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어린이병원 힐링가든 전경. 자연 지형을 연상시키는 바닥 패턴과 휴게 공간, 녹지가 어우러져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치유 공간으로 조성됐다. [Mikyoung Kim Design 제공]
한인 조경 건축가 김미경(Mikyoung Kim)이 설계한 보스턴 어린이병원(Boston Children‘s Hospital)의 ‘힐링가든(Healing Gardens)’이 세계적인 친환경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다.
보스턴 어린이병원 힐링가든은 최근 시카고 아테네움 건축·디자인 박물관과 유럽 건축·예술·도시연구센터가 선정하는 ‘2026 그린 굿 디자인 어워드(Green Good Design Award)’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보스턴 롱우드 메디컬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어린이병원 확장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기존 병원들이 중앙 광장이나 단일 정원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것과 달리, 힐링가든은 건물 전체를 따라 7개 층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설계팀은 병원 건물을 하나의 거대한 나무에 비유했다. 각 층의 정원은 나무의 가지처럼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며 환자와 가족, 의료진에게 휴식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정원 곳곳에는 병원 부지에서 재활용한 목재로 만든 조형 벤치와 동물 조각상이 설치됐다. 일부 조형물은 기존 병원에 있던 작품을 재활용했으며, 일부는 환자들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반영해 새롭게 제작됐다.
친환경 설계도 눈길을 끈다. 정원에는 총 39종, 4000여 그루의 토착 및 적응형 식물이 심어져 있으며, 수분 매개 곤충과 철새 서식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 야간 조명 역시 빛 공해를 최소화하는 다크 스카이(Dark Sky) 기준을 적용했다.
보스턴 어린이병원 힐링가든 내부 모습. 나무결을 형상화한 곡선 구조물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 디자인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안정감과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Mikyoung Kim Design 제공]
이번 프로젝트는 병상 150개를 추가하면서도 병원 녹지 공간을 25%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이용자 만족도도 높았다. 병원 측이 실시한 사후 조사에서 방문객의 90%가 정원을 “평온하고 편안한 공간”이라고 평가했으며, 77%는 방문 후 정신적·정서적 안녕감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특히 의료진들은 소아 환자를 돌보며 겪는 정서적 부담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김미경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단순한 조경을 넘어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을 고려한 ’뉴로인클루시브(Neuroinclusive)‘ 디자인 개념을 적용했다. 활동적인 놀이 공간부터 조용한 사색 공간까지 다양한 자극 수준과 사회적 선호를 고려해 설계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모두를 위한 치유 환경을 구현했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자연과 예술, 의료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병원 공간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