱하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다. 설명을 해도 잘 못 알아듣는다. 마감은 신경도 안 쓰고 진행 경과를 물어봐도 묵묵부답이다. 모르면 물어야 하는데, 질문도 하지 않는다. 중요한 일을 그런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다. 중요한 일일수록 잘하는 사람에게 준다. 믿을 수 있고, 설명을 조금만 해도 알아 듣고, 마감도 지키고, 고객에게 실수도 적은 사람에게 일이 몰리게 된다. 잘한다는 이유로 더 많은 일을 맡고, 믿을 만하다는 이유로 더 어려운 일을 맡는다.   일을 못하는 사람은 점점 더 일이 없어진다. 편해지는 것이다. 회사에 나와 있지만 어려운 일은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일을 적게 하니 실수할 기회도 없다. 결국 회사 안에는 이상한 구조가 생긴다. 일을 못하는 사람은 점점 더 편해지고, 일을 잘하는 사람은 지쳐간다. 이것이 바로 일 못하는 사람에게 “Punished by Reward” 하는 것이다.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상을 받는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칭찬과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일과 책임을 받는다. 일 잘하는 사람은 “Rewarded by Punishment”, 벌을 상으로 받는다. 관리자는 일을 못하거나 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과는 말도 섞기 싫어진다. 그래서 설명도 하지 않고 고쳐 주지도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 관리자는 자신이 무능한 직원을 무시함으로써 그 사람을 벌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을 못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벌이 아니라 오히려 상이다. 관리자와 부딪힐 일도 없고, 어려운 일을 안 해도 되고, 책임을 안 져도 된다.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눈치도 없다.   조직은 점점 병들어 간다. 일 잘하는 사람은 억울해지고, 일 못하는 사람은 더 편해지고, 관리자는 문제가 생길까봐 일 못하는 사람에게는 일을 못주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일이 몰릴까봐 자신이 직접 처리하는 일이 많아진다. 일 잘하는 사람과 함께 관리자도 점점 지쳐간다.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으면 조직은 결국 와해된다. 업무를 난이도에 따라 나누고 배분을 명확하게 하며, 책임과 보상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난이도에 따라 일을 못하는 사람에게는 작고 쉬우며 명확한 일을 주어야 한다. 실패해도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일을 주고, 체크리스트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일 대신에 더 높은 수준의 일을 주어야 한다. 단순한 반복 업무는 줄이고, 중요한 고객 업무, 교육, 관리처럼 직원 스스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주어야 한다.   일을 못하지만 그래도 배우려는 사람은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못하면서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은 조직 전체를 망친다. 조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능한 사람이 조직에 함께 섞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더 위험한 것은 무능한 사람이 편하게 지내는 동안, 유능한 사람과 관리자가 그들의 짐을 대신 지고 지쳐가는 구조다. 이 구조를 관리자가 모르거나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면 좋은 직원부터 조직을 떠날 것이다. 유능한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자신이 계속 이용만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반대로 일을 안 하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뻔뻔해지고 용기가 생긴다. 무능한 직원이 벌 대신 계속 상을 받을 때, 그 조직은 결국 궤멸로 가는 커다란 벌을 받을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reward by reward 조직 전체 고객 업무

2026.05.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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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일, 돈, 사람머리

어떤 사람이 머리가 좋다고 말할 때, 일반적으로 그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거나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건 그냥 공부머리다. 학생 시절에 학교에서나 필요한 머리다.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머리는 공부머리와는 다르다.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다’라는 명언은 이 말을 아주 잘 나타낸다.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다양한 머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러 가지 머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머리는 일머리와 돈머리, 그리고 사람머리다.   일을 맡기면 그걸 들고 어찌할 줄 몰라 계속 고민만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처음 해보는 일이라면 쉽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똑같은 상황이 주어졌을 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어떻게든 기한 내에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사람마다 ‘일머리’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리고 일머리는 학교머리 또는 공부머리와는 또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느낀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Rich Dad Poor Dad)』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는 자신의 친아버지를 ‘가난한 아빠’, 친구인 마이크의 아버지를 ‘부자 아빠’라고 불렀다. 실제로 그의 친아버지는 가난한 사람이 아니었고, 공부머리는 아주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의 친아버지는 하와이주 교육청의 고위 공무원이었고 박사 학위까지 가진 사람이었다. 안정적인 직업과 사회적 존경도 받았다. 반면 “부자 아빠”는 학력은 높지 않았지만 사업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기요사키는 어린 시절 두 사람의 말을 비교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가난한 아빠는 늘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가라.” “안정적인 직업이 중요하다.” “돈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 “부자는 탐욕스럽다.” “우리 집은 그걸 살 형편이 안 된다.”   반면 부자 아빠는 늘 반대로 말했단다. “좋은 직장을 찾기보다는 너의 사업을 만들어라.” “돈이 너를 위해 일하게 만들어라.” “그것을 왜 못 사는지 말하지 말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라.” “자산(asset)을 사라.” “학교는 좋은 직원을 만드는 곳이지 부자를 만드는 곳은 아니다.” 가난한 아빠에게 ‘공부머리’가 있었다면 부자 아빠에게는 ‘돈머리’가 있었던 것이다.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머리가 바로 ‘사람머리’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잘하고, 말 한마디를 해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재치 있는 말 한마디로 회식 자리의 분위기를 살리고, 또 말 한마디로 고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가끔 일할 때는 보이지 않다가 노는 자리에서는 어느새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사람 머리가 있는 사람들은 영업이나 고객을 상대하는 일을 해야 한다.   사회는 공부머리만으로 돌아가는 곳이 분명히 아니다. 일을 요령 있게 잘 끝내는 사람, 돈의 흐름을 읽는 사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함께 섞여 돌아가는 곳이다. 자기에게 어떤 머리가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어떤 머리가 뛰어난 사람들인지 알고 그 사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어떻게 배치하고 관리하는 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사람머리 손헌수 부자 아빠 반면 부자 변호사 공인회계사

2026.05.1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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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강남 거지의 비싼 방석

비싼 주택이나 비싼 자동차는 꼭 자산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계속해서 돈이 들어가는 골칫덩어리라고 보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한때 한국에서 가장 비쌌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후배는 내게 이런 말을 한다. “형, 저희 가족 빼고 주변 이웃들이 전부 할머니 할아버지들밖에 없어요.” 수십억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들은 나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 고국의 인터넷에서는 한 치과의사의 글이 화제가 되었다. 표현은 조금 거칠었지만 현실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비싼 아파트 하나 깔고 앉아서 자산이 몇십억이라고 자랑하지만, 그건 자산이 아니라 매우 비싼 시설 이용권일 뿐이다.” 그 치과의사는 비싼 집 한채가 전재산인 사람들에게 그 집이 자산이 아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 이유는 유동성이다. 그는 “자산의 기본은 유동성인데, 당신들 그 집 정말 팔 수 있느냐”고 묻는다. 집값이 수십억이라고 하지만 막상 팔려고 하면 배우자가 학군 때문에 반대하고, 본인도 그 동네의 체면과 인프라를 포기하지 못한다. 결국 평생 그 집에 산다. 가격은 올랐지만 실제로는 현금화하지 못하는 돈이다. 거대한 전시용 자산인 셈이다. 사람들은 집값이 오르면 자신이 부자가 되었다고 느낀다. 하지만 실제 생활은 오히려 더 팍팍해진다. 재산세, 관리비, 수리비는 계속 올라간다. 겉으로는 자산가인데 실제로는 늘 현금이 부족하다.   두 번째 이유는 은퇴 이후다.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 비싼 집을 팔아서 은퇴 후 여유롭게 여행 다니며 살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평생 강남의 병원, 백화점, 지하철, 학원가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그 인프라를 떠나지 못한다. 결국 비싼 세금과 유지비를 계속 내면서 그 집을 지키는 게임을 계속하게 된다. 재테크라기보다 “좋은 자리를 지키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아파트의 수위는 월급이라도 받지만, 아파트 주인은 세금과 관리비만 계속 내면서 수위보다 조금 더 높은층에서 잘 수 있을 뿐이다. 최근에 미국 영주권을 받아 미국으로 이민중인 후배 하나도 타워팰리스를 아직 팔지 못하고 고민 중이다. “한번 강남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그의 부인의 주장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한국의 비싼 상속세다. 평생 세금을 내며 어렵게 집을 지키고 집값은 올라갔는데, 결국 집주인인 노부부가 세상을 떠나면 자녀들은 한국의 비싼 상속세 문제를 맞닥뜨린다. 상속세를 낼 현금이 부족하면 자식들은 집을 급매로 팔거나 대출을 받아야 한다. 결국 평생 지킨 자산의 절반은 국가와 금융기관으로 흘러간다. 그 치과의사는 이 모습을 두고 “평생 관리비와 세금 내다가 마지막에는 상속세로 반토막이 난다”고 표현한다.   물론 진짜 강남 부자들은 집 한 채만 있는 경우가 드물다. 현금, 주식, 사업체, 배당소득까지 함께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강남 아파트는 단순히 비싼 방석이 아니라 실제 자산이다. 문제는 전 재산이 살고 있는 집 한 채에 묶여 있는 사람들이다. 진짜 자산은 내가 자고 있을 때도 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배당금이 들어오고, 임대료가 들어오고, 사업이 돌아가고, 시스템이 돈을 벌어주도록 하는 것이 진짜 자산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강남 아파트 강남 거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2026.05.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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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가시를 자르는 시간

안창호 선생이 했다고 전해지는 말이 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이다. 단순히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아니라고 본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부족할 때, 우리의 말과 태도가 얼마나 거칠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한 말이다. 가시가 돋는 곳은 입만이 아니다. 마음에도, 삶의 태도에도 자신의 몸에도 행동에도 자기도 모르게 가시가 자라난다.   다른 사람과 함께 부딪히며 생존하는 한 우리는 가시가 자라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자라나는 가시가 남과 나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가시를 혼자서 자르고 다듬는 관리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시를 자르는 시간’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 생각하는 시간, 책을 읽는 시간, 생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시간이다. 오로지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이러한 시간은 우리를 부드럽게 만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주고 내 안의 분노 수위를 낮춰준다.   가시를 더 빠르게 자라게 하는 시간도 있다. 끊임없이 타인과 부딪히는 시간, 특히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의 계속된 관계 속에서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시간, 성과와 맡겨진 책임에 쫓기는 시간, 그리고 순간의 해소를 위해 선택하는 술자리 역시 가시의 좋은 먹잇감들이다. 나에게 23년째 이어져온 세금보고 시즌은 내 몸과 마음의 가시에게 너무나 좋은 자양분이다.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시기이지만 생존과 책임감으로 버티는 석달이 지나면 나는 늘 온몸에 가시가 돋아있는 괴물이 되어 있다.   한국에 본사를 둔 미국 자회사에서 수십 년째 지사장으로 성실하게 성공적으로 일하고 계신 한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분에게 유일한 내면의 시간은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이동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고, 저녁이 되면 시차 때문에 한국 본사와의 소통이 이어진다. 그렇게 쉼 없이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오직 비행기 안에서만 비로소 혼자 있는 것이다. 그때서야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 쉬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바쁜 사람에게 가장 깊은 내면의 시간은 ‘이동 중의 고립된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다.   우리는 억지로라도 그런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인디언들 사이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말을 타고 오랫동안 달리던 그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멈춰 쉬는 이유는, 아직 따라오지 못한 자신의 영혼을 기다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육체는 앞서 나갔지만, 영혼은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빨리 달린다.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쉼 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에는 가시가 돋는다. 가시를 깎는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기도일 수 있고, 산책일 수도 있으며,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이다. 가시를 억지로라도 깎아야만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상처를 덜 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시간 성과 시간 생업 한국 본사

2026.04.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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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연봉이 오르는데 통장은 그대로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연봉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시점이 온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다. “그래 나도 이제부터는 좀 돈을 모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분명히 더 많이 벌고 있는데, 실제로 손에 남는 돈은 생각만큼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부부합산 소득이 꿈의 금액인 여섯자리 약 $100,000을 넘어서면서 $120,000, $150,000 구간으로 올라가는 시점부터 이런 체감은 더 뚜렷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때 “세금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간다. 미국 연방 세금은 총소득이 아니라 ‘과세 대상 소득’, 즉 AGI(Adjusted Gross Income)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이 말은 같은 연봉을 받아도 구조에 따라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많은 직장인들은 이 부분을 놓친 채, 연봉이 늘어난 만큼 그대로 세금을 내고 있다.   실제 사례를 하나 보자. 시카고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 씨는 연봉이 약 $120,000이다. 이직을 통해 연봉이 크게 올라 기분이 좋았지만, 첫 세금 보고 이후 예상보다 높은 세금에 당황했다. 특히 “이 정도면 많이 버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이 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동료 박 씨도 비슷한 연봉을 받고 있었지만 상황은 달랐다. 박 씨는 401(k)를 활용해서 과세 소득을 낮추고 있었고, 일부 세금 혜택 구간도 유지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비슷한 연봉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 달러 이상의 수입과 세금의 차이를 만들고 있었다.   이 차이는 투자 능력이나 소비 습관 때문이 아니다. 단 하나, 소득 구조를 이해했느냐의 차이다. 연봉이 올라갈수록 중요한 것은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가 과세 대상이 되느냐”다.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득이 늘어날수록 세금 부담만 커지는 구조에 들어가게 된다. 반대로 이 구조를 이해하면 같은 연봉에서도 훨씬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은퇴연금의 역할이 등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연금을 “나중에 쓰는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지금 당장의 세금을 바꾸는 도구다. 일정 금액을 은퇴연금에 불입하면 그만큼 과세 대상 소득이 줄어들고, 세금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절세를 넘어선다. 어떤 경우에는 세금 크레딧이나 공제 자격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은퇴연금은 단순한 저축이 아니라 “세금 구간을 조정하는 장치”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한다. 하지만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한 단계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바로 FAFSA 기반 대학 학비 지원이다. “401(k)에 많이 넣으면 FAFSA에도 유리할까.” 그렇지 않다. FAFSA는 단순히 AGI만 보지 않는다. W-2에 표시된 은퇴연금 불입액은 ‘untaxed income’으로 간주되어 다시 소득에 더해진다. 즉, 세금에서는 줄어든 소득이 FAFSA에서는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은퇴연금 불입만으로 FAFSA 결과가 크게 개선되지는 않는다. FAFSA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핵심은 “소득의 크기”보다 “소득의 형태”다. FAFSA에 가장 불리한 구조는 W-2 급여나 보너스, 투자 이익처럼 그대로 드러나는 과세 소득이다. 반대로 가장 유리한 구조는 사업소득 또는 비과세소득과 같이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소득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세금 구조 과세 소득 세금 구간

2026.04.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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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2026년 세금보고의 변화들

2025년 세금보고가 지난 4월 15일을 기점으로 일단 마감되었다. 아직 보고를 하지 못한 분들은 대부분 연장 신청을 완료했을 것이다. 연장 보고 마감일은 10월 15일이니 아직 여유가 있다. 하지만 환급이 예상되는 분들은 연장 신청을 할 필요가 없다. 마감일로부터 3년 안에만 보고를 하면 벌금도 없고 환급도 받을 수 있다.   2026년 세금보고 시즌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환급이 늘어난 해’였다. 2025년에는 OBBBA의 영향으로 세법이 많이 바뀌었다. SALT 공제가 확대되고, Standard deduction 금액이 올라가고, 자녀들의 세액공제도 늘어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 급여(Payroll) 시스템은 이 변화를 아직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그래서 급여에서 세금은 예전 기준으로 많이 떼고 실제 세금은 조금 줄어들어서 그 차액을 환급 받은 것이다. 그래서 다른 해에 비해 그나마 개인 고객들의 불만이 적었던 해였다.     하지만 2026년 동안 급여 시스템들이 새로운 세법을 반영하게 될 것이므로, 내년에는 금년 대비 환급이 줄었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는 걱정이 벌써부터 든다.   올해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세금 보고 과정에서 AI의 본격적인 등장이다. 실제로 올해는 ChatGPT와 같은 AI를 활용해 세금 정보를 미리 찾아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이거 공제받을 수 있나요? ChatGPT는 된다고 하던데 왜 공제가 안 되나요?” 이런 질문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세금 관련 AI 사용 비율은 불과 1~2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세무 상담의 출발점이 ‘검색’에서 ‘AI 질문’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문제는 AI의 업데이트가 느려 예전 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제공하는 정보들이 납세자들의 개별적인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세법 설명은 맞을 수 있지만, 실제로 각 개인이 처한 특별한 조건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한다. 명의는 환자를 보고 한눈에 정확히 병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한다. 환자의 상태와 특수한 조건에 따라 치료 방법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IRS도 크게 달라졌다. 한때 10만 명이 넘던 인력은 현재 약 7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무작위로 랜덤하게 대상자를 골라 감사를 했다면, 요즘은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선별적인 감사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모든 납세자를 고르게 놓고 선별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도가 높은 사례를 뽑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에 눈에 띄는 변화는 이민자 세금 신고 감소 현상이다. 최근 IRS가 이민당국(ICE)과 일부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민 납세자들이 세금 신고 자체를 꺼리고 있다. 실제로 이민자들의 세금 보고를 주로 대행하던 사무실들에서는 고객의 10~15%가 사라졌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향후 10년간 최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미국의 노동시장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다.   모든 변화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AI의 전반적인 등장으로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기본적인 업무들은 점점 자동화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상황을 해석하고 최적의 전략을 설계하는 전문가의 영역과 필요성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의 세금 보고는 “얼마를 신고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세금보고 손헌수 세금보고 시즌 세금 정보 이민자 세금

2026.04.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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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사실을 말해도 죄가 되는 나라

놀부가 흥부에게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너 사람 죽인 적 있지?” 이 말은 명예훼손일까 아닐까. 미국에서 “명예훼손(defamation)”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제3자에게 퍼뜨려 그 사람의 명성이나 직업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말한다. 중요한 요소는 세 가지다. 말한 내용이 거짓이어야 하고, 거짓을 사실처럼 말해야 하며, 제3자가 그 내용을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거칠고 모욕적이어도 그 말이 사실이라면 명예훼손이 아니다. 즉, 흥부가 실제로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면, 놀부가 방송국에 나가서 “흥부는 살인자다”라고 대놓고 말해도 미국에서는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이 아니다. 또한 아무리 심한 말을 했어도, 그 말을 다른 사람이 듣지 않았다면 미국에서는 명예훼손이 아니다. 모욕일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명예훼손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명예훼손이 주로 민사적인 다툼이라서 잘못해도 형사처벌이 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구분이 등장한다. 명예훼손과 모욕의 차이다. 명예훼손은 “사실”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모욕은 사실일 필요가 없다. “흥부는 인간 쓰레기다” 와 같이 단순한 비난도 모욕이다. 미국에서는 이 둘의 차이가 분명하다. 허위 사실을 퍼뜨리면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지만, 단순한 욕설이나 모욕은 대부분 처벌되지 않는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 자체가 미국에서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에서는 명예훼손이 단순한 민사 문제가 아니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명예훼손뿐 아니라 모욕도 형사처벌의 대상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명예훼손의 경우 한국에서는 사실을 말해도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과거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해 그 사람의 평판을 떨어뜨리면, 그것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가 존재하지만, 이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한국에서는 “거짓말이냐 아니냐”보다 “그 말을 했느냐” 자체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같은 말이라도 나라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미국에서는 “사실이면 말해도 된다”는 원칙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사실이라도 조심해서 말해야 한다”는 문화가 법으로 뒷받침된다.   1960년, 미국 남부에서 흑인 인권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돕기 위해 시민단체가 뉴욕타임즈에 전면 광고를 실었다. 광고에는 경찰이 킹 목사를 일곱 번이나 체포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체포는 네 번이었다. 이 작은 숫자 오류를 이유로 앨라배마의 경찰 책임자는 뉴욕타임즈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지역 법원은 신문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196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 판결을 뒤집었다. 내용에 약간의 오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자를 비판한 언론을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그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퍼뜨렸거나, 진실 여부를 무시한 채 무모하게 행동했다는 점까지 입증이 되어야만 한다.     이 판결 이후 미국에서는 언론과 시민의 발언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명예훼손을 엄하게 처벌하는 나라가 항상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권력이 집중된 사회에서는 “명예훼손”이라는 이름으로 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억누르는 일이 더 쉽게 일어난다. 사실을 말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되고, 자신이 했던 말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게 될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모욕도 형사처벌 경찰 책임자 민사상 책임

2026.04.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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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녹음과 믿음 사이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면 녹음을 해도 대부분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상대방 몰래 녹음하는 것은 어떨까? 미국 연방법은 대화에 내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면 상대방 몰래 녹음해도 된다. 심지어 대화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대화에 참여한 사람 중 한 사람만 미리 동의했다면 제3자가 다른 대화 참여자들 몰래 녹음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녹음이 범죄나 불법행위를 저지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거나, 제3자가 통신을 몰래 가로채는 행위라면 여전히 불법이다.   연방법은 이렇지만,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다. 어떤 주는 연방법처럼 대화 참여자 한 사람만 동의하면 되지만, 어떤 주는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동의해야만 한다. 녹음 버튼 하나를 눌렀을 뿐인데, 어떤 주에서는 합법이고 다른 주에서는 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일리노이주는 한때 이와 관련해서 가장 엄격한 주였다. 과거 일리노이주 법에 따르면, 대화 참가자 전원의 동의 없이 녹음하면 원칙적으로 처벌될 수 있었다. 법의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극단적으로 보면 야구장에서 고함치는 사람의 목소리조차 그의 허락 없이 녹음하면 불법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었다.   결국 2014년 3월, 일리노이주 대법원은 이 법에 브레이크를 건다. People v. Melongo와 People v. Clark 사건에서 법원은 기존의 법이 지나치게 광범위 해서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두 가지 사건은 피고인이 공무원이나 판검사가 한 말을 녹음해서 문제가 된 경우였다. 법원은 프라이버시 보호는 중요하지만, 공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진 대화까지 전부 녹음을 금지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판결한다. 그리고 2014년 12월 30일부터 새로운 법이 시행됐다. 새로운 일리노이주 법은 녹음을 무조건 풀어준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질문을 먼저 던진다.   “이 대화는 사적인 대화인가?”    현재 일리노이 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적(Private)’이라는 단어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비공개이며 은밀한 대화라고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사적인 대화를 상대방 모르게 몰래 녹음하면 불법이다. 반대로 공개된 장소에서의 대화나 공적 성격이 강한 대화는 그렇지 않다. 결론적으로 현재 일리노이 주법은 “모든 녹음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적인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불법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대화에 참여한 사람이 자신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합법이다. 한국에서는 ‘참여’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대화 참여자의 녹음은 상대방이 몰라도 합법이다. 하지만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남의 대화를 녹음하면 불법이다.   정리해 보자. 미국의 연방법은 한 사람만 동의하면 대화 녹음이 가능하고, 대화에 참여한 한 사람만 동의하면 제3자 녹음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리노이주에서는 대화 참여자라 해도 사적인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불법이다. 한국에서는 당사자 자신이 포함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전부 가능하지만, 제3자의 녹음은 금지다.   같은 녹음이라도 누가 했는지, 어디서 했는지, 어떤 대화 내용을 녹음했는지에 따라 불법도 되고 합법도 된다. 하지만 매일 대화를 하고 있는 우리는 합리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우리 대화의 상대방이 대화를 녹음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내 의사에 반해 내가 한 말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말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대화 녹음 대화 참여자들 녹음 버튼

2026.04.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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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침팬지처럼 뺏고 늑대처럼 지켜라

무리의 리더를 ‘알파’라고 부른다. 알파는 무리 중에 가장 힘이 센 녀석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관찰에 의하면 늑대 무리의 알파는 가장 사납고 지배적인 수컷이 아니다. 사실은 가족 중심의 경험 많은 번식 리더, 즉 가족 사회를 처음 이루었던 어미와 아비라고 한다.        늑대 무리와는 달리 침팬지 무리의 알파는 경쟁자 중 서열 1위가 맡는다. 그래서 침팬지 무리의 알파는 싸움 능력도 뛰어나야 하고, 머리도 좋으며 때로는 잔인하고 교활하다. 정치적인 계산에 따라 때로는 다른 경쟁자와 동맹을 하고, 때로는 힘으로 제압하기도 한다.     늑대형 리더의 대표적인 예로 학자들은 아브라함 링컨을 든다. 링컨은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남북전쟁을 이끈 대통령이다. 그를 늑대형 알파라고 보는 이유는 그가 권력을 잡은 방식보다 권력을 유지한 방식에 있다.     그는 자신을 강하게 비판했던 정치인들까지 내각에 포함시켰다. 이를 “경쟁자들과 이룬 팀(Team of Rivals)”이라고 부른다. 침팬지형 리더라면 경쟁자의 말을 듣지 않고 제거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링컨은 경쟁자를 적으로 두지 않고, 자신의 무리 안으로 끌어들였다. 국가가 분열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권력 유지가 아니라 집단의 생존이라고 본 것이다. 늑대 무리에서 부모 늑대가 새끼를 지키고 무리를 유지하듯이, 링컨은 자신의 감정이나 자존심보다 미국 전체를 살리는 선택을 했다.   침팬지형 리더의 대표적인 사례로 학자들은 스티브 잡스를 든다. 잡스는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든 인물이지만, 그의 리더십은 매우 강렬하고 때로는 거칠었다. 그는 회사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을 유도했고, 직원들에게는 극단적으로 높은 기준을 요구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바로 배제했고, 사람들을 거칠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동시에 그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비전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언제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하는지, 어떻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 모습은 침팬지 사회의 알파와 닮았다. 침팬지 알파는 단순히 힘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 동맹을 만들고, 경쟁자를 견제하고, 필요할 때는 무리를 압박하고 제거하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링컨은 무리를 지키는 데 탁월한 리더였고 잡스는 정상에 올라가는 데 뛰어난 리더였다. 인간 사회에서는 침팬지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 기회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늑대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그 자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에게 현실적인 전략은 침팬지처럼 정상을 차지하고, 늑대처럼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인생에서 기회를 잡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경쟁하고, 관계를 만들고 자신의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자리를 차지한 이후에는 사람을 지키고 신뢰를 쌓고 공동체를 유지해야 한다.     진짜 리더는 상황에 따라 침팬지도 되고 늑대도 될 줄 알아야 한다. 사람 좋은 리더로 남아 무리를 모두 굶어 죽게 하는 것도, 치열하게 경쟁만 하고 잔인하게 제거만 하다가 모두에게 미움 받고 혼자 남겨지는 것도 진정한 리더가 피해야 할 일이다. 결국은 중용이고 결국은 균형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균형을 깨닫고 실천하는 순간, 단순한 성공을 넘어, 오래 살아남고, 무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침팬지 침팬지형 리더 늑대형 리더 늑대형 알파

2026.03.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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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탈세의 공소시효

소득세 보고 자료는 몇 년 동안이나 보관해야 할까? 세금을 내지 않고 소득을 줄여서 보고한 사람은 몇 년 동안이나 불안해야 할까? 납세자가 정상적으로 소득세 신고를 한 경우, IRS는 일반적으로 3년 이내에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소득세 감사의 기본 공소시효는 3년이다. 또한 세금 환급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도 신고 마감일로부터 3년이다. 하지만 소득의 25% 이상을 누락해서 신고한 경우에는 이 기간이 6년으로 늘어난다.   가끔은 납세자가 세금보고를 하지 않고 해외로 도망을 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정부는 공소시효가 멈춘 것(tolling)으로 가정을 한다. 그래서 납세자가 미국으로 다시 들어온 시기부터 6년이라는 기간을 세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보통 세금보고 자료는 6년 동안은 보관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부동산을 보유하고 세를 받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오랜 기간 세금보고 자료를 보관해야만 한다. 나중에 사업체나 부동산을 매각할 때 정확한 세금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의 모든 자료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금 관련 사건의 입증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다. 세금을 줄이거나 비용을 공제받기 위해 자료를 보관하고 제시해야 할 책임이 납세자에게 있다는 말이다.   헐리우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는 한때 수백만 달러의 세금 문제로 IRS와 분쟁을 겪었다. 그는 개인 섬을 구입하고, 유럽의 성(castle) 구입 등 부동산 투자 실패와, 개인 전용 비행기 구입 등의 과도한 소비 지출로 인해 약 600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내지 못했다. IRS는 결국 그의 부동산에 유치권(lien)을 설정했고, 그는 결국 여러 채의 부동산을 급히 처분해서 세금을 납부해야만 했다.   액션 영화 블레이드 시리즈로 유명한 흑인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Wesley Snipes)는 아예 세금 신고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는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상한 이론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어떤 영화에 출연했는지, 그리고 영화출연으로 얼마를 벌었는지 대략 알고 있던 IRS에 의해서 700만 달러 이상의 세금 문제로 기소가 되었고, 결국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아 실제로 감옥에서 복역했다.   한 사람은 세금 보고를 했지만, 납부하지 않아서 재산을 잃었고, 다른 사람은 세금 보고 자체를 하지 않아서 자유를 잃었다.   그렇다면 6년만 버티면 완전범죄가 될까? 아니다. 때로는 납세자가 죽어야만 끝나기도 한다. 공소시효가 6년을 넘어가는 경우는,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실수가 아닌 고의로 소득을 누락해서 신고한 경우다. 세금 보고를 해야만 공소시효가 시작된다. 만일 세금보고 자체를 하지 않았다면 공소시효는 시작한 적도 없는 것이 된다. 시작한 적이 없는 것은 끝날 수가 없으므로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경우는 공소시효가 없다. 또한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기죄는 공소시효가 없다. 그러므로 IRS가 납세자의 탈세를 사기죄로 본다면 6년의 공소시효도 무용지물이 된다. 그렇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국세청이 아주 오래된 옛날의 세금 보고를 문제 삼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공소시효 손헌수 기본 공소시효 기간 세금보고 세금 신고

2026.03.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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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시카고 재산세는 왜 미국에서 가장 비쌀까

시카고 지역에서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한다. “왜 일리노이의 부동산세는 이렇게 비싼가.” 미국에서 재산세 또는 부동산세(Property Tax)는 집이나 건물을 가진 사람이 내는 세금이다. 소득세는 돈을 번 사람이 내는 세금인 데 반해, 재산세는 건물이나 주택과 같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매년 내는 세금이다. 이런 재산세는 지방정부의 가장 중요한 재원이다. 경찰서, 소방서, 학교, 공원, 도서관 같은 지역 공공서비스를 유지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이 재산세에서 나온다. 재산세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계산된다. 부동산세(재산세) = 부동산 가치 × 세율.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부동산의 가치이고, 둘째는 세율이다. 이 중에서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곳은 카운티의 감정사무소(Assessor)다. 쿡 카운티에서는 Cook County Assessor가 부동산의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부동산의 가치를 산정한다. 쿡 카운티에서는 모든 부동산을 동시에 재평가하지 않는다. 시카고 지역, 북부 교외 지역, 남부 교외 지역, 이렇게 셋으로 나누어 약 3년 주기로 돌아가며 순환 재평가 방식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자기 지역이 재평가되는 해에는 그 지역의 재산세가 크게 변동하기도 한다.   재산세는 단순히 자기 집의 가치가 올라서 증가하는 것만은 아니다. 카운티가 받아야 할 재산세 총액이 해마다 먼저 결정되고, 그 총액을 집과 건물을 가진 사람들이 나누는 구조다. 이때 총액을 결정하는 것은 지역의 공공기관들이다. 공립학교, 커뮤니티 칼리지, 카운티 정부, 공원관리기관, 도서관 등 수백 개의 지방 공공기관들이 매년 각각 자신들이 필요한 예산을 정한다. 카운티 클럭(County Clerk)은 이 예산 총액을 모두 합한 뒤, 감정사무소가 결정한 각 부동산의 가치를 기준으로 나누어 세율을 거꾸로 결정한다. 결국 재산세는 부동산의 가치와 지방정부의 예산총액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일리노이의 예산 구조는 다른 주들과는 조금 다르다. 이 차이가 비싼 재산세의 원인이다. 첫째, 학교 재정 구조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공립학교 재정의 상당 부분을 주정부가 주소득세로 부담한다. 하지만 일리노이주는 공립학교 교육 재정의 상당 부분을 카운티의 재산세에 의존한다. 둘째는 공무원 연금이다. 일리노이와 시카고는 오랫동안 공무원 연금 재정을 충분히 적립하지 못해 왔고,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세금 압박이 커졌다. 셋째는 엄청난 수의 지방정부의 수다. 일리노이에는 약 6,000개 이상의 지방정부 단위(local taxing districts)가 존재한다. 학교, 타운십, 공원구, 소방구 등 다양한 특수 행정구역이 각각 자신들의 예산을 확보하려 한다. 행정 단위가 많을수록 세금 구조도 복잡해지고 부담도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이유 때문에 일리노이의 부동산세는 미국에서 거의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일리노이의 평균 실효 부동산 세율은 약 2% 안팎으로 미국 평균 1%보다 훨씬 높다. 레이크 카운티 같은 곳에서는 2.5%에서 3%에 가까운 세율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말은 집값이 50만 달러인 주택의 주인이 매년 약 1만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 정도의 재산세를 낸다는 의미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한국은 0.1%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미국의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재산세 이의 신청(Appeal)을 한다. 세율을 고칠 수는 없으니 자기 부동산의 가치를 재평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카운티의 감정사무소는 수많은 주택과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다 보니 완벽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어필을 신청하는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느 정도 감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미국 손헌수 재산세 총액 공립학교 재정 부동산 가치

2026.03.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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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맬더스가 묻고 AI가 답하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류는 식량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맬더스의 인구론이다. 그가 인구론을 주장하기 직전인 18세기 후반, 많은 사람들은 ‘인구가 많은 나라가 국력도 강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토마스 맬더스(Thomas R. Malthus)는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것은 사회에 큰 부담' 이라고 생각했다. 1798년에 그가 발표한 '인구론(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에서 그는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가 빠르면 식량생산이 인구수를 따라잡지 못해서 식량이 점점 부족해 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다.     가설의 내용은 이렇다. 인구가 늘어나면 식량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식량의 공급을 앞지른다. 수요가 오르면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올라도 식량은 반드시 사야만 한다. 그런데 식량의 가격이 오르니 사람들은 돈을 대부분 식량을 사는데 쓰고 다른 물건을 살 돈이 없다. 가난해지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식을 하나라도 더 낳아서 돈을 벌어오게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아동보호법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난한 집 자녀들은 하루종일 일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식을 더 낳고, 인구는 또 다시 늘어난다. 식량 가격은 더 오르고, 생활수준은 더 낮아진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가 살아있을 당시에 영국 런던 근처의 슬럼가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었고, 많은 영국인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고통 받고 있었다. 그의 가설은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처음에 ‘인구론’의 내용은 일반인들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일 것으로 예상해서 맬더스는 자기 이름을 숨기고 익명으로 출간을 했다. 그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사람이 진화론자인 찰스 다윈이다.   다윈은 1838년 맬더스를 읽고 “자원이 한정된 세상에서는 생존 경쟁이 필연”이라는 통찰을 얻었다고 직접 적었다. 그 순간 ‘자연선택’의 논리가 정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 사회의 학문을, 다윈은 생물 전체의 규칙으로 확장했다. “먹이가 부족하면, 모두가 살아남을 수는 없다.” 이 단순한 문장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생존능력이 강한 자들만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 이론을 만든 것이다. 히틀러 역시 인구론의 영향을 받아서 똑똑한 게르만족은 살아남아야 하고 열등한 유대인은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는 설이 있다.         맬더스는 목사의 아들이었고 그 자신도 목사였다. 하지만 세상은 그의 예측대로 되지는 않았다. 과학의 발전으로 식량 생산은 크게 증가했고, 많은 선진국에서는 오늘날 인구 감소가 더 큰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던졌던 질문, “자원이 한정된 세상에서 누가 살아남는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다른 형태로 우리 앞에 남아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노동과 업무의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식량부족에 대한 우려로 생존 경쟁이 시작되었다면, 이제는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단순한 반복 노동이나 기존의 지식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뒤처질 것이다. 맬더스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것이 있다면, 바뀌는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개체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맬더스 토마스 맬더스 식량 생산 오늘날 인구

2026.03.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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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나는 누구 편인가?

중학교 도덕 선생님의 별명은 ‘탱크’였다.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분이었다. 그분이 가장 사랑한 것은 도덕이나 정의가 아니라 자기 반 학생들이었다. 체육대회든 교내 응시 대회든, 자기 반이 관련되면 그분은 탱크였다.   반 대항 축구 경기에서 그분이 자기 반 경기의 심판을 맡은 적이 있었다. 공이 자기 반 학생 발에 맞고 나가도 드로잉은 늘 자기 반 몫이었다. 엉켜 넘어지면 반칙은 상대편 선수, 프리킥은 언제나 자기 반 몫이었다. 어린 나는 혼란을 느꼈다. 정의란, 어쩌면 자기 편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졌다. 제대로 된 어른을 많이 보지 못했던 나는, 정의와 편파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그렇게 자라났다.   그 즈음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영화를 보다가 또 다른 혼란을 겪는다. 어린 주인공은 엄마를 찾아 낯선 나라를 여행하다가, 어른들이 칠면조를 사냥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집단으로 짐승을 몰아 죽이는 모습이 잔인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러나 얼마 뒤, 춥고 깜깜하고 배고픈 상황에 처한 주인공은 길가에 쓰러진다. 하지만 곧 좋은 노부부를 만나 따뜻한 스프를 얻어먹고 살아난다. 그 스프가 아마도 칠면조로 만든 스프였던 것 같다. 방금 전까지 잔인해 보였던 그 칠면조의 죽음이, 이번에는 생명을 살리는 따뜻함이 된다. 집단으로 사냥하면 잔인하고, 한 마리 잡아 끓이면 따뜻해지는 것인가?   이 혼란은 인디언의 사냥 이야기를 접하며 조금은 풀렸다. 그들은 필요한 만큼만 잡는다고 한다. 딱 먹을 만큼만 사냥하고, 팔기 위해 더 죽이지 않고, 재미로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냥도 돈도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충족이 되면 멈출 줄 아는 절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늘 절제가 승리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정도를 지키려 했던 인디언들은 탐욕스러운 세력에 의해 정복당했고,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 정의와 절제가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정치판을 보면 돌아가신 탱크 선생님이 떠오른다. 같은 잘못을 상대편이 저지르면 정의의 칼날을 들이대고, 똑같은 행동을 자기 편이 하면 한없이 관대해진다. 편이 바뀌면 정의가 바뀐다. 고국의 판사들이 최근 계엄령을 놓고 전직 대통령과 국무총리에게 내린 엇갈린 판결을 보며 어른이 되어 세상을 판단하는 자리에서 내리는 공적인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법과 정의의 이름 앞에서는 자기 편을 잠시 잊어야 한다. 정의는 내 편이나 자신의 소영웅주의를 지키는 일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정의는 내가 속한 편을 넘어서고, 내 인기를 생각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매일 매일의 인간사는 그냥 무조건 내 편인 누군가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고객 중에는 내가 “우리 회사”라는 표현으로 고객의 회사를 불러 주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자기 편이 되어 준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어머니는 평생 호텔에서 청소 일을 하시며 다섯 자녀를 키우셨고, 어렵게 평생을 모은 돈으로 경기도 외곽에 작은 아파트를 장만하셨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까지 짐을 들고 올라갈 때면 나는 힘들다고 투덜거렸다. 지금은 돈을 내고 일부러 운동을 하러 다니면서, 그때 무조건 어머니의 편이 되어드리지 못했던 아들이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어머니가 아직 살아 계셨다면, 아무리 술을 먹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고 꾸짖으셔도 오늘만은 무조건 그 분의 편이 되어드리고 싶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사냥 이야기 탱크 선생님 상대편 선수

2026.02.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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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Roth IRA로 세금 없는 50억불 만들기

델라웨어 주의 상원의원이었던 William V. Roth의 이름을 딴 Roth IRA는 1998년에 도입됐다. 이 계좌는 세금을 이미 낸 돈으로 불입한다. 그래서 불입할 때는 세금 공제가 없다. 대신 불입 후 5년이 지나고 59세 반이 넘은 뒤 인출할 경우 원금은 물론 투자 수익까지 전액 비과세다.    Roth IRA 이전에 우리가 흔히 말하던 IRA는 지금의 Traditional IRA다. 불입할 때 세금을 줄여주고, 운용 중에는 과세를 미뤄주며, 은퇴 후 인출할 때 세금을 내는 구조였다. Roth IRA의 등장은 “지금 세금을 낼 것인가, 나중에 낼 것인가”라는 선택지를 납세자에게 던져준 셈이다.   Roth IRA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초기에 간파한 사람 중 하나가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이었다. 1999년, 당시 서른한 살이던 그는 연간 한도였던 2,000달러를 자신의 Roth IRA에 넣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비상장이던 페이팔 주식을 한 주당 0.1센트도 안 되는 가격에 매입했다. 3년 뒤인 2002년, 페이팔은 주당 15달러에 상장됐고 eBay에 매각되면서 주가는 수백 배 뛰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Roth IRA 자금으로 Facebook 등에 재투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그의 Roth IRA 계좌 잔액은 약 50억 달러, 원화로 약 7조 원에 달했다. 그가 59세 반이 되는 2027년 4월 11일 이후 이 돈을 인출한다면 원칙적으로 연방소득세는 한 푼도 없다. 세금 없는 7조 원이니 세금을 고려하면 10조 원쯤 되는 돈이다.   미래의 세금을 걱정하지 않고 은퇴 자금을 마련하고 싶은 납세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가 바로 Roth IRA다. 불입할 때는 세금 공제가 없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은퇴 후에는 원금과 수익 모두를 세금 없이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IRA 제도를 만든 본래 목적은 부자의 자산 증식이 아니라 중산층의 은퇴 준비다. 그래서 일정 소득을 초과하는 고소득자는 원칙적으로 Roth IRA에 직접 불입할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다.   그렇다고 Roth IRA가 불입 시점에 아무런 세제 혜택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일정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납세자는 Saver’s Credit을 통해 Roth IRA 불입액의 일부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크레딧은 non-refundable이기 때문에 실제로 납부할 세금이 있어야만 혜택을 볼 수 있고, 저소득층의 은퇴 준비를 유도할 목적의 크레딧인 만큼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게다가 full-time 학생이나 18세 미만인 경우에는 아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Roth IRA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만능 절세 상품이라기보다는, 소득•나이•세금 구조가 맞아떨어질 때 진가를 발휘하는 제도이다.   Roth IRA에 불입한 원금은 가입한 다음 날 찾아도 세금이 없다. 하지만 불어난 수익금은 다르다. 조건을 충족하면 불어난 돈에 대해서 비과세이지만 59세 반이 되기 전에 Roth IRA에 있는 돈을 미리 인출하면 원금은 비과세지만, 불어난 돈에 대해서는 세금은 물론 10% 벌금까지 내야 한다. 은퇴 자금이니 나이가 들어서 찾으라는 이야기다.   요즘은 Roth IRA를 이용해서 틸과 같이 세금 없는 50억 불을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IRS가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예전보다 훨씬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 의도적으로 지나치게 싼 값에 자기 회사 주식을 자신의 Roth IRA 계좌에 넣었다면, 금지된 거래 또는 가치를 저평가한 자기 거래(self-dealing) 의혹으로 거래 자체가 불법이 되어 Roth IRA 자체가 무효화될 수도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roth ira 세금 공제 ira 제도

2026.02.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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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자토펙의 호르몬이 내게 콧물이 된 사연

허리에 타이어를 매달고, 군화를 신고, 이를 악물고 달리던 사내. 어렸을 때 나는 에밀 자토펙(Emil Zátopek)을 그렇게 기억한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5,000미터와 10,000미터, 그리고 마라톤까지 동시에 세 개의 금메달을 땄다. 그래서 ‘인간 기관차’라고 불린다. 자토펙은 연습을 할 때, 일부러 몸을 무겁게 하고, 극도의 인터벌 트레이닝을 했다고 한다. 실제 경기에서는 얼굴을 찡그리고, 마치 “나는 지금 죽을 만큼 힘들다”고 몸으로 말하며 달렸다. 그는 정말로 힘들어했고, 그걸 숨기지 않았다.   자기계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몸을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으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몸이 젊어지고 인생의 활력이 살아난다는 주장이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세가지 극단은 찬물 샤워, 인터벌 트레이닝, 그리고 18시간 이상의 장시간 단식, 이 세가지다. 이렇게 하라며 열변을 토하던 백인 여성 교수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성장호르몬이 넘쳐 흐르는 사람처럼 전혀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마르고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 보여서, 강의 도중 그대로 쓰러져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그녀의 말을 믿어도 될까?   예전부터 의식적으로 세 가지 ‘극단’으로 내 몸을 시험해 보고 있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려고 애를 쓴다. 주말엔 점심을 먹고 저녁을 거른다. 생각보다 어렵다. 배고픔은 인간을 철학적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신경질적으로 만든다. 그래서 평소보다 내가 더 예민해지는 날이면, 직원분들 중 누군가는 말없이 내게 단 것을 가져다준다. 달리기를 할 때도 조금만 힘이 남아도는 날이면 인터벌을 한다. 숨이 가빠질 때까지 달리고, 다리가 풀릴 때까지 속도를 올린다. 그리고나서 찬물 샤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감기를 달고 산다. 감기인지 알러지인지 모르겠지만 콧물은 하염없이 흐르고 하루 종일 코를 푼다. 코를 세게 풀다 보면 머리는 멍하고, 몸에서 기가 빠지는 느낌이다. “활력은 커녕, 이러다가 감기와 비염 때문에 남들보다 먼저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장호르몬이 나오기도 전에 면역세포들이 모두 집단으로 내 몸을 떠나 갈 것만 같다.   자토펙은 평소에 극한의 인터벌 트레이닝 훈련이나, 헬싱키 올림픽에서 그가 5천미터에서 금메달을 딴 날, 여자 창던지기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자신의 아내를 업고 달리는 등, 극한의 훈련을 하다보니 실제 경기에서는 날아 다녔다. 살면서 힘들고 잘 모르는 도전적인 일을 끝내고 실력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을 느낄 때마다, 극한으로 자신을 내모는 법을 내게 알려준 자토펙에게 나는 감사했다. 그런데 요즘 내가 따라 하는 것은 자토펙의 잘 계획된 훈련이 아니라, 그의 고통스러운 얼굴 표정뿐인 것 같다. 목적 없는 고통, 맥락 없는 자기학대다.     몸을 극한으로 내모는 행위는 우리 몸이 생존을 위해 잠깐 성장호르몬과 같은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게 만들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변화된 상황에 또 금방 적응하지 않는가? 무엇인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온다면 반대로 다른 곳에 문제가 생기든지, 웬만한 자극에는 몸이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활력은 고통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다.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 그리고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여유와 몸의 신호를 꾸준히 듣는 감각에서 나온다. 극단을 견디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극단을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아는 조절능력이 중요하다. 오늘의 극단이 내일의 짜증과 콧물 그리고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제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야겠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호르몬 인터벌 트레이닝 짜증과 콧물 헬싱키 올림픽

2026.02.1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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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2025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에게 천불씩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아이들은 때려잡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천불씩 계좌에 넣어준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말이다. 미 국세청(IRS)이 이번에 발표한 이 제도는 소위 ‘트럼프 계정(Trump Account)’이다. 법률 용어로는 530A 계좌다.   이 계좌는 단순한 저축 통장이 아니다. 부모의 관심과 정성에 정부가 ‘종잣돈’을 더해 키워가는 ‘복 주머니’다. 국가가 갓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아이에게 천불이라는 종잣돈을 보태주고, 아이가 18세가 되는 날까지 늘어난 돈에 대해서는 중간에 세금도 받지 않는다.     오늘은 2026년 세금 보고 시즌을 맞아 반드시 챙겨야 할 양식 4547과 트럼프 계정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보자.   트럼프 계정의 가장 큰 매력은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다.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아이들에게는 정부가 $1,000를 초기 자본으로 넣어준다. 이 돈은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미국 기업이 주가 되는 지수를 추종하는 특정 뮤추얼펀드/ETF에 투자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2025년 이전에 태어난 18세 미만 아이들도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천불이라는 정부 지원금은 없다. 그러나 2025년 이전에 태어난 자녀들도 이 계좌를 만들면 18세까지 늘어난 돈에 대해서 과세가 미뤄지는 혜택 아래서 자산을 불릴 수 있다.   이 통장은 지금 은행에 간다고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첫번째 단추는 지금 진행하는 2025년도 개인 소득세 보고를 하면서 양식 4547을 첨부하는 것이다. 이 양식은 네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Part I에는 보호자인 아이의 부모 정보를 적는다. 그리고 Part II에는 자녀의 정보를 적는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자녀의 사회보장번호(SSN)다. 이 번호가 없으면 돈을 안주겠다는 것이다. Part III가 가장 중요한데, 2025년생 자녀를 둔 부모님은 7번 항목의 체크박스에 반드시 표시를 해야만 2026년 7월 4일경에 정부 지원금 $1,000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Part IV에 자녀 이름으로 된 계좌 개설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하면 끝난다.   만약 이번 세금 보고 때를 놓치고 이 양식을 보고하지 않았다면, 2026년 여름경에 개설될 전용 포털(trumpaccounts.gov) 사이트의 완성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러니 2025년에 신생아를 가진 부모는 가급적 이번 세금보고 때 반드시 이 양식을 첨부하여 개인 소득세 보고를 하기 바란다.     이번에 이 양식으로 신생아 보고를 마치면 2026년 5월에서 6월경에 메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서 독립기념일인 7월 4일부터 계좌로 천불씩 지급하겠단다. 하지만, 이 계좌에 들어간 돈은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는 함부로 꺼내 쓸 수가 없다. 정부에서 주는 천불 외에 부모가 자식의 계좌에 추가 입급도 가능하다. 부모의 고용주나 회사도 직원 자녀를 위해 연간 2,500불까지 입급이 가능하다. 이 모든 금액을 더해 자녀당 연간 최대 $5,000까지 입금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18세가 된 이후부터 이 돈을 찾는다면 전액 과세된다. 전통적인 Traditional IRA 같이 취급되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트럼프 행정부 계좌 개설 정부 지원금

2026.02.0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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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2025년부터 4년간만 적용되는 공제들

앞으로 4년 동안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개인소득세 공제들이 있다. 2026년에 보고하는 2025년 세금보고부터 2028년 세금보고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공제들인데, 정확히 네 가지다. 이 공제들은 모두 한시적이기 때문에, 해당되는 납세자라면 놓치지 말고 챙겨야한다.   #. 먼저 팁(Tip) 소득공제다.    팁 소득은 연간 2만 5천달러까지 공제가 가능한데, 독신으로 보고하든, 부부가 함께 보고하든 관계없이 세금보고 한 건당 최대 2만5천 달러까지 소득에서 공제된다. 모든 사람이 팁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행적으로 팁을 받아오던 직업에만 한정되며, 이러한 직업들은 IRS가 이미 지정해 두었다. 바텐더나 웨이터 같은 식당 종업원, 택시 기사, 골프 캐디 등 전통적인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팁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유효한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있어야 하며, 기혼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부부가 함께 세금보고를 해야만 이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소득 요건도 있는데, 독신자는 연소득 15만 달러, 기혼자는 부부합산 30만 달러를 초과하면 공제가 단계적으로 줄어들고, 일정 소득 이상에서는 공제를 받을 수 없다.   #. 다음은 초과근무(Overtime) 수당 공제다.    초과근무란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경우를 말한다. 앞으로 4년 동안은 초과근무 수당 중에서 1인당 연간 최대 1만2천5백 달러까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팁 공제와 다른 점은, 부부가 모두 초과근무 수당을 받았다면 각자 1만2천5백 달러씩, 즉 부부합산 최대 2만5천 달러까지 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공제 역시 일정 소득 수준을 넘으면 점차 줄어든다. 주의할 점은 초과근무 수당 전체가 공제 대상이 아니라 1.5배 초과수당 중에 0.5에 해당하는 금액만 공제가 된다는 점이다.   #. 세 번째는 개인용 새 자동차 구입과 관련된 Loan 이자 공제다.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새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자동차 Loan을 받아 이자를 지급했다면, 그 이자 지급액에 대해 연간 최대 1만 달러까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조건은, 반드시 미국에서 조립된 새 자동차여야 하고, 해당 기간 동안 구입한 차량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제 대상은 원금이 아니라 이자 납부액에 한정되며, 기존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차량이나 중고차는 이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살펴볼 공제는 65세 이상 연장자를 위한 추가 소득공제다.    기존에도 65세 이상 연장자들은 표준공제에 더해 1인당 약 2천 달러의 추가 공제를 받아 왔으며, 이 기존 공제는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적용되었다. 그런데 2025년부터 앞으로 4년 동안은 여기에 더해 1인당 6천 달러의 추가 공제가 새로 생겼다. 다만 이 추가 6천 달러 공제에는 소득 제한이 있다. 독신자의 경우 연소득이 7만5천 달러를 넘기면 공제가 줄어들기 시작해 17만5천 달러를 초과하면 혜택을 받을 수 없고, 기혼자의 경우에는 부부합산 소득 15만 달러부터 공제가 줄어들어 25만 달러를 넘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네 가지 공제들은 모두 2025년부터 새로 생긴 ‘Schedule 1-A’라는 양식에 정리되어 반영된다. 납세자는 먼저 소득을 신고한 뒤, Schedule 1-A라는 양식에 팁, 초과근무 수당, 자동차 이자, 연장자 추가 공제금액을 각각 계산해 합산하고, 그 금액이 다시 개인소득세 양식으로 옮겨져 과세소득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공제들은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본인이 해당되는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고, 세금보고 시 정확하게 계산해 입력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세금보고부터 이 네 가지 공제에 본인이 해당되는 지,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개인소득세 공제들 소득 공제 추가 공제

2026.01.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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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천불을 버는 천가지 방법

이 책의 영문 제목은 ‘One Thousand Ways to Make $1,000’이다. 1930년에 태어난 워렌 버핏이 열한 살 때 읽었던 책이다. 1910년부터 1920년대 초반에 수많은 실제 사례와 아이디어를 모은 카탈로그형 책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F. C. Minaker 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는 당시에 돈을 번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구체적으로 찾아 이 책에 담았다.     당시에 천 불은 중산층 가정의 1년에서 2년치 소득이라고 하니, 당시의 천 불은 지금으로 치면 십만 불 정도에 해당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다룬 구체적인 사업들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신문이나 잡지를 배달하는 사업이 언급된다. 요즘에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신문이나 잡지 배달이 예전처럼 고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개념만 받아들이자면, 일정 구역을 맡아서 반복적으로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고정 고객이 중요하고, 반복적으로 수익이 꾸준히 나는 구조다.   워렌 버핏 스스로도 이 책에 영감을 받아 어린 나이에 신문 배달을 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고인이 된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도 어렸을 때 신문 배달을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당시 아침 일찍 신문 보급소에서 신문을 받아다가 파는 아이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했다. 많은 배달 소년들은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신문을 팔고 돈을 받고, 또 다른 고객에게 신문을 팔고 돈을 받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거스름돈을 거슬러 주는 일에 시간이 많이 들었다. 이때 김우중 회장이 사용한 방식은, 먼저 자신에게 신문을 사겠다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신문을 쭉 나누어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신문을 가져간 고객들에게 나중에 돈을 받았다. 이러다 보니 돈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이 몇 명 생기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다른 경쟁 소년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신문을 팔았다고 알려진다.   책에 소개된 또 다른 사업은 핀볼 머신이나 자판기와 같이 자동화된 소형 기계를 이용하는 사업이었다. 노동은 많이 하지 않고, 초기에 장소만 잘 확보해 기계만 설치하면 수익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구조다. 워렌 버핏도 어린 나이에 실제로 핀볼 사업을 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자신을 위해 돈을 벌어준다는 사실에 매료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사업들도 살펴보면, 중고 물건을 싸게 사서 고쳐 파는 일, 창문 닦기, 잔디 깎기, 눈 치우기 같은 단순한 서비스업들이다. 여기 언급된 사업들의 중요한 공통점들은 대부분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정기적으로 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매주 같은 집의 창문을 닦고, 매달 같은 마당의 잔디를 깎는다. 일은 반복되고 수입은 안정된다. 이 책이 강조하는 내용은 “한 번 돈을 버는 사람보다, 계속 돈이 들어오게 만드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는 것이다.   이 책이 워렌 버핏에게 깊은 인상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버핏이 훗날 주식을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사업의 일부’라고 말하게 된 출발점도 바로 이 책이다. 자신이 주주인 회사가 돈을 벌어주고, 이자와 배당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시간이 내 편이 되는 구조, 그는 열한 살에 이미 이 원리를 몸으로 이해해서 95세가 된 지금까지도 매년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천가지 신문 배달 신문 보급소 천가지 방법

2026.01.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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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죽어야만 하는 이유

알렉산더 대왕과 예수는 모두 서른 세 살에 죽었다고 전해진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바꾸었지만, 둘 다 참 일찍 사라졌다. 어릴 때는 죽음을 먼 이야기로 느꼈다. 내가 죽기 전에 영원히 사는 약이 발명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모든 인간이 왜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2025년 말부터 시작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현재 전국적으로 격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란은 1979년 ‘호메이니’ 이후 줄곧 ‘신정’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와 종교가 일치된 국가를 유지해 왔다. 1989년 호메이니 사망 후 권력을 승계 받아 37년 넘도록 이란을 지배해 온 ‘하메네이’는 그동안 이란을 사실상 거지 국가로 만들었다. 시민봉기가 커지자, 정부는 국민 일인당 한달에 7달러씩 넉달동안 샐활비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에 더 크게 분노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 중 2만 명 이상이 진압군에 의해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87세가 된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공산 3국은 어떤가. 푸틴은 25년째 러시아를 통치하며 독재를 일삼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 황제 역시 13년 이상 독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얼마 전 헌법을 개정해 이제 죽을 때까지 집권이 가능해졌다. 세 마리의 돼지가 3대째 권력을 세습하고 있는 북한은, 이제 42세밖에 안 된 세 번째 돼지가 아직 열두세 살밖에 안 된 자신의 딸 돼지에게 또 한 번의 정권 상속을 하려는 듯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미네소타에서는 얼마 전 권총을 든 이민국 단속원들이 자국민을 쏘아 죽였다. 그 총은 나라를 지키라고 국민들이 쥐어 준 총이었다. 아무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미국에 분명히 존재하는 인종 피라미드의 최상위 언저리에 있는 백인 여성 시민권자를 백주대낮에 총으로 쏘는 장면을 온세상이 지켜보았어도, 그것이 법집행 중 일어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불법 이민을 단속하겠답시고 다른 인종이나 서류 미비자들을 그들이 어떻게 대했을 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지금 벌어지는 세태에 역사는 진보한다고 믿었던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여지없이 종말론자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인간이 영원히 산다면 돈이나 권력은 결국 한 사람에게 집중될 것이다. 권력은 지속될수록 권력 스스로 자신을 지속할 힘을 더 강화한다. 독재는 계속되고, 세상은 죽지 않은 알렉산더나 시저, 혹은 징기스칸에 의해 아직도 지배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영생의 알약이 발명된다면, 트럼프나 푸틴, 시진핑 같은 사람이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다. 돈은 또 어떤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은 더 큰 자본을 만든다. 결국 세상의 모든 돈은 죽지 않은 록펠러나 카네기가 다 갖고 있거나, 죽지 않을 일론 머스크나 워런 버핏의 독차지가 될 것이다.   그나마 이런 불평등과 독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연의 힘이 바로 ‘죽음’이다. 돈과 힘이 단 한사람에게 집중된 세상에서 영원히 노예로 살아가는 것이나, 그런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봉기를 일으키다가 학살을 당하는 것보다, 나이가 들면 누구도 예외없이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은 가장 공평하고 자연스러운 해결책인지도 모른다. 그 힘에 순응하기 위해 나도 기꺼이 죽어야한다. 87세가 되어서도 자기 자리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국가의 인터넷망을 차단하고, 물러나라는 시민들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는 지도자는 세상을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자연의 위대한 힘을 만나야만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반정부 시위 이민국 단속원들 호메이니 사망

2026.01.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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