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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생명으로 잘 옮아 가시오"

Los Angeles

2016.06.0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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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슈라인 오디토리엄
한국전 희생자 위한 위령제
오는 6월25일(오후 1시) 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세계평화와 경제성장을 기원하고 한국전쟁 유엔 참전 전사자들을 위한 위령제(영산재)가 열린다. 한국전 참전 16개국 한미 유공자회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부는 6.25 기념행사, 2부는 영산재, 마지막 3부는 전통 한국의 춤과 음악의 향연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1월부터 행사준비를 담당해 오고 있는 청원 보광 스님을 LA봉원사에서 만나 보았다.

-행사가 3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준비는 어떠한가.

"7개월 동안 샤론 최 총무 등 6명으로 구성된 준비위원들이 헌신적으로 수고해줘서 거의 마무리 단계이다. 영산재가 열리는 슈라인 오디토리엄의 객석이 6500석인데 현재 티켓 판매가 2500개가 넘어섰다. 홍보가 활발히 되고 있고 당일 오디토리엄에서 티켓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 오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켓 구입은 어떻게 하나.

"이곳 LA봉원사에서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 성인은 35달러, 학생은 25달러다."

-영산재 공연을 위해 한국서 오시는 분들은 모두 스님들이신가.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 산하의 청년사 범음대의 학장과 전수 조교 40명이 오는데 모두 스님과 비구니 스님이다. 영산재는 유네스코에서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대한민국 중요 무형 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된 죽은 영령을 위한 위령제이다. 세상을 떠난 영령이 좋은 데로 가도록 기도하는 불교의 예식의 하나이므로 이수자들은 스님들이다. 이번에 오시는 분들도 정식으로 이수 받은 스님과 비구니 스님들로 인솔자인 상진 스님은 현재 범음대의 학장이시다. 한국문화의 뿌리 깊은 불교의 위령제를 감상할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한국전에 참전한 16개국 관계자들도 초대되었다고 들었다.

"한국전을 기념할 때 젊은 나이에 세계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16개국 청년들의 영령을 잊을 수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16개 대사관에 이미 초청장을 다 보냈다. 많이 참석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타이틀도 '세계평화의 기원'이라 했고 행사 마지막에는 전세계 196개국의 국기를 무대 뒤에 하나씩 꽂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한국 고유의 불교 문화를 알림과 동시에 불심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것을 타인종 모두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혼령을 천도하는 영산재의 몸 움직임을 보고 외국인들이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마음 짠함을 느낀다고 하는 말을 종종 들었다. 겉모습은 다 달라도 사람 마음은 같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불교에서 천도의 의미는 뭔가.

"천도란 옮아간다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윤회가 있다. 죽으면 다른 생명으로 옮겨 태어나는데 생전에 업이 많거나 젊어서 세상을 떠났을 때는 다른 생으로 가지 못하고 중음혼이 되어 과거에도 미래에도 속하지 못하는 중간 지점에서 떠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대신 기도해 줌으로써 그들이 잘못(업)을 회심하여 다음 생명으로 잘 옮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불교에서 천도의 의미이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올리는 위령제인 영산재의 동작 하나가 이 같은 깊은 바람의 표현이기 때문에 종교나 인종을 떠나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스님이 행사를 준비하는 동기는 뭔가.

"한국에 있을 때부터 천도를 위한 기도를 개인적으로 많이 했다. 단 하나의 영령이라도 천도하고자 하는 것인데 미국에 와서 보니 한인이 많이 모여 산다는 곳에 이같은 행사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한국전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세상을 떠났다. 마땅히 그들 영령을 위한 위령제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날 위령제를 올리면서 세계평화도 함께 기원하고 싶다. 젊은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지낼 수도 없지 않은가."

▶문의:(213) 255-1494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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