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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하는 한인 돕기 35년…누적 상담 1만여 건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은 한미가정상담소(이사장 수잔 최, 이하 상담소)가 새로운 35년에도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1990년 설립 이후 번민하는 한인들을 위해 힘써온 상담소는 지난 26일 실비치의 올드랜치 컨트리클럽에서 35주년 기념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엔 후원자와 하객 등 약 200명이 참석해 상담소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수잔 최 이사장은 인사말 도중 고사성어 ‘우공이산’을 언급하며 꾸준한 노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공이산은 옛날, 큰 산 두 개로 둘러싸인 중국의 작은 마을에 사는 90세 노인이 두 산을 깎아 없애기 위해 보여준 의지와 끈기에 감동한 옥황상제가 두 산을 다른 곳으로 옮겨줬다는 이야기다.   최 이사장은 “아름다운 이들이 모여 35년간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켰다”며 “우공처럼 꾸준히 모든 이의 인생이 더 좋아지도록 도와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명 퓨전 중식 프랜차이즈 ‘픽업스틱스(Pick Up Stix)’ 창업자이자 자선사업가인 중국계 찰스(찰리) 쟁 이사는 “오랜 세월 활동한 한미가정상담소 덕분에 세대가 거듭될수록 세상이 좋아질 것이다. 앞으로도 커뮤니티의 가족들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장 이사의 부인 링 쟁 상담소 이사는 기도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유동숙 상담소장은 상담소의 누적 상담 건수가 1만 건을 넘었다고 밝히고, 지난해 상담 통계를 소개했다. 유 소장에 따르면 상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결혼 생활 관련 고민(29.3%)이었고 정신적 문제(25%), 개인적 고민(23.4%)이 그 뒤를 이었다. 청소년 관련 상담은 15.4%였으며, 각종 중독 관련 상담도 7%에 달했다.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는 상담 사례를 소개했다.   오찬 후 이어진 기조 연설은 조 엘렌 채덤 콘코디아 대학교 시빅 에듀케이션 센터 디렉터가 맡았다. 채덤 디렉터는 “커뮤니티는 개인으로 이루어진다”며 시민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탠턴에 사무실(12362 Beach Blvd, #1)을 둔 상담소는 개인, 부부, 가족, 그룹 대상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의학과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주제의 교육 세미나를 열고 있다.   상담소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hanmihope.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글·사진=임상환 기자번민 한인 한미가정상담소 덕분 상담소 이사 상담소 관계자들

2025-04-29

[기자의 눈] 한식당 성공의 근본은 한인 고객

한때 한국의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근본론’이라는 개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유망주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려면 ‘근본’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말하는 근본은 단단한 토대를 의미한다. 남들보다 월등한 재능이나, 옆을 보지 않고 묵묵히 운동에만 매진하는 노력 등이 기반이 되어야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10대 시절에 주목받던 많은 선수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도, 결국 근본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 ‘근본론’은 비단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한인타운 ‘기사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면서 이 개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뉴욕에서 기사식당 콘셉트가 큰 인기를 끌자, 몇 주 만에 한인타운에도 비슷한 콘셉트를 표방한 식당이 생겼다. 오픈 직후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핫플레이스’로 주목받았고,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방문 후기를 올리며 화제를 더했다. 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몇 달도 채 되지 않아 이 식당은 문을 닫았다.   직접 가서 식사하면서 느낀 점은 명확했다. 급하게 흉내만 낸 느낌이 강했다. 단순히 인기 콘셉트를 복제하는 데 그쳤고, 맛이나 분위기, 세세한 부분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근본’이 부족했다. 사람들의 일시적인 호기심은 끌 수 있었지만, 단골을 만들지 못했다.   그렇다면 식당을 비롯해 고객을 상대하는 모든 사업체에서 ‘근본’은 무엇일까.   근본이 성장을 위한 기반이라고 본다면, 그것은 바로 단골과 팬이다. 누구나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매장이 생기면 한 번쯤은 찾아간다. 하지만 꾸준히 다시 찾아가는 단골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소셜미디어 덕분에 일시적으로 큰 인기를 얻는 경우는 많지만, 진짜 팬을 만들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한인타운에 새롭게 오픈하는 한식당들을 보면, 이 ‘근본’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식당의 진정한 기반은 누구보다 한인 손님들이다. 물론 타인종 고객을 타깃으로 삼아 성공하는 곳도 있지만, 한식당의 기본은 결국 제대로 된 한식의 맛이고, 이를 가장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이들은 역시 한인들이다.   비슷한 이야기는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레스토랑 키’의 김기용 셰프와의 인터뷰에서도 나왔다. 김 셰프는 뉴 코리안이라는 고급화된 한식을 선보이며, 개업한 지 두 달 만에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LA의 미식가들은 ‘진정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음식 스타일이건 ‘본질’에서 지나치게 멀어지지 않는 것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곱씹어보니 필자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예를 들어 멕시칸 음식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라티노 손님이나 직원이 하나도 보이지 않으면, ‘혹시 가짜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반대로 중식당을 찾았는데, 영어보다는 중국어가 오가고, 손님들 대부분이 중국계라면, 왠지 신뢰가 생긴다. 제대로 된 음식을 맛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한인타운의 한식당들도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에서 반짝 인기를 얻는 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한인 손님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한식당의 기본은 결국 한식을 가장 잘 알고,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한인 사회다.   한인 손님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식당이라면, 타인종 고객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단단한 기반을 가진 곳만이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반짝 인기보다는, 한인사회를 근본으로 삼아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한식당을 더 많이 보고 싶다. 조원희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한식당 성공 한식당 성공 한인 고객 최근 한인타운

2025-04-29

학생 특성 분석해 대입 전략 종합 카운슬링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A1 칼리지 프렙(대표 새라 박)이 올여름 방학 시즌을 앞두고 디지털 SAT 시험 대비반을 별도로 개설해 주목받고 있다.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SAT와 ACT 같은 시험 점수의 중요성이 내려갔다는 진단도 있었지만, 명문 사립대에서는 속속 시험점수 제출을 필수 조건으로 재도입하면서 한인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더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시험 대비   대입 종합 컨설팅을 전문으로 해온 A1 칼리지 프렙은 디지털 표준시험 시대에 대비해 팬데믹 이전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이어온 몇 안 되는 교육 기관 중 하나다.   박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나도 잘 모르던 사실인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A1 칼리지 프렙은 점수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올려주는 곳이라고 소문이 나있다고 한다”며 “SAT를 비롯한 시험의 변화나 경향을 철저히 연구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바로 가르치기 때문에 이런 명성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여름 A1이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디지털 SAT 준비반은,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시험 응시가 어려워지며 일부 학생들이 타주까지 이동해야 했던 상황에서 비롯된 수요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이다. SAT와 ACT 점수를 선택 사항으로 바꾸었던 대학들도 최근 다시 입시 평가에 이를 반영하고 있으며, 하버드를 포함한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6곳은 이미 이를 필수로 전환했다.   박 대표는 “입시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며 “대학 입학처도 이러한 혼란을 인지하고 있어 SAT와 ACT를 다시 중요하게 반영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험 방식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초반부의 문제풀이다. 모듈 1에서 제대로 된 점수를 받지 못하면 이후에도 쉬운 문제만 주어지기 때문에 고득점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반에 신중하게 문제풀이를 해야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문제은행 스타일의 ‘반복출제’ 경향이 뚜렷했지만, 디지털 시험의 경우 개인화된 문제풀이를 해야만 하기 때문에 실력을 갈고닦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얻기가 힘들다.     A1은 30여 회분의 SAT 기출 및 모의고사를 활용해 실전 적응력을 높이며, 점수대에 따라 소그룹 수업과 1대1 맞춤 코칭을 병행하고 있다. 학생에게 적합한 시험 유형(SAT 또는 ACT)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하며, 개별 리뷰 클래스도 함께 제공된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SAT와 ACT 외에도, A1은 AP 과목 대비반도 여름 방학 8주간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중학생을 위한 칼리지 스카우트 수업, 명문 사립고 입학을 위한 ISEE 및 HSPT 준비반, 각종 경시대회 대비, 코딩·로보틱스 등 공학 관련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돼 있다.   박 대표는 “로보틱스나 코딩과 같은 공학 관련 수업을 풍부하게 마련하는 이유는 타인종 학생들의 사례를 보고 한인 학생들에게도 반드시 이를 적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현재 테크 업계에서 활약하는 인도계의 경우 학생 때 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만 한인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기회에 소외돼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신기술이 세상을 혁신하고 있기 때문에 공학적 능력이 주목받는 사회에서, IT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A1은 그래서 컴퓨터 사이언스 및 공학 전공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기술 중심의 4차 산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전문가들과 협업해 테크 교육을 강화했고, 멘토링과 인턴십을 연계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공학 교육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학생들의 실력과 인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아카데믹 포트폴리오 구축을 돕는다. 과학 올림피아드, USACO, AMC, ACSL, 전미 작문 대회, 스콜라스틱 등 주요 대회에서 수상자를 다수 배출했으며, 리서치 논문 작성과 출판도 돕고 있다. 경제, 수학, 과학 등 전공 연관 분야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아너 프로젝트를 완성해 출판하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대입 전형에서 학교 성적 외에도 비교과 활동이 중요한 만큼, A1은 디베이트, 비즈니스팀, 청소년 네트워크, 인터내셔널 리더십, SOS 헬프라인 등 다양한 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1 칼리지 프렙은 그간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코넬, UC버클리, UCLA, MIT, 시카고대, 보스턴대, NYU, 노스웨스턴, 밴더빌트 등 다수의 명문대에 학생들을 진학시켰다.   ▶카운슬링   A1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카운슬링이다. 전문 입시 컨설턴트팀은 학생 개개인의 성향과 능력을 분석해 전공 및 대학 리스트를 구성하고, 맞춤형 전략을 통해 학생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입시 프로필을 설계한다. 이 과정은 뇌 인지 적성검사, 가족 상담, 과학적 분석 등 다양한 도구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결과를 최신 입시 트렌드에 맞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원 전략 수립부터 타임라인 설정, 추천서 및 에세이 작성, 인터뷰 준비, 포트폴리오 구성까지 모든 과정을 세심하게 지원한다. 특히 에세이는 진정성과 차별성을 담는 데 중점을 둬, 대학 입학 사정관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콘텐츠로 완성한다.   학원 측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수업을 통해서 대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준다고 자부했다. 세심한 관리를 통해서 원하는 성과를 이루고자 한다면 A1을 찾아달라 당부했다.   ▶주소: 3700 Wilshire Blvd #130 LA   ▶문의: (323)938-0300   wwww.a1collegeprep.com 조원희 기자카운슬링 종합 한인 학생 디지털 표준시험 시험점수 제출

2025-04-29

농심-맨해튼 한식당, 콜라보 캠페인 열기

K-푸드의 글로벌 리더 ‘농심(NONGSHIM)’이 뉴욕시 맨해튼의 유명 한인 레스토랑 4곳과 손잡고 진행 중인 ‘서울 인 더 시티(Seoul in the City)’ 농심 & 뉴욕 한인 레스토랑 콜라보 메뉴 캠페인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호족반(Hojokban) ▶윤갈비(Yoon Galbi) ▶기사식당(KisaSikdang) ▶소포(Sopo) 등에서 오는 5월 3일까지 진행되는데 농심의 신라면과 배홍동을 사용한 창조적인 퓨전 메뉴들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농심이 호족반 레스토랑(128 Madison Ave. New York)과 함께 선보인 ‘신라면 툼바 아란치니(Shin Ramyun Toomba Arancini)’가 현지 미식가들과 한식 애호가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메뉴는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에 이탈리아식 라이스 크로켓인 아란치니(arancini)를 접목한 이색 메뉴로, 바삭하게 튀긴 겉면 안에 매콤한 신라면과 고슬한 밥이 어우러진 구조다. 겉은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을 살리고, 속은 진한 라면 풍미로 꽉 채워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모두 만족시킨다.   호족반을 방문한 고객들은 “그냥 튀긴 주먹밥이 아니라, 신라면 툼바 소스를 곁들여 먹었을 때 진가가 발휘된다”며 “단순한 퓨전이 아니라 신라면 특유의 얼큰한 맛과 튀김이 조화를 이루는 완성도 높은 메뉴”라는 평가를 내놨다.     호족반은 신라면 툼바아란치니를 주문한 고객에게 기념 굿즈와 에코백을 증정하며 캠페인 열기를 더하고 있는데, 오는 8월에는 LA 지역에도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윤갈비 레스토랑의 메뉴도 관심을 끌고 있다. 윤갈비는 한국 전통의 맛을 구현한 농심 스낵 조청유과를 부드러운 젤라또에 접목시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디저트와 최근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농심의 배홍동 비빔면의 감칠맛을 살린 창의적인 냉면 플레이팅을 소개해 고객들의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충족시키고 있다.   한 고객은 “완전 꿈같은 조합으로, 냉면은 시원하고 매콤해서 딱 좋았고, 젤라토는 부드럽고 달콤해서 완전 취향 저격이었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먹어보세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러한 높은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번 캠페인을 통해 농심 배홍동과 조청유과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농심 농심 맨해튼 식당 라면 콜라보 캠페인 서울 인 더 시티 Seoul in the City 농심 & 뉴욕 한인 레스토랑 콜라보 메뉴 캠페인 호족반 윤갈비 기사식당 소포 신라면 툼바 아란치니

2025-04-29

33년 전 오늘 4·29 폭동, 한인 사회를 바꾼 그날의 기억

  ━   LA폭동 의미 새기고 행동해야 한인사회 성장     고 민병수 변호사 아내 캐롤 민 여사 회고 많은 한인 상점이 약탈당할 때 그날 경찰 어디 있었는지 의문 한인사회 폭동 상처 딛고 성장 젊은 세대 협력 분위기 강해져   33년 전 오늘, LA시를 휩쓴 폭동은 한인 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수많은 한인 상점이 불타고 약탈당했으며, 보호를 요청하는 한인들의 외침에도 경찰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인들은 고립된 채 홀로 생존을 위해 싸워야 했다. 단, 절망 속에서도 한인 사회는 무너지지 않았다. LA폭동은 오히려 한인 사회의 단결과 성장을 이끌어낸 전환점이 됐다. 4·29 폭동 33주년을 맞아 당시 한인 사회를 위해 누구보다 헌신했던 고 민병수 변호사의 아내, 캐롤 민 여사를 만나 그날의 기억과 이후 변화한 한인 사회의 모습을 들어봤다.   지난 1992년 4월 29일, 민 여사는 TV 뉴스를 통해 폭동 소식을 처음 접했다. 당시 그는 한인타운에서 약 3마일 떨어진 파크 라브레아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긴박한 뉴스를 본 민 여사는 곧장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한인타운 쪽을 바라봤다. 펼쳐진 광경은 참혹했다.   민 여사는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며 “살면서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폭동이 더 큰 규모로 번지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민 여사는 남편 민 변호사와 함께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인 사회의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당시 민 변호사는 즉시 11명의 변호사와 함께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KABA) 산하에 법률 지원 조직을 결성하고 절도, 화재, 파손 등 각종 피해를 본 한인 업주들을 지원했다.   민 여사는 “당시 많은 한인 업주가 가게가 불타거나 약탈당하는 상황에서도 경찰을 기다렸지만, 끝내 그들은 오지 않았다”며 “지금도 경찰들이 그날 어디에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폭동 당시 민 변호사는 집에 머무는 날보다 한인 사회 복구를 위해 밖을 뛰어다니는 날이 더 많았다.   민 여사는 “남편이 집에 온 날을 세는 게 더 빠를 정도였다”며 “동료 변호사들과 피해 복구 방안을 논의하고, 직접 피해 현장을 발로 뛰며 꼼꼼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민 여사는 늘 일에 매달리던 민 변호사가 자녀들에게 미안해했다고 했다.   그는 “남편이 늘 바쁘다 보니 두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아이 중 한 명은 ‘아빠가 나랑 시간을 더 보내주면 좋겠는데, 또 일하러 가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민 여사 부부는 한인들이 무고한 피해자가 되었음에도, 주류 언론이 한인 사회를 폭동 발발의 원인처럼 몰아간 현실에 깊은 분노를 느꼈다.   민 여사는 “한인 사회는 폭동의 원인도, 문제의 당사자도 아니었는데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며 “한인 사회는 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인타운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흑인 사회가 자신들의 분노를 아무 관련 없는 한인들에게 폭력으로 표출한 것은 비합리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참혹했던 기억에도 불구하고, 민 여사는 4·29 폭동이 한인 사회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그는 “폭동 이후 한인들이 한인타운을 떠나면서 구심점은 약해졌지만, 한인 사회의 정치력과 경제력은 눈부시게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인 출신 판사, 정치인, 고위 공직자들이 늘어난 것은 한인 사회 전체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민 여사는 차세대 한인들의 협력과 연대 의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분열과 이권 다툼이 많았지만, 지금은 젊은 세대가 서로 돕고 협력하려는 분위기가 훨씬 강해졌다”며 “한인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LA폭동의 의미와 기억이 점점 흐릿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했다.   민 여사는 “LA폭동은 한인 사회가 상처를 딛고 성장한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역사”라며 “한인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LA폭동은 반드시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폭동 아픔 한인 사회 사회 상처 한인 업주들

2025-04-28

AGA ‘젊은 연구자상’ 수상, 밴더빌트대 최은영 교수

위암의 발병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하고 전암성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한인 교수의 연구 성과가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는 외과 및 세포·발생생물학 최은영(사진) 부교수가 미국소화기학회(AGA)로부터 기초과학 부문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메디컬센터 측은 최 교수가 위암 발생의 근원이 되는 전암성 줄기세포를 조기에 포착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후보 물질을 발굴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상을 수상하겠 됐다고 설명했다.   AGA는 매년 기초과학 및 임상과학 분야에서 각각 1명의 초기 경력 연구자를 선정해 ‘젊은 연구자상’을 수여하고 있다. 교수 임용 후 7년 이내 연구자가 대상이다. 최 교수는 AGA 산하 분자·세포소화기학회 초록 심사위원 및 정식 위원으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최 교수는 서울여대에서 생명공학 학사 학위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번식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국립보건원(NIH)/국립암연구소(NCI) 우수 메리트(MERIT) 상, 로버트 & 샐리펀더버그 위암 연구상, 밴더빌트대학교 스탠리 코헨 혁신 기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위암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개발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준 기자연구자상 한인 연구자상 수상 한인 교수 위암 연구상

2025-04-28

한인 고교생 ‘올해의 아티스트’ 영예…제니퍼 김, 이사벨라 김양

오렌지카운티 예술고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2명이 ‘오렌지카운티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OC레지스터의 27일 온라인 보도에 따르면 제니퍼 도연 김(요바린다)양은 미디어 아트 부문, 이사벨라 김양은 연극(Theater) 부문에서 각각 올해의 아티스트로 뽑혔다.   제니퍼양은 예술적 창의성을 셔츠 디자인에 접목하는 한편, 의료 기기와 보청기 디자인도 선보여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올가을 뉴욕의 코넬 대학교에 진학, 섬유공학과 의류 디자인을 전공할 예정이다.     이사벨라(풀러턴)양은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이사벨라의 모놀로그를 본 심사위원들은 “스타”, “록스타” 등의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가을 뉴욕의 줄리어드 스쿨에 진학한다.   카운티 내 고등학교 11~12학년을 대상으로 예술적 재능을 발굴, 격려하는 올해의 아티스트 상은 채프먼 대학교, 세거스트롬 센터, OC레지스터, OC아트 후원으로 마련됐다. 시상 부문은 미디어 아트, 파인 아트, 영화·TV, 연극, 댄스, 보컬, 기악 등 총 7개다.   댄스 상은 파이퍼 로브섹(OC예술고), 영화·TV 상은 노아 비야누에바(노스우드고), 파인 아트 상은 헬렌 쟁(크린 루터런 고교), 기악 상은 앨리 몰린(OC예술고), 보컬 상은 매디슨 베세라(OC예술고)에게 각각 돌아갔다.   시상식은 내달 7일(수) 오후 5시30분 채프먼대 메모리얼 홀에서 열린다.아티스트 고교생 오렌지카운티 예술고교 한인 학생 제니퍼양은 예술적

2025-04-28

동남부 한인 차세대 멘토링 열려

 미 동남부한인회연합회가 주최한 한인 차세대 멘토링 세미나가 26일 조지아주 노크로스 시의 더3120 이벤트홀에서 열렸다.   올해 처음 기획된 이번 멘토링은 청년과 각 분야 지도자들이 만나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의 진로 탐색과 리더십 역량 강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멘토링에서 8명의 패널들은 각 분야의 장단점과 전망을 공유하고 지역사회 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정신을 일깨웠다.   홍수정 주 하원의원, 정한성 귀넷 카운티 검사, 주중광 조지아대학(UGA) 약학대학 명예교수, 장승순 조지아텍 재료공학과 교수, 그레이스 김 사바나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SCAD) 마케팅학 교수, 박평강 로렌스빌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유니스 김 건축 컨설팅 업체 유니스 스페이스 대표, 정누리 기업 상담·교육기관 골스 언힌더드(Goals Unhindered)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검사로서 처음 맡은 업무가 과속주행 운전자를 기소하는 것이었다고 운을 뗀 정한성 검사는 “이젠 종일 강간과 가정폭력 피해자를 면담하고 시체 사진을 봐야한다. 살인 사건 재판에서 질 때는 정의를 잃은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마이클 조던조차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업무에서 낙담할 때도 있지만 나쁜 날을 잊게하는 기쁜 날이 더 많기 때문에 내 직업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박평강 지휘자는 “이자리에 오르려고 100곳 넘는 교향악단에 지원서를 보냈다. 기회가 올 때 주저없이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며 “스스로의 실력에 의문을 품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타고난 재능을 알아봐주신 담당 교수님들 덕에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동남부 차세대 한인 차세대 이번 멘토링 상임지휘자 유니스

2025-04-28

잊혀진 4·29…기념행사 하나 없다

1992년의 오늘, LA는 폭풍 전야였다. 누적된 갈등과 분노는 결국 다음 날인 4월 29일, 광기로 변해 삽시간에 한인타운을 집어삼켰다.   ‘4·29’가 잊히고 있다. LA 폭동 33주년을 앞두고 잠잠한 분위기가 이를 방증한다.   매년 이맘때면 4·29의 의미를 기리는 행사가 한인 사회 및 LA 곳곳에서 진행됐지만, 올해는 소규모 모임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우선 LA시는 올해 간단한 성명 몇 줄만 발표할 예정이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지난해에도 별도 행사 없이 간단한 성명만 발표했었다.   김지은 LA 시장실 공보 보좌관은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산불 재건 등 바쁜 시정 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A 한인회(회장 로버트 안)도 일부 지역 정치인들과 함께 발표하는 성명 외에는 별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았다.   제프 이 한인회 사무국장은 “산불과 한국 조기 대선 준비 등으로 일정이 많았다”며 “흑인 커뮤니티와 공동 기념행사를 추진하려 했지만, 단체들 사정상 무산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인타운 청소년회관(KYCC)을 비롯한 대부분의 한인 단체들에서도 올해 4·29 관련 행사는 전무하다. 정치인들을 비롯해 한때 저마다 단체명을 내세우며 LA 폭동이 담아내고 있던 의미를 선점하려 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4·29 이후 정기적으로 흑인 교계와 예배, 세미나 등을 통해 교류하던 한인 교계도 이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미주성시화운동본부 송정명 목사는 “LA 한인 폭동을 경험했던 1세대 목회자들이 이제 세상을 많이 떠났고, 한인 교계도 세대가 변했다”며 “아무래도 젊은 목회자들은 4·29와 같은 역사에 관심이 덜하다 보니 자연스레 흑인 교계와 갖던 교류도 이제는 아예 없어지고, 그 의미도 희석됐다”고 말했다.   4·29의 역사와 의미 등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려는 의지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약해졌다. 역사 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할 만한 단체도 없다 보니 간간이 이벤트성 프로그램만 진행되는 실정이다.   한인 2세들의 봉사 단체인 화랑청소년재단(총재 박윤숙)은 오는 6월 진행되는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LA 한인 폭동 이야기를 한 부분으로 다룰 예정이다.   박윤숙 총재는 “매년 4·29 시즌이 되면 관련 행사들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일정상 어렵게 됐다”며 “다른 단체들도 아마 상황이 마찬가지겠지만, 4·29가 점점 사람들의 관심 밖의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은 있다”고 전했다.   LA 폭동이 발생한 지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났고, 그때를 경험했던 세대는 저물고 있다.   4·29 LA 기념재단도 한때 명맥을 유지하다 지금은 없어졌다.   이 재단에서 활동했던 제니 이(70대) 씨는 “당시 피해를 입었던 한인들은 이제 대부분 시니어가 되어 거동이 불편하거나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많다”며 “한인 사회가 4·29의 아픈 역사를 잊고, 그 시대를 지나온 이들이 외면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행사 흔적 한인 사회 한인회 사무국장 공동 기념행사

2025-04-27

한인 세탁소 업주, 독성 폐기물 불법 투기 적발…벌금 3만불

한인 세탁소 업주가 유독성 폐기물 불법 투기 사실이 적발돼 벌금 처벌을 받았다.   벤투라카운티 검찰은 22일 유니크 클리너스(Unique Cleaners·2307 East Main St.)의 업주 조시자(Shija Cho)씨가 폐업 후 한달이 지난 2024년 7월 ‘위험 폐기물’로 표시된 55갤런 드럼통 2개 총 110갤런을 리시다 지역 골목에 불법으로 내다버린 혐의로 벌금 3만2065달러가 부과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드럼통 한 개에는 연방 환경보호청(EPA) 규제 대상인 드라이클리닝용 용제 퍼클로로에틸렌(퍼크)이, 다른 한 통에는 사용 후 버린 필터와 슬러지가 가득했다. 폐기물 샘플을 정밀 분석한 결과, 연방법이 규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독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현장 사진과 실험실 보고서, 인터뷰, 폐기물 운송 기록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수사 결과, 조씨는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운송업체를 이용해 폐기물을 옮겼으며, 이 과정에서 아무런 안전 조치 없이 위험물질을 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릭 나사렌코 벤투라카운티 검사장은 “이 사건은 사업주들이 유해 폐기물의 전 과정(발생, 운반, 보관, 처리)을 철저히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강한길 기자세탁소 폐기물 폐기물 불법 불법 투기 벌금 부과폐기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한인 벌금

2025-04-27

40대 한인 입양인, 여권 발급 거절돼 “시민권자 아닌거 알았다”

입양법의 맹점으로 여권 발급을 거절당해 한동안 추방 위기 공포에 떨어야 했던 한인 입양인의 이야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공영 방송인 NPR은 양부모가 입양 후 시민권 신청을 하지 않아 위기에 처한 한인 입양아 A씨의 이야기를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추방 우려로 인해 익명을 요구한 A씨(40대)는 생후 3주 만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   이 매체는 A씨가 지난 수십 년간 자신이 미국 시민이라는 사실을 의심조차 하지 않았는데, 최근 여권을 신청하려던 순간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A씨는 별다른 문제 없이 살아왔지만, 입양 후 시민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40대에 이르러서야 알게 된 것이다.   A씨의 미국인 양부모는 입양을 하면 자녀 역시 시민권이 부여된다고 착각했고, 이로 인해 A씨의 귀화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 A씨는 한동안 이민법이 강화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시대 가운데 추방 우려로 인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A씨는 더 나아가 본인의 이야기를 공유한 뒤 같은 처지의 입양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NPR은 현재 시민권 미취득 한인 입양인의 정확한 수는 집계가 어렵다고 전했다. 많은 이들이 성인이 되어 여권이나 리얼 ID를 신청하거나,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본인의 법적 지위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양과 귀화 절차의 분리, 연방법과 주법 사이의 책임 분산이 이러한 법적 공백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입양은 주 정부가 관리하지만, 시민권 등 신분 문제는 연방법에 의해 다뤄지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의회는 지난 2000년 ‘아동 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을 통해 일부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했지만, 당시 18세 이상 또는 기타 비자로 입국한 입양인은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이에 따라 당시 혜택을 받지 못해 시민권이 없는 입양인의 경우 지금도 연방 정부의 지원은 물론 여권 또는 리얼 ID도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항공편 이용조차 불가능해진다. A씨는 다행히 지난 2022년 시민권자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영주권 신청 자격은 갖췄다. 그러나 입양 당시 기록이 담긴 관련 서류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여서 영주권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없고, 현재로서는 합법적 신분을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NPR은 “입양 서류는 개인의 출생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이라서 법원의 허가 등이 필요할 정도로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A씨 역시 당분간 리얼 ID도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국내선 비행기도 이용할 수 없다. 입양인 인권단체 ‘정의를 위한 입양인 모임(Adoptees for Justice)’의 아만다 조 대변인은 “심지어 입양인이 자칫 추방이라도 되면 그들은 낯선 국가에서 언어도 통하지 않고 사회적 지원도 없이 고립된 채 살아가게 된다"며 “그중 일부는 홈리스가 되거나 정신 건강 위기를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한국의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 해외 입양 과정에서 불법적이고 허술한 절차가 있었음을 공식 인정하며, 입양인의 시민권 문제 해결을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연방 의회에서는 아동 시민권법의 연령 제한을 철폐하고 모든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자는 법안이 재발의됐지만, 이민 개혁의 복잡한 정치 지형 속에서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예비 여권 시민권 신청 아동 시민권법 한인 입양인

2025-04-27

소수계, 어바인 시의회 과반…한인은 없어

어바인 시의회에서 소수계가 과반을 점유했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중국계 후보 3명이 당선, 시의회에 입성한 데 이어 이달 15일 열린 5지구 시의원 특별 선거에서 라틴계인 베티 마르티네스-프랑코가 당선됐다. 〈본지 4월 18일자 A-12면〉   이로써 총 7명으로 구성된 어바인 시의회는 직선 시장 래리 에이그런, 마이크 캐롤, 캐슬린 트레세더 시의원 등 백인 3명과 제임스 마이 부시장, 멜린다 리우, 윌리엄 고 시의원 등 중국계 3명, 시 사상 최초의 라틴계 여성 시의원인 마르티네스-프랑코로 채워졌다.   어바인 시의회에서 소수계가 과반을 점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0년 선거에서 한인 태미 김 후보가 당선되면서 서남아시아계인 파라 칸 시장, 중국계인 앤서니 쿠오 시의원과 함께 2년 동안 5명 시의원 중 아시아계가 과반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는 지역구 선거제 도입 전이었기 때문에 시의회가 직선 시장 1명과 시의원 4명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재연된 ‘소수계 과반 시의회’의 주역은 중국계다. 지난해 11월 지역구 선거제가 처음 도입될 때, 어바인 정가에선 소수계가 지역구 선거에서도 당선될 것인지 주시했다. 결과는 리우(1지구), 고(2지구), 마이(3지구) 등 중국계 후보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5지구에서 2위로 낙선한 앤서니 쿠오가 만약 마르티네스-프랑코를 이겼다면 중국계 시의원이 4명이 될 수 있었다.   반면, 어바인 시의회의 한인 시의원 명맥은 또 다시 끊겨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시장 선거에서 에이그런에 이어 2위로 낙선한 태미 김 전 시의원은 5지구 출마를 선언한 이후 불거진 거주지 논란에 휩싸여 선거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어바인 최초의 아시아계 시의원 당선 기록을 한인이 세웠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아쉬운 결과다.   강석희, 최석호 후보는 2004년 시의원 선거에서 동반 당선, 다른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부러움을 샀다. 이들은 시의원 재선에 이어 잇따라 직선 시장으로 연임까지 했다.   최 전 시장이 시의회를 떠난 2016년 이후 한인 시의원 명맥은 4년 동안 단절됐다. 2020년 당선된 김 전 시의원도 4년 만에 시의회를 떠났다.   이런 가운데 어바인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정치적 무게 중심이 한인에서 중국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시각은 어바인의 인구 구성에서 비롯된다.   2021년 연방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어바인 인구의 약 45%는 백인, 44%는 아시아계이며, 라티노는 11%다. 아시아계 중 약 3분의 1은 중국계다. 2020년 센서스에서 중국계는 전체 주민 중 약 17%를 차지하며, 한인 비율은 그 절반에 못 미치는 7.3%다.   어바인 주민이며, 한인 정치인들을 꾸준히 후원해온 노명수 전 OC한인회장은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 어바인에 한인 시의원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인 시의원이 나와야 한인사회도 발전한다. 한인 시의원 명맥을 잇기 위해 커뮤니티 차원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시장에 당선된 래리 에이그런 시의원의 잔여 임기 2년 동안 활동할 후임자를 뽑는 5지구 특별 선거에서 마르티네스-프랑코가 선출됨에 따라 아직 지역구 선거를 치르지 않은 곳은 6지구 한 곳만 남게 됐다. 내년 11월 열릴 6지구 시의원 선거에선 2022년 시의회에 입성한 트레세더 시의원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환 기자중국 소수계 어바인 시의회 당선 시의회 한인 시의원

2025-04-27

포트리, 아시안아메리칸 타운홀 미팅 개최

뉴저지주 포트리 타운은 24일 타운 내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작년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고 빅토리아 이 씨 관련 아시안아메리칸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날 미팅에는 AAPI NJ(Asian Americans and Pacific Islanders New Jersey)와 민권센터·시민참여센터 등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단체들이 참여했다.   이날 모임은 지난해 7월 경관 총격으로 사망한 한인 빅토리아 이 씨 사건에 대한 포트리 타운정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들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무려 9개월여 간의 끈질긴 요청을 포트리 타운정부가 이제야 받아들인 것이다.   모임에는 빅토리아 이 씨의 부친도 함께했는데, 참가자들은 사건 뒤 포트리 경찰국의 대응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하지만 여전히 포트리 경찰은 정신건강 위기에 있는 사람에 대한 긴급 대응에 일주일 16시간(낮 근무시간)만 스페셜리스트를 동행할 수 있으며, 총격을 가한 경관에 대한 징계도 주 검찰의 수사와 결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답변에 그쳤다.     그나마 전체 경관 100여 명 가운데 40명에게 특별 긴급 대응 교육을 실시했으며, 이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약속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타운정부의 대응은 지나치게 미흡하고, 보다 강력한 재발 방지책이 필요하기에 커뮤니티 단체들은 주정부 차원의 관련 법 제정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뉴저지 주의회에서는 엘렌 박 하원의원(민주·37선거구)이 상정한 빅토리아 이 씨 사건 관련 법안이 최근 하원 통과 뒤 상원에서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주 검찰의 경찰 무력사용 지침을 2년마다 재검토하고 필요한 때 개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경찰 업무 중 무력이 사용된 경우 정보를 공개하고, 주 검찰이 바리케이드 상황에 대한 집행기관 대응 원칙과 세부 절차 수립, 그리고 이를 모든 경관이 훈련받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빅토리아 이 씨와 같이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경우에는 협상 등 살상을 피하는 전략을 만들고, 정신건강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들은 뒤 대응 전략을 결정하게 된다.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들은 이 법안을 적극 지지하며 이와 함께 박 의원이 추진하는 경관 총격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대배심 기소 법안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피해자 가족들이 간절히 바라는 법으로,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들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빅토리아 이 씨 사건을 잊지 않고 타운정부와 주정부에 재발 방지와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아시안아메리칸 타운홀 관련 아시안아메리칸 한인 빅토리아 아시안 커뮤니티

2025-04-27

앤드랩갤러리 한인 작가 2인전…윤은자·성기안 개인전 개최

앤드랩(ANDLAB) 갤러리가 ‘2025 봄 브루어리 아트워크’(Spring 2025 Brewery Artwalk)에서 윤은자·성기안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윤 작가는 개인전(Layered Traces: Echoes of Memory, Fragments of Time)에서 자유로운 추상 표현과 판화 기법을 결합한 새로운 작업을 공개하며, 일상 사물을 활용한 콜라그래피를 통해 회화와 판화의 경계를 허문다.     그의 작품은 가시와 비가시의 영혼이 만나는 순간 표현으로 물성과 직관, 삶의 리듬이 어우러진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성 작가의 개인전(Layered Traces: Echoes of Memory, Fragments of Time)에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잠시 이 세상을 거쳐 가는 여행자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깃든 오래된 재료들을 매개로 삶의 덧없음과 기억의 무게를 사색한다. 작품들은 고요함과 움직임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살아간다는 것, 지나간다는 것, 그리고 남긴다는 것의 의미를 관객에게 조용히 되묻는다.     박선욱 캘스테이트 롱비치 스쿨오브아트 교수가 운영하는 앤드랩 갤러리는 지난 20년 동안 지역 및 글로벌 예술가들의 현대 미술을 큐레이팅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끌어내는 혁신적인 전시를 선보여왔다.   '브루어리 아트워크'가 열리는 브루어리 아티스트 콤플렉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가 라이브·워크 단지 중 하나다.     이곳에서 해마다 봄과 가을 열리는 브루어리 아트워크는 대중에게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개방해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고 직접 구매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5월 3일과 4일에 열린다. 자세한 정보는 앤드랩갤러리 웹사이트(ANDLAB.ar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323)823-2226 이은영 기자앤드랩갤러리 윤은자 앤드랩갤러리 한인 앤드랩갤러리 웹사이트 성기안 개인전

2025-04-27

한인 양궁 선수 '크리스 리' 두각

2023년 열린 제22회 미주한인체육대회에서 개인전·단체전 금메달과 혼성전 은메달을 거머쥔 크리스 리(Chris Rhee) 선수가 2025년 들어 미국 양궁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크리스 리 선수는 2020년 1월, 12세의 나이에 양궁을 시작했다. 비교적 늦은 출발이었지만, 강한 집중력과 끈질긴 노력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그동안 다양한 대회에서 꾸준히 성과를 쌓아왔지만, 올해는 특히 주요 전국 대회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2025년 크리스 리 선수는 세계적인 양궁 대회인 랜캐스터 아처리 클래식(Lancaster Archery Classic)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고, 강한 집중력과 순간 판단력을 요구하는 슈트 업(Shoot-Up) 방식으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다. 이어 열린 USA 아처리 인도어 내셔널(Indoor Nationals), 애리조나 컵(Arizona Cup), 게이터 컵(Gator Cup)에서도 각각 3위를 기록하며 실내·야외를 가리지 않는 고른 기량을 입증했다. 특히 야외 경기인 애리조나 컵과 게이터 컵은 바람과 날씨라는 변수를 이겨내야 하는 대회로, 기술과 정신력을 동시에 시험받는다.   또한, 게이터 컵 기간 중 열린 World Youth Championship USA Team Trials에서는 아쉽게도 1점 차이로 최종 선발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2026년 미국 청소년 국가대표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 리 선수는 “양궁은 부모님과 저를 이어주는 다리였고, 한국인의 피가 제 안에 흐른다는 사실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양궁을 통해 ‘너무 한국적’ 혹은 ‘덜 한국적’이라는 혼란을 극복하고, 진정한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크리스 한인 한인 양궁 lancaster archery arizona cup

2025-04-27

“한국부 시설 확장하고 전문성 강화”

지난 24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나일스 소재 엘리베이트케어 나일스 요양원(8333 W Golf Rd, Niles, IL 60714)에서 오픈하우스 행사가 열렸다.   최근 이 요양원은 한인 입주자를 위한 3층 전용 병동을 새롭게 확장하고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가브리엘 알바레즈(Gabrielle Alvarez∙작은 사진) 원장은 “한인들을 위한 병동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원장은 리모델링이 총 3단계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1단계 공사가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3층에 위치한 한국부 내부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전면 보수하고 업그레이드했다. 그는 “낡은 객실 내부를 정비하고, 욕실 벽을 완전히 철거한 후 재건축 수준으로 개선해 입주자들이 더욱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엘리베이트케어 나일스는 한인 입주자를 위한 언어•문화적 서비스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가브리엘 원장은 “과거에는 러시아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나, 이제는 한인 프로그램 중심으로 전환했다”며 “약 15명의 한인 의료진이 3교대로 근무하며, 한국어 활동 프로그램과 주 5회 한식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베이트케어 나일스는 한인 의료진에게 영주권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가브리엘 원장은 “현재 미국 내에 체류 중인 한인 의료진에게 영주권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한인 입주자들에게 더욱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가브리엘 원장은 “한국부 프로그램의 지속적 성장과 전문성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며 “경쟁 시설들과 차별화된 우수한 의료 서비스와 따뜻한 돌봄을 통해 한인 어르신들이 이곳을 ‘제2의 집’으로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픈하우스 행사와 관련해 그는 “우리 직원들이 입주 어르신들을 가족처럼 진심으로 돌보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시설의 외적인 모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진심 어린 치료와 따뜻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규 한국부 디렉터는 “오늘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특히 한인사회에서 요양원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주신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셔서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시설을 둘러보시고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해소하셨기를 바라며,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오는 5월 15일(목)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추가 오픈하우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uke Shin한국부 전문성 한인 입주자들 전문성 강화 한국부 프로그램

2025-04-25

푸드뱅크 무료 식품 버젓이 노상 판매…생계 위해서 "어쩔 수 없다"

24일 오전 10시, 박모(76) 할머니가 LA 한인타운 윌셔 불러바드와 버몬트 애비뉴 교차로 버스정류장 앞쪽에 좌판을 깔았다. 벌써 6개월째다.   좌판은 마치 식품점을 방불케 한다. 통조림, 쌀, 콩, 라면, 각종 채소 등 다양하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을 오가는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식품을 둘러본다.   특이하게도 모든 식품의 가격은 ‘1달러’다. 일부 한인을 비롯한 타인종들은 박 할머니의 좌판이 익숙한 듯 지폐 한 장을 건네고 필요한 식품을 집어간다.   박 할머니는 “푸드뱅크에서 무료로 받은 식품을 팔고 있다”며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작했다”고 말했다.   푸드뱅크는 저소득 주민들을 위해 기부받은 식품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비영리 단체다.   일부 한인 시니어들이 푸드뱅크를 통해 받은 식품을 되팔고 있다. 푸드뱅크에 따르면 수혜자가 식품을 되파는 행위는 금지 규정에 해당한다. 문제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이 이를 되팔면서 규정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LA 한인회 등 한인 비영리 단체들에 따르면 푸드뱅크에서 무료로 지원되는 식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윌셔 불러바드, 버몬트 애비뉴 등 노점상이 들어서는 곳에는 이렇게 무료로 지원받은 식품을 되파는 한인 시니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저소득층과 시니어가 푸드뱅크의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반면 시니어 빈곤의 사각지대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공존한다.   박 할머니의 경우 LA 한인타운에 산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전철역 인근이나 골목길에서 좌판을 깔고 푸드뱅크를 통해 받은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정을 들어보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박 할머니는 “이렇게 팔아도 하루 수입은 몇십 달러도 안 된다”며 “저소득층 보조금도 못 받아 생계 유지가 안 돼 이 일이라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드뱅크의 식품을 받기 위해서는 수령자가 ‘본인 또는 가족의 직접 소비용’ 및 ‘재판매 금지 조항’에 서명해야 한다. 다만 현장에서 제대로 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프 이 LA 한인회 사무국장은 “푸드뱅크에서 식품을 나눠줄 때 수혜자 정보를 자세히 받지 않기 때문에 그 물품을 다시 판매한다 해도 사실상 단속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운영 기관들도 일부 재판매 사례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를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일부 사례를 이유로 식품 배포 자체를 중단할 수도 없고, 일부 저소득층 시니어들에게는 생계도 걸려 있는 문제라서 정답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관련 규정은 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재판매 행위는 지원이 절실한 다른 수혜자에게 불이익이 끼치고, 자칫 기부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푸드뱅크에서 지원받은 물품을 되파는 한인 시니어들이 실제로 꽤 있다”며 “일부는 개인의 금전적 이익을 위한 경우도 많은데, 이런 행위는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제때 식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센서스국(Census)에 따르면 65세 이상 아시안 전체 빈곤율은 14.2%이다. 한인 시니어의 빈곤율은 23.2%(2021년 기준)로 집계돼 아시아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아시안아메리칸연합(AAF)이 발표한 자료(2023년 기준)에 따르면 LA 지역 한인 시니어 가구 중 은퇴연금을 수령하는 비율은 7.8%에 그쳤다. 이는 일반 시니어 가구(13.5%)나 다른 아시안 시니어 가구(18.2%)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강한길 기자푸드뱅크 무료 한인 시니어들 재판매 행위 식품 배포 규정 위반 생활고 정부 지원금 생계 좌판 빈곤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한인타운

2025-04-24

연방기관 사칭 사기극으로 4만불 피해…한인 운송책 체포

연방기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돈을 챙기려던 사기범죄의 한인 운송책이 체포됐다.   24일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 카운티 경찰국(PGPD)은 온라인에서 연방기관 직원을 사칭해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한 뒤, 피해자의 은행계좌 현금 등을 받아내려 한 이경(47.뉴욕 플러싱 거주.사진)씨 등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PGPD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피해자의 컴퓨터에 팝업 창을 띄워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고 겁을 준 뒤, 관련 연방기관 직원이라고 사칭해 연락을 취했다. 이후 운송책을 피해자에게 보내 돈을 받아오게 했다.     이씨는 연방 재무부(USTD) 기술지원 요원을 사칭한 사기범죄에 연루됐다. 사기범들은  피해자의 컴퓨터에서 팝업 창을 띄우는 방식으로 마이크로 소프트와 연락해 보안 문제 해결 지원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이후 온라인 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재무부 기술지원 요원이라고 접근한 뒤, 은행계좌에 예치한 돈을 여러 차례 인출하라고 유도했다.   PGPD 측은 “사기범들은 피해자에게 은행에서 찾은 돈을 이씨에게 전달하라고 했다”면서 “금융범죄수사대(FCU)는 피해자의 집으로 돈을 받으러 온 이씨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씨가 사기범 당사자인지 단순 운송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는 4만 달러 피해를 봤다고 한다.     한편 PGPD는 누군가 연방기관, 은행, 비즈니스 사업체를 사칭해 현금, 선물권, 귀금속 등을 요구할 경우 의심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컴퓨터에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는 경고 등이 뜨더라도 소프트웨어 제작 회사 등에 직접 연락하라고 권고했다. 은행계좌 보안 문제일 경우에도 해당 은행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 김형재 기자연방기관 직원 연방기관 직원 연방기관 은행 한인 체포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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