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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시카고 재산세는 왜 미국에서 가장 비쌀까

Chicago

2026.03.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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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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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지역에서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한다. “왜 일리노이의 부동산세는 이렇게 비싼가.” 미국에서 재산세 또는 부동산세(Property Tax)는 집이나 건물을 가진 사람이 내는 세금이다. 소득세는 돈을 번 사람이 내는 세금인 데 반해, 재산세는 건물이나 주택과 같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매년 내는 세금이다. 이런 재산세는 지방정부의 가장 중요한 재원이다. 경찰서, 소방서, 학교, 공원, 도서관 같은 지역 공공서비스를 유지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이 재산세에서 나온다. 재산세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계산된다. 부동산세(재산세) = 부동산 가치 × 세율.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부동산의 가치이고, 둘째는 세율이다. 이 중에서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곳은 카운티의 감정사무소(Assessor)다. 쿡 카운티에서는 Cook County Assessor가 부동산의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부동산의 가치를 산정한다. 쿡 카운티에서는 모든 부동산을 동시에 재평가하지 않는다. 시카고 지역, 북부 교외 지역, 남부 교외 지역, 이렇게 셋으로 나누어 약 3년 주기로 돌아가며 순환 재평가 방식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자기 지역이 재평가되는 해에는 그 지역의 재산세가 크게 변동하기도 한다.
 
재산세는 단순히 자기 집의 가치가 올라서 증가하는 것만은 아니다. 카운티가 받아야 할 재산세 총액이 해마다 먼저 결정되고, 그 총액을 집과 건물을 가진 사람들이 나누는 구조다. 이때 총액을 결정하는 것은 지역의 공공기관들이다. 공립학교, 커뮤니티 칼리지, 카운티 정부, 공원관리기관, 도서관 등 수백 개의 지방 공공기관들이 매년 각각 자신들이 필요한 예산을 정한다. 카운티 클럭(County Clerk)은 이 예산 총액을 모두 합한 뒤, 감정사무소가 결정한 각 부동산의 가치를 기준으로 나누어 세율을 거꾸로 결정한다. 결국 재산세는 부동산의 가치와 지방정부의 예산총액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일리노이의 예산 구조는 다른 주들과는 조금 다르다. 이 차이가 비싼 재산세의 원인이다. 첫째, 학교 재정 구조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공립학교 재정의 상당 부분을 주정부가 주소득세로 부담한다. 하지만 일리노이주는 공립학교 교육 재정의 상당 부분을 카운티의 재산세에 의존한다. 둘째는 공무원 연금이다. 일리노이와 시카고는 오랫동안 공무원 연금 재정을 충분히 적립하지 못해 왔고,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세금 압박이 커졌다. 셋째는 엄청난 수의 지방정부의 수다. 일리노이에는 약 6,000개 이상의 지방정부 단위(local taxing districts)가 존재한다. 학교, 타운십, 공원구, 소방구 등 다양한 특수 행정구역이 각각 자신들의 예산을 확보하려 한다. 행정 단위가 많을수록 세금 구조도 복잡해지고 부담도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이유 때문에 일리노이의 부동산세는 미국에서 거의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일리노이의 평균 실효 부동산 세율은 약 2% 안팎으로 미국 평균 1%보다 훨씬 높다. 레이크 카운티 같은 곳에서는 2.5%에서 3%에 가까운 세율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말은 집값이 50만 달러인 주택의 주인이 매년 약 1만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 정도의 재산세를 낸다는 의미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한국은 0.1%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미국의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재산세 이의 신청(Appeal)을 한다. 세율을 고칠 수는 없으니 자기 부동산의 가치를 재평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카운티의 감정사무소는 수많은 주택과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다 보니 완벽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어필을 신청하는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느 정도 감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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