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찬미한 시간 아름다웠다"
90세 생일 맞은 존 데일리 신부 인터뷰
어린이 영어미사 26년간 집전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
지난 13일 샌퍼난도 로드에 있는 성삼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송라파엘)는 오전 10시 영어 미사 후에 입을 모아 90세를 맞는 존 데일리 신부에게 "해피 버스데이"를 외쳤다.
주일학교의 두 꼬마가 꽃다발을 들고 가서 파란 눈의 할아버지 신부에게 안겨 주었다.
90세 생일이란 소식을 전해들은 김 엘리스(29세)씨는 이날 오랜만에 주일 미사에 참석, 생일축하 악수를 건넸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에 가기 전까지 파더 데일리가 하시는 영어미사를 참석했다"며 "그동안 많이 연로해 지셔서 왠지 눈물이 난다"며 신앙생활에 있어서 어찌 보면 부모님보다 더 친근한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뭉클해 했다.
유치부 주일학교를 맡고 있는 헬렌 씨도 주일학교에 다닐 때부터 파더 데일리의 영어미사에 참석했고 지금은 결혼하여 대학교에 다니는 큰딸이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당시 60대였던 파더 데일리가 지금은 90세가 된 것이다.
30대 중반의 한 남성은 "신부님은 마치 나의 삶의 역사책과 같다"며 "첫 영성체, 견진, 혼배 그리고 첫 아이의 세례성사까지 자신의 주요한 시점을 지켜보신 분"이라고 말했다.
존 데일리 신부가 성삼 한인공동체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89년, 64세 때였다. 성삼 공동체 본당인 홀리트리니티 미국성당에서 영어미사를 위해 일요일마다 방문했다. 올해로 26년째가 된다.
그는 "나의 메모리가 90세 답게 가물거리지만 이곳에서 함께 주님을 찬미한 시간이 참으로 아름다웠다"며 "특히 오늘 나를 위해 들려 준 코러스는 최고였다"며 선하고 맑은 파란 눈으로 웃었다.
그는 1925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34세 때 사제서품을 받았다. 미국에 온 것은 1974년도(49세). 현재 LA대교구 소속 사제로였다. 첫 인상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 한 가족이었다"며 '생기있는 공동체'라고 표현했다. 건강을 묻자 "90년 만큼 건강하다"며 유머도 잃지 않았다. 한 어린이가 고백성사를 원한다는 말을 듣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고해소로 향했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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