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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죽어야만 하는 이유

Chicago

2026.01.15 12:40 2026.01.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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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손헌수

알렉산더 대왕과 예수는 모두 서른 세 살에 죽었다고 전해진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바꾸었지만, 둘 다 참 일찍 사라졌다. 어릴 때는 죽음을 먼 이야기로 느꼈다. 내가 죽기 전에 영원히 사는 약이 발명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모든 인간이 왜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2025년 말부터 시작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현재 전국적으로 격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란은 1979년 ‘호메이니’ 이후 줄곧 ‘신정’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와 종교가 일치된 국가를 유지해 왔다. 1989년 호메이니 사망 후 권력을 승계 받아 37년 넘도록 이란을 지배해 온 ‘하메네이’는 그동안 이란을 사실상 거지 국가로 만들었다. 시민봉기가 커지자, 정부는 국민 일인당 한달에 7달러씩 넉달동안 샐활비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에 더 크게 분노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 중 2만 명 이상이 진압군에 의해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87세가 된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공산 3국은 어떤가. 푸틴은 25년째 러시아를 통치하며 독재를 일삼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 황제 역시 13년 이상 독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얼마 전 헌법을 개정해 이제 죽을 때까지 집권이 가능해졌다. 세 마리의 돼지가 3대째 권력을 세습하고 있는 북한은, 이제 42세밖에 안 된 세 번째 돼지가 아직 열두세 살밖에 안 된 자신의 딸 돼지에게 또 한 번의 정권 상속을 하려는 듯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미네소타에서는 얼마 전 권총을 든 이민국 단속원들이 자국민을 쏘아 죽였다. 그 총은 나라를 지키라고 국민들이 쥐어 준 총이었다. 아무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미국에 분명히 존재하는 인종 피라미드의 최상위 언저리에 있는 백인 여성 시민권자를 백주대낮에 총으로 쏘는 장면을 온세상이 지켜보았어도, 그것이 법집행 중 일어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불법 이민을 단속하겠답시고 다른 인종이나 서류 미비자들을 그들이 어떻게 대했을 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지금 벌어지는 세태에 역사는 진보한다고 믿었던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여지없이 종말론자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인간이 영원히 산다면 돈이나 권력은 결국 한 사람에게 집중될 것이다. 권력은 지속될수록 권력 스스로 자신을 지속할 힘을 더 강화한다. 독재는 계속되고, 세상은 죽지 않은 알렉산더나 시저, 혹은 징기스칸에 의해 아직도 지배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영생의 알약이 발명된다면, 트럼프나 푸틴, 시진핑 같은 사람이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다. 돈은 또 어떤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은 더 큰 자본을 만든다. 결국 세상의 모든 돈은 죽지 않은 록펠러나 카네기가 다 갖고 있거나, 죽지 않을 일론 머스크나 워런 버핏의 독차지가 될 것이다.
 
그나마 이런 불평등과 독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연의 힘이 바로 ‘죽음’이다. 돈과 힘이 단 한사람에게 집중된 세상에서 영원히 노예로 살아가는 것이나, 그런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봉기를 일으키다가 학살을 당하는 것보다, 나이가 들면 누구도 예외없이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은 가장 공평하고 자연스러운 해결책인지도 모른다. 그 힘에 순응하기 위해 나도 기꺼이 죽어야한다. 87세가 되어서도 자기 자리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국가의 인터넷망을 차단하고, 물러나라는 시민들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는 지도자는 세상을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자연의 위대한 힘을 만나야만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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