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등불 아래서] 외로움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병상에서 고통과 싸우는 일은 힘들고 외로운 일이다. 게다가 코로나는 가족의 접근에 빗장을 걸었고 환자들은 외로움 위에 그리움까지 더하게 되었다. 최근 브라질에서 한 여의사가 메스가 아닌 기타를 들고 환자를 찾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유 역시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전달하기에 그럴 것이다. 물론 코로나가 가져온 외로움은 병상과 일상을 가리지 않는다. 키보드를 두드리며 인터넷을 오가고 화상으로 통화를 하면서도 우리는 외로움을 다 떨쳐내지 못한다. 어떤 이에게 외로움은 창작을 위한 힘이 되기도 하고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우리들은 외로움과 친구가 되기보다는 친구를 찾고 싶다. 그런데 외로움을 견디고 그 시간을 이겨낸 이야기들도 생각해보면 창작이라는 친구와 자기 성찰이라는 친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사랑할 친구가 생긴 것이다. 그러니 외로움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사랑을 찾는 일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외로움은 나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지만 사랑은 나와 이웃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은 평범하고 소심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자기 인생을 보면서 성공한 친구들과 멀어져 혼자 남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남들이 그런 자신을 실패자라고 본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그때 아들이 그에게 "아빠 사람들은 그런 것 기억 못 할걸. 사람들은 자기 생각만 하거든. 아빠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생각이 의미 있는 거 아냐? 아빠에게는 내가 소중하잖아" "그럼 네 생각은 어떤데?" "나? 나야 아빠를 사랑하지". "아빠는 성공했지"가 아니었다. 실패의 반대말이 성공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가. 우리는 잠시 사는 이 땅에서도 소중한 한 사람으로 외로움을 이긴다. 그런데 심지어 아무도 없을 때도 영원한 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가. 나의 목구멍에 잠겨 나오지 못하는 외로움과 신음을 영원히 듣는 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가. 우리에게는 그 한 분이 있다. 희미해지는 믿음 속에서 떨리며 모은 손을 붙잡아 주는 그 한 분이 있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눈물 앞에서 먼저 울어주는 그 한 분이 있다. 깊은 한숨을 따뜻하게 들어주는 그 한 분이 있다. 쓰고 싶지 않은 오늘의 일기를 결국은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그 한 분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있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목사ㆍ나성남포교회

2021.10.04. 19:00

"채널 18.8번 공중파에서도 CTS 기독교 방송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및 미주 지역의 대표적 기독교 방송인 CTS TV(회장 감경철)가 남가주 지역에서 공중파 방송을 시작한다. CTS 아메리카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디지털 공중파 채널 18.8을 통해 방송을 송출한다. 이와 함께 CTS 아메리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채널 스마트TV(애플ㆍ로쿠ㆍ안드로이드ㆍ파이어 TV) 등을 통해서도 24시간 라이브 방송을 송출할 예정이다. 기존 디렉트 TV(채널 2092번)에서도 방송을 볼 수 있다. CTS 아메리카측은 이번 공중파 송출을 두고 "그동안 지역교회와 한인 교인들의 요구가 많았다. 오랜 기대에 대한 부응의 결과"라고 밝혔다. CTS 아메리카 백승국 대표는 "한인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인 남가주에서 교인들에게 유익한 영적 양식과 양질의 기독교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서 기쁘다"며 "신앙생활의 좋은 동반자가 되는 것은 물론 이민사회와 빠르게 소통하며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매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CTS 아메리카는 지난 2006년 남가주 지역에 설립됐다. 방송 전문 프로듀서들이 자체 스튜디오를 통해 한인 이민 교계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CTS아메리카는 지난 2018년 한인 이민 교계 목회자들이 1박2일간의 여행을 하면서 신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 '목사님 어디 가세요'라는 프로그램으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TV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의 일반 방송 콘텐츠 공모전에서 미주 지역 기독교 방송이 대상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최근에는 본지 원용석 기자가 진행을 맡은 '한국 교회를 논하다'라는 주제로 특집 방송을 마련 한국 및 한인 교계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편 CTS(회장 감경철)는 1995년 첫 방송 송출을 시작으로 한국 대표 기독교 방송국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80여 개 개신교단이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내 18개 지역 남가주 풀러턴 지역을 포함한 해외 3개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2021.06.28. 19:07

썸네일

교회 떠난 청년들 "대학 진학 이후엔 안 다녀"

"꼭 교회 가야겠다는 마음 없어" 신앙 생활은 구원, 영생 위해 교회 청년부도 '빈익빈 부익부' 신앙은 사적 영역에서 더 도움 청년 기준은 결혼 여부로 판단 예배는 온라인보다 교회 선호 기독교내 청년 이하 세대가 줄어들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교계내 젊은 세대가 도미노 현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젊은층을 살려야 한다"는 외침은 교계 현실상 헛헛하다. 최근 '기독 청년의 신앙과 교회 인식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본지 2월16일자 A-14면> 청년 세대를 알아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이번 조사가 미주 한인 교계 청년 사역에도 암시하는 바가 크다. 젊은 세대가 교회를 외면한다. 한국은 물론 미주 지역에서도 기독 청년의 비율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다. 그런 분위기 가운데 그래도 교회에 다니는 청년들은 왜 '신앙 생활'을 이어나갈까. 보고서에 따르면 '구원 또는 영생을 위해(32.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 신앙 생활의 이유를 개인에게서 찾았다. 청년들은 주로 '마음의 평안을 위해(28%)' '습관적으로(19.1%)'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4.4%)'라고 답했다. 반면 '인생의 진리를 찾고 싶어서(5.3%)' '기독교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2.9%)'라는 응답도 있었다. 신앙이 실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가정(79.1%) 인간관계(76%) 등에서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보고서에서는 "조사 결과 청년들은 신앙이 공적인 영역보다 사적 영역에서 더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며 "직장 일터 학업 등은 신앙적으로 발전이 있어야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교회 청년부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하다. 한국의 경우 대형교회(1000명 이상 출석)중 98.3%의 교회가 청년부를 두고 있었다. 반면 소형교회(99명 이하)는 59.7%의 교회만 청년부를 운영중이다. 대니 한(36ㆍLA) 목사는 "미주 한인 교계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미자립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은 상당히 드물다"며 "워낙 활동적인 시기다 보니 같은 세대가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갈수 밖에 없다. 일부 중대형교회를 제외하면 요즘 청년부가 제대로 운영되는 교회는 많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으로 보면 '청년'의 기준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청년들은 대부분 그 기준을 결혼 여부로 판단했다. 청년부 자격 조건에 대해 절반 가량(50.6%)의 응답자가 "결혼하면 청년부 자격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실제 청년 사역 현장에서 논란이되는 이슈이기도 하다. 한인 2세 사역을 하는 필립 이 목사는 "사실 청년부에 '나이 제한'을 둘 수가 없다. 연령 차별 문제도 있기 때문에 결혼하면 졸업하는 것으로 다들 알고 있다"며 "때문에 20대부터 40대 미혼자까지 청년부 내에서도 나이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점때문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교인(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을 일컫는 신조어)'들을 대상으로도 진행됐다. 교회를 떠난 청년 중 대부분이 '대학생 시절 또는 취업 전(35.2%)'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취업 후(23.9%) 고등학교 시절(21.1%) 결혼 후(9.9%) 등의 순이다. 교회 불출석에 대한 이유도 물었다. 청년들중 절반 이상(54.2%)이 "꼭 교회에 가야 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기독교인 정체성의 핵심 근거에 대해서는 청년들은 대부분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 때문"(45.8%)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난 것(21.8%)' '오랜 시간 신앙 생활을 한 것(16.2%)'이라고 응답했다. '예수가 나의 죄를 대속하신 것을 믿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11.3%에 그쳤다. 팬데믹 사태는 분명 청년들의 교회 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청년들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예배 참석 횟수가 줄었다"(56.3%) "다른 교인과 교제가 줄었다"(59.8%) "성경 읽는 시간이 줄었다"(30.1%) "기도하는 시간이 줄었다"(32.4%)라고 응답했다. 젊은 세대이지만 팬데믹 기간 온라인 예배에 대한 만족도는 역시 낮았다.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지만 예배에 대한 관념은 오프라인을 더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청년들 대다수(67.6%)가 "교회 현장 예배가 더 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예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65.8%)이라고 답했다. 교회의 현장 예배가 "진짜 예배"라고 답한 청년은 3.7%에 불과했다. 교회탐구센터 송인규 소장은 "청년들은 신앙 수준의 질적인 변화에서도 34.3%가 '약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며 "코로나 사태는 청년들의 경우에도 신앙적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팬데믹 사태 가운데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청년들 10명 중 8명(78.9%)이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에 대해 "약간 만족한다"(61.1%) 또는 "매우 만족한다"(17.8%)고 답했다. 청년들은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 이용 경험(중복응답 가능)과 관련 예배ㆍ설교(55.4%)를 가장 많이 접속했다. 이어 찬양(38.6%) 신앙 지식(15.9%) 신학 강의(14.7%) 간증(1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팬데믹 기간 현장 예배 강행 등으로 일부 교회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청년들은 절반 이상(66.1%)이 "감염 확산을 막기에 교회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답했다. "적절히 잘 대응했다"고 답한 청년은 20%에 불과했다. 한인 2세 사역을 맡고 있는 준 최 목사는 "코로나19로 교회 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청년들은 온라인 등을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익히고 있다"며 "오히려 코로나가 청년 사역 생태계에 가져올 변화와 그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2021.02.22. 19:00

썸네일

[디지털 공감] 마스크와 가면의 차이

초등학교를 다니는 딸에게 농담 삼아 물었다.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 세 단계는 무얼까?" 아이는 한참을 고민한다. 아마도 기린이 들어갈 정도의 큰 냉장고가 존재하는지 그렇게 큰 냉장고가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기다란 목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 했다.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에게 "아주 쉬워. 문을 열고 기린을 넣고 문을 닫으면 돼"라 말해 주었다. 아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깔깔거리며 웃는다. 비슷한 종류의 퀴즈가 하나 더 있다. 차를 타고 교회에 도착한 뒤 교회에 들어가는 세가지 단계는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은 바로 "주차를 한다. 뇌를 꺼내 놓는다. 웃는 얼굴의 가면을 쓴다" 이다. 기독교인들의 반지성적이면서도 외식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그리고 있다. "뇌를 꺼내 놓는다"라는 표현은 기독교인들의 반지성적 행태를 묘사한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하나도 억울할 것도 없는 기독교인의 현주소이다. 기독교인들은 이단적인 가르침에 빠져 반사회적 행태를 보이는 사이비 집단을 비판하며 거리를 두려 하지만 사실 그 비판을 쏟아내는 기독교인들과 사이비 집단 사람들과의 다른 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무당 대신 목사를 부적 대신 십자가와 성경책을 굿 대신 예배 형식을 가져다 놓았을 뿐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경우를 찾는 것이 쉽다. 정작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은 "웃는 얼굴의 가면"을 쓰는 단계이다. 이 '가면(mask)'은 나의 더러운 것이 다른 사람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위해서 쓰는 마스크와는 다르다. 아무 일도 없는 척 모든 것이 행복한 척 그렇게 웃는 얼굴을 보이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본성의 발로이기도 하겠지만 교회 공동체는 자신이 죄인인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던가. 웃는 얼굴의 가면을 벗어 던지고 두꺼운 메이크업을 지우고 맨 얼굴을 내어놓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것이 진정한 교회 공동체가 아니겠는가. 이제 이웃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를 단단히 고쳐 쓰는 대신 나를 꾸미기 위한 웃는 가면 따위는 벗는 것이 어떨까.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 박사ㆍ데이터과학자

2021.02.22. 19:00

총격 사건 아픔…기독교의 용서로 덮었다

용서에 대한 기독교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한시적으로 선보인다.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 중 하나인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가 비올라 데이비스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다큐멘터리다. 할리우드 온라인 잡지 데드라인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영화 '엠마누엘(Emanuel)'이 오는 17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미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 영화는 지난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지역 엠마누엘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생존자 및 희생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가 개봉되는 17일은 4년전 총격 사건이 벌어진 날이다. 당시 총격 사건으로 인해 교회 내에서 성경공부 등을 하던 교인 9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가는 이 영화는 사건 희생자의 가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총격범 딜런 루프를 용서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스테판 커리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제작 초기부터 화제가 됐었다. 커리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다. 커리는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그날의 끔찍한 비극이 어떻게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으고 용서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전달하는게 목적"이라며 "영화 속에 담긴 메시지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생존자, 희생자 가족들과 실제 인터뷰를 하면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가족들이 느낀 아픔, 증오, 치유, 사랑, 용서 등의 감정을 가감없이 담아냈다. 공동 제작자 비올라 데이비스는 "영화를 통해 얻은 수익금의 일부는 총격 사건의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에게 기부할 것"이라며 "그날의 일은 분명 비극이 맞지만 그 일을 통해 인내와 사랑, 용서 등이 갖는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A,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는 LA라이브 14, 볼드윈힐스크렌셔플라자, 아라파인아트극장, 리걸 세리토스, 리걸 롱비치, AMC 노워크 등에서 개봉하며 그 외 지역 개봉 영화관은 웹사이트(www.emanuelmovie.com)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2019.06.10. 20:19

"조계종 해외 교구 설립 마무리질 것" 남가주조계종연합회 현일 회장 스님 인터뷰

남가주불교사원연합회가 주최하고 남가주조계종연합회(회장 현일 스님ㆍ총무 묘경 스님)와 LA포교사단이 공동 주관한 '2019년 남가주 불자 신년하례식'이 지난 13일 한인타운에 있는 고려사에서 열렸다. 남가주 지역의 스님 16명과 원불교의 교무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불자 70여 명이 스님들에게 세배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다과와 보시를 드렸다. 스님들도 한 해 동안 덕을 쌓으라는 덕담으로 답례를 했다. 올해는 유희자 무용단을 특별 초청해 춤과 판소리 그리고 흥겨운 난타공연을 함께 즐겼다. 행사 준비를 한 조계종 연합회 묘경 총무스님은 "황금돼지해의 풍요롭고 희망찬 출발을 기원하는 뜻에서 준비했다"며 "힘들었던 지난 한해는 모두 보내버리고 새롭고 힘찬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공동주관한 남가주조계종연합회 현일 회장을 만나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남가주 불자들에게 전할 새해 덕담은.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복이요 행운이다. 이제 새로운 삶을 받았으니 즐겁고 기쁘게 한 해를 살아가면 된다. 특히 올해는 황금 돼지의 좋은 기운이 있으니 그것을 잘 받아 모든 가정이 원하는 일들이 성사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돼지해'와 '황금돼지해'는 어떻게 다른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돼지해로 오행 풀이로 노란색이어서 '황금' 돼지해라 한 것이다. 알다시피 돼지는 풍요로움인데 거기에 황금색의 돼지해이기 때문에 '좋은 기운'이 가득한 한해가 된다. 이미 언급했듯이 아무리 많은 황금을 품에 안고 있다 해도 마음이 '황금'처럼 풍요롭지 못하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덕을 많이 쌓아서 마음이 부처님 닮아 이웃에게 베풀 줄 아는 자비롭고 넉넉한 '덕의 황금 부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불교에서 신년 하례식은 어떻게 하나. "오늘 거행한 것처럼 불자가 스님에게 세배하면서 다과와 보시를 올리면 스님네들은 불자에게 한해를 잘 살 수 있는 덕담을 해 줌으로써 불자와 스님들이 좋은 인연 관계를 맺으며 한해를 시작하도록 하는 교류와 소통의 예식으로 지낸다." -지금 책임을 지고 있는 남가주조계종연합회의 올해 주요한 일은 무엇인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조계종 해외 교구 설립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올해 발족식을 할 계획이다. 남가주조계종연합회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올해가 큰 의미 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 -해외 교구가 생기면 어떤 좋은 점이 있나. "한국 조계종 총무원에서 실시하는 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도움을 이곳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남가주지역에 조계종 사찰이 10여 개 있고 종단소속 스님들이 10여 명 나와있다. 교구직할제로 운영되면 포교를 비롯한 스님들의 교육혜택 등의 많은 도움을 총무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된다는 것이 큰 변화라 하겠다. 포교활동도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될 수 있다." -남가주불교사원연합회 회장이 공석인데 언제 선출되나. "지암 회장 스님이 작년에 개인사정으로 한국으로 가신 후로 남가주불교사원연합회 대신 우리 남가주조계종연합회에서 행사를 했다. 남가주의 사찰들이 대부분 조계종단이기 때문에 사실상 남가주불교사원연합회와의 차별화에 대한 문제들이 남아있다. 올해 안에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김인순 객원기자

2019.01.28. 19:59

썸네일

명성교회, 하나님과 함께 하는 '세습'도 있는가

한국의 초대형 명성교회가 지난 12일 '부자 세습'을 통과시켰다.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후임으로 위임됐다. 수년 전부터 교계에서 쉼없이 떠돌던 '명성교회 세습추진설'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명성교회의 등록 교인 수는 10만 명, 연간 재정만 350억 원에 달한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그래서 명성교회의 '부자 세습'이 더욱 당혹스럽다. 500주년에 흐르는 개혁교회의 가치를 배신했기 때문이다. 중세의 가톨릭은 부패했었다. 심지어 교황의 아들이 교황이 된 적도 있었다. 마르틴 루터는 이런 풍토에 강한 반기를 들었다. 왜 그랬을까. 교회가 예수의 가르침과 거꾸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성교회의 '부자 세습' 앞에서 '종교개혁 정신' '마르틴 루터의 사상' '초대교회의 회복' 같은 기독교의 고귀한 가치는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만다. 명성교회 측은 '잠시 내리는 비판의 소나기'라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실제 김삼환 목사 측의 한 장로는 전화 통화에서 "왜 남의 교회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명성교회를 비판하려면, 등록교인이 된 뒤 내부로 들어와서 비판하라"고 강변했다. 김하나 목사는 청어람 아카데미가 주최한 종교개혁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세습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당시 김하나 목사는 교회 세습을 세 부류로 나누며 "아들의 입장에서 운명이라 생각하고 세습한 사람,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세습한 사람, 야심을 가지고 좋게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을 맡으라고 해도 맡지 않을 것"이라며 "세습 금지는 시대의 역사적 요구"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랬던 김하나 목사가 왜 '세습 수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까. 통상 큰 교회의 후임 목사가 외부에서 초빙될 경우, 교회에서는 종종 '권력 투쟁'이 벌어진다. 원로목사를 둘러싼 장로 그룹은 일종의 기득권 세력이다. 이에 맞서 그동안 소외당하던 장로들이 신임 목사와 결합해 주도권 싸움을 벌인다. 후임 목사로서는 '적폐청산'을 내걸며 원로목사가 쌓아온 비리를 폭로하는 게 빠른 길이다. 그래서 "세습이 최고"라는 말이 교계에서 정설마냥 떠돈다. 2014년에는 명성교회에서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8년간 재정책임을 맡았던 장로 P씨가 투신자살했다. 당시 교회 안팎에서도 큰 논란이었다. 주로 제기된 의혹은 '비자금 800억 원'이었다. 12일 명성교회에서는 김하나 목사의 위임예식이 열렸다. 세습을 확정 짓는 최종 행사였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주님이 감당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지 않겠나 확실히 믿고 있다"고 강조했고, 김하나 목사는 "단 한 명만 남을지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가장 아름다운 교회인 줄 믿는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있으니 '하나님과 함께하는 세습'이란 말이 떠오른다. 궁금하다. 그들이 말하는 하나님이 우리가 아는 '성경 속의 하나님' 인지, 아니면 세습을 위해 따로 만든 '그들만의 하나님' 인지 말이다. 19일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 담임목사로서 처음 설교단에 섰다. 그는 '오직 주님(전도서 12장9~14절)'이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김 목사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막음으로써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할 때 그 소리조차도 사라질 줄 믿는다"고 했다. 원로가 된 아버지는 축도를 담당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다. 김삼환 목사는 강대상에 올라 "원로목사가 축도는 계속 할 수 있게…"라며 뒤를 쳐다보자 아들 목사와 교인들은 웃음을 보였다. 세습 후 첫예배는 그렇게 마무리 됐다. 백성호·장열 기자 --------------------------------------------------------------------------------- 한인교계와도 가까운 '김 목사 부자' 한인교계 세습 찬반 의견 분분 명성교회 출신들은 ‘답변 회피’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아들 김하나 목사는 미주 한인교계와도 교류가 잦았다. 김삼환 목사는 뉴욕 한인교계 최대 집회인 ‘할렐루야 대회’에 4차례나 주강사로 나선 바 있고, LA지역에도 방문해 대형교회 등을 돌며 초청 집회를 수차례 진행한 바 있다. 그만큼 한인교계에도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아들 김하나 목사는 미국 유학파다. 매사추세츠 주립대, 프린스턴신학교, 드류대학 등을 나왔다. 그는 세습 논란이 일자 사임 전 마지막 설교(12일ㆍ새노래명성교회)에서 “미국에 가서 세탁소를 할까, 뭘 할까 생각하며 정말 마음이 아팠던 적도 있다”며 심정을 이민 생활에 빗댄 바 있다. 실제 한인교계에서는 이들 부자(父子)와 친분이 깊은 인물이 많다. 세빛교회 손태환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3월 자신의 SNS에 김하나 목사에게 애틋한 공개 편지를 쓴 바 있다. 드류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던 ‘벗’이기 때문이다. 손 목사는 김 목사와 추억을 그리며 “청빙을 사양했고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사님의 말을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인교계에서 사역중인 명성교회 출신의 목회자들도 있다. 그래서일까. 세습 논란에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올해 LA지역 Y교회로 부임한 P목사는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이다. 본지는 세습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는 “(답변을 하면) 목회적으로나 우리 교회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지난 5월 버지니아 페어팩스 지역 S교회로 부임한 J목사 역시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이다. 14일 J목사는 “나눌 이야기가 없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현재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한인교계에서도 찬반이 분분하다. 명성교회는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 소속이다. 이는 해외한인장로회(KPCA)의 전신으로 서로 자매 교단이다. KPCA 한 고위 관계자는 “사실 한국의 타교단에서도 ‘세습’이 불법이라는 조항은 없는데 유독 통합 측만 비난을 받는 건 같아 다소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며 “그리고 이번 결정은 김삼환 목사보다는 명성교회 장로들이 적극 추진한 것이라서 비난의 화살을 김 목사에게 돌리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세습을 반대하는 주장도 있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 이상명 총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교계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편협한 생각이자 결정이었다”며 “무엇이 교계 전체를 위한 선택이었을지 좀 더 고민했어야 했고 이 일로 앞으로 젊은층이 교회를 더 이탈하고 사회로부터 외면받을 텐데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2017.11.20. 19:17

[삶의 향기] 새로운 형태의 싸움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은 박해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예수님은 그 상태를 이렇게 묘사하셨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마태 10,16)" 양들이 이리 떼 가운데로 가면 잡아먹힐 것이다. 그러면 '다 죽어라'는 뜻일까. 이 말씀은 다른 한편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가 너를 지켜주겠다. 너를 향한 내 사랑을 믿어라"는 뜻이 아닐까.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되새겨 보자. "이리 떼 한가운데 가더라도 양들의 양순함을 잃지 마라. 오히려 그 양순함을 품고 살아라. 내가 너의 목자가 되어 주겠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정결'을 떠올릴 수 있다. 정결이란 때 묻지 않음도 아니고, 어떤 원초적 상태로 돌아가기도 아니며, 태어날 때 가지고 있었으나 나중에 잃어버린 어떤 것을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버리고 오직 선한 것만 포용하는 데 온 힘을 쏟은 사람이 어렵게 얻는 특질로서 최고 '선(善)'에 이른 인간의 상태를 묘사하는 말이다. 정결은 곧 '순수한 사랑'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것을 안다면 마음이 몹시 불편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 사람을 사심 없이 대하는 것, 반격하지 않는 태연함, 그것이 곧 정결이다. 정결은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닮았다. 따라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람은 새로운 형태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기존의 싸움이 치고받고 싸우는 형태였다면, 새로운 시대의 싸움은 영적인 투쟁이어야 한다. 누군가와 다투었을 때 그 사람을 이기려면, 그 사람보다 더 모질 거나 더 치사해져야 한다. 그것은 양의 모습을 버리는 것이다. 만약 그리스도인이 양의 모습을 버린다면, 목자도 그 사람을 떠날 것이다. 목자는 양들의 목자이지 이리들의 목자는 아니니까.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끝까지 양의 모습을 지킨다면 그분께서는 마지막까지 그의 목자로 남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이리 떼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 파견된 하느님의 어린 양이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형태의 싸움을 벌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목자를 품고 사느냐, 아니면 그분을 떠나보내느냐'의 싸움이라는 것을…. "이리 떼 한가운데 들어가더라도 양의 온순함을 지켜라"는 말씀은 외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내적인 관계에도 적용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내면에는 이리떼와 같은 특성이 다분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칠고 잔인한 특성 한가운데서 발견되는 양의 특성, 악마 같은 특성 한가운데서 발견되는 천사 같은 모습, 그 모습을 품고 계발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들이 치러야 할 새로운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 10,16) [email protected]

2017.10.09. 12:05

"저를 아버지로 세우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1일 노워크 지역 성 라파엘 한인성당에서 '남가주 천주교 아버지학교(지도신부 김지완ㆍ회장 김찬수)'의 마지막 날 프로그램이 열렸다. 김찬수(세례자 요한) 회장은 "2013년 제1기를 터헝가 지역 성마태오 성당에서 개최했고 이번이 6번째"라며 "올해 참석자가 가장 많아서(37명) 진행을 위해 나중에 신청한 아버지들은 부득이 다음해 참석을 권유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 남가주 사제협의회에서 이민가정에서의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면서 자연히 각 성당에서 신청자가 많아진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모두 4차례 일요일(오후 1~오후 8시30분)에 실시되는데 이 같은 4주일의 각 과제를 통해 참가자 아버지들은 '나는 어떠한 가정에서 자라나, 어떠한 아들로 자랐고 지금은 어떠한 남편, 어떤 아빠가 되어 있는지' 되돌아 봄으로써 현재 한 여성의 남편으로, 또 자녀의 아빠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어디에 서 있는지 현재 나의 모습(위치)을 알게끔 도와준다. 김 회장은 "지난 3주 동안은 아버지만 참석했는데 마지막인 오늘은 아내와 손을 잡고 입장하여 과제를 같이하게 됐다"며 "그동안 아버지들은 여러 과제를 아내와 자녀들에게 행동으로 시행했는데 그러한 남편의 새로운 행동들에 대해 어떠한 느낌을 받았는지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버지학교의 취지가 결국은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먼저 좋은 남편이 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소 어색해 하던 아내들도 남편이 보낸 편지를 나누는 시간에서는 밀려오는 감동을 진솔하게 나눴다. 이런 아내 모습을 바라보는 남편들도 평소 억제해오던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아내들은 남편들이 과제의 하나로 시행했던 '내가 아내를 사랑하는 20가지 이유'를 말해 줄 때에는 '평소 표현을 안 하던 남편이지만 마음으로 이렇게 나를 생각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되면서 그동안의 섭섭함이 용서(?)되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녀에게도 같은 과제로 '아빠가 우리 딸(아들)을 사랑하는 20가지 이유'를 들은 자녀의 반응도 흥미로웠다. 결혼 31년차인 한 아내는 "요즘 30세 아들과 남편이 의견 충돌로 멀어져 있었는데 아빠의 이 같은 말을 듣고는 '엄마, 아빠가 이상해. 혹시 아픈 것 아니냐'고 물었다"며 남편 성격상 쑥스럽고 힘든 과제였겠지만 아들과 화해가 이루어져 개인적으로는 아버지학교가 준 가장 큰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전명재씨는 "프로그램에서 이같은 과제를 아버지들에게 주는 이유는 한인 남성들은 자라온 환경자체가 애정표현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아내들은 우리와 달리 남편의 다정한 '당신, 애썼어!'라는 한마디로 모든 노고가 사라진다는 걸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표현이 풍부한 미국서 자라나는 이민 자녀들에게는 아빠의 '아이러브 유'라는 말 한마디, 포옹 한번이 얼마나 그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지 모른다. 이날 하이라이트인 세족식은 참가자 아버지들이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먼저 함께 서로를 위한 기도를 한 다음에 진행됐다. 결혼 23년차인 한 남편은 "태어나서 아내의 발을 씻어주기는 처음"이라며 "좀 어색했는데 진행자가 '남편이 끝까지 사랑해야 할 사람이 바로 당신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면서 자녀에게 헌신하느라 자신은 돌보지 않고 가족들만 바라보며 살아 온 아내입니다'라고 기도하는 순간 이 작은 발로 그동안 나와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동동거리며 지냈을까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들은 아내 앞에서 '나는 하느님이 세워주신 당신의 남편이고 사랑하는 자녀의 아버지입니다. 나는 아버지가 순결해야 가정이 순결하다는 말을 믿고 실천해 가겠습니다'라는 순결서약으로 4주일 동안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료했다. 김인순 객원기자

2017.10.09. 12:04

[디지털 공감] 딴생각 금지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합니다." 한 교회 주보의 광고란에 실린 문구를 보고 실소가 나왔다. 성도들이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독려하려는 그 교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디지털 매체가 종이 책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과연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 메시지인지 의심이 갔다. 정말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할 수 있게 하려면 차라리 "딴생각을 금지합니다"라 광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이번 달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요란하다. 사실 종교개혁은 그 시작과 끝을 시간으로 정확하게 표현해 낼 수 없는 사회적인 운동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지만, 올해가 500주년이라는 것은 마틴 루터의 95개조 사건을 기준으로 한다. 500주년이 499주년보다 더 중요하거나 501주년보다 덜 중요하지 않겠지만, 특이점을 찾아내려는 인간의 신기한 습성이 10진법의 체계 안에서 발현된 것이리라. 사실, 종교개혁은 기술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인쇄 기술의 발전으로 자신의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싼 가격으로 많은 사람에게 보급시킬 수 있었고, 출판 시장의 성장으로 수많은 논문들이 출판되어 신학의 발전으로 연결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세의 교회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것을 불편해 했다. 라틴어 이외의 다른 언어로의 번역을 금하여 라틴어를 잘 알지못하는 평민들이 성경을 접하는 것을 막았다. 대신, 교회는 복음을 가르친다는 명목아래 눈길을 사로잡는 성상과 성화를 만들었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감동주는 것으로 말씀을 대신했다. 어쩌면 그 당시의 성도들은 종이로 되어있는 성경을 보며, 어찌 감히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을 싸구려 종이 위에 쓸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는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그림과 음악이 줄 수 있는 단편적인 메시지에 갇혀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성도들은 교회가 정치 세력화되고 타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자들의 주장에서 생략되어 있는 주어는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다. 항상 개혁하시는 하나님을 우리의 전통과 개인적인 문화 취향으로 막아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www.fb.com/theegital

2017.10.09. 12:00

연합 예배 행사

한인 교계 단체와 히스패닉 교회가 연합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1일 LA지역 히스패닉 교회인 '엘림 처치'에서 교회 부흥을 위한 연합 예배를 함께 진행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교회개혁의 원년' 선언문 선포식을 비롯한 감사패 전달 행사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2017.10.09. 11:59

"한ㆍ일 가족들의 속마음 허심탄회하게 나눠요"

한인과 일본인으로 구성된 다문화 가정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홍선 목사(크라이스트더킹루터란교회·사진)는 오는 29일 오후 2시 토런스 지역 FOSL 커뮤니티 센터(2706 W. 182nd St)에서 '한ㆍ일 패밀리 모임'을 개최한다. 이번 모임은 한국계와 일본계로 맺어진 가정이 함께 모여서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고 문화 및 가치관의 차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게 목적이다. 김홍선 목사는 "특히 미국의 경우 한일 가정에 미국식 문화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2세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가 쉽다"며 "또 한일 관계가 갈등이 생길 때 괜히 가정에서도 가치관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그런 문제를 함께 나누고 털어놓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일 패밀리 모임은 강연, 소그룹 모임, 전통음악 콘서트, 다과 시간 등으로 구성된다. 강연은 일본계 미국인인 알 무라추치 하원의원(가주 66지구)을 비롯한 아시안아메리칸크리스천센터 등에서 카운슬러가 나선다. 또, 김 목사도 직접 나서 한일 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 등을 나눌 예정이다. 현재 김 목사의 아내도 일본인이다. 김 목사는 "미주 지역 한일 가정을 보면 서로간의 네트워크가 없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 서로 네트워크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며 "한일 가정이 미국이란 사회 속에서 커뮤니티의 공존과 화합을 상징하는 하나의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예약은 필수다. 행사에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 등 통역은 물론이고 자녀를 위한 탁아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번 행사는 LA일본총영사관, LA한국총영사관 등이 후원을 하게 된다. 김 목사에 따르면 양국 총영사관에서 관계자들도 참석해 행사를 축하할 예정이다. 한편, 김홍선 목사는 켄터키주립대학원(사회학)을 거쳐 LA리틀도쿄에서 비영리단체 '일한협회(Japan Korean Society)'를 담당했었다. 지난 4월부터는 토런스 지역 크라이스트더킹루터란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하고 있다. ▶참가 문의:(310) 339-9635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2017.10.09. 11:58

"가톨릭 신자 문인 모임 회원 모집합니다"

"낯선 미국땅에 와서 가톨릭 신자 문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생겼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미주 지역과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가톨릭 신자 문인들의 모임인 미주가톨릭 문인협회가 최대제 신부를 새로운 지도신부로 맞이했다. 신자들 중에는 가톨릭 문인들의 단체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정찬열 미주가톨릭 문인협회 회장(시인ㆍ수필가)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임의 성격을 들어 보았다. -언제 창립된 단체인가. "2013년에 미주문인협회의 초청을 받아 당시 한국 시인협회 회장인 신달자 시인(세례명 엘리자벳)이 문학강연을 왔다. 강연 후에 따로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문학강의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수락되어 순교자 성당에서 '신달자 시인 초청 문학강의'를 갖게 되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됐다. 그해 8월4일 지금의 미주가톨릭 문인협회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올해로 4년째 된다. 초대회장이 김재동 종신 부제(수필가)이었고 사무장을 내가 맡았다." -현재 회원은 몇 명인가. "현재 이메일을 보내고 있는 회원은 모두 79명이다. 가주가 40명이고 그 외 지역이 39명이다. 모두 등단 작가이다. 시인, 수필가, 소설가들이다." -가톨릭 신자로서 문인들이 모이는 단체가 이번이 처음인가. "한때 LA지역을 중심으로 가톨릭 문인 단체가 있었는데 해체되었다. 지금은 범위가 캐나다를 포함해서 미주 지역 전체이다." -일반 문인들의 모임과 차이점이 있나. "가톨릭 신자들이므로 당연히 가톨릭 정신과 가톨릭 신앙이 그 뿌리가 되어 작품 활동의 중심에 있다. 작품 속에 각자가 갖고 있는 가톨릭 신앙이 배어 있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읽는 이들에게 전달된다. 문인들에게 글은 곧 자신이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모임은 어떻게 갖고 있나. "연초에 정기 총회가 있고 분기별로 한 번씩 모이고 있다. 봄과 가을 소풍도 겸하고 있다." -미주 가톨릭 문인협회가 주최하는 행사가 있나. "협회가 창립되고 얼마 안 되어 소식을 접한 북가주의 새크라멘토 한인성당 문인들이 초청하여 김재동 초대회장과 함께 문학 강의를 다녀왔는데 이것이 미주 가톨릭 문인협회라는 타이틀로 행한 첫 번째 행사라고 하겠다. 그 후 2000달러 상금을 걸고 '미주가톨릭 문학상'을 제정했다. 제1회 수상자가 이언호(필립보), 2회가 위진록 수필가였다. 이 상을 제정한 이유는 일 년에 한 번씩 우수한 작가를 발굴하여 격려함으로써 미주 내 한국문학의 발전과 창작활동을 도모하여 우리 협회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기 위함이다. 또 연간 잡지로 '미주가톨릭 문학'을 발행하고 있고 2년 가까이 LA지역 한인들을 위해 한인타운에 있는 LA교육원에서 매달 두 번째 월요일(오후 6시30분)에 '밥하기보다 쉬운 글쓰기'라는 강좌를 열어 오고 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다. 미래 작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면 한 달에 한 번씩 들어 볼만하다." -한국에도 가톨릭문학상이 있는데 권위 있는 상으로 알려져 있다. "미주가톨릭 문학상도 미주에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지도신부를 맞이했고 첫 모임도 했는데 지도 신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가톨릭 교회 안에서는 모든 단체들이 신부님의 지도를 받는다. 교회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신부님은 '우리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 사랑의 공동체를 강조하셨다. 그것은 항상 하느님을 향하여 있는 모습이다." -협회 회원이 되는 자격은 무엇인가. "가톨릭 신자로서 등단 문인은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등단하지 않았더라도 글쓰기에 관심 있으면 누구나 환영한다. 더 많은 신자들이 관심 갖고 협회에 연락하여 함께 글을 배우고, 활동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문의:(714) 530-3111 ▶협회 카페 (cafe.daum.net/Kacla) 김인순 객원기자

2017.10.02. 21:15

[삶의 향기] 자코메티의 조각과 고행상

20세기 조각사에 있어 부정할 수없는 불세출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스위스 1901-1966). 그는 인간존재의 허약함과 덧없음, 소외에 기인한 내면의 고독에 초점을 맞춰, 형상을 응축 시킬 대로 시킴으로써 외로운 겨울나목처럼 표현했다. 절망에 휩싸인 '좀비'같은 그의 청동상은 가늘고 길게 늘여져 과장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거칠고 무거운 동적 질감으로 표면을 불규칙하게 마감했다. 그는 형상의 중량감을 덜어내고자 깎아낼 수 있는 최대한을 깎아낸 조상(彫像)으로, 고뇌에 찬 인간의 내면을 강렬하게 드러낸 동시에, 고도의 시적 은유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능히 선(禪)적이다. 숯덩이 같은 작품들, 특히 대표작인 '걷는 남자'나 '가리키는 남자'의 지향점, 그가 희구한 절대가치와 궁극은 아마도 고독으로부터의 해방인 '자유'이겠다. 이 여위고 메마른 기념비적 작품들을 대할 때면, 오래고 혹독한 고행으로 고갱이만 남은 고오타마 싯다르타의 '고행상(苦行像)'이 오버랩 된다. 오래전 이 고행상을 처음 마주했을 때, 온몸을 휩싼 전율과 감동으로 한동안 넋을 잃고 말았다. 2-3세기 작품으로 높이 83.3cm. 결가부좌한 채 선정에 든 형상이며, 파키스탄 라호르 박물관 소장품이다. 깨달음을 향한 여정에서, 단식고행의 처절한 고통을 아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간다라 미술 중 최고 걸작으로 높이 평가한다. 싯다르타는 고해에서 자맥질하고 있는 중생을 구하고자, 태자가 누릴 수 있는 부귀영화와 권력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6년간 스스로 고통의 길을 택했다. 싯다르타가 출가할 당시 인도는 고행이 일반적인 수행방법이었다. 육신이 장애가 되어 고통의 원인인 욕망을 끊을 수 없다 하여, 육체에 극단의 고통을 가함으로써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역설이었다. 송아지의 배설물까지 삼키다 고행의 막바지엔 하루에 콩알 한두 개로 연명한다. 그마저도 끊고 만다. 피골상접. 뱃가죽은 등에 붙어버렸고 서까래가 삭아서 무너질 듯 앙상하게 드러난 가슴과 갈비뼈, 그 위로 드러난 선명한 힘줄, 마른 갈대와 같은 팔과 다리, 어깻죽지는 뼈만 남아 앙상하다. 움푹 함몰된 볼, 마치 앉아있는 미라다. 그러나 동굴처럼 깊이 파인 눈, 크고 둥근 눈동자만이 샛별처럼 빛난다. 고행의 끝자락에 몸은 삭아 바스러졌어도 눈동자는 살아 새파랗게 빛을 뿜고 있다. 극한의 고통을 극복하고 무한자유를 얻은 자의 경지다. 육신의 살과 수분이 빠져나갈 때, 마음은 더욱더 맑아지는 법. 육신에 뿌리를 둔 모든 욕망을 멸한 경지가 바로 이 순간일 터이다. 생사를 건 고행 끝에, 비파의 줄이 너무 느슨하거나 팽팽하면 소리를 낼 수 없음을 깨닫고, 양극단을 떠난 고락중도(苦樂中道)의 수행으로, 마침내 싯다르타는 위없는 깨달음에 이른 성자, '부처(Buddha)'가 된다. 고통에서 해방되는 위대한 길을 연 것이다. [email protected]

2017.10.02. 21:11

[소통하는 기독교] 기독교는 '자기 만족'의 종교 아냐

한국에서는 '적폐청산'이라는 용어가 화두다. 500년 전 일어난 종교개혁도 바로 그렇게 적폐청산에서 시작됐다. 바른 성경적인 가치관과 윤리관이 무너져 버렸고 화려한 건물을 짓기 위하여 온갖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종교개혁은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를 제시하고 성경의 바른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것이다. 당시 시대에 저항했던 기독교는 오히려 지금은 저항을 받는 위치가 됐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설교의 부재, 기도의 부족 혹은 프로그램이 약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돈이 없어서일까. 아니다. 세상의 죄에 대하여 '죄'라고 담대하게 외치며 그들을 인도하여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상에서 용납하지 못하는 죄를 범하고도 뉘우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또한 그것을 '죄'라고 인정하지도 않고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그런 죄를 감싸고 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회는 그런 모습 속에서 마음이 편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이것을 주변에서 지켜보던 많은 사람은 실망했고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나가 버렸다. 그런데도 교회는 떠나는 이들의 이유를 알려 하지 않고 또 알아도 고치려 하지 않았다. 교회는 과거 개혁의 대상을 오히려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교회는 방향을 돌이켜야 한다. 기독교는 자기 만족에 빠지는 종교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끌어안고 함께 울어주고 아파해야 한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이웃에게 드리워지는 그늘도 짙어지고 그 건물에서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밖에서 울부짖는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교회는 과도한 헌금항목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을 끌기 위한 건축을 중단해야 한다. 복음과 섬김 그리고 낮아짐이 아닌 시설과 규모 그리고 프로그램으로 참석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기독교를 무너지게 하며 부패하게 할 것이다. 교회는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 속에서 교인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공동체가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라야 할 때다. [email protected]

2017.10.02. 21:10

한국 개신교계 교인은 줄고 목회자는 늘고

한국 주요 기독교단의 교인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목회자와 교회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 9월은 주요 교단들이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시기였다. 이번 총회에서 각 교단은 속속 교세 통계(2016년 12월31일 기준)를 발표했다. 우선 한국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이하 합동)의 경우 현재 교인수는 276만4428명이었다. 이는 지난해(270만977명) 보다 약 6만여 명 늘었다. 하지만 2013년(285만7065명)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교세가 줄은 상태다. 합동 교단의 목회자는 계속 증가 추세다. 현재 목회자수는 2만3440명으로 2014년(2만2646명), 2015년(2만3179명)에 이어 증가세를 보였다. 이 교단에는 오정현 목사(서울사랑의교회),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 등의 목회자들이 소속돼 있다. 반면, 합동 교단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이하 통합)의 전체 교인 수는 273만900명으로 조사됐다. 전년(278만9102명)과 비교해 약 6만 여명이 감소했다. 통합 교단의 경우 교회와 목회자는 오히려 늘었다. 통합 교단 산하 교회는 총 8984개(전년 8843개), 목회자는 1만9302명(전년 1만8712명)으로 조사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단)는 교인수가 137만3739명이었다. 전년보다 0.15%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감리교단 위원회측은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교인 수는 대략 50만 명 전후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26만4743명→24만109명), 예장 합신(15만5776명→15만1742명) 등도 마찬가지였다. 보수신학을 견지하는 교단으로 알려진 예장 고신의 경우는 지난 10년간 교단내 주일학교 학생 수 변화도 분석했다. 이 교단은 주일학교 학생 수가 15만 9928명(2006년)에서 11만 1713명(2015년)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약 30%의 학생들이 줄어든 셈이다. 주요 교단들의 정책 결정을 보면 현재 기독교의 뜨거운 이슈들을 엿볼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교단인 합동과 통합의 경우 동성애자 및 동성애 옹호자에 대한 신학교 입학과 임용 등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주일학교 감소로 인한 위기를 느끼고, 교인들에게 출산을 독려하기로 한 교단도 있다. 고신 교단측은 다자녀 가구(3명 이상 자녀)에게 교단 명의로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결의했다. 장열 기자

2017.10.02. 21:08

사랑의 찬양제 개최

남가주 지역 교회 성가대 및 기독교 단체 합창단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4일 포모나 지역 인랜드교회에서는 남가주 한인장로협의회가 주최한 '제11회 사랑의 찬양제'가 열렸다. 선교와 이웃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 이번 찬양제에는 남가주사랑의교회, 목사장로 부부성가단, 남가주장로성가단, 충현선교교회, 남가주장로성가단, 나성성결교회, 미주여성코랄, 인랜드교회, 오렌지미션콰이어 등이 참가했다. [인랜드교회 제공]

2017.10.02. 21:07

[삶의 향기] 고통은 우리를 성장 시킨다

부처님께서는 "인생은 고통"이라고 하셨다. 월마트 입구에 붙어 있는 실종어린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 가족들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1시간도 채 안 되는 저녁 뉴스는 이보다 훨씬 더 가슴 아픈 사건 사고로 가득 차 있다. 그것도 매일 매일 새로운 내용으로. 사람에 따라 본인 삶에서 느끼는 고통과 행복의 비율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인간의 현실이 상당히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럽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군대에서 가장 힘든 훈련 중 하나가 유격훈련이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훈련소 측에서는 훈련생들이 이 안내 표어를 보고, "열매를 생각하면서 힘들어도 열심히 해야지" 하기를 바랐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열매가 얼마나 단지 모르겠지만, 그 열매 필요 없으니 훈련 안 받으면 안 되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만, 누구도 일부러 고통을 사서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아니, 사는 건 고사하고 다가오는 고통도 가능하면 피하려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사장님이나 직장 동료가 있다고 해서 쉽게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 둘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할머니와 각별했던 어머니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6개월을 눈물로 지내셨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영이별은 우리에게 감당하기 힘든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지만,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텍사스 시골 지역에서 낙타가 버려진 우물에 빠졌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해서 살펴보니, 낙타의 허리뼈가 부러졌고, 우물도 너무 좁아서 낙타와 우물을 모두 묻기로 결정을 했다. 흙을 퍼서 우물 안으로 넣기 시작하자. 상황을 감지한 낙타는 정신을 차리고 흙이 들어올 때마다 몸을 조금씩 움직여서, 허리가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의 힘으로 우물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하느님께 여러 차례 기도를 했지만, 하느님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가시와 함께 사는 것이 너를 강하게 할 것이다." 원불교에는 '은생어해(恩生於害ㆍ해로움에서 은혜가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어려움과 고통은 인생의 성찰을 통해 우리를 성장시키는 소중한 은혜가 될 수 있다. 아버지가 매일 술을 먹고 폭행을 하는 경우, 자녀가 영향을 받아서 닮아가기도 하고, 반면교사 삼아 다르게 살기도 한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처럼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좋은 환경에서 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그것을 극복해 내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이고 인격의 잣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성현들이 어려운 일을 대할 때마다 마음 공부할 기회가 왔음을 잊지 말라 하셨다. 고통은 우리 수행을 도와주는 큰 보살이라고도 하셨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 주위에는 나를 성장시키는 공부자료가 넘치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2017.09.25. 18:38

1만 명 넘는 순교자, 한국 가톨릭의 역사 세웠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매년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낸다. 그 이유는 한국 최초의 사제이며 순교자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를 비롯한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9월20일)이 9월에 있기 때문이다. 라카냐다 지역 세인트 비드 미국성당은 12년째 미국 신자들과 함께 이날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해 오고 있다. 지난 17일 이웃의 한인 성당(성마태오ㆍ성삼 등) 신자들의 도움을 받아 이날을 기념했다. 행사를 담당한 원영배 종신부제는 "13년 전 종신부제 교육을 받을 때 당시 미국인 주임신부가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알려주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라'고 권해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순교자 정신을 알려 주는 순교자 대축일을 기념하기로 했다"며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취지를 위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매년 미사와 행사를 준비해 오고 있는 세인트 비드 성당의 '한국 순교자 위원회'이다. 처음엔 인근 한인 성당 신자들로 시작해서 점차 세인트 비드 성당의 미국인 신자들도 동참해 현재 봉사자는 10여 명이다. 이날 미사를 진행한 윤유진씨도 위원회 멤버다. 미사는 오후 5시30분에 시작됐다. 분향함을 두 손에 받쳐 든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을 선두로 봉사자들이 들어왔고 미사를 집전할 양태현(성삼성당 주임) 신부과 세인트 비드 성당의 주임 신부와 몬시뇰 안토니오, 한인 종신부제가 차례로 제대를 향해 들어왔다. 제대 옆에는 미국인과 한인들로 구성된 '프레이즈필' 성가단이 한복을 입고 미사 중에 화답송, 복음 환호송과 영성체 후의 성가를 영어 가사에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의 곡으로 들려 주어 미사를 드리는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안겨 주었다. 원영배 종신부제는 이날 미사 중에 순교자의 한 명인 최경환 프란치스코의 순교 모습을 들려 주었다. 최 프란치스코는 한밤중에 자신을 잡으러 들이닥친 포졸들을 마치 오랜 친구를 맞이하듯 친절히 대하면서 "도망가지 않을 테니 우선 식사부터 하라"며 음식을 대접한 다음에 마치 즐거운 소풍 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기쁜 표정으로 잡혀가 죽음을 평화롭게 맞이했다. 원 종신부제는 "처음 한국 순교자들이 150년에 걸친 박해시기 동안에 1만 명이 넘도록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 그렇게 많은 순교자가 있었느냐고 되묻는 미국인 신자들이 많았다"며 "미국에 살면서 매년 한국 순교자 성월을 기념하는 것은 그래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본당 신부 몬시뇰 안토니오는 "집전을 해 준 양태현 신부와 참석해 준 한인 신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나는 이탈리아 출신이고 총대리 주교님은 레바논, 옆 건물의 프란치스코 학교의 신부님은 쿠바 태생"이라며 이처럼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에 하느님의 축복이 항상 함께 하길 바란다며 강복을 했다. 한국의 가톨릭 교회는 사제가 없는 가운데 평신도들이 먼저 모여 공동체를 형성했고 그들이 목숨을 내놓은 순교로써 그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성인품에 오른 한국인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를 포함해 모두 103명인데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중 124명을 시복했다. 시복식이란 성인품에 오르기 전의 단계로 복자품에 오른 것을 의미한다. 지금 한국 가톨릭 교회는 새로 시복된 124명이 성인품에 오르도록 계속 기도를 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사를 마친 신자들은 성당 홀에 마련된 한국 음식을 함께 즐기면서 친교 시간을 가졌다. 김인순 기자

2017.09.25. 18:37

[삶을 읽는 기독교] 예언이 실패할 때

다미선교회의 이장림은 1992년 10월 28일에 휴거가 일어난다고 예언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예언이 실패하였을 때 추종자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일부는 자신들이 틀렸음을 알고 종말론을 버렸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교주를 떠나지 않았고, 자신들의 믿음이 약하였기 때문이라며 더욱 광신적 행태로 변해갔거나, 날짜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한 번 가진 생각을 수정하거나 버리는 대신에, 현실과 사실을 그에 맞추어 해석한 것이다.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의 대표적인 경우다. 이미 펼쳐진 현실과 사실이 어떻게 변하겠는가. 그것을 바라는 자신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현실과 사실 앞에 냉철해야 한다.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늘 인정하며 사실에 맞추어야지, 자신의 틀림을 계속 합리화하려고 하면 안 된다. 사실을 자신의 견해에 맞출수록 현실은 힘들어질 뿐이다. 이리 저리 치여 다른 방법이 없을 때에서야 비로소 현실을 인정하며 자신을 바꾼다면 이 얼마나 비참한 인생인가. 사람이 어떻게 사물을 인지하고 신념의 정당성을 갖는지 살펴보는 인식론은 철학의 3대 분야에 속한다. 조직신학은 신론을 배우기에 앞서 내적인식원리와 외적인식원리를 다루는 서론을 먼저 배운다. 자신이 어떤 견해를 갖는지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왜 이런 견해를 갖는지 자신의 깊은 전제를 살피는 자는 더 훌륭하다. 상대방의 견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왜 그런 견해를 갖는지 그의 전제와 목적을 살피려 하고 그에 맞추어 절충점을 찾으려 하는 자는 더 훌륭하다. 인지부조화에 빠진 이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편향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견해를 더욱 공고히 하는 확증편향에 빠진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매우 힘들게 함을 알아야 한다. 어느 유서 깊은 호주의 신학교는 인식에 관하여 신학과 철학과 심리학의 입장에서 무려 3학기 동안 신학생에게 가르친다고 한다. 목회하는 이들에게 '인식'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성도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목사는 얼마나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는지 모른다. 무엇을 읽고, 어떤 지식을 습득하기 전에 내가 올바로 인식하고 있는지 살피고 살펴야 하고, 자신도 모르는 전제가 무엇인지 또 살필 일이다. [email protected]

2017.09.25. 18:3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