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 50주년 기념 포럼…"가톨릭 신앙안에서 차세대의 정체성을 고민해요"
성토마스성당 포럼 개최
150여명 참석해 성황
행사를 주최한 북미주 사제협의회(KAPAㆍ회장 백운택 신부) 김기현 신부는 "내년이면 1966년 샌프란시스코 교구에서 처음으로 한인 공동체를 공식으로 인정한 지 50년을 맞는다"며 "반세기가 된 우리의 공동체를 반추해보면서 앞으로의 50년을 위한 로드맵을 함께 구상해 보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시카고에서 코리안 아메리칸 신학자들이 모여 1차 포럼을 가진 후 이번이 두번째. 내년에 3차 포럼을 마친 후 각 포럼에서 나온 내용들을 책으로 정리해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9명의 주제 발표자들은 미 전역에서 신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로서 현직에서 활동 중인 성직자와 평신도를 초빙했고 각 발표 후에는 참석자들이 소그룹으로 진지하게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신학생과 일반신자, 종신부제 등 150여명이 동참했다. 신학 뿐 아니라 미국의 사회, 역사, 문화적 각도에서 발표자들이 던지는 이슈는 결국 두 가지로 모아졌다.
'과연 나는 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이란 나의 현주소를 얼마나 인식하면서 미국땅에서 살고 있는가'와 '앞으로 우리 공동체를 계승하여 활성화시킬 차세대들이 점점 더 다양화되어가고 있는 미국사회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게 하려면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라는 주제였다.
참석한 한 한인 2세는 "지금 솔직히 혼란스럽다. 이제껏 나는 가톨릭이라 생각했는데 발표자들의 얘기를 들어 가면서 '그럼, 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은 어떤 것인지'라는 큰 물음표가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0대인 한 한인은 "미국서 30년 넘게 살면서 코리안 아메리칸인 것은 알았는데 여기서 들으면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는 가톨릭 신자라는 것은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한인이면서 미국인이고 여기에 가톨릭이란 신앙을 가진 '나의 현주소'가 새롭게 다가오면서 이제부터는 성당에 가는 마음자세가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 교회가 50년이 지난 지금 '정체성 찾아가기'가 비로서 공동체안에서 시작됐음을 잘 반영해 주었다.
이는 초빙된 각 분야의 9명 발표자들이 스스로가 1.5세, 2세, 3세로서 미국땅에 살아오면서 직접 온몸으로 부딪친 '그럼, 나는 누구인가. 이민가정에서 배운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미국인 친구와 사회 동료들에게 어떻게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 그 답들을 나름 찾아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정리 발표를 한 이덕효 신부는 "예수 부활 후 성령 강림 사건은 교회가 다양한 집단을 포용하는 기초가 되었다"며 "다양화의 사회로 불러서 살아가게 한 그 뜻을 잘 생각하면서 '다름 속에서 총체적인 융합'을 위해 할 수 있는 우리 공동체의 역할을 찾아내려는 각자의 절실한 마음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임을 제시했다.
김인순 기자
주제 발표자
▶ 최훈 교수= 켄터키의 벨라민 대학에서 윤리신학 및 세계 기독교학 연구
▶ 임채윤 교수=위스콘신주의 위스콘신 대학에서 사회학, 집단행동과 종교 사회학 연구
▶ 김사이몬 신부(교수)= 뉴올리언스의 아워 레이디 오브 홀리 크로스 대학에서 토착화 신학과 문화 연구
▶ 김요셉 신부= 샌호세 교구 성직 지도자, 디트로이트의 성심신학교에서 선교와 사명 연구
▶ 양승애 교수= 시카고 신학대학에서 신약성경 공관복음, 아시안 아메리칸 해석학 연구
▶ 프랭클린 라우쉬 교수= 사우스 캘로라이나의 란더 대학에서 한국역사, 가톨릭 역사 연구
▶ 이제임스 교수=텍사스의 서든 메소디스트 유니버시티에서 교회사, 라틴 교부학,교리 교수법을 연구
▶ 김앤드류 교수=오하이오주의 월쉬대학에서 윤리신학, 덕목 윤리 연구
▶ 이덕효 신부= 매릴랜드의 록크빌 슈라인 오브 세인트 쥬드 성당에서 사목. 성령론, 교회학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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