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 세계증시 폭락 왜? 중국 경제 우려에 위안화 평가절하도 한몫 사우디-이란 국교 단절도 시장 불안감 증폭
새해 벽두부터 세계 증시가 혼란에 빠졌다. 혼란의 진원지는 역시 중국이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혼란이 더해졌다. 이날 중국 증시는 7% 가까운 폭락세를 보였고 유럽 증시는 2%가 넘는 급락세를, 뉴욕 증시는 2%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JP모건 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글로벌전략분석가는 "공포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희망은 숨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폭락
뉴욕 증시 개장에 앞서 폐장한 중국 증시는 4일 약 7%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해 8월초 위안화 절하 사태 약 4개월 만에 또다시 폭락한 것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6.86% 폭락한 3296.26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판 나스닥인 차이넥스트도 8.51% 하락해 2987.44를 기록했다.
중국 증권당국은 올해부터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도입 첫날인 4일 블루칩(대형주)으로 구성된 CSI300지수가 5.05% 하락하며 거래가 중지됐다. 15분 뒤 재개장됐으나 7%로 낙폭이 확대되며 오늘 거래가 완전히 중단됐다.
지난 1일 발표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를 통해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4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달러당 6.5032위안으로 평가절하한 것도 중국의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CNBC는 "투자자들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중국 증시에 주목했다"면서 "중국 증시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내에서 매도세가 재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증시
중국 증시 폭락 사태로 아시아 증시는 물론 유럽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2.39% 하락한 6093.43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4.28% 떨어진 1만283.44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2.47% 내린 4522.45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 독일의 증시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피터 딕슨 코메리츠뱅크 전략분석가는 "올해 상황은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리스크는 좀더 클 수 있다. 중국의 추가 성장둔화와 선진국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세계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사태 악화
중동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종파 갈등 속에서 국교를 단절하는 사태가 일어나 시장에 큰 불안감을 안겼다. 이에 이날 유가는 원유 공급 감소 우려로 상승 출발했으나 하락 반전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0.76% 하락한 배럴당 36.7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브렌트유 2월물 선물은 0.2% 떨어진 37.22달러를 기록했다. 갈등 고조에도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량은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존핸콕파이낸셜서비스의 애덤 와이즈 이사는 "여전히 공급이 넘치고 있다"며 "유가는 중국의 조치나 단기적 수요 변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