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 빛내는 '두 거장의 교감' 작품으로
LACMA '피카소와 디에고' 전시회 5월4일 폐막
지난해 12월4일 시작된 전시회 '피카소와 리베라: 시간을 관통하는 대화'(Picasso & Rivera: Conversations Across Time)는 두 거장의 '관계'와 '교감'에 포커스를 맞춰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1920년대부터 1950년까지의 작품 150여점이 선보인다. 오일 페인팅, 에칭, 수채화, 조각 등 매우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있다.
미국 고전미술 전문가 다이애나 마가로니와 함께 이번 전시회를 큐레이팅한 LACMA의 마이클 고반 관장은 "예술적으로 뜨거운 우정을 나눈 동지이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경쟁했던 피카소와 리베라 두 거장이 서로에게 느꼈던 텔리케이트한 감정을 작품에서 보고 싶었다"고 이번 전시회 마련 의도를 설명한다.
피카소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리베라는 멕시코 과나후아토에서 태어났다. 출생지는 달랐지만 이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교류를 시작하면서 서로의 강한 예술적 감각에 이끌렸다. 하지만 만나자마자 곧 친구가 되었던 이들도 질투하는 인간적 면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고흐와 고갱의 관계와 흡사했다.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존경했던 이들은 창작 아이디어에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도 견제하고 시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경쟁 의식 없이 완전히 예술적 혼으로 합일한 것은 사회를 향한 통찰력이었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곤 했던 피카소의 예술적 행위에 가장 크게 박수를 보냈던 이가 바로 리베라였다.
피카소의 사회 고발이 담긴 대표적 작품은 '게르니카'. 1938년 스페인 내전에서 민간인이 나치 독일 공군의 폭력으로 학살당한 게르니카 학살사건(1938년)을 규탄한 이 작품에 대해 리베라는 시간만 나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피카소가 한국전 당시 노근리에서 벌어진 미국의 잔학행위에 대해서 비판한 '한국의 학살(Massacre in Korea)'에도 리베라는 박수를 보내곤 했다.
디에고의 사회 참여 활동도 대단했다. 파리에서의 활동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이유도 민중 화가로서의 소명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으로 돌아와 1921년부터 멕시코 고대 문화 탐구를 시작한 그는 당시 멕시코에 불처럼 일었던 혁명 정신을 그림에 담았으며 민중화에 열정을 불살랐다. 이때부터 리베라는 민중 결집 장소에 거대한 벽화를 그리곤 했다.
마이클 고반은 "위대한 선대 아티스트들의 교감을 작품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더 없이 커다란 즐거움이며 일종의 교육"이라며 20세기 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특별히 전시회가 막을 내리기 전 꼭 관람할 것을 권한다.
LACMA와 멕시코시티 뮤지엄(Museo del Palacio de Bellas Artes)이 공동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LACMA에서의 전시 후 5월31일부터 9월10일까지 멕시코 시티 뮤지엄에서 전시한다.
▶문의: lacma.org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