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 이야기] 맘속의 동기를 돌아보자
남에게 속는 일처럼 맘 상할 일은 없다.그럼 자신에게 속는 건 어떤가. 흔한 예로 자신을 실제와 다르게 알고 있는 것 같은 거다. 잘못 알고 있으면서 옳다고 믿는다든지, 잘하지 못하면서 잘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도 스스로 속고 있는 거다.
가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유학생들 섬기는 사역에 전념한다지만, 진심으로 청년들을 보살피며 마음을 다해 돕고 있는가. 맡겨주신 주님의 뜻을 따라 진실한 사랑으로 섬기고 있는가. 혹 스스로 속고 있진 않나. 그런데 간혹 깊은 속에 뭔가 바로 되어있지 않은 것을 감지하는 때면 맘이 오그라든다. 정성을 다하고 있는 줄로 알았는데 밑바탕에 순수하지 못한 동기를 발견하는 거다.
형제를 미워만 해도 살인이고 여인을 탐하는 것만으로도 간음이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 속 깊은 곳의 동기를 보신다는 뜻이다. 행위라는 결과보다 그 근원인 동기를 중시하신다. 아무리 훌륭한 은사, 놀라운 능력도 사랑이라는 바탕이 아니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성경말씀에서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의 동기가 아닌 자기 원칙과 자기 의를 드러내려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때가 있다. 이해관계를 은근히 의식하고 있는 모습을 깨닫기도 한다. 그럴 땐 자신에 대해 실망하기보다 자기 자신의 속을 알아차리지 못한 사실에 더 안타까워진다.
마음 바닥의 참 동기는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는 알아내기가 어렵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게 뭔지는 잘 알지만 동기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건 뭔지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진짜 동기는 인식 못 하는 채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에 스스로 속고 있기가 쉽다. 길이요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에는 마음속 동기를 주의 깊게 돌아보는 일이 필수다. '성화'의 길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메말라간다는 말을 듣는다. 사람들이 모래알처럼 돼가는 거다. 관계의 기초가 신뢰인데 자신도 깨닫지 못하던 꾸밈과 허식이 드러나면서 신뢰가 무너져가기 때문이다. 이해나 계산이 깔린 관계도 언젠가는 그 바닥이 드러나게 된다. 깨닫지 못하는 것이지, 진지한 자기성찰의 자세로 잘 돌아보면 경쟁심, 욕심, 교만, 시기 등 온갖 불순한 동기를 찾아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목회자로서의 삶과 사역에서 '순수한 동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한다. 동기가 순수할 때가 참 사랑이다. 순수한 섬김은 사람에게 배척받거나 관계를 망가뜨리지 않는다. 순수한 동기로 하는 일은 떳떳하지만, 동기가 불순하면 두려움과 가책이 따른다. 순전치 못한 동기는 결국 하나님의 영광도 가리게 된다.
신앙의 힘은 사랑과 더불어 진실함에서 나온다. 순수한 동기가 곧 진실함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항상 주님의 빛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맘속의 동기를 바로 세우기 힘쓴다면 세상의 유혹과 시험들을 넉넉히 이길 수 있게 된다. 동기가 순수한 마음이 하나님께서 귀히 사용하시는 정결한 그릇이다.
신승호 목사 / USC찬양선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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