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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108년 아빠,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 '시카고 컵스 이겼다'

Los Angeles

2016.11.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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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
마침내.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 승자로 우뚝 섰다. 108년 만에 맛본 우승이다.

컵스는 창단 후 1907년과 1908년에 2년 연속 우승하며 다이너스티를 구축하는 듯 했으나 이후 1세기가 넘도록 월드시리즈 왕관을 들어올리지 못했었다. 1908년은 한국사로 따지면 대한제국 순종 2년으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가 태어난 해다. 야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준,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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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는 현재 미국에서 최악의 범죄도시로 전락한 상태다. 지난 8년간 4000명이 총격 사망했다. 올해 들어서는 사상 최다인 600명의 총격 사망을 기록했다. 올해 총격당한 사람만 3000명이 넘는다. 홈경기 3연전이 펼쳐진 지난 주말, 도시 남부와 서부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는 잇단 총성이 울려 17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하며 최악의 총기 사고 주말 기록도 세웠다.

이날 컵스의 드라마틱한 우승으로 시카고 '잔혹사'는 '희망사'로 바뀌었다.

컵스는 다음 주에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공화)와 힐러리 클린턴(민주) 후보와도 인연이 있다. 트럼프는 컵스 구단주 리켓 가족의 지지를 받았다. 또 고향이 시카고인 힐러리는 어린 시절부터 컵스 팬이었다.

한편, 컵스의 우승으로 클리블랜드는 최장 기간 동안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팀이 됐다. 클리블랜드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68년 전인 1948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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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016 시카고 컵스, 저주를 깼다

WS 7차전 인디언스 8-7 격파

시카고 컵스가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를 완전히 타파했다.

컵스는 2일 오하이오주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서 벌어진 제112회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 원정경기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8-7로 제압, 4승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컵스는 198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물리친 캔자스시티 로열스 이후 처음으로 1승3패의 열세를 딛고 3연승으로 우승한 구단이 됐다. 또 홈구장 어드밴티지가 없는 상황에서 3연승을 달성한 것은 1979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이후 처음이다. 컵스는 6-6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1사 1ㆍ2루에서 시리즈 MVP로 선정된 벤 조브리스트가 구원투수 브라이언 쇼를 통타, 3루수 옆을 스치는 적시 좌전 안타로 결승점을 냈다.

시카고는 1회초 선두타자 덱스터 파울러가 선제 솔로포를 터뜨리고 4회초 1사 1ㆍ3루에서 애디슨 러셀의 희생플라이, 5회초 하비에르 바에스의 솔로 홈런으로 4-1로 달아났다. 그러나 71년만에 '와후 추장의 저주' 타파를 노리던 클리블랜드 역시 끈질겼다. 3회말 카를로스 산타나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고 4점차로 뒤진 5회말 2사 2ㆍ3루에서도 투수 폭투를 틈타 주자 두명이 모두 홈인했다.

3-6으로 뒤진 8회말에는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맞아 2사 1루에서 브랜든 가이어의 우중간 2루타, 라자이 데이비스의 통렬한 좌측 2점 홈런으로 극적인 타이를 이루었다. 17분간 폭우에 따른 지연을 거친뒤 컵스는 10회초 조브리스트-미겔 몬테로의 연속 안타로 8-6을 만들었다. 인디언스는 동점 홈런의 주인공 데이비스가 10회말 2사 2루서 중전 안타로 한점을 추격했지만 좌완 마이크 몽고메리가 마이클 마르티네스를 3루 땅볼로 잡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원용석·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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