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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HolyTalk] 종교가 마리화나에 시비를 걸다

인간은 육체의 한계를 인식한다.

반면, 영혼은 무한의 세계다. 종교는 그 영역을 다룬다.

육체는 쾌락을 찾고, 영혼은 '영원'을 갈구한다. 인간에게 내재한 본능이다.

종교는 본능의 실체를 보게 한다. 그건 쾌락을 좇는 인간에게 죄성의 기준을 알리고 영원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본래 가시적인 것은 달콤하다. 오감으로 접해서다. 영혼의 체감이 훨씬 어렵다.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어서다.

종교는 보이는 것에 집착하려는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를 소개한다. 종교와 인간이 자꾸만 상충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종교는 육체의 채움이 전부가 될 수 없음을 인간에게 끊임없이 설파한다. 오늘날 그 외침은 날로 절박해진다.

지난주 콜로라도주 '마리화나 업소' 방문기를 보도했다. 가주도 오는 11월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물론 통과는 '시간 문제'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여론은 이미 자본이 가져다주는 달콤함에 잠식됐다. 세수 증대, 관광객 유치, 법 집행비용 절감 등 실제적이고도 유익한 듯한 자본의 논리 앞에서, 이를 반대하는 종교의 외침은 뜬구름을 잡는 듯 헛헛하기만 하다.

마리화나에 대한 위험성은 예전부터 존재했다. 일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해도 의학이나, 과학은 그 폐해를 오랜 시간 지적해왔다.

법도 그런 부분을 경계해 왔다. 마리화나를 그동안 '마약류(drugs)'에 포함시켰던 건 그만큼의 이유와 근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는 그 이유가 희미해졌다. '오락' 또는 '기호'라는 명목은 경계의 테두리를 지우고 있다.

현재 마리화나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종교계가 유일한 듯하다. 마리화나로 육체의 쾌락을 자극하고자하는 인간에게 영혼을 다루는 종교가 호소하는 셈이다.

인간은 무의식 속에 육체의 한계를 안다. 그래서 쾌락은 무섭다. 더한 자극을 찾으려는 습성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종교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시대다. 아니, 들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외쳐야 하는 게 종교의 의무이고 역할이다. 그마저 없다면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는 경계선과 기준을 상실한 방종으로 변질될 수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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