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 11월3일부터 조선시대 한복 의상전 진태옥ㆍ칼 라거펱트 작품도 전시
조선시대 한복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에서 열린다.
11월 3일부터 내년 2월4일까지 '쿠튀르 코리아(Couture Korea)'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조선시대 의상전에는 조선시대의 의상과 전통 한복을 응용해 제작된 현대의상 등 120여벌의 다양한 의복이 선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이 한국의 전통 현대화 연구기관인 '아름지기 문화재단(Arumjigi Culture Keepers)'의 후원으로 마련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 패션계의 전설적 디자이너인 진태옥 선생의 작품과 세계적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한복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의상도 전시돼 눈길을 끈다.
자신의 브랜드 제작 뿐 아니라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의상을 예술로 승격시키는 칼 라거펠트는 지난 2015년 서울의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한복을 모티브로 한 패션쇼를 열어 한복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신분질서를 중시하는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는 복식에도 계층간 뚜렷한 차별이 엿보여, 신분에 따라 입는 옷이 확연하게 달랐다. 하지만 조선시대 복식에는 시기에 따라 신분여하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공통적 스타일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조선초 한복은 소매가 헐렁한 형태였으며 치마의 경우 명나라 시대의 치마와 거의 유사했다. 이후 저고리의 길이는 길어지고 치마는 허리에서 가슴 부분으로 올라가는 형태로 변화됐다.
조선 중기에는 남성과 여성 한복 모두 등길이가 길어 허리 밑까지 내려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길이가 짧아졌다. 특별히 여성 저고리는 조선 말엽 길이가 매우 짧아졌으며 품도 몸에 꼭 맞도록 입었다.
아시안 아트 뮤지엄의 이번 한복전시에서는 이러한 조선시대의 시대별, 신분별 복식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선 시대 의상이 어떠한 변형을 거쳐 오늘날 입는 한복의 모습으로 재탄생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전시회를 기획한 아시안 아트 뮤지엄의 김현정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한국의 의상이 어떻게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를 거쳐 세계 무대에서 조명받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며 전시를 통해 문화 형성에 기여한 패션의 영향이 잘 전달되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4일 진태옥 선생이 직접 참여, 한복의 역사와 영감 등에 대해 관람객과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다.